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10월호 목적이 전략의 핵심이 되게 하라 찰스 다나라즈(Charles Dhanaraj)
아이비 부체(Ivy Buche)
토머스 맬나이트(Thomas W. Malnight)

목적이 전략의 이 되게 하라

성공하는 기업이 비즈니스를 재정의하는 법

 

 

토머스 W. 맬나이트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 교수

아이비 부체

IMD 비즈니스 혁신 이니셔티브 부책임자

찰스 다나라즈

템플대 교수

 

 

 

 

 

 

 

IDEA IN BRIEF

도전 과제

빠른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은 새로운 시장 창출, 폭넓은 이해관계자의 니즈 충족, 경쟁규칙 재정의하기 등 세 가지 전략을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중요한 성장동력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목적의식이다.

 

통찰

많은 기업들이목적은 전략에 덧붙이는 액세서리쯤으로 여기지만, 성공하는 기업들은 목적을 전략의 핵심으로 구축하고 이를 통해 사업영역을 재정의하고 새로운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을 개발한다.

 

효과

목적 중심의 전략은 기업이 성장 둔화와 수익성 감소라는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목적은 또한 경영의 소프트 사이드, 즉 사람과 관련된 기업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 리더들은 이 부분을 잘못해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8년 전, 필자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들에 대한 글로벌 연구를 시작했다. ‘새로운 시장 창출’‘폭넓은 이해관계자 니즈 충족’ ‘경쟁 규칙 재정의하기등 일반적으로 기업의 성장동력으로 알려진 세 가지 주요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 조사하려는 목적이었다. 연구 결과는 놀라웠다. 위에 언급한 세 가지 전략은 연구 대상 조직들에서 모두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한 가지 성장동력이 발견됐다. 바로 목적의식이다.

 

 

 

 

 

흔히 기업활동에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개 목적은 비즈니스의 본질이 아니라 부가적인 요소로 치부된다. 공동의 가치 창출, 직원 사기와 몰입도 개선, 사회 환원, 환경 보호 등을 위한 하나의 수단쯤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고성장 기업들을 연구해보고 또 다른 연구결과들을 살펴보니, 이들 중 상당수는 전략의 주변부에 있던 목적을 전략의 핵심으로 삼았다. 그런 기업들은 하나의 목적을 향한 헌신적인 리더십과 투자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을 성장시키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하며,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강화시켜 왔다.

 

두 가지 중요 역할

 

연구를 진행하면서 우리는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의 C레벨 경영진 수십 명을 만났다. 이들이 근무했던 미국, 유럽, 인도 등의 28개 회사는 지난5년간 평균 성장률이 30%를 웃돈다. 이들과 대화하며 우리는 목적이 전략적 관점에서 수행하는 두 가지 역할을 알게 됐다. 목적을 통해 기업은 사업영역을 재정의하고 가치 제안을 새롭게 포지셔닝한다. 이를 통해 성장 둔화와 수익성 감소라는 문제를 극복할 수 있었다.

 

역할 1: 사업영역 재정의.저성장 기업과 고성장 기업의 핵심적인 차이점은 무엇일까? 저성장 기업은 단일 영역에서 시장점유율을 두고 경쟁하는 데 대부분 시간을 소모한다. 그 결과 성장 잠재력은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된다. 성장 둔화를 겪는 산업일수록 경쟁은 치열하기 마련이다. 시장점유율을 늘리려면 큰 희생이 따른다.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부가가치를 잃고 평범해지는 범용화commoditization과정을 거치면서 이익이 줄어들고 경쟁우위를 상실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고성장 기업은 현재 사업 영역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는다. 그 대신 여러 당사자의 이해 관계가 연결돼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하는 생태계 전체를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은 생태계에 무턱대고 접근하진 않는다. 목적의식을 길잡이 삼아 움직인다.

