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6월호 와인 업계가 소비자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방식 애슐리 험프리(Ashlee Humphreys)
그레고리 카펜터(Gregory Carpenter)

DISRUPTIVE INNOVATION

와인 업계가 소비자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방식

그레고리 카펜터, 애슐리 험프리   

 

 

 

 

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은 소비자를 이해하기 위해 포커스그룹과 설문조사, 정교한 분석에 수백만 달러를 쓴다. 하지만 사람들이 대부분 자신이 무엇을 바라는지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이런 방법은 시간과 자원을 낭비한다. 여기 더 좋은 방법이 있다. 소비자에게 귀 기울이는 대신 소비자를 교육해 보자.

 

예를 들어 커피와 다이아몬드, 스마트폰이라는 전혀 다른 세 가지 제품을 생각해 보자. 전 세계 수십억 명이 500년 넘게 커피를 즐겼다. 하지만 스타벅스가 1971년 시애틀에서 처음 등장해 280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세계적 대기업으로 성장한 다음, 커피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크게 바뀌었다. 비슷한 경우로 드비어스(DeBeers)는 고급 보석인 다이아몬드를 연애와 결혼에 결부시켜 더 큰 시장을 만들었다. 1932년 다이아몬드 판매액은 사실상 전무했지만 2013 년에는 700억 달러를 넘었다. 보석은 변하지 않았지만 소비자들은 다이아몬드가가치라는 새로운 의미를 지닌다고 배웠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의 경우, 스티브 잡스는 전통적인 접근방식을 반박하며 유명한 말을 남겼다. “어떤 사람들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우리는 고객들이 욕구를 느끼기 전에 무엇을 원할지 먼저 알아내야 한다. 사람들은 우리가 보여주기 전에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기업들이 소비자 교육을 통해 어떻게 성공을 거두는지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미국 와인 업계를 조사했다. 와인 제조법은 7000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의 와인 산업은 2002 300억 달러에서 오늘날 600억 달러 이상으로 급성장해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미국의 와이너리 수는 지난 10년간 50% 증가해 거의 1만 개에 달한다. 어떤 와이너리들은 위대한 와인의 정의를 새롭게 내리고 열정적인 소비자들의 충성도에 힘입어 엄청난 가격을 매긴다.

 

어떻게 이 회사들은 수천 년 동안 기술이 거의 변하지 않은 산업에서 파괴적인 혁신과 연관된 성과를 거뒀을까? 이 문제를 분석하기 위해 우리는 2010년부터 와인 산업에 몰두했다. 주로 미국 생산업체들에 집중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을 주요 시장으로 삼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와인 업체들도 여러 곳 살펴보았다. 작은 부티크 와이너리에서 대규모 다국적기업에 이르기까지 규모도 다양했다. 어떤 농장들은 지난 30년 사이에 세워졌고 다른 와이너리들은 역사가 14 세기로 거슬러 올라가기도 했다. 우리는 와인 메이커와 농장근로자, 마케팅임원, CEO, 비평가, 작가, 수입업자들을 만났다. 또한 가정과 와인가게, 연합 브랜드 행사, , 레스토랑, 와이너리에서 소비자들을 관찰하고 인터뷰했다. 58회의 인터뷰를 거쳐 2300페이지 이상의 기록과 현장 노트, 문서, 사진을 남겼다. 연구 결과 와인 생산자들도 스타벅스와 드비어스, 애플과 마찬가지로 비전과 사회적 영향을 통해 시장을 형성한다고 발견했다. 그들의 방법을 알아보자.

 

 

1단계: 무언가 특별한 것을 상상하라.

 

와인 생산자들은 고객들이 전문지식이 부족하고 일관성이 없으며 무엇을 좋아할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소비자의 의견을 듣고 대응하는 대신 취향을 이끌어가려 한다.

