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12월호 CEO의 퇴직 가이드 빌 조지(Bill George)

 

SPOTLIGHT

CEO의 퇴직 가이드

떠나야 할 때를 알라. 그리고 다음에 할 일을 계획하라.

 

 

 

18 10 1, 로이드 블랭크페인Lloyd Blankfein은 골드만삭스 이사회 회장과 CEO 자리에서 물러날 준비를 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사임에 대한 자신의 모순된 감정을 담은 가슴 아픈 편지를 보냈다. 64세가 된 블랭크페인은 이렇게 썼다. “떠나는 것을 상상하는 일은 언제나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더 힘든 때가 오면 떠날 수 없게 됩니다. 더 좋은 때가 오면 떠나고 싶지 않게 됩니다. 오늘 저는 골드만삭스에서 물러나고 싶지 않지만, 지금이 적절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물러나야 할 타이밍을 잘 잡는 것은 CEO 업무의 핵심이다. 그리고 이 일은 보기보다 매우 어렵다. 그 역할에 따라오는 모든 권력과 특전, 명성을 누리면서 커리어의 정점에 도달하기 위해 수십 년을 일해온 리더들에게 퇴직은 두렵고, 거의 자신의 존재 자체와 연관된 생각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스스로의 가치는 종종 일과 연결돼 있고, 그들에게 던져진 질문은 자기 이미지의 심장을 향한다. 어떻게 하면 계속해서 활기차고 단절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까? 직위가 없어도 사람들은 여전히 나를 존경할까? 본사에 더 이상 묶여 있을 필요가 없는 지금 나는 어디서 살아야 할까? 나의 하루를 어떻게 채워야 할까? 이끌어야 할 조직도 없이 어떻게 세상을 계속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일주일에 70~80시간을 일하면서 맑은 정신으로 이런 질문에 관해 생각해 보거나, 퇴직 후 가능한 일 혹은 삶을 충만하게 할 일을 탐색하기란 불가능하다. CEO에게 그 자리를 포기하는 것은 절벽을 내려가는 일처럼 느껴진다. 해답을 찾지 못한 수많은 CEO들의 경우, 그 자리에 너무 오래 머무르는 것이 기본 선택이 된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서 그들은 자신이 남긴 업적과 회사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나는 이런 문제들과 씨름하고, 또 다른 이들이 이 문제를 숙고하도록 도우면서 25년을 보냈다. 58세가 된 2001년에, 나는 10년간 맡아온 메드트로닉의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10년은 그 자리를 맡았을 때 스스로 정한 시한이었다. 내가 CEO들에게 강의를 하는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우리는 리더의 재임기간이 그리는 포물선, 물러나야 할 적절한 시기를 모색하는 일, 퇴직 후 직업적 삶과 개인적 삶을 재구축하는 일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수많은 조직의 이사회 멤버로서, 나는 출구전략과 퇴임 후 계획을 고민하는 CEO들에게 직접 조언했다. 이사회 업무와는 별개로, 나는 이런 전환점을 맞아 도움을 청해온 수십 명의 CEO들에게 비공식적인 자문 역할을 해 왔다.

 

이 문제로 대화를 나눌 때, 나는 CEO들에게 지나치게 오래 기다리다가 사업이 부진할 때 이사회의 강요로 밀려나는 위험을 감수하지 말고, 최고의 자리에 있을 때 떠나라고 독려한다. 퇴직을 거부하는 CEO가 있을 때, 이사회의 업무는 훨씬 더 어려워진다. 확실한 시간표가 없이는 내부 후계자를 훈련시키고, 질서정연한 승계과정을 따르기가 어렵다. 적절한 순간에 자리에서 내려옴으로써, CEO는 새로운 약속을 하기 전에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과 공간을 창조할 수 있다.

 

