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8월호 스캔들에서 안전한 회사 만들기 폴 힐리(Paul Healy)
조지 세라핌(George Serafeim)

Spotlight

스캔들에서 안전한 회사 만들기

철저한 준법감시 시스템만으로는 부족하다

 

폴 힐리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조지 세라핌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Idea in Brief

문제점

정부가 기업에게 화이트칼라 범죄예방 시스템에 의무적으로 지출할 것을 요구하는데도, 데이터와 일화적 증거를 보면 화이트칼라 범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원인

광범위한 연구 결과 화이트칼라 범죄의 진짜 범인은 시스템이 아니라, 직원들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성과를 달성하도록 밀어붙이는 부족한 리더십과 결함 있는 조직문화였다.

 

해결책

리더들은 범죄가 모든 조직구성원에게 해악을 끼친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범법자를 공평하게 처벌해야 한다. 아울러 청렴한 관리자를 채용하고, 불법적이거나 비도덕적 행동을 할 기회를 줄이는 의사결정 과정을 구축하고, 투명성을 옹호해야 한다.

 

 

 

 

2016년 늦여름, 웰스파고은행 소매금융부문 직원들이 고객의 동의를 받지 않은 계좌 수백만 개를 개설하고, 고객에게 불필요한 금융상품을 수천 건 넘게 판매했다는 의혹이 전국적으로 보도됐다. 이 스캔들로 웰스파고가 치러야 했던 비용은 상당했다. 9 8일 소비자금융보호국은 로스앤젤레스 시와 카운티, 통화감독국과 함께 웰스파고에 185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소비자를 상대로 저지른 더 많은 불법 관행이 드러난 뒤 웰스파고는 추가로 벌금 10억 달러를 부과받았고, 법적 분쟁에 합의하는 데 575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웰스파고의 주가는 9월 말까지 13%가 떨어져 시가총액 가운데 약 200억 달러가 날아갔으며, 시장이 폭등했을 때도 계속 부진했다. 이사회는 그해 10 CEO 자리에서 물러난 존 스텀프와 7월에 은퇴한 소매금융부문 수장 캐리 톨스테드에게 지급한 보수 중 수천만 달러를 몰수했다. 해당 사업부문 고위관리자 네 명이 그들의 잘못으로 해고됐다. 웰스파고의 명성은 심하게 손상됐고, 이는 160년 전통의 은행에 치욕이 아닐 수 없었다.

 

 

 

 

웰스파고에는 이사회가 감독하는 통제 및 위험관리시스템이 있었지만 소매금융부문에는 부정이 만연했다. 그렇다면 뭐가 잘못됐던 걸까? 이사회가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비뚤어진 조직문화, 분산된 조직구조, 부족한 리더십이 문제였다. 사후분석 과정에서 불법행위는 대부분 보너스 및 승진과 연계된 영업 목표를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달성하라는 압력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경영진은 경보를 수없이 받은 터였다. 2000~2004년까지 직원들이 매출과 보상 목표를 조작한 경우가 열 배 늘었다. 신규계좌, 영업팀에 가해진 압력, 직원 이직률 상승에 의문을 제기한 주요 기사가 2011년에는 월스트리트저널에, 2013년에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등장했다. 하지만 소매금융부문 리더들은 문제의 책임을 일부 나쁜 직원들에게 돌렸다. 각 영업사업부에 권한을 위임하는 데 익숙했던 스텀프는 그런 설명을 단순하게 받아들였다.

 

불행히도 웰스파고의 이야기는 독특한 경우가 아니다. 사기, 횡령, 뇌물, 돈세탁 같은 화이트칼라 범죄 때문에 알스톰, 오데브레시[1] , 페트로브라스[2], 롤스로이스, 지멘스, 텔리아[3], 테바[4], 빔펠컴[5] , 폴크스바겐 같은 회사의 주주가치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전부 합하면 손실액이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회사가 받은 법적 처벌도 상당한 수준이다. 벌금으로 지멘스는 16억 달러, 오데브레시는 35억 달러, 폴크스바겐은 200억 달러가 부과됐다. 게다가 경쟁자를 물리치는 대신 혼란을 수습하고 합의금을 협상하는 데 경영진이 쏟아야 하는 시간, 에너지, 명성의 손상, 매출, 이익, 주가에 미치는 영향, 직원들의 업무몰입도와 생산성 하락, 이직률 상승과 같은 경영상의 비용도 발생한다. 워싱턴대 조너선 카르포프와 다른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 비용은 법적으로 부과되는 벌금을 압도할 정도다.

