2018 7-8월(합본호) 각자의 노선에서 리드하라 애런 K. 차테르지(Aaron K. Chatterji)
마이클 토펠(Michael W. Toffel)

각자의 노선에서 리드하라

 

 

비즈니스, 스포츠, 교육 등 모든 분야의 리더들이 논쟁적인 정치사회 문제에 공공연히 개입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논란거리와 애써 거리를 뒀던 사람들이다.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이슈에 끼어들면 고객, 직원, 투자자 등 이해당사자들과 관계가 소원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가 HBR 2018 1–2월 합본호에 <   CEO 행동주의   >를 기고한 뒤, 행동주의 면모를 보이는 리더가 눈에 띄게 느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월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에서 학교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진 뒤 이어진 분주한 움직임을 한번 생각해 보자. 스포츠용품업체 딕스 스포팅 굿즈Dick’s Sporting Goods CEO 에드워드 스택은, 21세 미만 고객에 대한 총기 판매 전면 중단을 비롯한 정책 변화를 통해회사의 입장을 분명히 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른 기업의 리더들도 공적 토론에 동참했고, 각계에서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델타항공의 CEO 에드 바스티안은, 전미총기협회(National Rifle Association·NRA) 회원에게 주던 할인혜택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조지아 주 상원의원들은 항공유 세제혜택 철회로 맞대응했고, 델타항공은 세금 수백만 달러를 아낄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CEO 행동주의는모든 것의 정치화politicization of everything’로도 불리는 사회 변화의 일환이다. 소셜미디어가 부추긴 정치체계의 이념적 양극화로 인해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런 환경 속에서 자신이 잘 모르는 복잡한 쟁점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기업 리더가 점차 늘고 있다. 실제로 정치 컨설팅기업 글로벌 스트래티지 그룹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사람들은 시사 사건에 대해 기업들이 24시간 안에 입장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이런 새로운 환경을 잘 헤쳐나가기 위해 조직이 어떤 전략을 쓰는지 알아볼 요량으로, 우리는 행동주의를 핵심 활동으로 삼은 리더 세 명을 만났다. 소프트웨어 대기업 세일즈포스의 창립자 겸 CEO 마크 베니오프는, 기업이 성소수자 고객을 거부할 권리를 인정한 인디애나 주의 종교자유회복법Religious Freedom Restoration Act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기업 리더 중 하나다. 사커 유나이티드 마케팅Soccer United Marketing의 캐시 카터 회장은 성평등을 적극 주장한다. 로버트 짐머 시카고대 총장은, 논란이 많은 인물을 대학 캠퍼스에 연사로 초청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들은 왜 목소리를 낼까?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이들이 민감한 이슈에 자신이 나서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으며, 개인의 신념 및 조직의 역사와 문화를 신중히 고려해 이런 행동을 결정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 이들은 대중의 눈에 띄지는 않지만 자신의 공적 활동을 뒷받침해 주는 그라운드 게임(현장활동, 개인활동)도 한다.

 

 

이제 개입은 필수다

 

CEO를 비롯한 조직 리더들이 논쟁적 이슈에 공식 입장을 내놔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는지 아닌지와는 별개로 고객, 직원, 사업 파트너, 투자자 모두 정치 양극화가 심화되는 사회적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 자동발사 총기 판매처럼 논란이 되는 문제에 리더가 무대응으로 대처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이해당사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뜻이다.

 

리더가 조직의 목표를 재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이들 주변에서 일어나는 급격한 변화에 대응해야 했기 때문이다.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정치적 이념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양극화됐다. 자신을 중도주의자로 간주하는 사람의 수는 점차 줄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더 진보화되는 한편 공화당 지지자들은 더 보수화되고 있다. 지난 20년 사이 상대 당을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의 비율은 두 배 이상 늘어 40%를 웃돈다. 공화당 지지자의 3분의 1 이상, 민주당 지지자의 27%가 상대 당의 정책이너무 잘못돼서 미국인의 안녕을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믿는다. 상대 당 지지자와 사돈 맺기를 꺼리는 사람의 수도 그 어느 때보다 많다. 소개팅 앱 틴더 사용자 중에는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한 잠재적 데이트 상대에게화면을 왼쪽으로 쓸어 넘기라swipe left[1]고 요구하는 사람도 있다.

