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8월호 내가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해 배운 것 메리 조 화이트(Mary Jo White)

내가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해 배운 것

메리 조 화이트

전 미국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내가 법조계에서 일하기 시작한 1970년에는 화이트칼라 범죄가 뉴욕연방검찰청 남부지원에 있던 내 작은 사무실 바깥에서만 해도 큰 관심거리가 되지 않았다. 검사들은 살인, 마약조직 두목, 조직폭력단에 훨씬 더 신경을 많이 썼다. 금융범죄는 크게 심각하지도, 흥미롭지도 않다고 여기는 검사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은 다양한 이유로 달라졌다.

 

지난 30년간 우리는 엄청난 건수의 화이트칼라 범죄를 사법처리 했고, 그 경험은 우리에게 억제책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일례로 월스트리트 사람들은 검사들이 내부자 거래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대한 관심을 쏟는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런! 딱 나 같은 사람이 감옥에서 상당한 기간을 보내게 됐군.” 징역형보다 더 강력한 억제책은 없다. 대부분의 화이트칼라 피고인들은 편안한 삶을 살았고 자유를 중요시한다. 이런 범죄를 기소하고 판사들이 화이트칼라 범죄자들을 감옥으로 보내도록 하는 일은 정말로 사람들의 행동을 바꿔 놓는다. 나는 검사로서 화이트칼라 범죄에 우선순위를 뒀고, 사람들이 선을 넘는 행동의 대가를 더 잘 깨닫도록 애써왔다.

 

변호사로서 사건을 수임한 경우도 많았는데, 그 일은 내게 기소된 사람들이 어떤 동기로 화이트칼라 범죄를 저지르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을 제공했다. 검사들은 기소된 범법자들과 거리를 두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들을 변호하게 되면 매우 긴밀한 방식으로 동기를 탐색하게 된다.

 

그들은 왜 그런 짓을 저지를까? 어느 정도는 화이트칼라 범죄가 폭행처럼, 드러나는 행동으로 누군가에게 심각한 해를 가하는 데서 비롯되는 죄책감을 깊이 자극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실상은 그렇지 않지만, 세금 사기 같은 범죄는피해자가 없는듯 인식될 수도 있다. 당연히 동기의 일부는 탐욕이지만, 그 이상의 것이 존재한다. 대중이 과소평가하는 부분은 그들의 에고다.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 많은 사람들이 성공적인 삶을 살았고, 실패를 바라지 않는다. 시장이 매우 자주 그들을 배신했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성공한 사람으로 봐주기를 원한다. 금전적 동기가 있는 경우도 많지만, 유혹이 존재하고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비즈니스에서는 인간의 본성, 지위와 지속적인 성공에 대한 필요성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나는 도덕적 혹은 법적 일탈을 경험한 회사를 조사하는 일을 많이 한다. 단지 벌어진 일을 밝혀 내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이 업무의 표준적 과정에는 미래의 범죄행위를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권고하는 일도 포함된다. 준법감시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조직문화이며 리더가 조직에서 조성하는 분위기다. 일탈이 다시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을 높이는 데는 이런 방법들이 더 효과적이다.

 

스캔들의 후폭풍 속에서,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몰랐다고 주장하는 리더들도 있을 것이다. 때로 그 말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럴 때 당신은 리더들에게, 나쁜 소식이 그에게까지 전달되도록 소통 시스템을 구축했는지, 혹은 그 시스템이 경영진을 보호하도록 설계됐는지 질문해야 한다. 모든 회사에는 내부고발 핫라인이 있다. 그중 일부만이 이사회 감사위원회나 CEO의 사무실과 직접 연결된다. 최고위리더들이 불평과 의혹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는 시스템 속에서 준법감시 문화는 훨씬 더 강력해진다. 반면, 일부 핫라인은 리더들이 그럴 듯하게 발을 뺄 수 있는 여지를 주기 위해 설계된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불만을 보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으며, 보고된 불만이 별로 없었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리더들은 그 이유에 의문을 가져야 한다. 직원들이 보복이 두려워 앞으로 나서기 꺼리는 것은 아닐까?

 

기업이 범죄나 위법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해 단순히 준법감시 프로그램을 늘리는 것이다. 그들은 비용을 추가로 투입하는 만큼 효과가 더 향상된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믿음이다. 특히 뇌물 수수를 표적으로 삼는 해외부패방지법이나 돈세탁에 초점을 둔 은행보안법에 대한 잠재적 위반을 다룰 때는, 가장 큰 위험이 어디에 있는지 철저하고 똑똑하게 분석해야 한다. 본사에서 멀리 떨어진 해외 지사나 조인트벤처 파트너 같은 곳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일이 잦은 글로벌기업의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화이트칼라 범죄 예방의 많은 부분은 사실 조직문화로 요약된다. 당신이 어떤 기업의 새로운 리더라면, 나는 사람들에게 당신에 대해,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대해 알리라고 조언하겠다. 당신이 올바른 일을 하는 데 얼마나 진지한지 조직구성원들에게 알려라. 직원들에게 잘못된 일을 하는 사람을 보면 반드시 신고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조직의 모든 사람을 돕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혀라. 누군가 옆길로 새는 경우 회사 전체를 약화시키는 만큼, 직원들은 그런 일이 벌어지게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이것이 리더가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이자 행동해야 하는 방식이다.

 

윤리적 문화에서 중요한 지표는, 위법행위에 관용을 베풀지 않는 정책이 정말로 존재하는가다. 많은 회사들이 그런 정책을 보유했다고 주장하지만, 뛰어난 성과를 달성한 사람이나 직급이 높은 사람이 규칙을 깼을 때, 사업상의 이유 때문이든 의리 때문이든 리더는 그들을 관대하게 대한다. 그런 행동이 모든 걸 망친다. 당신은 준법감시 프로그램과 감사에만 의존할 수 없다. 선을 넘는 사람은 기꺼이 처벌해야 한다. 윤리적 문화를 구축하려면 무관용 약속을 밀고 나가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은 없다. 말만 번지르르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 말을 실행으로 보여줘야 한다.

 

번역 이희령 에디팅 조영주

 

메리 조 화이트(Mary Jo White)는 로펌 데베보아즈 앤드 플림턴의 수석회장이다. 미국 뉴욕연방검찰청 남부지원 검사와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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