 

업계 선두주자인 두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자. 반려동물 식품 산업에서 네슬레 퓨리나Nestlé Purina는 북미 최대 업체이며, 마스펫케어Mars Petcare는 글로벌1위 기업이다. 두 회사가 정의한 목적은 매우 유사하다. 퓨리나는반려동물과 함께할 때 더 나은 삶이 펼쳐진다(Better with pets)’, 마스 펫케어는반려동물을 위한 더 나은 세상(A better world for pets)’을 기치로 내걸고 반려동물 건강개선 제품을 개발한다. 하지만 이들이 채택한 전략은 서로 달랐다. 퓨리나는 반려동물 식품 분야에 주력하면서 몇 가지 의미 있는 사회적 캠페인을 통해 목적의식을 실천으로 옮기는 중이다. 반면 마스 펫케어는 더 넓은 분야인 반려동물 건강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기 위해 목적의식을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마스펫케어는 2007년 밴필드 동물병원Banfield Pet Hospital을 인수해 반려동물 건강 사업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서 2015년과 2017년에 각각 블루펄 동물병원BluePearl VCA 동물병원을 인수함으로써 입지를 강화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유럽 7개국에 진출한 스웨덴 기업 애니큐라AniCura와 영국 기업 리네어스Linnaeus를 인수하며 유럽 동물의료시장에 진입했다. 이런 일련의 인수과정을 통해 마스펫케어는 마스 그룹에서 가장 덩치가 크면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 부문으로 부상했다.

 

마스펫케어는 급성장하는 산업에 올라타는 데 그치지 않았다. 더 큰 생태계로 깊숙이 진입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제품 판매를 넘어 서비스로의 방향 전환도 감행했다. 75년간 제품 생산과 판매에 의존했던 유형자산 기반의 기업으로선 급진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었다. 성공을 위해선 완전히 다른 핵심 역량을 구축하고 조직구조도 새롭게 설계해야 했다. 이렇게 결과가 불확실한 상황에 처하면 기업들은 대부분 동요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마스펫케어는 흔들림 없이 변신을 이뤄냈다. 동일한 핵심 목표를 중심으로 모든 결정을 내리고 실행한 덕분이었다. 그리고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마스펫케어는 동일한 목적의식을 바탕으로, ‘스마트반려견 목걸이를 이용한 반려동물 활동 모니터링 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목적을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재정의한 또 다른 사례로 핀란드 정유회사인 네스테Neste가 있다. 네스테는 1948년 설립 이래 60년 이상 원유 사업에 주력했지만 2009년 무렵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공급 과잉과 유가 급락, 수익성 하락, EU의 새로운 탄소배출법안 통과 등 악재가 이어졌다. 네스테의 시가총액은 2007~2009년까지 2년 사이에 반토막이 난 상황이었다.

 

이런 역경에 부딪치며, 신임 CEO인 매티 리보넨Matti Lievonen이 이끄는 경영진은 기존 사업영역에 머물러선 살아남을 수 없음을 깨달았다. 더 큰 생태계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는 수밖에 없었다. 재생에너지는 회사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클 수 있는 잠재력이 풍부했다. 경영진은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을 개발한다는 목적을 정했다. 그리고 향후 모든 활동은매일 책임있는 선택을 만들어 간다라는 단순한 원칙에 따르기로 했다.

 

진심이야 어떻든 지속가능성이라는 주제에 고개를 끄덕이는 메이저 정유회사는 흔하다. 하지만 네스테에 지속가능성은 곧 비즈니스였다. 리보넨은 이후 7년간 대담한 변화를 이끌며 이를 증명했다. 처음에는 직원, 고객, 투자자 모두 이런 변화에 반발했다. 하지만 리보넨과 경영진은 굴하지 않았다. 고객들이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인프라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재생에너지 기술을 혁신했다. 또한 가장 중요한 점으로, 조직문화를 쇄신했다.

 

결코 순탄한 과정은 아니었다. 핀란드의 대표적인 경제지는 리보넨을 해고하라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그가 취임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하지만 리보넨은 꿋꿋하게 버텨냈다. 그 결과 2015년에 이르러 네스테는 폐기물과 잔류물에서 추출한 재생가능연료의 세계 최대 생산기업으로 등극했다. 1년 후에는 영업이익에서 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이 석유제품 사업을 추월했다. 네스테는 한걸음 더 나아가 2017년부터 해조유, 미생물 오일, 톨오일 피치tall oil pitch 등과 같은 새로운 폐기물 원료 사용을 적극적으로 연구, 홍보하고 있다.