 

프랑스 포므롤 지역의 전설적인 샤토 페트뤼스(Château Petrus) 와인 생산자로 유명한 크리스티앙 무엑스(Christian Moueix)가 좋은 예를 보여준다. 무엑스는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 와인 농장을 구입했다. 나파밸리 와인생산자들은 진하고 싱싱한 맛의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을 생산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와인을 과일폭탄(Fruit bomb)이라고 부르고 제일 인기 좋은 와인은 수백 달러에 팔린다. 하지만 무엑스는 과일폭탄 스타일의 와인을 싫어하기 때문에 캘리포니아의 일반적인 여러 관습들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그 대신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으며 자신이 개발한 프랑스 보르도 방식을 선호했다. 무엑스는나는 내가 좋아하는 와인을 만든다라고 설명했다.

 

표현은 다르지만 비슷한 생각을 거듭해서 들을 수 있었다. 미국의 어느 와인 메이커는 우리에게 자신의 견해를 들려 주었다. “소비자들은 와인을 존중하지도 않고 잘 알지도 못하며 크게 상관하지 않습니다.” 다른 임원은 말했다. “저는 시장의 의견을 듣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은 제가 만든 와인을 보기 전에는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기 때문이죠.”

 

어떤 생산자들은 심지어 이익에 관심이 없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어느 캘리포니아 와이너리 소유주는 당당하게 생각을 밝혔다. “우리 목표는 손익 분기점이 아니다. 우리는 규칙을 깨고 새로운 기록을 쓰면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존재한다.”

 

소비자에게 맞추거나 금전적인 보상을 추구하는 대신, 와인 메이커들은 예술가가 작품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듯 비전을 추구한다. 포도원과 역사라는 조건 외에는 아무데도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펼쳐 나가려 한다.

 

 

2단계: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동원하라.

 

와인 생산자들은 고객의 의견과 이익 추구에는 무관심하지만, 캐런 맥닐Karen MacNeil과 잰시스 로빈슨Jancis Robinson, ‘The Wine Spectator’, ‘Wine & Spirits’, ‘Vinuous Media’,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 ‘The Wine Advocate’와 같은 영향력 있는 언론 및 비평가들의 의견은 존중한다.

 

비평가들은 대개 0점에서 20점 또는 100점까지 점수를 매기고 테이스팅 노트를 발표한다. 어떤 분석에 의하면 로버트 파커 평가에서 1점을 더 받으면 병당 수익이 2.80유로 또는 3달러가 올라간다. 10점이 차이 난다면 대규모 생산자의 경우 수백만 유로가 될 수 있고 100점 만점을 받으면 충분히 가격을 3~4배 올릴 수 있다.

 

일부 생산자들은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와인을 설계한다. 하지만 시장을 만들어내는 생산자들은 더 영리한 방법을 쓴다. 업계를 움직이고 뒤흔드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는 대신 영향력을 주고받는 관계를 쌓으려 노력한다. 전문가들에게 자신들의 역사와 와인기술자,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르쳐 줌으로써 대중에게 전달될 스토리를 어느 정도 조절할 힘이 생긴다. 이런 생산자들은 이야기를 제공해 사람들이 와인에 담긴 정신을 발견하도록 돕는다.

 

우리가 인터뷰한 어느 생산자는 해마다 가을이면 추수를 경험해 보도록 소믈리에와 기자 같은 사람들을 프랑스의 자기 포도농장으로 초대한다. 5, 6명쯤 되는 소규모 그룹이 주인의 우아한 집에서 머무른다. 와인 메이커와 함께 손님들은 포도원을 거닐며 이전 빈티지의 와인을 맛보고 저녁식사를 하며 서로의 경험을 나눈다. 이 행사는 손님들이 브랜드와 유대감을 느껴 나중에 지지자 역할을 하게끔 마련됐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어떤 와인이 뛰어나고 특별한지 합의가 도출되고, 궁극적으로 업계의 승자와 패자가 결정된다. 무엑스가 나파밸리에 세운 도미누스 에스테이트(Dominus Estate)가 딱 들어맞는 사례다. 1988년 도미누스 에스테이트는 첫 번째 빈티지를 내놓았다. 과일폭탄도 아니고 보르도의 무엑스 와인이라 보기도 힘들었다. 그러자 토론이 벌어졌다. 프랑스 와인에 더 가까운가 아니면 캘리포니아 와인인가? 정말 40달러의 가치가 있나? 무엑스는 작사가가 가사의 의미를 설명하듯 비평가와 기자들에게 자신의 비전을 설명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전설적인 와인생산지 욘빌(Yountville)의 토양과 날씨, 햇빛, 자연 환경 즉, 테루아(terroir)를 와인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또한 관개시설에 의존하지 않는 건지농법과 작물솎기, 조기수확을 선호했다. 그러자 도미누스 에스테이트는 나파 지역의 테루아와 보르도 정신이 독특하게 조합된 와인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비평가들은 도미누스 에스테이트를 나파밸리의 새로운 기준이라고 칭하기 시작했으며 높은 점수를 주기 시작했다. 로버트 파커는 2001년 빈티지에 98 점을 매겼다. 3명의 비평가는 2013빈티지를 완벽하다고 평가해 흔치 않은 100점을 줬다.