 

세간의 이목을 끄는 사건들과 대중의 커지는 우려에 대응해, 미국과 여러 나라 규제기관들은 기업 측에 위법행위를 막는 데 더욱 노력하라고 요구해 왔다. 그 결과 현재 거의 모든 다국적기업이 준법감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직원의 불법행위에 대한 무관용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규제와 통제만 늘린다고 해서 반드시 범죄를 조기에 포착하거나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실제로 일화적 증거와 데이터는 화이트칼라 범죄가 여전히 만연할뿐더러 사실상 증가하고 있음을 일러준다. 2018 PwC 7228개 조직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49%가 전년도에 경제 범죄와 사기를 경험했다. 이는 2009년 조사한 30%보다 높은 비율이다. 범인은 절반 이상이내부인이었다. 한편, 언론에는 골드만삭스 직원들이 말레이시아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기에 연루됐고, 도이체방크가 고객이 범죄행위로 번 돈을 조세피난처로 옮기도록 도왔고, 에어버스가 부패한 계약관행에 관여했다는 의혹 등 화이트칼라 범죄에 관한 이야기가 넘쳐난다.

 

그러나 이런 문제의 근본 원인은 비효율적인 규제와 준법감시 시스템이 아니다. 부족한 리더십과 결함 있는 조직문화다.

 

실제로 우리 연구에 따르면, 심각한 스캔들로 타격을 입은 많은 기업들이 동종업계와 유사한 통제시스템을 보유했고, 웰스파고처럼 닥쳐오는 위기에 대해 조기 경보를 받았다. 하지만 이들 기업에서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실적을 달성해야 한다는 조직문화가 그 목표를 달성한 방법에 관한 모든 우려보다 우선했다.

 

지난 10년간 우리는 화이트칼라 범죄를 연구했고, 기업들이 이런 범죄를 억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을 탐색해 왔다. 우리는 개별 기업과 PwC의 설문조사, (부패와 싸우기 위해 1993년 설립된 NGO) 국제투명성기구, 세계은행, 임원 채용 알선 회사, 기타 다른 조직에서 나온 데이터를 활용했다. 모두 우리가 수천 개의 조직과 개인에 관한 데이터를 살펴봤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스캔들을 경험한 열 개 조직에서 근무하는 50명이 넘는 고위관리자와 중간관리자를 인터뷰했다. 우리의 연구에서 거듭 밝혀진 사실은, 준법감시 시스템이 중요하긴 하지만 범죄예방에 관한 조직의 태도와 범죄행위가 적발됐을 때 조직의 대응방식을 형성하는 데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리더십이라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임원들은 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인터뷰 과정에서 듣게 된 의견은 대체로 비슷했다. 널리 알려진 위법행위로 어려움을 겪은 회사의 고위임원 대부분은, 이런 사건을 그들이 감당해야 할 개인적 책임이나 조직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증거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썩은 사과 몇 개가 일으킨 극히 드문 사건으로 봤으며, 예방이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준법감시 시스템에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였고 직원들이 청렴하게 행동하길 바란다고 말했지만,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더 높은 기준을 시행하기보다 대개 경쟁기업에 비해 더 높은 성과를 거두거나 투자자들을 놀라게 하는 데 우선순위를 부여했다. 설상가상으로, 의심스러운 사업 관행을 못 본 체하거나 학연에 속한 이들이 범죄를 저지르다 들켰을 때 너그럽게 대한 리더도 아주 많았다. 이런 무관심은 직원들에게 영향을 줬다. 그리고 직원들이 준법감시 프로그램이 심어줘야 할 기준을 내면화하지 않고, 교육과 보고 책임만형식적으로 채우는태도를 키우도록 독려했다.