 

역할 2: 가치 제안 재정립.모든 것이 급속하게 범용화되는 현실에서 이윤 잠식이 나타나면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 또는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함으로써 더 높은 가치를 제안하려는 경우가 많다.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 성공을 거둘 수는 있다. 하지만, 기존 경쟁 영역에서의 우위 확보만 추구한다는 점에서 거래적 접근방식transactional approach이라 할 수 있다. 반면 목적 중심의 접근방식은 새로운 생태계의 성장을 촉진하기 때문에 기업은 사명을 확대하고, 통합적인 가치를 창출하며, 평생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은 트렌드에 대응하기, 신뢰 구축하기, 고객의 걱정거리에 집중하기 등 세 가지 방법으로 이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트렌드에 대응하기.시큐리타스Securitas AB는 직원이 37만 명인 스웨덴 보안회사다. ‘더욱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공헌한다를 사업 목적으로 삼아, 물리적인 보안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2010년대 초 당시 CEO인 알프 괴란손Alf Göransson은 세계화와 도시화, 연결이 촘촘해지는 비즈니스 환경이 사람과 운영, 사업 연속성의 측면에서 리스크의 본질을 변화시키고 있음을 알게 됐다. 동시에, 노동력은 점점 비싸지고 신기술은 점점 저렴해지고 있었다. 괴란손은 이런 변화를 고려할 때단순히 노동 시간을 판매하는 데 머물러선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시큐리타스 전자 기기를 활용해 보안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방식을 탐색해야 했다. 괴란손은 이런 변화를 기존 사업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성장기회로 이해했고, 실제로 이를 증명해 냈다.

 

2018년 시큐리타스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기존의 사후 대응적 보안에서 벗어나 사전 예측 보안이라는 새로운 가치 제안을 창출했다. 이 역시도 기업의 핵심 목적에 기반한 계획이었다. 괴란손으로부터 CEO 자리를 이어받은 매그너스 알크비스트Magnus Ahlqvist의 지휘 아래 시큐리타스는 전자보안 사업을 강화했다. 이를 위해 여러 기업을 인수하고, 백오피스

 

시스템의 현대화와 통합에 막대한 투자를 실시했으며, 경호요원들에게 원격 감시, 디지털 보고, 효율적 대응 등을 교육시켰다. 이를 통해 시큐리타스는 물리적 경비, 전자 보안, 리스크 관리 등을 포괄하는 일괄 맞춤형 보안 솔루션을 선보일 수 있었다. 월등히 향상된 보안서비스를 최적화된 비용으로 제공할 수도 있게 됐다. 이런 방식으로 가치 제안을 확대하면서, 시큐리타스는 고객 관계를 강화하고 솔루션 비즈니스의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솔루션과 전자 보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당시 6%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20%까지 껑충 뛰었다.

 

 

   > 신뢰 구축하기.  200억 달러 규모의 인도 대기업인 마힌드라 그룹Mahindra Group의 금융서비스 계열사 마힌드라 파이낸스Mahindra Finance는 가치 제안을 정립할 때 고객의 삶을 개선한다는 모회사의 목적 중심 전략을 참고했다. 이는 2010년에 선언한 비상Rise이라는 간단한 모토에 압축돼 있었다. 마힌드라 그룹의 3세 경영자인 아난드 마힌드라Anand Mahindra는 직원들이 이 단어에서 영감을 얻어 한계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대안적인 사고를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전략에 따라 마힌드라 파이낸스도 핵심 부문인 자동차 파이낸싱을 농촌 지역에 집중하기로 했다. 라지브 두베이Rajeev Dubey그룹 인사 총괄 담당자는 이를 통해미개척 시장에 있는,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한 고객의 충족되지 못한 필요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곧 문맹이고 가난하며 은행계좌나 신분 증명 서류, 담보도 없고 장마의 영향으로 현금 흐름마저 일정치 않은 사람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객들의 신용을 평가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를 위해 회사는 대출 설계, 상환 조건, 고객 승인, 지점 설립, 현금 지불 및 회수를 처리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야 했다. 이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 언어를 구사하고 현지 상황을 파악할 수 있으며 분산된 의사결정구조하에서 일할 수 있는 직원을 어떻게 모집할지도 생각해내야 했다.

 

놀랍게도 마힌드라 파이낸스는 이 모든 일을 해냈고 고객과 기본적인 신뢰도 구축했다. 그런 다음 가치 제안을 확장해 농민과 기타 고객들이 트랙터, 생활 및 건강과 관련된 보험을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보험 보급률이 겨우 3.5%에 불과한 나라에서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는 실적이다. 특히 아무리 안정적인 삶을 담보하기 위한 목적이고 소액이라 할지라도, 매달 일정 금액을 납부하는 데 거부감을 갖고 있는 농촌 주민들을 상대로 얻은 성과이기에 더욱 그렇다.

