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월호 회사의 고객을 과소평가하고 있는가? 롭 마키(Rob Mar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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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티 이코노미

 

 

회사의 고객을 과소평가하고 있는가?

지금은 고객가치를 측정하고 관리하기 시작할 때다.

 

 

 

 

문제점

경영자들은 고객기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경영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수익에 대한 압박 때문에 고객에게 해를 끼치는 비용절감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너무 자주 일어난다.

 

새로운 접근법

스마트한 기업은 수익성 있는 고객의 수를 늘리고, 유지율을 높이고, 구매를 최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마케팅 관련 지표, 모델, IT기술들을 활용한다.

 

새로운 기준

고객가치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리더들은 다른 핵심 자산을 철저히 모니터링하는 것처럼 고객가치의 변화도 철저하게 추적해야 한다. 그리고 투자자들이 충분한 정보에 기반해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투자자들에게도 이런 내용을 보고해야 한다.

 

 

 

 

피터 드러커는 고객을 만들고 지키는 게 비즈니스의 진정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경영자들은 대부분 이 말을 이해한다. 하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익에 대한 끊임없는 압력 때문에 그들은 종종 궁지에 몰린 느낌을 받는다. 제품의 품질을 희생하고, 서비스를 줄이고, 엄청난 수수료를 부과하고, 그렇지 않으면 고객을 속여서 단기이익을 내야 할 것처럼 느낀다. 이런 단기주의는 고객이 회사를 위해 만들어내는 가치를 떨어뜨리면서 그들의 충성심을 갉아먹는다.

 

이런 식이 돼서는 안 된다. 고객의 충성심을 얻는 일이 주주와 경영진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건 확실하다. 나는 고객충성도 부문의 선두주자들, 2년 이상 순추천고객지수1나 고객만족도 순위에서 업계 최고 지위를 차지한 기업들을 연구했다. 그후 10년간 그 기업들의 매출은 동종 기업보다 약 2.5배 빨리 성장했고, 주주들은 2~5배 더 많은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기업과 투자자들은 주로 다음 세 가지 이유로 고객관계보다 분기이익에 계속해서 우선순위를 부여한다. 첫째, 공개기업의 재무정보 공개규칙과 기업회계기준에 고객가치와 관련된 요구사항이 거의 혹은 전혀 없다. 둘째, 대부분의 기업이 고객가치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역량이 부족하다. 셋째, 기업의 전통적 조직구조가 각 부서별 우선순위를 고객의 니즈보다 앞에 두도록 만든다.

 

이 문제의 뿌리는 현대 재무회계의 탄생 시점인 189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은 시카고대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기업의 존재 이유는 주주가치 극대화라고 주장하면서 주주 우선주의 시대를 연 1970년대였다. 그때부터 기업들은 그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더 완벽하고 더 복잡한 시스템과 업무방식을 만들려고 노력해 왔다. 토론토대 로트먼경영대학원 학장이던 로저 마틴이 이 개념을 뒤집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이었다. 마틴은 고객을 최우선에 두는 기업들이 오히려 주주가치를 더 많이 창출한다고 주장하면서, () ‘고객자본주의 시대를 주창했다. 그는 프리드먼의 기본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았지만, 현실에서 잘못 적용됐다고 지적했다. 주주가치의 맹목적인 추구가 주로 수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마틴의 비전을 실행에 옮긴 기업은 드물었다. 리더들이 그의 전제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고객을 우선시하다 단기수익이 악화되고 투자자들이 반발할 수 있다고 걱정하는 게 합리적이었다. 게다가 고객 우선주의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기술, 운영능력, 성과측정 시스템이 아예 없거나 설령 있다고 해도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10년 전에 그런 전략을 추구하는 건 대체로 위험한 일이었다. 시기적으로 적합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가능하다. 새로운 회계 기법과 기술이 등장하고, 기업들이 업무를 조직하는 방식에도 근본적인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아마도 가장 중요한 일이겠지만, 최소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업가치의 궁극적인 원천이 고객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CEO들도 이런 생각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2019 8, 미국의 여러 대기업을 대표하는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멤버들은 기업의 목적에 대한 선언을 발표했다. 공동선언문에서 그들은 다른 목적 중에서도고객에 대한 가치 제공주주를 위한 가치 창출과 동등한 위상을 부여했다.