 

아울러 우리 연구는 직원들의 위법행동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리더는, 회사에서 사회적 규범을 설정하고 잘못된 행동을 할 위험을 관리하는 데 깊이 관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이 취하는 방법은 범죄가 조직 내 모두에게 손해를 끼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널리 알리는 것이다. 위법행위를 저지른 사람을 처벌할 때 예외를 두지 않는 것이다. 청렴을 중요하게 여기는 관리자를 채용하고 승진시키며, 의사결정 과정에서 불법적이거나 부도덕한 행동을 할 기회를 줄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패한 국가에서 투명한 거래를 하기 위해 한층 더 노력하고, 업계의 지저분한 관행을 청산하는 데 앞장서 행동하고, 기업의 책임과 정직한 사업 행태를 독려하는 사회적 기관을 지지하는 것이다.

 

 

범죄는 수지가 안 맞는다는 메시지를 보내라

 

연구를 수행하면서 우리는 두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불법적인 수단으로 확보한 비즈니스는 회사의 이익에 거의 혹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고, 범죄 사실이 밝혀졌을 때 범죄자, 감독관, CEO뿐만 아니라 직원 전체가 고통받았다는 점이다. 리더들은 이 사실을 이해하고, 조직 전체에 걸쳐 그러한 메시지를 널리 전달해야 한다.

 

불법적으로 확보한 비즈니스는 수익성이 높지 않다. 다국적기업의 리더들은 대외적으로 회사가 불법을 용인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부패방지법이 부실하게 집행되는 개발도상국에서 조직구성원이 직접 혹은 현지 파트너를 통해 뇌물을 줬을 때 못 본 체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은 스스로를 이렇게 합리화한다.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없습니다. 뇌물을 주지 않으면 그런 시장에서 경쟁할 수 없고, 재무적인 손실을 보게 될 겁니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지난 12년간 뇌물수수 혐의로 별도 기소된 지멘스와 엔지니어링·건설회사 SNC-라발린이 대표 사례다. 이들 기업의 고위임원들은 나중에 실시한 감사 결과, 불법적으로 뇌물을 준 거래에서 얻은 이익이 예상 외로 낮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체로 뇌물의 상당한 비용(계약금액의 10% 정도) 때문이었다.

 

이들 기업의 경험은 예외가 아닌 보편적 현상으로 보인다. 우리는 연구 과정에서 2006년 국제투명성기구가 부패방지 시스템과 연례보고서 및 웹사이트에 공개한 활동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480개 다국적기업의 재무자료를 살펴봤다. 2007~2010년까지 산업, 소재 국가, 주식시장 상장 여부, 기타 다른 관련 요인을 통제하면서 이들의 성과를 비교한 결과, 규제가 약한 지역에서 부패방지 순위가 낮은 기업은 순위가 높은 기업보다 연매출성장률이 5% 더 높았다. 하지만 같은 지역에서 순위가 낮은 다국적기업은 순위가 높은 동종기업들보다 매출성장률 대비 수익성은 더 낮았다. 이런 수익성의 차이는 그 지역에서 통상적으로 지급되는 뇌물의 규모와 비슷했다.

 

설령 뇌물이 포착되지 않았더라도 불법적으로 확보한 영업에서 창출된 추가 매출 성장은 주주가치도 높이지 못했다. 가치평가표준모델을 활용해, 우리는 순위가 낮은 기업이 규제가 약한 지역에서 추가로 확보한 매출에 따른 주주가치 증가분이 낮은 수익성으로 상쇄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물론 부패한 관행이 알려지면 회사의 명성은 손상되고 주가는 출렁일 것이다. 이건 작은 위험이 아니다. 2007~2010년의 데이터를 검증했을 때, 순위가 낮은 기업에서 언론을 통해 스캔들이 터져 나올 가능성은 순위가 높은 기업에 비해 28% 더 높았다.