 

마힌드라 파이낸스는 이어 목적 달성을 위해 다시 주택금융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농촌 고객들이 환경을 뛰어넘어비상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분야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주택 대출을 받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은행들은 약 10%의 이자율로 대출을 해줬지만 농촌 주민들이 준비할 수 없는 서류들을 요구했다. 사채업자들은 즉시 돈을 빌려줬지만 이자율이 약 40%에 달했다. 마힌드라 파이낸스는 이를 기회를 인식하고 중간 수준인 약 14% 로 맞춤형 주택 융자를 제공하기로 했다. 증가하는 고객층의 구미를 당길 만한 조건이었다. 또한 소규모 영농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고객들이 생겨나면서 운영자금 대출, 장비 대출, 프로젝트 파이낸스 등을 찾기 시작했다. 마힌드라 파이낸스는 이런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그래서 가치 제안을 중소기업 분야까지 확장해 금융 및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확장 과정 내내, 마힌드라 파이낸스는 농민을 도와 삶을 개선한다는 목표를 길잡이로 삼았다. 마힌드라 파이낸스는 가치 제안을 발굴하고 이에 집중함으로써 고객들과의 관계를 심화시킬 수 있었으며, 이는 추가적인 매출과 이윤 창출로 이어졌다. 오늘날 마힌드라 파이낸스는 농촌마을의 50%와 약 600만 명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도 최대의 비은행 금융회사로 우뚝 섰다.

 

사진

 

   >고객의 걱정거리에 집중하기.  우리는 앞서 마스펫케어가 동물의료 분야의 가치 제안을 통해 반려동물 주인들과의 직접적이고도 다양한 접점을 마련할 수 있었음을 살펴보았다. 그런 접점을 바탕으로 마스펫케어는반려동물을 위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 나섰다. 반려동물 키우기를 원활하고 편리하고 매력적인 활동으로 만드는 가치 제안은 어떻게 나올 수 있었을까?

 

그 답은 바로 반려동물 주인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인 건강문제 예방에 도움이 되는 기술에 투자하는 것이었다. 마스펫케어는 2016년 핏비트Fitbit처럼 활동 모니터링 및 위치 추적이 가능한 스마트 반려견 목걸이를 제조하는 샌프란시스코 업체 휘슬Whistle을 인수했다. 그리고 밴필드 동물병원과 협력해 목걸이 장치를 이용한 펫 인사이트 프로젝트Pet Insight Project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내 반려견 20만 마리 가입을 목표로 한 3년 종단연구로서, 머신러닝, 데이터과학, 수의학적 전문지식을 결합해 반려동물의 건강 변화를 알려주는 행동을 이해하고 주인이 반려견의 개별 진단 및 치료 문제에 관해 수의사와 협력하는 방법을 찾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목적 개발하기

 

리더나 기업이 목적을 효과적으로 설정하기 위해서는 보통 회고적 접근방식restrospective approach이나 전망적 접근방식prospective approach을 사용한다.

 

회고적 접근방식은 기업이 기존에 갖고 있었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한다. 과거를 되돌아보며 조직적 문화적 DNA를 체계화하며 기업의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 이런 탐색은 내부에 초점을 둔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 모든 이해 관계자에게 우리는 어떤 고유한 의미로 다가가는가? 우리가 가진 DNA로 미래의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리더들은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

 

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이런 전술을 성공적으로 구사한 리더다. 먼저 그는 회사에 몸담았던 지난 30년과 리더로서 자신을 인도했던 가치관을 되돌아봤다. 그런 다음 모든 관리자들에 대한 내부 조사를 실시해 조직의 고유한 정신을 탐구했다. 또한 7개국에서 문화기술적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자사의 다국적, 다문화 직원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파악했다.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마힌드라는 결국비상이 회사의 기본 철학이었음을 깨닫게 됐다. 그는 “‘비상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회사가 이전부터 지속해온 삶과 경영방식이라고 말한다.