 

다양한 산업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수백 개 기업과 30년 넘게 일하면서, 나는 고객충성도 부문의 선두기업들이 탁월한 성과를 내기 위해 의존하는 네 가지 커다란 전략을 확인했다. 그들은 고객가치를 측정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가능케 해줄 기술에 투자한다. 고객충성도를 구축하기 위해 디자인 사고를 활용하고, 고객 니즈를 중심으로 사업을 조직한다. 또 이런 전환과정에 조직과 이해당사자들, 즉 직원, 이사회 멤버, 투자자들을 참여시킨다. 각각의 전략을 검토하기 전에, 먼저 고객가치에 대해 좀 더 면밀히 살펴보자.

 

 

고객을 위한 회계

 

‘고객가치’는 여러 가지로 정의된다. 나는 이 용어를 한 기업의 고객 기반이 일생 동안 그 기업에 가져다 주는 가치의 합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기업은 고객을 더 많이 확보하고, 기존 고객과 더 많은 거래를 하고, 고객을 더 오래 유지하고, 진보된 디지털 기술 등을 통해 그들의 경험을 더 단순하게 (그리고 종종 더 저렴하게 제공하도록) 만들어서 고객가치를 키울 수 있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코스트코의 짐 시네갈, 뱅가드의 잭 브래넌처럼 고객에 집중한 선구적 리더들은 단기이익이나 분기수익을 추구하기보다 고객가치를 자산으로 보고 이를 올리는 데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오래전부터 이해했고, 그 과정에서 지속적인 고객충성도 분야의 리더가 될 수 있었다. 특히 충성도 중심의 기업 중에는 창업자가 이끌거나, 고객이 소유하거나, 주식시장에 공개되지 않은 기업이라서 주주의 압력을 견디거나 혹은 완전히 피할 수 있었던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기업이 고객가치를 파괴할 수 있는 방식은 다양하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는 종종 매출을 부풀리려고 기업고객에 각종 수수료를 청구해, 소프트웨어를 보유하는 총비용이 최초 입찰가의 세 배까지 올라가도록 하기도 한다. 콜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은 인건비를 절감하려고

고객 전화응대 시간을 최소화하는 상담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레스토랑 체인은 운영비를 낮추려고 신선식품을 냉동식품으로 대체하고 미리 요리된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 그 결과로 얻은 수익이 손익계산서에서 좋게 보일 수 있다. 그런 잔꾀로 심지어 단기이익이 성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잠재고객을 불안하게 만들고, 고객의 이탈을 독려하고, 고객을 중심에 두는 경쟁기업에 영역을 침범당해 회사를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고객가치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리더들은 건물, 기계, 재고자산, 시장성 유가증권 같은 다른 핵심 자산만큼 고객가치도 치밀하게 추적해야 한다. 또한 투자자들이 그 회사의 성과와 동종기업을 비교하는 방법에 있어서 정보에 기반을 두고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분기별, 연도별 수익을 발표할 때 일관된 포맷으로 고객가치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고객가치를 측정하기가 너무 어렵거나 돈이 많이 든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다. 그들은 물리적 자산과 금융 자산을 강조하는 시대착오적 회계에 계속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손익계산서나 대차대조표는 둘 중 어느 것도 회사가 보유한 고객가치를 가시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고객가치의 중요성에 눈을 뜨고 있다. 고성장 단계의 스타트업 기업들은 상장을 준비하면서 수익성을 포기하고 고객을 유치하는 데 집중하며, 이런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다. 베인의 우리 팀은 2018년 상장을 준비 중이던 309개 기업을 대상으로 그들의 증권거래위원회 등록서류인 S-1을 검토했다. 이들 중 약 4분의 1이 실제고객 수, 신규고객 증가 수, 고객당 구매금액, 신규고객 코호트2당 매출 같은 일반회계기준에 해당되지 않는 평가기준을 포함시켰다.

