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월호 남녀 재산 격차 좁히기 니콜 토레스 (Nicole Torres)




 

 

남녀 재산 격차 좁히기

체이스 컨슈머 뱅킹의 타순다 브라운 더켓 CEO와 함께 돈을 통해 여성의 권력을 강화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니콜 토레스

 

 

 

국에서 일 년 내내 일하는 남성이 1달러를 벌 때마다 여성은 82센트를 번다. 하지만 남성의 재산을 1달러로 쳤을 때 여성이 보유한 재산은 약 32센트에 불과하다. 흑인 여성과 라틴아메리카계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과의 소득 격차와 재산 격차가 훨씬 심각하다.

 

타순다 브라운 더켓Thasunda Brown Duckett은 이런 통계자료가 딱히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방안을 설계할 때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더켓은 체이스 컨슈머 뱅킹의 CEO, 금융계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흑인 여성 중 한 명이다.

 

“우리가 성 격차나 인종간 재산 격차에 대해 논의할 때그건 어려운 일이다라는 말로 시작해버리면 그건 우리가 실패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고 말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더켓은 말한다. “비즈니스 관련 지표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이런 말을 하지 않거든요. 비즈니스적인 상황에서 무언가가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걸 말로 하기보다는 자정까지 일하면서 해결책을 궁리하거나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 애쓰는 거겠죠. 우리가 격차를 좁히는 방법을 고민할 때어려운 일이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면 다른 작전을 세울 수 있을 겁니다.”

 

나는 더켓과 함께 우리가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부터 금융을 통해 여성의 권력과 영향력을 빠르게 강화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작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 인터뷰를 편집해 아래에 실었다.

 

 

남녀간 재산 격차를 좁히는 일이 왜 중요한가요?

 

우리는 여성들이 얼마를 버는지뿐만이 아니라 얼마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합니다. 집세를 내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집을 소유하고 부를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것도 중요하죠. 여성들이 돈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에 대해 반드시 논의해봐야 합니다. 그래야 여성들이 사업을 시작하거나 소득을 통해 경제적 사다리를 올라가면서 장기적인 부를 형성해갈 수 있죠. 아이를 혼자 키우는 여성,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여성, 늦게 결혼하는 여성이 늘고 있기 때문에 여성들이 경제적 지식과 의사결정을 타인에게 맡기는 대신, 스스로 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인가요?

 

많은 사람들이 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특히 여성과 비백인에게 어려운 문제죠. 독신 흑인 미국인의 재산 중간값은 200~300달러인 데 반해 독신 백인 미국인의 재산 중간값은 15000~28000달러 수준입니다. 흑인 여성이 재정적으로 성공하려면 미국 내 어느 집단보다도 많은 장애요소를 극복해야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돈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꾸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순자산이 나의 가치를 규정한다는 사고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예를 들면 체이스는 흑인 여성들이 돈을 저축하고, 빚을 줄이고, 부를 쌓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커런시 컨버세이션Currency Conversations이라는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여성들이 이런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지금의 당신으로 충분하고, 돈에 대한 불안이 당신의 정체성을 규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두에게 이해시킵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이 사고방식을 해결하지 않으면 재정적으로 건강한 삶을 만들기 위한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건 저 개인적으로도 관계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제 아버지는 수년 동안 포천 500대 기업에서 일하셨죠. 회사에서 좋은 복리후생정책과 퇴직연금제도를 제공했지만 아버지는 그런 혜택을 이용할 생각을 못하셨어요. 복리후생제도가 있고 정보도 있었지만, 자신이 그런 제도를 누릴 자격이나 적극적으로 활용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신 거죠.

