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월호 “시간이 지나면 시장이 이 정보를 요구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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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 시장이 이 정보를 요구하게 될 겁니다

뱅가드 명예회장 잭 브래넌과의 대화

 

 

 

 

저비용 인덱스펀드로 잘 알려진 뮤추얼펀드 회사 뱅가드는 가장 충성스러운 고객을 보유한 기업 명단에 종종 이름을 올린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1996~2008년까지 CEO를 맡았던 잭 브래넌은, 계속 머물면서 입소문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만들어내는 충성스러운 고객을 확보하는선순환구조를 강조해 왔다. 현재 뱅가드의 명예회장인 브래넌은 기업의 정보공개 이슈와 관련해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중이며 다양한 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다. 브래넌은 기업들이 왜 그들의 고객에 대해 투자자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해야 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그렇게 하라는 요구를 받게 될 것인지에 대해 HBR과 대화를 나눴다. 인터뷰 내용을 발췌 편집해 싣는다.

 

 

HBR:어떻게 고객가치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브래넌:우리 사업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건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고 참여시키는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데 끌리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따라서 우리는 여러 해 동안 베인앤드컴퍼니가 수행한 충성도 연구를 매우 면밀하게 참고해 왔습니다. 제가 뱅가드의 회장이 되고 나서 몇 년 사이에 고객충성도를 관리하는 일은 직관적인 아이디어 차원에서 개념상의 목표가 됐고, 또 운영상의 관행으로 변모했습니다. 기업의 가치를 더 잘 이해하고 관리하기 위해 충성도 지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롭 마키의 최근 연구는 이 아이디어가 다음 단계로 진화한 것입니다.

 

 

이 새로운 테크닉이 사용되는 경우를 어디서 보셨나요?

 

가장 공격적으로 사용하는 곳은 프라이빗에쿼티(PE)1분야입니다. PE회사들은 기업을 매입하기 위한 실사과정에서 해당 회사의 고객기반을 중요하게 봅니다. 그들은 고위임원들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귀사 고객기반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고객을 어떻게 확보하나요? 어떤 경우 고객을 잃습니까? 어떤 고객들이 수익성이 있습니까? 그들은 개별적인 고객계정과 거래데이터에 관심을 갖습니다. 최근에는 회사 전체를 매입하지 않는 투자자들도 PE 투자자들이 실사과정에서 접하는 고객기반의 핵심가치와 같은 정보 중 일부라도 볼 수 있게 해야 하는지에 논쟁이 진행 중입니다. 저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뱅가드의 포트폴리오 관리자들은 고객가치평가 도구들을 활용하고 있습니까?

 

그들이 하는 업무를 알 만큼 가깝지는 않습니다만, 다른 PE 투자자들이 활용하는 경우를 봤습니다. 제가 아는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매우 집중화된 펀드를 운영합니다. 이 펀드는 한 번에 8~10종 정도의 주식이 포함되는데 회전율은 실질적으로 제로입니다. 그는 이렇게 적은 종류의 주식을 매우 오랫동안 보유하기 때문에 마치 그 회사들의 주인처럼 사고합니다. 회사 전체를 사는 것처럼 각각의 투자건에 접근하죠. 그가 처음 하는 일 중에는 고객의 폭, 깊이, 성장 등 고객기반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있습니다. 그는 이 분석을 위해 제3자에게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투자자들이 단순하게 기업이 공개하는 고객데이터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죠. 그들은 독자적으로,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섭니다.

 

 

규제기관에서는 고객지표와 관련해 정보공개가 더 많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어떻게 결정합니까?

 

저는 수년간 재무정보 공개를 둘러싼 문제들을 다뤄왔습니다. 아주 매력적인 과정이죠. 재무회계기준심의회(FASB)는 늘 투자자에게 가치가 있는 것과 기업에 지나친 부담을 주거나 경쟁적으로 불리한 것을 견줘 균형을 맞춥니다. 주주들이 기업의 위험과 성과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정보에 충분히 접근할 수 있는가? 얼마나 많이 공개하는 게 지나치게 많이 공개하는 것인가? 검증 가능한 정보는 어떤 것인가? 규제기관들은 GAAP 평가척도가 아닌 것들, 즉 일반적으로 인정된 회계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지표를 제시하는 경우를 경계합니다. 투자자들에게 큰 의미가 없는 정보를 너무 많이 제공해서 주의를 산만하게 만들 수 있는 잡동사니 리스크를 우려하죠. 한편 기업들은 경쟁기업에 도움이 될 정보를 강제로 공개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새로운 보고 요건의 가능성을 둘러싼 긴장과 스트레스는 상존합니다. 이런 현상은 비이성적인 게 아닙니다. 하지만 표준을 설정하는 일에 대한 논쟁은 건강하고 중요합니다.

 

 

아마존에는 수백만 명의 프라임회원이 있지만 정확히 몇 명인지는 밝히려 들지 않습니다. 따라서 애널리스트들은 이를 추측해야 합니다. 이 숫자를 공개할 때 발생할 불이익은 무엇인가요?

 

프라임회원은 분명히 아마존 비즈니스모델의 핵심 부분입니다. 하지만 임원들은 투자자들이 어느 하나의 지표에 고착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 숫자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넷플릭스 가입자 수를 어떻게 보는지 생각해보세요. 아마 아마존은 프라임회원의 숫자가 오르내릴 때마다 투자자들이 매번 반응하는 상황을 피하고 싶을 것입니다. 아마존에 정말로 직접적인 경쟁자는 없다 하더라도, 최고경영진은 이 수치를 공개하게 되면 회사가 경쟁적 열위에 놓이게 될 수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죠.

 

 

더 많은 기업공개가 요구되는 때를 언제쯤으로 보십니까?

 

주주들이 정보공개를 요구한다면 증권거래위원회의 관심대상이 될 겁니다. 그리고 재무회계기준위원회는 그 작업이 잘 수행될 수 있을지 판단하겠죠. 저는 규제가 생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어떤 속도로 이뤄질 것인가 하는 거죠. 저는 항상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느낍니다. 아직은 몇 년 더 걸릴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에서 이를 요구하게 될 겁니다. 지금으로서는 조만간 기업 재무제표의 일부로 표준화되고 섬세하게 조정된 순추천고객지수를 보게 될 거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머지않은 미래에 고객정보의 일부가 연간보고서의 경영부문 기업공개와 분석(MD&A) 혹은 그 주석에서 요구될 수 있을 겁니다. 규제기관에서 임원 보수, 환경, 사회, 지배구조 데이터에 대한 정보공개를 다뤄온 방식도 그랬죠. 요구조건은 이보다 좀 더 세분화되겠지만, “우리 회사는 작년 12 31일 기준 X라는 숫자의 고객을 보유했으며, 금년 12 31일 기준에는 Y라는 숫자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라고 단순하게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고객기반과 충성도를 내세우고 싶은 기업들에는 물론 공개를 더 많이 할 인센티브가 있겠죠. 충성스러운 고객의 선순환을 만들어내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자명한 아이디어 중 하나입니다.

 

 

1.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기업을 인수해 구조조정이나 인수합병 등으로 가치를 높인 후 되파는 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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