 

반면 전망적 접근방식은 존재의 이유를 재정립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를 내다보고 활동하고자 하는 폭넓은 생태계를 점검하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잠재력을 평가해야 한다. 즉 미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조직을 재정비해 나가는 것이다. 외부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리더는 다음 질문들을 던져 보아야 한다. 어디로 갈 수 있을까?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트렌드는 무엇인가? 새로운 니즈와 기회, 도전과제는 무엇인가?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열어나가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전망적 접근방식은 특히 새로운 CEO에게 유용한 방법이다. 2018년 매그너스 알크비스트는 시큐리타스의 새로운 CEO로 부임하면서 회사의 근본적인 지향점을 찾기 위해목적 찾기 작업purpose workstream을 시작했다. 또 각 사업부 리더들에게 다양한 기능, 직급, 연령, 성별, 배경의 직원들이 참여하는경청 워크숍listening workshops을 개최할 것을 요청했다. 6개월이 지나 모든 작업이 끝나자 결과를 대조 분석했다. 이 과정을 통해 알크비스트는 직원들이 서비스 제공업체service provider에서 신뢰할 수 있는 조언자trusted advisor로 변신하려는 비전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런 변화를 위해선 기존의 관찰 및 보고 방식에 의존하기보다는 보안문제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했다. 직원들의 의견은 경영진이 회사의 예측 보안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

 

목적 중심의 전략 실행하기

 

설득력 있는 목적은 회사의 존재 의미를 분명히 밝히고, 행동에 추진력을 부여하며, 영감을 준다. 그러나 어떤 사명(使命) 선언문은 지나치게 일반적이라서 어떤 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Enriching people's lives)’는 닛산의 사명이 그 예다. 회사의 기존 사업을 너무 제한적으로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고객의 재무적 요구를 충족하고 재무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는 웰스파고의 목적선언문이 여기에 해당한다. 조직의 목적을 잘 정립했더라도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거나 실행을 위해 아무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게 되면 목적은 그저 회사 벽에 걸어 놓는 허울 좋은 구호에 지나지 않게 된다.

 

리더들은 목적의식을 핵심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열심히 고민해야 한다. 목적의식을 핵심전략화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경영진의 목표(어젠다)를 바꾸는 것이고 둘째는 그 새로운 목표를 조직 전체로 확산하는 것이다.

 

마스펫케어의 사례를 다시 살펴보자. 마스펫케어의 포울 바이라우흐Poul Weihrauch회장은 2015년 경영진을 개편하고 목표를 쇄신했다. 바이라우흐가 선언한 마스의 새로운 전사적 과제는 개별 사업의 실적 향상 차원을 뛰어넘었다. 반려동물 식품, 반려동물 의료사업 등 여러 사업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반려동물들이 살기에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더 큰 기여를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마스펫케어는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모든 기업 활동을 고객의 입장과 눈으로 바라보는아웃사이드 인outside-in방식을 도입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2018년 펫케어 분야의 혁신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두 가지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첫 번째는 리프 벤처 스튜디오Leap Venture Studio. 이곳은 미켈슨 파운드 애니멀스 Michelson Found Animals R/GA의 협력으로 설립한 비즈니스 액셀러레이터다. 두 번째는 디지털리스 벤처스Digitalis Ventures가 협력하는1억 달러 규모의 벤처캐피털 펀드인 컴패니언 펀드Companion Fund. 마스펫케어는 이 두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펫케어 분야를 혁신하려는 모든 이의 훌륭한 파트너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경영진의 목표 수정과 조직구조 조정은 공기업보다는 마스펫케어 같은 민간 기업에서 보다 쉽게 추진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핀란드 네스테의 경우 정부가 주요 지분을 갖고 있는 공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이 두 가지 과제를 모두 효과적으로 해냈다.

 

네스테는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방향을 틀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새로운 역량을 구축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목표 수정을 원하지 않았던 많은 직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직원 중 약 10% 는 새 전략을 시행한 첫해에 회사를 떠났다.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지만 새로운 목적에 공감할 수 없다면 미래를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이후 네스테는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갔다. 최고경영진을 새로 구축하고, 1500명의 R&D 엔지니어를 동원해 갱신 가능한 특허기술을 혁신했으며, 새로운 정유공장 건설에 20억 유로를 투자했다.