 

저는 여성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아버지 이야기를 합니다. 돈과 금융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아주 고급스러운 단어를 쓸 수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는 각자의 상황에 맞게 시작하고,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실천 가능한 작은 단계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신에게 통제력이 있다는 느낌을 키워갑니다. 현재 13000명 이상의 여성이 체이스와 함께 저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들 여성이 안전하다고 느끼고, 남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다음 단계로 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 생기게 된다는 겁니다. 여기서 말하는 다음 단계란 다음 한 달 동안 1000달러가 아니라 10달러나 30달러 정도의 작은 돈을 저축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거예요. 여성들에게 이런 자신감이 생길 때 진정한 돌파구가 생깁니다. 부에 대한 내러티브와 경제적 결과를 바꿀 기회가 생기는 거죠.

 

 

여성들이 재정적인 역량과 안정감을 키우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올바른 역량과 경험이 제일 중요합니다. 역량에 관해 말하자면, 모든 여성이 자신의 신용점수를 알아야 합니다. 신용점수 100점은 누구나 달성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만 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모든 여성이 700, 혹은 700점 이상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1이렇게 하면 성취감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 다른 방법은 저축을 쉽게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를 이용하는 겁니다. 이런 도구 중 고객이 자신의 당좌예금 계좌에서 보통예금 계좌로 매주 10달러든 매달 10달러든 원하는 조건에 따라 자동이체하도록 설정해주는오토세이브라는 것이 있습니다. 한 번 설정하고 나면 신경 쓸 필요가 없죠. 이 방법의 강점은 작게 시작하고 저축을 목적과 연계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지속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습관을 만드는 거죠. 5달러로 시작해서 돈이 점점 불어나다 보면 이 돈을 자녀의 여행 경비나 타이어 교체 비용에 보탤 정도의 금액이 될 수 있습니다. 체이스의 자료를 보면 2019년 현재 여성들이 오토세이브를 통해 저축한 돈은 588달러입니다. 그런데 남성들의 평균 저축액은 727달러입니다. 저는 여성들이 계속해서 저축을 하도록 돕는 것이 실질적인 힘을 갖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중요한 고비를 맞았을 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자녀 교육비가 증가했을 때 이를 감당할 돈이 있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경험에 대해 말해 보자면, 사람들과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여성간의 연대를 강화하는 방법 중 하나가 돼야 합니다. 서로의 집에서 와인과 치즈를 먹으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 어떻게 신용점수를 700점 이상 달성할 수 있는지, 저축을 해서 어디에 쓸 건지, 각자 어떤 목표를 세웠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봅시다. 책임감을 갖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서로를 북돋아줍시다.

 

 

이런 방법이 어떻게 여성의 권력과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

 

이런 방법을 적용하면 여성들이 돈 관리에 관한 지식을 더 쌓고, 임금처럼 재정 건전성을 향상시켜주는 것에 대해 더 자신감 있게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되고, 저축을 하는 목적에 보다 당당해질 수 있게 됩니다. 이 모든 변화가 부를 형성하게 해주죠. 우리는 미국 여성들이 부를 형성해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그 일이 기부든 봉사활동이든 사회운동이든 상관없습니다. 아니면 여성들이 현재에 충실하고 강해지지 못하게 하는 돈과 관련된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는 자원과 자신감을 갖는 것일 수도 있겠죠. 우리 여성들이 더 많이 배우고 더 용기를 갖게 되면 우리가 영향력을 발휘하고 진보를 가속하는 능력도 더 커질 겁니다.

 

금융계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다양성이 높은 업계는 아닌데요. 조직 상부로 갈수록 더 그렇죠.

 

금융계에 권력을 가진 여성이 늘어난다면 재산 격차와 소득 격차를 좁히는 촉매가 될 겁니다. 규모가 큰 업계라는 점을 고려할 때 여성들이 금융계에 진출하면 다양한 금융 영역과 다른 부문에서 주요 경력을 쌓아갈 기회가 생깁니다. 정말 중요한 부분이죠. 금융계의 주도 없이 소득 격차와 재산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금융계가 어떻게 주도해야 할까요?