 

소셜미디어의 부상과 분열된 미디어 지형이 이런 이념적 양극화를 가중시켰다. 미국인들이 자신의 관점을 지지하는 출처에서만 뉴스와 의견을 얻는 경향은 점차 강해지고 있다. 게다가 진위를 확인하기 어렵고, 많은 경우 사실이 아닌 당파적 정보를 소셜미디어에서 쉽사리 접할 수 있게 되면서 불신과 왜곡된 인식이 조장되고 있다.

 

여러 시대적 흐름이 이 같은 분열을 심화시켰다. 정치적으로 가장 극단에 있는 시민들이 예비선거Primaries에 투표하고, 선거운동에 기부하고, 집회와 모금행사에 참가하는 등 가장 열심히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자신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제일 큰 유권자들의 영향력을 증폭시키는 활동에 점점 더 많이 참여하면서 정교한 게리맨더링[2], 마이크로타기팅[3], 심지어 투표억제 전략[4]까지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정치인들이 초당적으로 타협하고 정치적 노선을 초월해 표를 던질 수 있는 권한은 줄어드는 한편, 잘못된 일은 무조건 상대 당 탓으로 돌리는 편이 훨씬 유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극명한 정치적 분열, 양극화된 정치적 정체성, 미디어 편식이 변덕스럽게 뒤얽히면서, 리더가 공적 토론에 개입할지 말지 결정하는 일이 극도로 복잡해졌다. 에드 바스티안은 NRA 회원의 할인 혜택을 없애기로 한 결정이 사실 어느 편도 들지 않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조지아 주 의원들이 세제혜택 법안을 철회한 뒤, 바스티안은 내부 서한을 통해 직원들에게 “NRA 회원에 대한 할인혜택 때문에 델타항공이 NRA를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것처럼 비칠 우려가 있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할인혜택을 폐지해서델타항공은 중립을 지키려고 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전략은 의도한 결과를 낳지 못했다. 델타항공이 할인정책을 되돌려놓지 않으면 세제혜택을 철회하겠다는 조지아 주 의원들의 위협에도 바스티안은 굴하지 않았다. 그는 직원들에게우리의 결정은 경제적 이득을 위한 게 아닙니다. 우리가 델타항공의 신념을 팔아 넘기는 일은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언론은 바스티안의 입장 표명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마크 베니오프는 트위터에올해의 CEO는 에드 바스티안!”이라는 글을 올렸다.

 

 

신념을 실천에 옮기다

 

우리가 만난 리더들은 어떤 이슈에 관해 입장을 낼지 말지 결정하는 과정에서북극성같은 판단 기준을 반드시 마련해야 하며, 리더 자신과 직원들의 개인적 신념, 조직의 전통과 문화를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직원들을 지지한다. CEO 행동주의가 때때로 CEO 개인의 의로운 행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마크 베니오프는 직원들의 종용과 지지에 따라 특정 이슈에 대한 조치를 취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할 수 있는 옳은 일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CEO의 기본 역할이라고 믿고 있다. “CEO에게는 자기 신념을 회사에 요구할 권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리더십을 잘못 이해하는 사람입니다.” 베니오프는 말했다. 실제로 그는 행동주의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라 오늘날의 CEO가 당연히 해야 할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런 기대가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본다. “CEO들은 밀레니얼 세대가 조직의 일원으로 속속 합류하고 있고, 이들이 조직의 신념을 대변하는 CEO를 기대한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CEO는 조직의 신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합니다.”

 

이를테면 베니오프가 이끄는 세일즈포스는 인디애나 주 최대의 기술기업이다. 2015년 인디애나 주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주 의회에 계류 중인 종교자유회복법에 대한 우려를 그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베니오프는 이 법이 통과될 경우 인디애나 주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겠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고, 이를 계기로 다른 CEO들도 비슷한 입장을 내놓았다. 베니오프는 세일즈포스가 평등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으며, 직원들은 CEO가 자신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기를 기대한다는 두 가지 원칙에 따라 종교자유회복법에 대한 반대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이렇게 말한 거죠. ‘인디애나 주는 세일즈포스의 신념에 반하는 일을 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만인의 평등을 믿는다. 이 법을 제정한다면 세일즈포스는 인디애나 주와 함께하지 않을 것이다.’”

 

베니오프는 직원들의 지지에 힘입어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면서, 행동주의적 입장을 취하겠다고 결정할 때 개인적 신념이 반드시 개입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 공영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훌륭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면 직원의 편이 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직원들의 파트너가 되겠다고 굳게 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베니오프는어떤 CEO든 직원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면서 이 결심을 다시금 확인해줬다.