 

모두가 고통받는다.처벌을 받은 범죄자는 확실히 금전이나 경력 면에서 비용을 치른다. 하지만 범죄와 무관한 직원들이 입는 손해는 눈에 덜 띄거나 널리 인식되지 않는다. 우리가 회사를 옮긴 C-레벨 임원, 영업부서와 관리부서 리더 등 고위관리자 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범죄 스캔들이 있던 회사를 떠나 새로운 회사에 합류한 사람은 동료들보다 급여를 거의 4% 더 적게 받았다. 이런 급여 차이는 몇 년 동안 지속됐고, 영향을 받은 임원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재산상의 손실을 입었다. 심지어 스캔들이 일어나기 전에 회사를 나와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낙인 비용은 고위임원일수록(연봉 6.5% 차이), 여성일수록(7%), 규제 및 지배구조 시스템이 강력한 국가에 있는 사람일수록(6%) 더 컸다.

 

법적 불이익과 영업상 비용은 말할 것도 없고, 이 모든 결과는 리더들이 개인적으로 부패에 반대 입장을 취하도록 설득하기에 충분하다. 리더들은 우리와 다른 연구진의 데이터를 활용해 전 직원에게 범죄가 기업과 그들의 경력에 끼치는 피해가 막대할뿐더러, 범죄와의 싸움은 모두의 업무라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

 

물론 리더들은 잠재적 위법행위나 성과를 달성하라는 압박과 관련해 직원들이 제기하는 우려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량한 사람들이 나쁜 행동을 하거나 범죄를 용인해야 할 것처럼 느끼는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너무 뻔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는 리더들이 그들이 알게 된 문제에 대응하지 않는 경우를 숱하게 봤다. 웰스파고 스캔들의 사후조사를 맡은 위원회에서는 2007년부터 소매금융부문을 이끌었던 톨스테드가 권위에 도전하거나 부정적인 정보를 듣기 싫어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소매금융부문의 직원들은 물론이고 고위관리자들조차 그를 두려워했다. 2002년 처음 제기된 소매금융부문의 불법행위에 대한 우려는 2004년에 다시 제기됐고, 2012~2014년까지 계속해서 제기됐지만 모은행의 CEO였던 스텀프는 이를 평가절하했다. 2013년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결정적인 기사를 냈을 때도 스텀프와 이사회는 고객들에게 미치는 전체적인 해악을 인식하지 못했고, 의혹을 적절하게 조사하지도 않았다. 게다가 스텀프는 톨스테드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위법행위에 대해 끊임없이 보고가 나왔는데도 계속 그를 지지했다. 심지어 2015년 웰스파고의 사외이사 대표와 이사회의 위험관리위원회 의장이 해임을 건의했을 때조차도 그랬다.

 

내부고발 프로그램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일도 중요하다. 최근에 동료 교수 유진 솔티스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내부고발 핫라인의 20%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내부 통제가 취약한 조직은 내부고발자의 익명성을 허용하지 않는다. 내부고발자가 범법자를밀고했다는 이유로 관리자나 동료들에게 가혹한 대우를 받는 일이 너무나 잦은 만큼, 리더들은 그들을 존중하거나 적어도 보호해줘야 한다. 하물며 받는 데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후한 내부고발 보상금도 인간관계 상실, 개인과 그 가족이 경험하는 스트레스, 다른 일자리를 구하는 데 겪는 어려움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비용에 비하면 무색해진다.

 

마지막으로, 리더들은 그들이 용인하지 않는 행동에 대해 직원들에게 명확히 밝혀야 한다. 지멘스, SNC-라발린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임원들은 부패가 심한 국가에서 활동하는 영업직원과 사업파트너들에게 그들이 수용할 수 있는 관행과 수용할 수 없는 관행 사이의 경계를 명쾌하게 설정해 주지 못했다. 한 지멘스 임원은 직원들이 관리자에게서 받은 메시지는비즈니스를 따내게.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그 일을 했는지는 내가 알 필요 없네였다고 말했다.

 

반면, 사기사건을 겪은 한 대형 제약회사가 그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밟은 절차를 생각해보라. 회사는 하버드경영대학원에 사건의 사례를 정리하는 업무를 맡겼고, 관리자들이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미래의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을 브레인스토밍 하도록 돕는 자체 교육에서 그 사례를 활용했다.