 

파이프라인이 좁은 영역에서 인재를 찾는 사고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예를 들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전반적인 관리자와 특화된 관리자를 구분해서 봅니다. 제 경우를 봐도 알 수 있죠. 저는 예전에 주택담보대출을 담당했습니다. 그러다가 자동차금융 CEO를 거쳐 지금은 소비자금융 CEO가 됐죠.

 

전반적인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리더들이 전통적인 배경 전문지식이 없는 이들과 함께 일하는 경험을 쌓게 하면 됩니다. 저는 성 격차가 있는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헬스케어, 교육계처럼 여성 종사자 비율이 높은 분야의 여성들이 보수가 더 높고 성 격차가 큰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만들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소득이 가장 높으면서도 여성 종사자의 비율이 남성과 동일하지 않은 분야를 찾아내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성들이 해당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조기에 여성 인재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학교 교육과 인턴십에 초점을 맞추고 여성들이 우리 업계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건 정말 중요한 일이죠.

 

 

금융계 흑인 여성으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지금의 권력과 영향력을 얻을 수 있게 해준 것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된 계기는 소수집단을 위한 기업 인턴십 프로그램인로즈INROADS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제가 미국 경제계에 진출할 수 있다는 생각은 못했을 겁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인로즈처럼 전환적인 계기를 만들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재능 있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지만 그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프로그램, 인턴십, 세미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여성들이 기업에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야 합니다. 더 많은 여성과 더 많은 비백인이 권력과 영향력을 가진 자리에 가까이 갈 수 있는 기회를 줘서, 이런 자리가 그들에게도 열려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합니다. 여성과 소수집단에 유리한 출발선이 아니라 동등한 출발선에 설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중심으로 고민해봐야 합니다.

 

 

여성, 특히 흑인 여성이 성공하기가 정말 힘들다는 것을 절감한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하시나요? 그리고 자신의 권력이 바뀌었다는 것은 언제 실감하셨나요?

 

임신했을 때 특히 힘들었습니다. 임신 6개월째에 손익(P&L)관리 부서를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았죠. 마침 제가 가고 싶었던 자리였어요. 손익을 총괄하는 여성이 많지 않았고 흑인 여성은 더더욱 찾기 힘든 때였죠.

 

제안을 받고 가장 처음 든 생각은 제 사정을 잘 설명해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제안을 철회해도 어쩔 수 없다고 거의 포기한 상태였어요. 제가 임신한 상태이고 출산 후 3개월간 자리를 비우기로 예정돼 있다는 사실 때문에 마음을 접다시피 했습니다. 제가 분명히 잘할 수 있는 일이었고 목표로 삼았던 자리였는데도 제가 그 자리에 갈 수 없는 갖가지 이유를 생각하고 있었죠. 출산휴가가 예정된 임신부가 이렇게 중요한 자리를 맡는다고 생각하니 자신이 없었고 두려웠습니다. 회사가당신 말이 맞아요.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해도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습니다.

 

이런 저의 모습을 깨닫고 나서 마음을 새로 다잡았습니다.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자기 의심과 두려움, 부족하다는 생각, 아니면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생각을 경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런 자기 의심을 남들이 수긍하게 하지 말고 극복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나로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리더로서 본인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흑인 여성으로서, 그리고 금융계 리더로서 성 격차와 인종 격차를 좁히기 위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저는 제가 매일 의지하고 있는 거인들의 어깨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리사, 건물관리인, 비서 등 미국 기업계에 진출한 최초의 여성들과 소수집단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제가 앉을 수 있었죠.

 

1970년대에 민권법이 제정됐기 때문에 제가 저의 능력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맡고 있는 이 자리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이것이 우리 사회와 여성과 비백인에게 갖는 의미에 대해 당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 영광스럽습니다. 바로 이것이 리더로서의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니콜 토레스(Nicole Torres)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선임 에디터다.

 

 

 

1. 미국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개인 신용등급 시스템은 850점이 만점이고 평균이 약 700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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