 

코스트코, AMC엔터테인먼트홀딩스, 후마나, 아메리칸익스프레스 같은 일부 상장기업에서도 다양한 유형의 고객가치 평가기준을 보고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버라이즌, AT&T, T모바일을 포함한 대부분의 통신회사 역시 그렇게 하고 있다. 에너지기업인 이온은 감사보고서상 재무제표에 연도별 고객수를 보고한다. 그들은 2018년 연간보고서에 다른 지역의 고객수는 변함이 없었지만 영국에서는 20만 명이 줄었고, 독일에서는 10만 명이 늘었음을 보고했다. 이온은고객이 중심인 회사로서, 신규고객을 확보하고 기존고객을 유지하는 능력이 우리의 성공에 핵심이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이온은 2013년부터 충성도 지표를 추적하기 시작했고, 그 성과를 다른 경쟁기업들과 비교해 공개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거인 알리안츠는 이런 작업을 심지어 더 오랫동안 해오고 있다.

 

이는 좋은 시작이지만,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고객가치에 대한 보고 기준이나 규제가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여전히 불완전한 그림을 보고 있다. 고객가치 정보를 제공하는 몇 안되는 기업들은 무엇을 공개할지 스스로 결정한다. 게다가 기업들은 고객 관련 지표를 서로 다르게 계산하거나, 자신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약간 가공하거나, 지표상 수치가 그들이 원했던 내러티브와 맞지 않을 때는 아예 밝히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재무회계기준을 결정하는 기관들이 규칙을 만들어서 기업이 고객가치와 관련해 신뢰할 수 있고 감사가 가능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그럴 때까지, 우리는 진정한 고객자본주의 시대에 진입하지 못할 것이다. 회계 부문에서는 이 문제가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었다. 재무회계기준위원회나 국제회계기준위원회, 그 외 다른 기관들은 수년간 고객가치를 포함해 무형자산에 대한 보고 기준을 개선하려고 시도해 왔다. 이런 노력들은 가치평가 방법론, 산업 관행의 차이, 법무에 들어가는 비용 등과 연관된 어려움과 지속적으로 충돌했다.

 

나는 이런 정보공개와 관련해서 기업들에는 회계적으로 단순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게 해주고, 가치평가의 부담은 투자자가 지게 하는 쉬운 접근방식을 제안하고자 한다.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사항

 

명료한 기준과 규칙이 만들어질 때까지, 먼저 기업들은 고객가치 측면에서의 성과에 대해 일관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재무실적을 공개할 때 함께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만 투자자들이 그런 투자에 체계적으로 보상해줄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감사가 가능한 다음 세 가지 새로운 지표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 보고 대상기간 동안 확보한 전체 신규고객의 수와 해당기간 종료시점에 남아 있는 순 신규고객의 수

• 기존의 액티브(혹은 오랜 단골)고객의 수(기존고객은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고객이었던 사람들이고, 액티브고객은 지난 1년간 구매를 했던 사람들이다.)

• 신규고객 및 기존고객의 1인당 매출액

 

이런 지표만 활용해도 투자자들은 기업의 고객 자산가치 변화를 쉽게 추정할 수 있다.(‘고객가치에 대한 한 투자자의 관점참고)

 

 

이 데이터를 모으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거의 모든 기업이 이미 이런 지표를 추적하고 있다. (소매금융, 케이블TV 서비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제공기업 같은) 구독기반 사업인지, (식료품업체나 부품 공급업체 같은) 비구독기반 사업인지에 따라 고객가치 계산방식은 약간 달라지겠지만 기본원칙은 동일하다. 구독을 하는 고객들이 그 안에서 단건 구매도 할 수 있는 복합적 구독기반 사업에는 필요한 지표가 하나 더 있다. 해당기간 동안 신규고객과 기존고객이 낸 주문 수량이다.