적절한 시간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데 실패한 CEO가 초래한 문제의 생생한 사례를 원한다면 제너럴일렉트릭을 보라. 2017 GE 이사회는 16년간 재임한 제프 이멜트Jeff Immelt에게 물러날 것을 강요하고 내부후보자였던 존 플래너리John Flannery CEO로 선임했다. 끔찍한 타이밍이었다. 플래너리가 (잘못된 자문을 받은 인수건과 회계 스캔들을 포함해) 전임자에게 물려받은 골치 아픈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1년 동안 노력하는 사이 이사회는 인내심을 잃고 그를 해고했고, 가장 신참 이사회 멤버인 래리 컬프Larry Culp에게 CEO를 맡으라고 설득했다. 컬프는 이제 감당하기 어려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너무나 길었던 이멜트의 재임기간 동안,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 속한 동종기업들의 주주가치는 179% 상승한 반면 GE의 주주가치는 73% 하락했다. 한때 경영대학원에서는 CEO 승계모델로 GE를 연구했다. 이제 그들은 승계실패 사례연구로 GE를 가르친다. 이는 주로 이멜트가 물러날 시기를 적절하게 결정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CEO들의 삶이 보통사람들과는 동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 은퇴를 해야 하며 그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하는 방법은 다양한 형태로 모든 수준의 전문가들에게 적용될 수 있다. 이 아티클은 기업 CEO가 직면한 독특한 환경을 중점적으로 다루지만, 내가 제안하는 프로세스 중 일부는 커리어의 마지막 구간에 들어서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유용할 수 있다.

 

 

적절한 타이밍 잡기

 

긴 은퇴기간을 언제 시작하고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고민하는 것은 비교적 새로운 문제다. 한 세대 전, 대부분의 사람이 60대 후반~70대 초반에 사망했을 때는 해답이 단순했다. 은퇴 후 따뜻한 날씨가 있고, 매일 골프를 칠 수 있는 플로리다로 이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80~90대까지 족히 사는 오늘날, 은퇴 후 살아야 할 기간은 수십 년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선택 가능한 흥미로운 옵션의 범위도 더 넓어지면서,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문제는 더 복잡해졌다.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은 심리사회적 발달이론에서 우리가 중년기에 도달하는 단계를, 정년이 가까워지면서 생산성generativity과 침체성stagnation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단계로 묘사했다. 생산성에는 적극적으로 학습을 계속하는 한편, 많은 사람과 조직을 대상으로 지식과 지혜를 전하는 일이 포함된다. 반면 침체성은 완전히 은퇴한 리더들이 사회에 기여할 방법이 전혀 없어서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 및 사회와 단절됐다고 느낄 때 발생한다.

 

내 경험상 CEO가 적절한 은퇴시기를 고려할 때 나이보다 더 중요한 변수는 재임기간이다. CEO 10~12년 이상 자리를 유지한 뒤 더 좋은 성과를 거두는 조직은 찾기 힘들다. 물론 HBR의 최고 성과를 거둔 CEO 순위에 오른, 장수하는 임원이 있는 회사들을 포함해 예외는 존재한다.(이들 중 일부는 회사 창업자로, 회사를 설립할 때 그들이 맡은 역할과 소유지분이 막대해서 대부분의 CEO들이 직면한 것과는 다른 권력과 승계 역학을 만들어낸다.) 일반적으로 창업자가 아닌 CEO들은 다음 몇 가지 이유로 너무 오래 그 자리에 머무르는 것을 피해야 한다. CEO는 엄청난 창의성, 에너지, 강인함, 회복탄력성을 요하는, 극도로 까다롭고 여행이 잦은 직업이다. 그리고 리더들은 이런 자질들을 10년 이상 유지하는 데 종종 어려움을 느낀다. 단순히 CEO들이 세운 전략이 힘을 잃을 수도 있고, 회사가 전략적 변화를 실행할 새로운 리더십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 형편없는 수익을 내고 싶지 않은 일부 장수 CEO들은 단기성과 유지를 목표로 하는 의사결정을 내린다. 따라서 그들은 장기적인 성장을 이끄는 데 필요한 대담한 투자를 하지 못한다. 다른 CEO들은 정반대 행동을 보인다. , 임기 말이 되면 성장둔화를 피하기 위해 대규모 인수를 시행한다. 하지만 이사회는 그런 인수가 만들어낼 복잡성을 경험이 부족한 후계자에게 넘겨주기를 꺼린다.

 

블랭크페인이 지적했듯이, CEO가 떠나야 하는 완벽한 시간은 없다. 너무 오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을 피하려면, CEO들은 떠날 시점을 파악하기 위해 설계된 다음 질문들을 주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당신의 삶, 커리어, CEO로서의 시간에 대해 개인적인 목록을 만들라. 당신은 여전히 그 일에서 만족감과 즐거움을 느끼는가? 한때 느꼈던 열정과 에너지, 흥분을 여전히 느끼고 있는가? 여전히 배우고 있으며 도전의식을 느끼는가?