 

 

 

 

편애하지 말라

 

불법행위가 용인되지 않는다고 말할 때 그 말이 진심임을 모두에게 분명히 전달하려면, 리더는 일관된 기준을 토대로 위법행위를 저지른 이들을 해고하고 법적 조치를 취하는 등 범죄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일화적 증거와 우리의 연구 결과를 보면 그렇지 못한 리더가 많다.

 

지멘스는 이탈리아에서 뇌물을 주다가 걸린 관리자들이 연금을 다 받으면서 은퇴하도록 허용했다. 관련 계약을 감독할 책임이 있는 재무관리책임자가 떠날 때는 합의금으로 160만 달러를 지급했다. #미투운동으로 여성이 겪는 성희롱과 괴롭힘이 주목을 받으면서 기업 리더들이, 혹은 어떤 경우 이사회에서, 여성 직원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무수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남성 고위임원들을 처벌하지 않은 수많은 사건이 드러났다. 로마 가톨릭교회 지도자들은 아동 성추행으로 고발된 성직자를 내쫓거나 사법처리하는 것을 지지하는 대신, 종종 다른 교구로 보내는 방식으로 관대하게 처리했다.

 

이런 유형의 관대함이 기업에 만연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기업들이 화이트칼라 범죄자들에게 내린 처벌을 분석했다. 우리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범죄와 관련된 경험을 질문했던 PwC 2011년 설문조사 데이터를 활용했다. 이 데이터는 범죄 유형, 처벌, 주범자의 인구통계자료를 담고 있었다. 응답한 3877개 기업 가운데 608개 기업이 그해에 직원들이 저지른 화이트칼라 범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각 기업에서 보고한 가장 심각한 범죄를 살펴보니, 주범자의 42%가 해고되거나 조직을 떠나 법적 조치에 처해졌다. 46%는 해고됐지만 법적 조치는 없었고, 13%는 전출이나 경고 대상이 되거나 그런 조치 없이 조직에 그대로 남았다. 범법자에 대한 법적 조치 비율이 낮다는 점은 화이트칼라 범죄자를 기소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개인이 어떤 행위를 저질렀다는 증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사람이 의도적으로 그런 짓을 저질렀거나 범법행위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 기업 변호사들은 보통 임원들에게 잠재적 불이익과 회사의 명성에 끼치는 위험을 감안해, 범죄자를 법적 조치 없이 조용히 해고하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이들을 관대하게 처리할 경우, 잠재적 범죄자들에게 범죄는 수지 맞는 일이며 위험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정직한 직원들의 사기를 꺾는다. 범죄가 만연했던 몇몇 기업에서 인터뷰한 직원들은, 경영진이 범법행위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은 고위관리자를 제거할 의지가 없다는 데 좌절감을 표출했다. 직원들은 이런 상황이 사기를 떨어뜨리고, 일부 사람들이 회사를 떠나게 만든다고 말했다.

 

우리 연구의 또 다른 걱정스러운 결과는 고르지 않은 처벌 패턴이었다. 범죄의 종류와 정도를 통제했을 때, PwC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는 범죄자가 고위임원일 때보다 하급관리자나 일반 직원일 때 법적 조치와 해고를 당할 가능성이 24% 더 높게 나타났다. 비슷한 범죄를 저질러도 고위임원은 경고를 받거나 사내에서 전보 조치될 가능성이 더 높았고, 하급관리자는 해고될 가능성이 더 높았다.

 

확실히 리더들은 고객과의 관계나 전문성을 대체하기 어려울 거라는 믿음 때문에 고위임원들을 해고하기 더 꺼린다. 하지만 남성과 비교해 여성이 받는 처우를 살펴본 우리의 연구는 그게 다가 아니라, 정실인사와 편애가 핵심 요인임을 일러준다. 흔히 비공식적 남성 사회 네트워크의 아웃사이더로 보이고 처벌을 결정하는 남성 의사결정자들과 사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더 적은 고위직 여성은, 같은 유형과 강도의 범죄를 저지른 고위직 남성보다 더 가혹한 징계를 받는다.