 

투자자들이 좀 더 정밀한 가치평가 방식을 개발하도록 돕기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세부 시장별로 고객을 확보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을 공개할 수 있다. 코호트별로 고객 수와 매출의 세부명세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머지 80% 고객과 비교해 최상위 20% 고객의 구매물량과 유지율을 공개하는 것도 투자자가 기업의 고객기반 가치를 평가하는 데 현저한 도움을 줄 것이다. 이런 정보가 기업의 고유재산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기업들이 많지만, 기업 가치평가에 매우 중요한 정보인 만큼 나는 투자자들이 이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고객 코호트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55페이지고객 분석으로 회사의 가치 측정하는 법참고)

 

고객충성도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순추천고객지수나 고객만족도점수 같은 계량적 평가척도도 투자자들에게 유용할 수 있다. 기업들은 방법론을 공개하고 있는 제3의 독립된 기관에서 이런 평가기준을 확보하고, 일관된 형식으로 이를 제시해야 한다. 거기까지 할 수 없다면, 그들의 평가기준이 정확하며 다른 기업이 보고한 평가기준과 신뢰할 만한 수준에서 비교할 수 있다는, 객관적 감사가 가능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고객가치를 위한 경영기법

 

기업의 정보공개는 고객가치를 핵심으로 끌어올리는 데 필수적이다. 그런데 그보다 앞서, 공개의 대상이 되는 결과를 잘 내는 게 중요하다. 이제는 고객가치의 일관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기업들이 사용하는 네 가지 전략에 관심을 돌려보자.

 

1 견고한 고객가치 관리 프로세스와 도구를 개발하라.미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직원들을 참여시키고 필요한 투자에 대해 투자자들을 설득하려면, 경영진은 먼저 얻을 수 있는 보상의 크기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 바로 고객기반이 현재 보유한 생애가치 전체와 고객충성도를 높여서 얻을 수 있는 잠재적 재무가치다. 새로운 회계기법들과 기술 덕분에 관리자들은 고객가치에 대한 모델을 만들 수 있고 자신들의 업무가 고객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정기적으로 보고할 수 있게 됐다.(그런 도구를 제공하는 건 늘 그렇듯 재무부서의 책임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신규고객의 충성도와 수익성을 개선하려면 관리자는 각 신규고객 코호트의 성과를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각 코호트에서 신규고객을 확보하는 데 든 비용은 얼마인가? 각 코호트에서 여전히 활동 중인 고객의 비율은 얼마인가? 그들은 얼마나 자주 구매하는가? 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인가? 고객당 매출액은 얼마인가? 관리자들은 서로 다른 코호트의 성과를 비교해 생애가치의 개선이나 하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할 수 있다.

 

아울러 관리자들은 애널리틱스와 보고서를 활용해 제품, 가격책정, 고객정책, 프로세스, 판촉활동, 서비스에 대한 실험과 변화가 시간이 지나면서 각 코호트의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적할 수도 있다.

 

시계열 분석기법을 활용해, 예를 들면 개인화된 서비스와 같은 특정 이니셔티브에 노출된 고객들을 모니터링해서 그 경험이 해당 고객의 생애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볼 수도 있다. 거절당한 전화통화나 디지털 셀프서비스 경험의 최초성공률 같은 운영상의 평가척도는 고객 피드백 점수 및 평가 같은 질적 데이터와 결합하면 전체적인 그림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물론 여기서는 내용의 일부만 다루고 있다. 어쨌든 관리자들이 고객충성도를 위한 경쟁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견고한 애널리틱스와 보고기법에 이런 유형들이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2 로열티를 얻기 위한 IT기술과 디자인싱킹 기법을 결합하라.우리가 고객의 충성심을 얻는 경우는, 때로는 표현되지 않는 그들의 근본적인 니즈를 예측하고 충족시킬 때다. 이렇게 하려면 두 가지 역량의 조합이 중요하다. 바로 디자인싱킹 기법과 첨단기술의 신중한 적용이다.