 

개인적 신념에 따라 행동한다. 사커 유나이티드 마케팅의 캐시 카터는 여자선수가 남자선수와 똑같은 관심, 똑같은 자원, 똑같은 기회를 제공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표적 인물로 부상했다. 카터의 행동은 개인적 신념에서 기인했다. “개인이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입장을 확실히 하는 일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카터는 말했다. “자신의 신념을 결코 굽히지 말아야 하니까요. 그게 바로 그 사람의 중심이자 기반입니다. 자신의 중심과 기반에 충실하다면 어떤 까다로운 대화라도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카터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미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이 남자선수들과 동등한 보상과 처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공개 캠페인을 벌였다. 미국축구협회에는 협회 직원들의 급여를 분석해 성별이나 인종에 따라 차별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해 보이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동시에 카터는 리더와 직원(카터의 경우에는 선수)이 사회적 문제에 관여하는 게 적절한지 아닌지, 어디서 자기 입장을 드러내야 하는지 리더가 신중하게 숙고해야 한다고 믿는다. 한 예로 미국 여자축구 스타 메건 라피노Megan Rapinoe가 몇몇 프로미식축구(NFL) 선수들이 했던 것처럼, 일부 경기에서 흑인과 유색인종에 대한 미국 사회의 탄압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국가 제창 시간에 기립하지 않고 무릎을 꿇었다. 미국축구협회는 이런 식의 의견 표명을 금지했고, 카터는 협회의 조치를 공식 지지했다. 스포츠 운영조직이 선수의 행동주의를 통제해야 할 때도 있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카터는시합의 영역’, 즉 경기장 안에서 이뤄지는 행위는 통제 대상이지만, 경기장 바깥에서는 선수들이 자신의 영향력과 발언권을 활용해 의견을 피력할 권리가 있다고 믿었다.

사명을 받든다. 2014년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는 인물을 연사로 초청하지 않기로 한 대학이 점차 늘어나자, 로버트 짐머는 일단의 교수들에게다양한 형태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시카고대의 헌신과 관용을 반영해 성명 초안을 작성해 달라고 부탁했다. 교수들이 내놓은 보고서는 시카고대가 2012표현의 자유 원칙에 관한 성명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른바시카고 원칙Chicago Principles을 재확인시켜줬다. 이토록 강경하게 입장을 밝힌 이유를 묻자 짐머는, 학생들이 동의하지 않거나 심지어 모욕적이라고 느낄지라도 모든 의견을 학생들에게 노출시키는 것이 대학의 핵심 역할이라고 말했다. 또 불쾌하거나 걱정스러운 내용으로부터 학생을 보호하는 행위는 시카고대의 사명과 뿌리 깊은 전통에 반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시카고 원칙에 대한 교내 반응은 엇갈렸다. 얼마 전에는 100명이 넘는 교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극우파 참모였던 스티브 배넌Steve Bannon을 연사로 초빙하는 데 반대하면서, 이 초청이 혐오발언hate speech에 지지를 표명하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짐머의 입장은 전임자들과 궤를 같이하고 있었다. 1930년대 시카고대 총장 중 한 명은, 당시 미국 공산당 대선 후보를 연사로 초빙하는 것을 지지하며자유에 대한 탐구는 좋은 삶의 필수요소”라고 주장했다. 짐머는 이런 선례에 영감을 받아 논쟁적인 연사 초청을 철회하는 대학들의 움직임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이런 조치들이 시카고대가 옹호하는 대의와 학교의 지적 전통을 완전히 거스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짐머는 말했다. “저는 우리의 신념과 대의를 확실히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논쟁적 인물을 배척하는 행위는 이런 가치에 반하는 일이었죠.”

 

세 사람에게 반발에 부딪쳤을 때 굴하지 않는 방법을 묻자, 캐시 카터는 요즘 리더들은 낯이 두꺼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든 사람의 말에 응대하는 일은 불가능해요. 사람들은 마음만 먹으면 당신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가 나오기 전에 우리가 알던 리더십과는 다른 형태의 리더십이 필요하죠.” 카터가 말했다. “지금은 키보드가 펜보다 강한 시대니까요.”