 

인도, 터키, 중동 국가, 인도네시아, 이탈리아처럼 직원들 간 성적 불평등이 더 심한 국가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회사도 고위직 남성보다 고위직 여성에게 더 가혹한 처벌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또 내부통제 의지가 약하고 범죄를 규제기관에 보고하지 않는 등 일관성 없이 대응하기 쉬운 회사에서도 고위직 여성에 대한 처벌이 더 가혹했다.

 

확실한 해결책은 모든 사람을 공평하게 처벌하는 정책을 세우고 성실하게 집행하는 것이다. 에리크 오스문센이 노르웨이 폐기물처리회사 노르스크옌비닝(NG)에서 바로 그렇게 했다. 2012 CEO에 임명된 직후, 오스문센은 회사에 만연한 사기, 절도, 부패를 제거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는 원칙을 무시하지 않고 책임감 있는 기업가처럼 행동하기, 회사와 사회 양쪽에서 팀 플레이어 되기를 포함한 일련의 가치를 창안했다. 이 가치들은 각각의 직무를 위한 구체적 행동규칙으로 옮겨졌고, 전 직원이 이를 따르는 데 동의해야 했다. 그런 다음 회사는 직원들이 저지르거나 목격한 모든 위법행위를 고백할 수 있는 4주간의 자진신고기간을 줬다. 이후 위법행위를 한 사람은 누구도 용인하지 않았다. 다음 18개월 동안 전체의 거의 절반에 이르는, 다 합쳐 170명의 영업부서와 지원부서 관리자들이 회사를 떠났다. 대부분 사직을 선택했고, 몇몇은 해고됐다.(‘우리는 조직적 범죄부터 화난 직원들까지 모든 것에 맞서고 있었습니다참고).

 

청렴한 기록이 있는 리더를 채용하라

 

전사적으로 범죄에 오염된 조직문화를 바꾸려면, 정직하다는 평판을 지닌 새로운 리더를 영입해야 한다. 업계 자체에 부패가 만연했다면, 다른 관점으로 현재의 상황을 뒤흔들어 놓을 수 있는 다른 업계 출신의 임원을 고용할 수도 있다.

 

지멘스는 뇌물수사 도중에 CEO 자리에서 물러난 클라우스 클라인펠트 대신, 제약업계 임원 출신 페터 뢰셔를 데려왔다. 이런 발표로서는 드문 경우였지만 보도자료를 인용하자면, 뢰셔를 임명한 한 가지 핵심 요인은그의 강직한 성격이었다. 지멘스의 조직문화를 바꾸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한 뢰셔는, 과거에 함께 일했던 청렴성 높은 고위관리자 몇 명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여기에는 최고준법감시책임자 안드레아스 폴만과, 법무자문위원이자 이사회 임원인 피터 솜슨이 포함돼 있었다. 두 사람은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이자 이사회 멤버로 영입된 바버라 쿡스와 함께, 회사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조직문화를 개혁할 계획을 세우는 데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HBR 2012 11월호, ‘The CEO of Siemens on Using a Scandal to Drive Change’참고)

 

NG의 문제점이 폐기물처리업계의 고질적 병폐였기 때문에, 오스문센은 건축자재, 알루미늄, 소매, 석유가스, 소프트드링크 회사 등 외부에서 새로운 피를 수혈하기로 선택했다. 오스문센은 NG를 모범적 녹색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갖고 사람들을 설득했다. 그 비전 중 하나는, 폐기물 관리를 위한 혁신적 접근방식을 추구함으로써 환경 측면에서 지속가능성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단기적으로 직원 이직률은 회사의 재무성과를 악화시켰다. 하지만 3년 안에 재무적으로 회복했고, 더 수익성 높은 성장을 향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어려운 결정은 직원들이 집단으로 내리게 하라

 