 

디자인싱킹은 고객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직접 관찰을 통해 배우는 것이다. 관리자, 일선 영업직원, 심지어 C-레벨 임원들도 이런 탐색과 디자인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디자인싱킹 기법과 고객피드백을 잘 융합하면, 제품담당 그룹이 고도로 개인화된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고객충성도 중심의 영업과 마케팅 업무에도 영향을 준다.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고객 앞에, 적절한 상품을, 적절한 방식으로 제시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낼 때도 목표를 맞춤형으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목표는 단순히 고객의 구매 유도만은 아니다.

고객의 삶을 매우 효과적으로 개선해서 기업이 고객으로부터 신뢰와 지속적인 영업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데이터, 애널리틱스, AI 역량은 인간 중심 디자인의 핵심이다. 보험회사에서 서비스 대화의 질을 높이기 위해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메리라는 고객이 보험금 청구와 관련해 질문하려고 전화를 걸었다. 실제로 상담원과 대화를 하기도 전에 AI로 강화된 라우팅 시스템은 고객신상 데이터, 휴대전화와 인터넷상에서 최근에 나눈 대화, 최근 구매기록을 근거로 메리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일지 예측한다. 시스템은 이 내용을 활용해 메리의 전화를 지금 통화가 가능한 상담원 아무나에게 연결해주는 게 아니라, 대화 스타일과 기술능력에서 메리가 당면한 문제에 가장 적합한 상담원에게 연결한다. 일단 전화가 연결되면, AI를 활용한 코칭시스템이 대화 중 드러난 메리의 목소리 톤과 말하는 속도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상담원에게 메리의 경험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한다. 비용절감의 기본 전략으로 고객이 인간 상담원과 접촉하는 것 자체를 막으려는 회사들이 많지만, 이런 시스템은 접촉을 막는 게 아니라 적절한 상담원에게 전화를 빠르게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런 똑똑한 개인화 사례는 늘어나고 다양성에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고의 사례들이 가진 공통점은 고객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IT기술을 사용하는 데 초점을 둔다는 점이며, 이를 통해 회사의 서비스 제공비용이 절감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같은 기업들은 미래에 등장할 일들을 우리가 경험하게 해줬다. 오늘날 물어야 할 질문은 데이터와 IT기술에 투자를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이미 이뤄진 투자를 가장 잘 활용할 것인가이다. 대기업은 태생적으로 디지털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이 겪지 않는,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복잡한 IT시스템과 데이터에서 비롯된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중대한 이점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수십 년간 축적한 방대한 고객 데이터베이스가 있다. 또 혁신을 앞당길 수 있는 수많은 고객실험을 동시에 실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 데이터베이스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3고객 니즈를 중심으로 조직을 구성하라.기업이 현장직원에게 의사결정을 위임하고, 기능부서간 마찰을 줄이고, 고객 관련 조직에 초점을 맞추는 새로운 운영모델을 포용하지 않는다면, 풍부한 고객가치 데이터와 디자인싱킹 기법을 써봐야 사일로 안에 갇히게 될 것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대기업들은 기능, 제품 전문성, 책임을 중심으로 구축된 운영모델을 채택해 왔다. 일반적으로 재무, 법무, 마케팅, 영업, 관리, 준법감시, 그 외 다른 기능부서와 제품팀들이 자원 배분, 목표 설정, 의사결정 과정을 장악하며 기업 지표의 주요 부분을 담당했다. 이런 구조는 모두 경쟁적 성과를 내는 데 최적화되도록 책임, 전문성, 효율성을 부서별로 분산시켰다. 하지만 이 모델은 사일로를 만들어냈고, 각각의 사일로는 자신의 성과를 최적화하려고 노력했다. 기능적 목표들이 어느 정도 같은 선상에 있을 때에도 그룹 내에 존재하는 편견, 즉 자기 그룹을 옹호하면서 다른 그룹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경향이 발생하고, 이는 서로 다른 사일로 간에, 심지어 한 사일로 안에 있지만 다른 사일로 출신인 사람들 사이에서 갈등을 야기했다.