 

이런 변화를 통해 네스테는 큰 질문을 던지게 됐다. 어떻게 하면 조직의 사고방식을 양적 판매에서 가치 판매로 전환함으로써 자사의 청정 에너지가 장기적으로 더 유익하다는 확신을 고객들에게 줄 수 있을까? 네스테는 결국 도매업자를 넘어 유통업체 및 유통업체의 고객들과도 직접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새로운 경영진은 사업 부문과 기능 부서 사이에 더욱 긴밀한 협업도 필요함을 깨달았다. 거래 수주는 더 이상 영업부서만의 책임이 아니었다. 항공사, 운송버스회사 등 고객의 특정 요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품 지식, 마케팅, 재무, 세무 등 조직 전반의 전문성이 필요했다. 따라서 네스테는 대대적인 구조 개편을 통해 매트릭스 구조를 도입했고 그 과정에서 고위관리자의 약 25%, 상위전문가의 약 50% 를 새로운 직책으로 임명했다. 또한 각 사업 내에서뿐만 아니라 사업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역량을 구축할 수 있도록 여러 기능부서들이 공유하는 다기능적cross-functional목표와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이런 모든 단계에서 직원들은 목적의식 덕분에(지속가능성을 점점 강조하는 기업 환경)’, ‘무엇을(재생가능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하면서도 네스테의 이윤을 증진시킬 수 있는 가치 창출 프로그램)’, ‘어떻게(영업 조직을 탈피해 전략적 고객을 전담하는 핵심 어카운트 관리 모델로의 전환)’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결과는 훌륭했다. 네스테는 세계의 주목을 받는 재생에너지 산업의 선두 주자가 됐다. 지난 2015년 구글과 UPS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네스테와 협력을 맺었으며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등 캘리포니아 주의 여러 도시들도 네스테를 선택했다. 2018년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100대 지속가능기업 중 2위를 차지했다.

 

소프트 사이드soft side에서의 유익

 

목적의식은 경영의 소프트 사이드, 즉 사람과 관련된 기업 경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리더들은 이 부분을 잘못해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목적을 전략의 핵심으로 구축하면 (1)조직의 단결력을 높이고, (2)이해관계자에게 더 강한 동기를 부여하며 (3)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보다 폭넓게 미치는 등 세 가지 구체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하나된 조직.마스펫케어와 시큐리타스처럼 회사가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며 더 큰 생태계로 옮겨가면 직원들은 불안해한다. 반려동물 식품회사가 왜 IT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플랫폼을 개발해야 한단 말인가? 왜 현장 경비업체가 굳이 전자보안서비스를 제공해서 경비요원이 출동할 필요가 없게 만든단 말인가? 직원들에게 목적을 제시하면 이런 의문이 해소되며 새로운 방향에 동참하도록 도울 수 있다.

 

이해관계자 동기부여.에델만의 신뢰도 지표조사trust barometer에 따르면 요즘은 정부, 기업, 미디어, NGO에 대한 불신이 만연하다. 그뿐만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도 직원들, 특히 밀레니얼 세대 직원들은 자신의 높은 이상을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는 믿을 만한 조직에서 일하고 싶어한다. 고객, 공급업체 등 기타 이해관계자들도 보다 높은 이상을 갖고 있는 기업일수록 더 많은 신뢰를 주고 서로 교류하기를 원한다.

 

영향력 확대. 전략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 질문부터 던져야 한다. 왜 이 사업을 하는가? 우리는 어떤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가? 보다 큰 포트폴리오에서 내 사업 부서unit가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가? 목적은 이런 질문에 답하고 각 부서가 조직과 사회 전체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는 기초가 된다. 이렇게 집단적 목표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현재와 미래의 성장을 앞당기고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이 열린다.

 

우리가 권장하는 목적 중심적 접근방식은 일회성 노력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 리더들은 목적의식으로부터 전략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계속 강구해야 하며, 조건의 변화에 따라 둘의 관계를 조정하고 재정의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목적에 집중해야 하기에 생각할 것이 더 많아지겠지만 그만큼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번역 류아람 에디팅 이방실

 

토머스 맬나이트(Thomas W. Malnight)는 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경영전략 교수이자 비즈니스 혁신 이니셔티브 디렉터로 재직하고 있으며, <   Ready? The 3Rs of Preparing Your Organization for the Future   >(2013)의 공동 저자다.

아이비 부체(Ivy Buche) IMD의 비즈니스 혁신 이니셔티브의 부책임자다.

찰스 다나라즈(Charles Dhanaraj)는 템플대 폭스경영대학원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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