 

그라운드 게임

 

세 리더가 어렵고 복잡한 정치적 이슈에 관여하는 이유에 대해 통찰력 있는 이야기를 들려줬지만, 우리는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관여하는지도 알고 싶었다. 세 사람은 이해당사자와 대중을 규합하는 데 어떤 도구를 활용할까? 이들은 소셜미디어 활동에 참여하고 세간의 주목을 끄는 공개 연설도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중의 이목을 끌지는 못하지만 중요한 현안에 영향을 끼치기 위한 공적 노력을 뒷받침하는 개인활동, 그라운드 게임도 실행한다.

 

다른 리더들을 설득하라. 베니오프가 택한 그라운드 게임은 다른 기업인들이 나서도록 설득하는 것이 핵심이다. ‘행동주의 CEO의 수장the ringleader of CEO activists으로 불리는 베니오프는 다른 리더들에게 입장을 밝히도록 종용하고, 다른 기업 직원들에게 CEO가 나서도록 부추겨 달라고 부탁한다. “제 최우선 목표는 다른 CEO들이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도 된다는 점을 알려주는 겁니다라고 베니오프는 말한다. 그는 한 달에 적어도 두 번은 스무 명 남짓한 CEO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CEO 행동주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동료 기업인들을 설득하는 일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또 그가 속한 수많은 CEO 모임을 기회로 활용해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고, 회사를 대표해 나서고, 자신의 신념을 위해 싸우라며 동료 경영인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준다.

 

베니오프는 대다수 CEO가 행동주의에 참여하려는 충동을 자연스럽게 느끼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경영대학원을 나온 사람이라 해도이런 일에는 훈련이 안 돼 있다고 꼬집는다. 게다가 거대한 사회적 변화가거의 실시간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CEO들에게 도움과 용기와 자신감을 줘야 한다면서이들이 자신의 견해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엄청난 위치에 있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싶다고 말한다.

짐머도 비슷한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는 미 전역의 대학 총장과 교무처장에게 연락을 취해, 캠퍼스 내 다양한 관점의 필요성을 놓고 언론 보도의 부담 없이 논의해 보자고 제안한다. 고등학교 교장들을 만나는 자리에서는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해 열린 담론과 표현의 자유가 허용된 환경에 놓였을 때를 대비한 교육에 대한 이들의 생각을 들어본다. 그리고 격의 없는 저녁식사 자리에 대학생들을 초대해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학생들의 견해를 듣고, 시카고대의 사명과 정책에 대해 함께 논의한다.

 

이사회의 참여를 이끌어내라. 리더가 사회적 문제에 대해 앞장서 발언할 때는 회사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베니오프는 자신이 특정 이슈에 대해 나서는 이유를 이사회에 명확히 이해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 이유를 묻자 베니오프는 이렇게 말했다. “특정 이슈에 대한 리더의 입장을 이사회에 숨겨서는 안됩니다. 이런 이슈에 이사들도 의견을 보태도록 대화에 적극 참여시켜야 합니다.” 그러면서 이사들과 중역 회의실에서만 소통한다면 이들을 설득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으며, 논쟁적 이슈라면 특히 더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는 현장 시찰, 주요 경영회의, 운영 검토회의, 고객과의 저녁 약속, 고객 행사 등에 갈 때 이사들을 대동합니다.” 베니오프는 말했다. “어떤 CEO에게는 두려운 일이라는 걸 압니다. 하지만 이사회를 내 편으로 만드는 게 저에게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대중과 소통하라. 우리가 만난 리더들은 자기 조직이 워싱턴 정가의 정책결정자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한다. 베니오프는 TV에 나와 논쟁적 이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비즈니스 관련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CBS의 디스모닝This Morning, ABC의 굿모닝아메리카Good Morning America같은 주류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한다. 짐머도 상아탑에 국한하지 않고 일반 대중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에 논평을 기고해 널리 큰 호응을 얻었고, 워싱턴포스트가 주최한 공개 행사에 연사로 나서기도 했다. 카터는 자신의 주장을 널리 알리기 위해 더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녀는 주요 스포츠 운영조직의 회장 자리에 도전하기로 하고 ESPN, CNN, USA투데이, 트위터 등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캠페인을 벌였다. 대중과의 소통은 세 사람의 행동주의 활동에서 핵심 부분이다.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모든 경영진이 행동주의를 지지하지는 않는다. 2018 2 CNBC와의 인터뷰에서 워런 버핏은, 자신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총기 관련 기업들과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일각의 요구에 이렇게 대답했다. “37만 직원들과 100만 주주들에게 내 견해를 강요하는 일은 옳지 않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유모가 아닙니다.”