 

한 물류 대기업에서 이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됐는지 살펴보자. 이 회사는 많은 비용을 발생시키고 고객들이 가장 큰 불만을 느끼는 배송 중 물품손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부서를 참여시킨 이니셔티브를 시행했다. 하지만 부서 간 불협화음과 비협조로 어려움을 겪은 후 결국 실패했다. 문제는 단순한 것처럼 보였다. 회사 트럭에서 크고 무거운 배송물품이 작은 배송물품과 부딪쳐 손상이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목표 달성 혹은 목표 초과를 위해 노력하는 영업부서 사람들은 대형 물품의 주문을 거절하거나 추가요금을 청구하기를 거부했다. 반면 비용절약이라는 목표에 신경을 쓰는 배송부서는 대형 물품을 위한 별도의 취급절차를 구축하는 데 반대했다. 고객서비스 부서는 통화에 드는 시간비용을 최소화하려고 고객이 상담원과 연결해 불만을 접수하는 과정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리스크 관리자는 대부분의 소비자 컴플레인 건을 거절하고, 승인된 건에 대해서는 지급금액을 낮춰서 지출을 줄이는 데 최선을 다했다. 각 부서에서는 각자의 지표를 공격적으로 관리했다. 결과는 인상적이었다. 배송비용은 증가하지 않았고, 매출은 성장했으며, 콜센터비용은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손상에 대한 지급액은 줄어들었다. 각 기능부서에서는 자신들의 승리를 축하했다. 패배한 쪽은 고객밖에 없어 보였다.

 

 

그룹 내 편견에 대항해 싸우거나 이를 무시하는 대신, 일부 기업은 특정한 고객 니즈를 중심으로 다기능팀들을 한 방향으로 정렬시킴으로써 고객에게 혜택이 되도록 활용하고 있다. 다기능팀에 속한 멤버들은 비록 서로 다른 기능부서에서 왔지만,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결과에 책임을 지면서 팀에 헌신한다. 와비파커, 스티치픽스 같은 많은 디지털 네이티브 회사들은상품중심의 팀으로 조직되는데, 여기서 상품이란 고객경험을 의미한다. 고객이 시험착용해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안경테를 보내주는 와비파커, 개인별 취향에 맞게 선택된 옷들을 시험착용용으로 배송해주는 스치티픽스의 프로그램 등이 여기 포함된다. 구매는 의무가 아니며, 손쉬운 반품이 보장된다. 이 상품팀들은 IT, 마케팅팀, 주문처리팀, 재무팀 등 그런 총합적인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각 분야에서 온 대표들로 구성된다. 그리고 각 팀은 미리 정의된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집중한다. 팀 구성원들은 출신 기능부서에 상관없이 고객의 니즈 해결을 주된 목표로 삼고, 개인별 성과는 그 팀의 성과에 기여한 정도로 측정하고 보상한다.

 

이제 전통적 기업들도 이들을 따라하고 있다. 보험회사이자 은행인 USAA를 생각해보자. 이 회사는 역사적으로 각각의 제품 그룹에서 회사의 다양한 상품을 할당해 관리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어떤 고객이 자동차를 산다면 한 그룹은 자금 조달을 돕고, 다른 그룹은 보험업무를 지원하는 식이다. 이런 방식으로도 일이 돌아가긴 했지만, USAA 경영진은 이들이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현재 USAA는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의 선도적인 사례를 따라 고객 중심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고객의 포괄적인 니즈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제품라인과 기능부서 출신직원들을 한 팀에서 일하게 한다. 그 덕분에 차를 사려는 고객들은 최고의 모델을 고르고, 구매하고, 자금을 조달하고, 보험에 가입하는 데까지 매끄럽게 연결된 경험을 하게 된다. USAA에서 고객 니즈에 기반한 목표는 제품이나 운영상의 목표와 마찬가지로 중요하게 취급된다. 성공 여부는 고객만족도, 충성도, 제품매출 같은 핵심 성과에 따라 다방면에 걸쳐 측정된다.