최근 에퀴노르로 이름을 바꾼 노르웨이 에너지기업 스타토일이 앙골라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달성했을 때, 임원들과 이사회는 그곳 직원들이 뇌물을 달라는 압력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국제투명성기구는 앙골라를 가장 부패한 국가 중 하나로 평가했다.) 직원들이 압력에 굴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회사 리더들은 직원들에게 집단 의사결정을 내리라고 명령했다. 스타토일이 이란에서 겪은 경험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결과였다. 2004년과 2006, 스타토일은 이란에서 계약을 따기 위해 정부 관료에게 뇌물을 줬다는 이유로 노르웨이와 미국에서 각각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회사는 유죄를 인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았다.) 한 고위임원은 그 스캔들로 얻은 한 가지 교훈이라면, 직원들이 혼자 결정을 내릴 때 원칙을 무시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저지를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집단으로 어려운 결정을 내리려면 사람들은 공개적으로 진솔한 토론을 해야 하는데, 그런 일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직원들은 다른 집단 구성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고 존중하며, 회사 리더들이 재무상 불리한 결과를 얻게 되더라도 집단이 내린 결정을 지지할 거란 믿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리더들이 그런 신뢰를 갖도록 직원들을 독려하지 않는다면, 단순히 결정을 집단에 맡긴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버드대 동료 교수 에이미 에드먼슨의 연구에 따르면, 심리적 안전감을 제공하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리더들은 조직 전반에 걸쳐 사람들에게 기대하는 행동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곤란한 질문을 하거나 반대 입장을 밝혀도 좋다는 태도를 보여줘서 일선직원들이 잠재적 문제를 알리는 신호에 대해 상사에게 솔직하게 말하도록 힘을 실어주고, 조직의 지난 과오를 허심탄회하게 밝히면서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어떤 주제나 전문성에 대한 자신의 무지를 인정해야 한다.

 

 

투명성을 옹호하라

 

스타토일이 뇌물 혐의를 받은 뒤, 당시 새로운 CEO였던 헬게 룬드는 스타토일을 한 국가의 천연자원 접근권을 얻은 대가로 외국 정부에 지급한 돈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최초의 채굴기업 중 하나로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이는 규제기관이나 공익 그룹에서 오랫동안 주장해 온 관행이다. 이 결정은 옛날 방식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일이 더 이상 용인되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부패를 조사하고 보고하는 기관을 지지하는 것은, 리더가 도덕적인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데 진지하다는 점을 직원들에게 보여주는 또 다른 방법이다. 이런 기관은 공정한 경쟁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기업 범죄는 적발되고 처벌받는다는 대중의 확신을 키우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리고 부패가 줄어드는 만큼 경제 발전을 촉진한다.

 

스타토일은 기업, 정부, NGO가 함께 모여 자원이 풍부한 국가에서 부패를 줄이고 석유, 가스, 광업 기업이 그곳에서 지급하는 돈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채굴산업 투명성 이니셔티브(EITI)의 최초 구성원이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니셔티브의 참여도는 점차 높아졌다. 초기 EITI 보고서가 기업의 지급액과 해당 국가의 수입에 대한 종합 정보를 제공했다면, 최근 보고서는 기업의 지급액에 대해 공개된 상세 정보도 포함한다. 이런 집단행동은 상황을 올바른 방향으로 밀고 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186개국에서 나온 10년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실증연구를 보면, EITI 보고를 하는 국가에서는 부패가 상당히 줄었고, 부패 수준이 높은 상태에서 시작한 국가들은 특히 더 줄었기 때문이다.

 

지멘스의 뢰셔와 솜슨은 보다 광범위한 개혁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경쟁기업, 정부, NGO, 다른 이해관계자 단체와 접촉했다. 2009년 지멘스는 과거의 불법행위와 관련해 세계은행과 체결한 합의의 일환으로 집단행동, 교육, 훈련을 통해 부패와 싸우는 기관과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데 15년간 1억 달러를 지출하기로 했다. 2017년까지 55개의 프로젝트에 7300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더불어 세계경제포럼 산하에 있으면서 87개 주요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반부패연대 이니셔티브(PACI)의 구성원이 됐다.