 

하지만 정치적 논쟁과 거리를 두는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조직은 점차 줄어들고, 계속해서 중립을 지키려고 애쓰는 조직은 난관에 부딪칠 것이다. 파크랜드 총기참사 이후 페덱스가 NRA 우대 프로그램을 철회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소동을 생각해 보자. NRA 회원에게 할인혜택을 제공하던 페덱스는, 사건이 일어나고 5일 동안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NRA 관련 정책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는 고객들의 압박을 이기지 못한 페덱스 경영진은 결국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서 페덱스는 공격용 소총과 다연발 탄창 금지를 공식적으로 지지한다며 NRA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 뒤에도 할인 프로그램과 총기 운송 정책에 대한 성명을 세 차례에 걸쳐 추가로 발표했지만, 파크랜드 참사에 대한 입장을 제때 내놓지 못한 다른 조직들과 마찬가지로 페덱스에 대한 보이콧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양극화된 세계에서는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된다. 베니오프는비즈니스는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가장 좋은 플랫폼이며, CEO는 자신의 리더십을 발휘해 세계를 변화시키는 데 일조할 의무가 있다라고 말했다. “성소수자와 관련된 문제일 수도 있고, 학교에 관한 문제일 수도 있고, 환경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CEO는 바로 이런 이슈에 매우 간명하고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어요. 그리고 저는 CEO들이 그렇게 하도록 설득하고 있습니다.”

 

 

[1]틴더 사용자는 앱에서 제시한 소개팅 후보의 프로필을 보고 마음에 들면 오른쪽으로 화면을 쓸어 넘기고(swipe right),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왼쪽으로 화면을 쓸어 넘기며 최종 상대를 결정한다.

[2]특정 후보자나 정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조정하는 일

[3] microtargeting, 개별 유권자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 추적해서 특정 후보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는 틈새 유권자층을 파악하고, 이메일, 전화, 직접방문, 인터넷광고,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공략하는 유권자 맞춤형 선거 전략

[4] voter suppression, 특정 후보에게 표를 던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층의 투표 의욕을 떨어뜨리거나 투표를 방해하는 전략

 

 

 

THE AUTHORS

애런 K. 차테르지, 마이클 W. 토펠

 

 

스타벅스의 CEO 하워드 슐츠가 바리스타들에게 “RACE TOGETHER”라는 문구를 컵에 적어서 고객들이 인종 문제를 환기할 수 있도록 캠페인을 벌였던 2015, 애런 차테르지와 마이클 토펠은 CEO 행동주의 연구를 시작했다. 그때부터 두 사람은 기업, 비영리단체, 스포츠계, 대학, 종교기관 등 여러 분야에서 정치와 비즈니스의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을 조사해 왔다.

 

차테르지와 토펠은 CEO 행동주의에 참여하는 리더와 참여하지 않는 리더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참여하는 리더가 특정 이슈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그들이 어떤 방법으로 목소리를 내는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두 사람은 이런 참여가 점차 양극화되는 세계에 미치는 의도적, 비의도적 영향을 중점적으로 연구 중이다.

 

차테르지는 듀크대 푸쿠아경영대학원과 샌퍼드공공정책대학원 부교수이자 전미경제연구소 연구원이다. 백악관 경제자문회의 선임경제위원을 지내면서 기업가정신, 혁신, 인프라, 경제발전 관련 정책을 담당했다. 미국외교협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골드만삭스에서 금융전문가로 일한 전력이 있으며, 하버드경영대학원 객원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하스경영대학원에서는 경영학 박사학위를, 코넬대에서는 경제학 문학사학위를 받았다. 비즈니스와 공공정책 간 교차지점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데 힘쓴 공로로 2017년 카우프만 기업가정신 부문 우수연구상, 아스펜연구소 라이징스타상 등 여러 상을 수상했다. 전략 관련 연구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세계전략경영학회가 뽑은 신진학자(STRATEGIC MANAGEMENT SOCIETY EMERGING SCHOLAR)의 영예도 안았다.

 

저는 점점 더 많은 CEO가 자기 목소리를 내는 이유와, 이런 행동이 회사와 공적 담론에 끼칠 영향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습니다.” 차테르지는 말한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연구하고 미 정부에서 일하면서 CEO 행동주의에 관심을 갖게 됐다. “CEO 행동주의는 비즈니스계, 정계, 학계, 비영리업계 등 사회 주요 조직에서 요구하는 리더십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일부 사례에 지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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