 

 

3단계: 소비자가 반응하고 공유하게 만들어라.

 

소비자들이 와인 한 병을 사려면 수천 가지의 선택지를 마주한다. 사실 우리가 인터뷰한 많은 쇼핑객들은 이럴 때 스트레스를 많이 느꼈다. 와인을 잘못 골라서 무지하게 보이거나 특별한 저녁식사를 망칠까 우려했다. 와인을 찾기 위해 결국 소비자들은 와이너리들이 그동안 애써 공들인 전문가들에게 기대게 된다.

 

와인 점수가 객관적인지 의문이 남지만, 비평가들은 여전히 소매상과 호텔과 레스토랑 구매 담당자, 소비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소매상이 캘리포니아 샤르도네 와인 두 종류를 나란히 쌓아 놓고 병 밑에 Wine Advocate 점수와 테이스팅 노트를 게시했다. 92점을 받은 와인이 84점을 받은 와인보다 열 배가 더 팔렸다. 같은 와인들을 놓고 테이스팅 노트만 붙였을 때 매출은 대략 비슷했다. 또 다른 예로 무엑스 도미누스 에스테이트는 2013년 빈티지부터 전량 매진을 기록했으며, 현재 소매점에 진열된 와인은 병당 300달러가 넘는다.

 

연쇄반응은 분명히 존재한다. 생산자는 비평가에게 비전을 설명한다. 소매상은 와인 비평가와 다른 전문가들이 칭찬한 와인을 갖다 놓고, 소믈리에들은 최근에 새로 발견한 와인을 와인 리스트에 추가한다. 이들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와인을 소비자와 나누고, 소비자들은 와인을 사서 친구와 가족들과 즐긴다. 가장 열렬한 와인 애호가들은 유명 와이너리를 방문하고 와인클럽에 가입해 많이 배우고 자신이 배운 내용을 다른 사람들과 나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두 교육의 연속이다.

 

비범한 와인을 만드는 생산자들은 카테고리를 정의하고 기준을 만든다. 말 그대로 다른 훌륭한 선택이 수천 가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팬이 되고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한다. 이런 경우 소비자의 의견을 거부하고 이익 추구를 무시하더라도 회사는 반드시 재무적 성공을 거둘 수 있다.

 

 

학습에서 교육에 이르기까지

 

제품은 점점 복잡해지고 소비자는 시간이 모자란다고 느낀다. 고유한 비전을 바탕으로 기업들은 진정한 소통을 통해 전문가 지지그룹을 육성하며 전문가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비자가 반응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면 모든 업계의 기업들이 더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고객에 대응함으로써 경쟁력으로 찾는 회사는 혼란에 취약하다. 사회적 영향과 교육을 통해 시장을 형성하는 회사들은 오래 지속할 수 있다.

 

 

 

 

번역 박정엽 에디팅 김성모

 

 

그레고리 카펜터(Gregory Carpenter)는 노스웨스턴대의 캘로그경영대학원 마케팅 전략 담당 교수다. < Resurgence: The Four Stages of Market-Focused Reinvention >을 공동으로 저술했다. 앞서가는 사상가들과 마케팅의 미래를 논의하는 노스웨스턴대의 연간 마케팅 리더십 서밋을 공동 주최하고 있다.

 

애슐리 험프리(Ashlee Humphreys)는 노스웨스턴대에서 통합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는 부교수이자 캘로그경영대학원의 마케팅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 Social Media: Enduring Principles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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