 

계획보다 빨리 떠나야 할 개인적인 이유들이 있는가? 파트너나 배우자가 당신과 삶의 새로운 단계를 시작하기를 열망하는가? 당신이 예상보다 빨리 떠나도록 만들 만한 가정문제나 건강문제가 있는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예상치 못한 커리어 기회를 맞이했는가? 골드만삭스의 전 CEO 행크 폴슨Hank Paulson은 사임할 계획이 없었지만, 미국 재무장관이 돼 달라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부탁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느꼈다.

 

승계작업이 어떻게 모양을 갖춰가는가? 내부후보자가 여러 명이라면, 당신에 비해 그들의 나이는 얼마나 많은가? 당신이 더 오래 머무른다 해도 후계자가 그 직무를 오래 맡을 수 있을 만큼 여전히 젊을 것인가? 아니면 후계자가 지금 당장 CEO 업무를 맡을 준비가 돼 있고, 당신이 언제 은퇴할지 불확실하다면 주변에서 기다리고 싶어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가? 내가 메드트로닉에서 10년간 CEO 직을 맡은 후 그만두는 타이밍을 확정한 것도 그런 상황이었다. 내 후계자인 아트 콜린스Art Collins는 나보다 겨우 56개월 더 젊었으며, CEO 일을 할 준비가 돼 있었다. 내가 좀 더 오래 머무르기로 선택했다면, 그는 아마도 다른 곳에서 CEO 직을 맡았을 것이다.

 

•반대로, 당신이 계획한 후계자가 준비가 안됐거나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그런 경우라면 다른 후보자를 준비시키기 위해 당신의 임기를 연장해야 할 수도 있다. 머크의 전 CEO 로이 바젤로스Roy Vagelos는 자신이 지정한 후계자가 회사의 윤리규정을 어겼을 때 바로 이런 상황에 부딪쳤다. 이사회는 바젤로스에게 그들이 외부후보자를 탐색하는 작업을 끝낼 수 있도록 머물러 달라고 요구했다.

 

•중대한 인수의 통합작업, 중요한 신제품의 출시, 장기 프로젝트의 완성처럼, 떠나기 전에 달성하고 싶은 회사 특유의 이정표가 있는가? 존 노즈워시John Noseworthy IT팀이 매우 복잡한 기술인프라 시스템 구축을 마칠 때까지 메이요클리닉의 CEO 자리를 지켰다.

 

•참신한 관점에서 혜택을 얻을 수 있을 만큼 업계가 극적으로 변화했는가? 제약회사 노바티스의 CEO 8년을 보낸 조 히메네스Joe Jimenez는 자리를 바스 나라시만Vas Narasimhan에게 넘겼다. 떠오르는 분야인 유전자와 세포기반 치료법 시장에 대응하라는 의도였다.

 

•회사에 정년에 관한 의무규정이 존재하는가? 얼마 전만 해도 대부분 회사의 정년이 65세였다. 하지만 건강과 수명이 개선되면서 많은 회사들이 이런 규정을 없앴다. 오늘날 성과가 뛰어난 CEO가 계속 근무하고 싶어한다면 이사회는 기꺼이 의무정년 정책을 없애고자 한다. 전통적으로 CEO들이 65세에 은퇴했던 포드에서 이사회는 앨런 멀러리Alan Mulally에게 69세가 되기 직전까지 그 자리에 남아 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CEO인 켄 프레이저Ken Frazier 65세가 된 후에는 회사 정책을 바꿔 임기를 연장했다. 물러나기를 주저하는 리더들을 몰아낼 때는 정년에 대한 의무규정을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이사회는 65세는 임의로 정한 숫자이고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이 회사에게도 좋을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런 질문의 적절성 여부는 CEO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종합해 보면 리더가 물러나야 할 가장 좋은 시기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 이슈들의 목록이 만들어진다.

 

 

다음 장은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구상하기

 