 

1996년 부패와 싸우기 위한 프로그램을 창안한 세계은행과 국제투명성기구는 기업과 대중을 교육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들은 부패에 대한 연구활동을 지원하고, 공공 부문의 부패 정도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주기적으로 국가를 평가한다.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또 다른 기관은 언론이다. 주요 언론기관 외에도 부패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는 더 작은 규모의 기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 블로그는 준법감시 전문가, 비즈니스 리더, 그 밖의 다른 사람들이 부패방지법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부패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부패가 사람과 기관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뉴스, 논평, 연구결과 등을 발표한다. 러시아에는 알렉세이 나발니가 소규모 변호사 그룹이 잠재적 부패 사건을 조사하고 보고하는 비영리사이트 로스필을 운영한다. 인도에서는 라메시와 스와티 라마난탄이 사람들이 뇌물을 달라고 요구받았을 때 이를 보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해 웹사이트 ipaidabribe.com을 개설했다.

 

베른대 에이모 브루네티와 제네바대학원 베아트리스 베더의 연구는 예상했던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 자유로운 언론이 부패를 줄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론의 자유는 공격받고 있다. 언론에 대한 적의는 독재국가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해마다 세계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하는 NGO ‘국경없는기자회에 따르면, 언론을 위협하고 몰아내려는 시도가 늘고 있는 민주국가에도 이런 적의가 확산되고 있다. 부패와 싸우는 데 진지한 비즈니스 리더라면, 언론인들이 공격을 받을 때 그들의 정당성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옹호함으로써 그들을 지지할 수 있으며, 지지해야 한다.

 

대규모 조직에서는 실수가 발생할 것이다. 세계는 혼란스러운 곳이고 인간은 불완전하다. 하지만 직원들이 도덕적이고 합법적으로 행동하도록 독려하는 문화를 만들어서, 리더들은 스캔들이 회사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불법행위가 발생하더라도 회복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적절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리더들은 공적인 삶과 사적인 삶 모두에서 본보기가 돼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너무나 많은 리더들이 조직 차원의 청렴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데 실패한다. 그들은 준법감시 시스템에 너무 적게 투자하거나, 형식적으로 위험을 관리하려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거나, 변호사와 회계사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위험신호는 무시된다. 발각된 범죄는 조용히, 불공정하게 처리된다. 이들은부패는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업계 차원의 문제입니다”, “그게 이들 국가에서 비즈니스 하는 방식입니다”, “우리는 영업 상의 손실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반면, 고위험 국가나 불확실한 국가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다른 많은 리더들은 높은 기준을 설정하고 솔선수범한다. 그저 강력한 준법감시 시스템만 구축하는 게 아니다. 교육 프로그램, 성과 피드백, 내부고발 시스템을 지원한다. 뭔가 일이 잘못됐을 때 직원들이 마음 편히 의견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동종업계 기업들을 독려해 함께 부패에 맞서 싸운다. 우리 연구에 따르면, 그런 리더들이 있는 기업은 그들의 청렴성에 금전적으로 높은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 비록 덜 양심적인 동종기업들만큼 빨리 성장하지는 못하더라도 그들의 성장은 수익성이 더 높다.

 

그리고 폭넓게 논의되지 않는 또 다른 이득이 있다. 고위험 국가와 산업의 청렴성 높은 기업에서 일하기로 한 많은 직원들은, 그런 기업의 가치 때문에 그와 같은 선택을 내렸다고 말했다. 심지어 고용주가 더 적은 보수를 제안했는데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청렴한 기업과 그런 기업의 리더들은 고객, 규제기관, 지역사회를 존중한다. 그들은 번창하고 오래 갈 것이다.

 

번역 이희령 에디팅 조영주

 

 

 

 

[1]브라질 건설회사

[2]브라질 석유 및 가스 에너지업체

[3]스웨덴 통신사

[4]이스라엘 다국적 제약회사

[5]러시아 이동통신회사

 

 

폴 힐리(Paul Healy)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경영학 교수다.

조지 세라핌(George Serafeim)은 하버드경영대학원 경영학 교수이자 KKS어드바이저 공동 창업자다. 그리스의 국가기업 지배구조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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