 

고객 중심으로 팀이 구성되면, 사일로에 갇혀 있을 때 종종 서로 갈등과 혼란을 야기했던 직원들 제각각의 기능적 전문성과 제품 전문성이 팀의 혁신과 경쟁력을 키우는 강력한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거대한 데이터와 분석역량이 뒷받침될 때 그렇다.

 

고객 니즈를 중심으로 회사를 새롭게 조직하려면 조직과 의사결정 경로를 재설계해야 한다. 애자일 업무방식은 팀 업무 프로세스의 속도를 극적으로 높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들이 붙잡고 있던 것들을 내려놓고, 상명하달식이었던 의사결정을 고객과 가장 가까운 일선 영업직원들이 직접 하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일은 실험하고, 고생하고, 때로는 실패하고, 통제권을 일부 포기하는 데 달려있기 때문에 전통적 리더들을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전환은 불가피하다. 현재의 혁신속도로 볼 때, 나는 20년 이내에 전통적 기능부서 모델보다 고객 니즈를 중심으로 조직을 구성하는 기업이 더 많아질 거라고 본다.

 

4고객충성도를 높이는 리더십을 보여라. 중요한 조직 변화가 있을 때 경영진은 고무적인 비전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경로를 보여주고, 앞으로의 일에 모든 직원을 참여시키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리더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모두를 동참시키는 것이다. 고객가치를 위한 명분을 구축하기는 쉬울 것이다. 기업이 충성도에 초점을 맞추면 고객의 삶이 훨씬 편해지다 보니 고객이 계속 돌아올뿐더러 친구들까지 데려오게 한다. 직원들은 직원들 나름대로 고객의 삶을 개선하는 데서 오는 보람으로 즐거움을 느낀다. 아울러 순추천고객지수나 만족도 측면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거둔 우수한 성과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기업의 매출성장과 주주수익은 다른 기업을 훨씬 앞선다. 고객가치를 추구하지 않는 기업은 추구하는 기업에 의해 사업에서 밀려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충성도 리더십은 끈질긴 관심을 요구한다. 고객에 대해 집중하려면 조직의 하부에 의사결정을 위임해야 하긴 하지만, 경영진의 주의가 산만하거나 진실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호주의 통신기업 텔스트라의 사례를 보라. CEO인 데이비드 토디는 성장을 이루고 유지하려면 훨씬 더 좋은 고객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회사와 임직원들에게 제시할 명확한 비전을 수립했다. 텔스트라가 순추천고객지수로 대표되는 고객선호도 분야에서 업계 1위가 되겠다는 비전이었다. 토디는 고객이 최우선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모든 사업부와의 평가회의를 고객선호도 관련 진전사항을 논의하는 일로 시작해서 자신의 결심을 입증했다. 토디는 주기적으로 고객들과 통화를 했다. 경영진에게도 정기회의에 시간을 쓰지 말고 훌륭한 고객경험 제공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 시간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때로는 단기 사업성과를 희생하더라도 고객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정책과 가격을 바꿔야 한다면 이를 지지했다.

 

텔스트라 투자자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토디는 이 일을 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토디는 취임 첫날부터 고객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회사가 얼마나 노력하는지에 대해 투자자들을 교육하는 데 힘썼고, 투자자들은 그를 지지했다. 토디가 텔스트라를 이끈 6년 동안 회사는 모든 주요 제품, 고객 세분화, 서비스 과정, 고객과의 접점에서 고객충성도를 개선했다. 수익성이 높은 모바일사업에서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했으며, 주가는 70%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토디가 떠나자 고객은 텔스트라의 전략 안에서 중요성을 잃었다. 시장 경쟁의 압력 때문에 텔스트라는 고객의 신뢰를 얻었던 이니셔티브에 계속해서 더 많은 투자를 하기보다 비용절감에 중점을 뒀다. 2015년 토디가 퇴임한 후, 업계에서 텔스트라의 고객충성도 순위는 중간 정도까지 미끄러졌다.