CEO들이 너무 오래 버티는 이유 중 하나는 다음에 어떤 일이 생길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시야가 좁은 관점이다. 오늘날 전직 CEO들에게는 계속해서 앞장서 이끌면서 의미 있는 공헌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 기업이나 비영리단체의 이사회에 참여하든, 누군가를 가르치든, 책을 쓰든, 비영리단체 운영에 참여하든, 프라이빗에쿼티 회사에 합류하든, 재단을 설립하든, 정부에서 봉사하든, 새롭게 떠오르는 리더들에게 멘토가 되든, 혹은 다른 어떤 것을 선택하든, 많은 전직 CEO들은 이 생산성의 시간이 큰 만족감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CEO를 그만둔 이후의 삶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리더들은 종종 높은 명성을 얻는다. 그리고 내 경험상 더 만족스러운 것처럼 보인다. 2001~2006년까지 펩시코의 CEO로 일했던 스티브 라이너먼드Steve Reinemund가 그런 사례다. 재임기간에 그는 가치중심 리더십의 기준을 세웠고, 매출과 시가총액을 키웠으며, 펩시코의 경영을 다변화했다. 58세에 라이너먼드는 가족들의 필요에 더 집중하기 위해, 자리에서 물러나 인드라 누이Indra Nooyi가 자신의 뒤를 이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퇴직 후 6년 동안 웨이크포레스트경영대학원 학장직을 맡은 그는, 그들이 가치와 윤리에 중점을 두도록 만들었다. 그 외에도 존슨앤드존슨,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엑손모빌, 월마트, 메리엇의 이사회에 참여해 가치와 윤리, 다양성의 강력한 옹호자 역할을 했다.

 

나는 은퇴에 관해 CEO들과 대화할 때, 다음과 같은 단계별 접근방식을 제안한다.

 

 

1강렬하게 마무리하고, 최고에 있을 때 물러나라.

 

많은 CEO들이 승계일정이 확정되는 순간부터 레임덕을 걱정한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당신은 마지막 날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에 있으며, 따라서 당신의 임기를 화려하게 끝내야 한다. 에코랩의 CEO 더그 베이커Doug Baker의 말대로, “결승선을 지날 때까지 달려야 한다”. 전적으로 회사일에 관여하는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떠나는 CEO는 후계자에게 사업이 주는 일상적 압력을 받지 않고, 그 나름대로 어젠다를 계획할 시간을 제공한다. 메이요클리닉의 CEO 존 노즈워시가 했던 일도 바로 그랬다. 그는 이사회가 후계자를 선정하고 준비시킬 수 있도록 9개월 전에 퇴직을 통보했다. 아울러 메이요의 의료사업을 계속 구축했으며, 훌륭한 재무성적을 유지하면서 2018 12 31일 은퇴했다. 그 기간에 후계자인 잔리코 파루지아Gianrico Farrugia는 어젠다를 개발하고 자신의 경영팀을 구성했다.

 

 

2퇴직 1년 전에 커리어코치나 상담전문가를 만나라.

 

메드트로닉을 떠날 때 나는 세상에서 나의 존재가치를 잃거나, 머무를 곳이 없어지거나, 삶의 의미가 사라질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나는 몇 년 전 만났던 상담전문가를 다시 만나 이런 이슈들에 대해 찬찬히 대화를 나눴다. 그 대화 덕분에 내 공포를 탐색할 수 있었고, 더불어 새로운 내 삶이 어떤 모습을 갖게 될 것이며, 어떤 것이 내 옵션이 될 수 있을지 그려볼 수 있었다. 내가 또 다른 풀타임 직책을 맡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한 깨달음은 삶이 제공하는 많은 다른 것들을 탐색할 수 있는 자유를 제공했다. CEO 자리를 떠나면 내가 어떻게 느낄 것이며 무엇을 하게 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알지 못했지만, 미지의 것들에 대처할 준비를 좀 더 잘할 수 있었다. CEO 직을 떠난 뒤, 나는 스위스의 대학 두 곳에서 초빙교수로 18개월 동안 강의하는 등 다음에 해야 할 일을 파악하는 데 2년을 보냈다.

 

 

3 결혼했다면, 배우자와 이런 전환기에 대해 충분히 대화하라.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보라. 무엇이 우리에게 가장 큰 만족을 줄 것인가? 어디에서 충만함을 찾을 수 있는가? 어디서 살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가? 우리가 탐색할 시간이 없었던 취미들은 무엇인가? ‘다른 나라에서 살기같은, 내가 CEO였기 때문에 실행하기 어려웠던 버킷 리스트가 있는가? 메드트로닉을 떠나기 6개월 전에 아내 페니와 이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상담전문가를 만났고, 우리 커리어에서 서로가 처한 다른 단계들에 대해 대화할 수 있었다.

 

 

4작별인사를 하고 깔끔하게 이별하라.