 

텔스트라의 경험이 보여주듯이 충성도 리더십은 의사결정 기준을 바꾸고, 정책 변화를 지지하고, 고객충성도 분야의 성취를 축하하는 등 조직 전체에 걸쳐 직원들의 행동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도록 요구한다. 이는 고객에게는 그들에게 헌신할 거라는 신호를 보내고, 직원에게는 충성도 전략이 공허한 약속이 아니라는 확신을 준다.

 

아울러 충성도 리더십은 조직의 상부(즉 주주들)와 조직 외부도 관리해야 한다. 최상위 관리자들은 충성도 기반 전략과 그 진척도를 평가하는 방법을 교육함으로써, 이사회 멤버와 투자자들의 지지를 확보하고 관리해야 한다. 이는 고객가치로 방향을 전환한 초기 단계에서 특히 중요하다. 경영진이 (IT기술에 대한 투자처럼) 단기이익을 부진하게 만들 의사결정을 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영자는 투자자와 이사회 멤버를 대상으로 이런 결정이 결국은 고객 확보, 유지율 향상, 매출 증가, 서비스비용 절감, 혹은 고객가치 개선의 다른 척도의 형태로 더 큰 보상을 가져올 것임을 보여줘야 한다.

 

기업의 단기성과 우선주의를 주주들의 압력과 분기별 재무회계에 대한 편향 탓으로 돌리기는 쉽다. 하지만 회사가 창출하는 고객가치를 경영자가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교육하지 못하거나, 장기적 고객충성도에 투자하는 대신 빠른 수익에만 기댄다면 책임을 모면할 수 없다. 창업자가 이끄는 몇몇 상징적인 기업들은 그 길을 수십 년 동안 닦아왔다. 얼마 안 되는 독립적인 상장기업들도 그렇게 해왔다. 그리고 이들은 특히 높은 성장, 수익성, 주주 수익을 달성하고 있다.

 

이처럼 이미 검증된 수익성 있는 성장의 원천을 무시하는 것은 어떤 리더에게나 무책임한 일일 것이다. 이사회와 주주는 기업에 고객가치를 높일 것을 요구하고, 필요한 투자를 뒷받침하고, 그런 투자에 대한 수익을 가시화하는 새로운 회계기준을 따르도록 촉구해야 한다. 그 혜택은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고객은 자신의 삶을 더 쉽고, 풍요롭고, 훨씬 즐겁게 해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할 것이다. 직원들은 고객의 삶을 개선함으로써 본인들도 혜택을 누릴 것이다. 경영진과 투자자들은 수익과 주주가치가 증가하는 걸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사회는 혁신과 투자에서 비롯된 경제적 성장을 즐기게 될 것이다.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공개가 이뤄지면, 투자자와 경영진은 단기성과주의를 무너뜨리고 보다 지속가능한 가치를 위해 사업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롭 마키(Rob Markey)는 베인앤드컴퍼니의 파트너이자 디렉터로, 회사의 글로벌 고객전략 마케팅 사업부를 창설했다. <The Ultimate Question 2.0>의 공저자이며, 순추천고객시스템을 다루는 캐스트의 진행자이기도 하다. 현재 뉴욕에서 일하고 있다.

 

 

1.베인앤드컴퍼니에서 개발했으며, 고객 대상 설문조사에서 제품의 추천 여부에 대해 0~10점까지 점수를 매기도록 한다. 적극적 추천 고객수에서 비추천 고객수를 뺀 수를 전체 응답자로 나눠 백분율화해 산출한다.

2.특정한 경험(특히 연령)을 공유하며 내부적 동질성을 갖는 사람들의 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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