 

중요한 사람들, 직원, 고객과의 관계를 보전하려면 떠나기 전 몇 달간 그들을 직접 찾아가서 만나라. 임기가 끝나면 임원실 주변에 얼른거리지 말라. 사무실을 새로운 지역으로 옮겨라. 가능하면 본사에서 떨어진 곳으로, 특히 임원실과는 반드시 멀리 떨어진 곳이어야 한다. 전임 CEO는 새로운 CEO가 개인적으로 초대할 때만 회사를 방문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5확실한 약속을 하기 전에 6개월 내지 12개월 동안 옵션을 탐색하라.

 

일에서 벗어난 장기휴가는 리더들을 백지상태로 돌아가도록 만들고, 다음에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메드트로닉을 떠난 뒤 페니와 나는 프로방스에 있는 빌라 한 채를 빌렸다. 가족과 친구들의 방문도 받았다. 옛날부터 해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 못했던 일이었다. 이런 탐색기간 중에는 어떤 확실한 약속도 하지 말라. 처음 다가온 기회가 최선의 옵션이 아닐 수 있는데도, 어떤 리더들은 시간을 채우지 못할까 봐 두려워서 이를 받아들인다. 그들은 직함과 명함을 가지고 동료들에게 자신이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한다는 걸 알리고 싶을 수도 있다. 더 작은 약속을 할 때도 신중하게 하라. 그 약속들은 당신의 일정을 조각 내고, 장기간의 휴가나 더 고귀한 다른 우선순위를 위해 시간을 내지 못하게 방해할 수도 있다. 새롭게 등장하는 기회에 대해아직 아닙니다라고 말하기가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불편을 감수한다면 다음 단계를 현명하게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6결정을 내렸다면 앞으로 나아가라.

 

새로운 역할과 활동을 맡을 준비가 됐을 때는 이런 약속이 영원한 것이 아님을 알고, 시간적인 헌신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취하라. 그런 다음,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우기 위해 완전히 몰입하고, 당신의 여생을 그곳에서 보낼 것처럼 헌신하라.

 

 

모든 옵션 평가하기

 

옵션들을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며, 은퇴하는 많은 CEO들은 그들이 가진 옵션의 장단점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싶어 한다. 가장 흔한 옵션은 다음과 같다.

 

기업 이사회 참여하기. 요즘 이사회들은 현직 CEO가 외부 이사회에 한 곳도 참여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둔다. 하지만 일단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들은 여러 기업들을 위해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은퇴한 CEO들에게 이사를 맡아 달라는 요구가 매우 많다. 듀폰의 CEO를 지낸 엘런 쿨먼Ellen Kullman이 그런 경우다. 쿨먼은 암젠, 카본,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 (내 동료로서) 골드만삭스 이사회에 참여해, 세부사항까지 깊게 파고들면서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역량을 보여준다. 이사회 참여는 회사들이 직면한 중요한 이슈에 계속 관여하면서, 전문성을 가진 새로운 동료를 만들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사회가 많은 시간을 투자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는 데 유의하라. 특히 위기를 겪을 때 그렇다. 이사회 때문에 당신의 다른 활동이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

 

가르치기.내가 학습한 바로는, MBA 학생과 임원들을 가르치는 것은 보람 있고 지적인 면에서 도전적인 일일 수 있다. 학생들에게 뒤처지지 않고 젊은 세대의 동기와 철학을 이해할 만큼 충분히 예리한 면을 유지하도록 강요하기 때문이다. 지적인 자극은 물론이지만 동시에 관료주의적 좌절도 존재하는, 학문이라는 매우 다른 세계에 들어가는 입장권을 갖게 된다. 하지만 가르치는 일을 가볍게 생각하고 시작해서는 안 된다. 잘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은퇴한 CEO들 중에는 이 일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가르치는 일은 나에게 진정한 리더들의 역량 개발을 돕는다는 열정을 이룰 수 있게 해줬다.

 

책 쓰기.애트나의 론 윌리엄스가 쓴 < Learning to Lead >, 캠벨수프의 더그 코넌트가 메트 노가드와 공저한 < Touchpoints >,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가 쓴원칙 >, 박스터의 해리 크래머가 쓴 < Becoming the Best > < From Values to Action > 같은 책은 새롭게 부상하는 리더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책을 쓰는 일이 매우 만족스러울지 모르지만, 당신이 균형감을 갖고 한 회사에서 경험한 것 이상의 내용을 쓸 수 있도록 퇴직 후 적어도 1년은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비영리단체 이끌기.비영리단체 이사회에 참여하는 일은 특히 보람찰 수 있다. 심지어 어떤 임원들은 풀타임 리더 역할을 맡기도 한다. 이를테면 U.S.뱅코프의 CEO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마친 리처드 데이비스는 메이요클리닉과 트윈시티 YMCA의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피닉스에 있는 메이크어위시재단 최고책임자가 됐다. 하지만 주의하라. 비영리단체의 리더십을 맡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보람 있지만, 영리기업의 CEO가 되는 것만큼 부담이 큰 일일 수도 있다.

 

프라이빗에쿼티 회사에 참여하기.프라이빗에쿼티 부문의 급격한 성장은 그들의 투자기업 중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을 위해 참신한 관점을 제공할 수 있는, 강력한 기업운영 경험을 가진 경영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수요를 창출해 왔다. 메디슨 디어본Madison Dearborn의 최고파트너 해리 크래머가 좋은 사례다. 크래머는 자신의 경험에 대해 긍정적이다. 하지만 일부 전직 CEO들은 프라이빗에쿼티에 대한 실망감을 내게 털어놓기도 했다. 이들은 약속받았던 것보다 실제로 주어진 책임이 더 적었고, 회사가 명성을 위해 자신의 이름을 단순히 이용했다고 느꼈다.

 

재단 설립하기.커리어를 쌓으면서 상당한 부를 축적한 많은 CEO들은 중요한 이슈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재단을 설립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IBM CEO였던 샘 팔미사노Sam Palmisano가 뉴욕 록펠러대에 세계기업센터(CGE)를 설립했을 때도 그랬다. IBM에서 팔미사노는 글로벌 통합조직에 대한 이론을 개발했다. CGE를 만들면서,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심화하고 실행에 옮기기 위해 학자들과 협력할 수 있었다. 페니와 나는 메드트로닉의 주식을 활용해 조지 패밀리 재단George Family Foundation을 만들었다. 페니가 회장을 맡고 있는 이 재단은 통합의료, 힐링, 진정한 리더십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는 중요한 일을 하는 비영리단체를 지원하는 것은 매우 보람된 일이지만, 원하는 결과를 실현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배웠다.

 

정부에서 근무하기.많은 전직 CEO들은 선임되거나 선거를 통한 선출직을 맡아 정부에 봉사하고 있다. 하버드경영대학원 동기인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가 그 탁월한 사례다. 블룸버그는 뉴욕시장을 세 번 지냈고, 다양한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해 중요한 발언들을 하고 있다. 상황이 적절하다면 정부에서 일하는 것이 만족스럽고, 좋은 의미를 창출하고, 자신의 경력을 빛내는 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잘못된 상황에서는 깊은 좌절감을 줄 수도 있다. 엑손모빌의 CEO였던 렉스 틸러슨Rex Tillerson이 미 국무장관으로 보낸 14개월을 보라. 그는 종종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 대립을 보이곤 했다.

 

리더들의 멘토 되기.지난 10년간 새로 떠오르는 경영자들은 코칭과 멘토링을 받고 싶어 했고, 전직 CEO가 매우 사려 깊은 코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다. 다음 세대의 리더들을 코칭하는 일은 받은 것을 돌려주는 매우 만족스러운 방법이 될 수 있다. 노바티스의 전 CEO였던 댄 바셀라Dan Vasella CEO들을 코칭하고, 리더들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전 세계를 여행한다. 모건스탠리의 존 맥John Mack은 젊은 기업가들을 코칭하는 일에서 큰 기쁨을 찾았다. 멘토링의 보람은 요구되는 시간투자를 훌쩍 뛰어넘는다.

 

사회 전반에 걸쳐 진정한 리더들이 필요한 시기에, 전직 CEO들이 단순히 은퇴해서 기후가 따뜻한 지역으로 떠나버리거나 세계의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려 하지 않는다면 이는 엄청난 사회적 손실이다. 위에 나열한 가능성들은 그런 경험 있는 리더들이 가족과 친구, 취미, 여행을 위한 시간을 가지면서도 사회에 매우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게 해준다. 내가 아는 많은 전직 CEO 가운데 성공적인 사람들은, 본인들보다 이 세상에 더 오래 남아 있을 무언가를 창조하거나 키우는 방법을 찾았다. 인생 후반기에 대한 이런 생산적인 접근은 자신이 잘 살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동시에,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빌 조지(Bill George)는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이자 < Discover Your True North: Becoming an Authentic Leader >의 저자다. 1991~2001년까지 메드트로닉의 CEO를 지냈으며, 골드만삭스, 노바티스, 타깃, 엑손모빌, 메이요클리닉의 이사회에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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