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8월(합본호) 블록체인, 데이터 마케팅 지형 바꾼다 아닌디야 고즈(Anindya Ghose)

DATA

블록체인, 데이터 마케팅 지형 바꾼다

아닌디야 고즈

 

은 기업이 그 어느 때보다 대량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데이터에 기반해 굵직한 경영 판단을 내리고 있다. 빅데이터의 4가지 특징이라는 용량Volume과 속도Velocity, 다양성Variety, 진실성Veracity가운데 마지막 진실성을 제외한 나머지 3가지의 영향력과 중요성을 보여주는 근거자료는 차고 넘친다. 많은 경우고용량데이터 덕분에 효과적으로 마케팅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 이용자 검색경로나 검색어를 토대로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맞춤형 광고를 띄우는 프로그래매틱 마케팅에 활용하거나 다양한 은행업무에 적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모바일 기기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하는 작업 같은초고속데이터 수집이 고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새 정보의 발굴로 이어졌다는 연구도 있다. 데이터다양성이란 텍스트와 이미지, 비디오 등의 형태로 비구조화한 데이터를 말하는데, 고도로 다양화한 데이터가 품은 막대한 잠재력을 이용해 예측도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상당수다. 하지만 데이터 자체의 정확성과 신뢰성, 투명성 문제는 어떻게 다뤄야 할까? 다시 말해, ‘4V’의 마지막 특징인 데이터진실성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데이터 기반 마케팅은 블록체인 기술에서 답을 찾았다.

 

최근 수년간 많은 상업 브랜드와 광고주를 괴롭혔던 골칫거리 중 하나는 광고비가 어떻게 쓰였는지 투명하게 확인할 수 없고 책임감 있게 설명해 주는 경우도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디지털 광고는 복잡하다. 구매한 매체에 광고가 의도대로 집행됐는지 확인하기가 몹시 어렵다. 실제 광고 사기가 만연해 마케터와 웹사이트 등 매체사 피해액이 막대하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forrester에 따르면 2016년 광고 게재 사기로 인해 전체 디스플레이 광고비의 56%가 낭비됐다. 전 세계적으로 광고 사기 피해액은 향후 10년간 50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그래매틱 광고 현황을 조사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광고주 79%가 투명성을 우려했다. 또 광고주 중 3분의 1 이상은 자신들이 내는 광고에 있어서 제3자의 개입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주요 걱정거리라 답했다. 이는 생활용품기업 P&G를 포함한 대형 브랜드가 점점 더 광고예산을 줄이는 추세와 관련 있다. 미디어대행사가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탓이다.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확인된 광고 게재를 통해 모든 고객 여정을 검증하고 분석할 수 있어 데이터 기반 마케팅이 더 투명해질 수 있다. 미디어 계약 내용에 따라 실제로 사람이 해당 광고를 봤는지 확인해 주는 것이다. 마케터는 자사 광고가 정확히 어디에 탑재되는지 감시함으로써 광고 전달방식을 통제할 수 있다. 가짜 계정으로 조작한 팔로어가 아니라 진짜 팔로어나 진짜 고객이 광고와 접촉하도록 보장한다. 고객이 광고에 적절히 관여했는지 추적해 더욱 정확한 디지털광고 성과 측정digital attribution을 끌어내기에 디지털 자동화 봇을 활용한 광고 사기가 줄어든다.

소비자 역시 모바일 경제의 근본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소비자들은 과도한 기업 광고와 이메일, 쿠폰, 메시지에 꼼짝 못 하고 있다. 사실 기업이 각기 다른 메시지를 여남은 개씩 보내는 이유는 소비자 성향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데이터 집약적 경제를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다. 현재의 광고 방식은 하나쯤은 과녁에 적중하기를 바라며 다트 여남은 개를 무턱대고 던지는 모습과 비슷하다. 브랜드와 광고대행사 마케터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마케터 94%가 고객단일 관점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고객단일 관점은 플랫폼에 관계없이 광고를 낼 수 있는 크로스플랫폼의 연속성continuity을 강화하는 데 중요하다. 이로 인해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시기, 장소, 방법과 관련해 소비자와 마케터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 이 문제는 이미 이틀 전에 호텔 예약을 마쳤는데도 그 호텔의 광고가 웹사이트를 돌아다닐 때마다 자꾸 뜨는 사례에서 확연히 나타난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다면 같은 디스플레이 광고가 반복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소비자별로 최적화된 광고 빈도를 찾아 보장할 수 있다. 광고 노출 빈도가 소비자 구매 성향에 끼친 영향을 보면 대개 4~6번의 노출이 가장 적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아직은 ‘4V’ 마지막 특징인 데이터진실성또는 데이터 품질 문제 때문에 딱 이 정도로 광고를 노출하는 일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맺어 현재 브랜드사에 제공되지 않고 있는 추적기능을 마련하고 광고비 사용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스마트 계약은 중계자 없이 자동으로 계약을 실행하는 방식이라 위·변조 가능성이 작다.

 

만일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을 더 공유한다면 브랜드사는 소비자에 대한 정보를 더 얻을 수 있어 광고 메시지와 소비자 간 연관성이 증가하고 동시에 광고노출 빈도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는 기업이 자신의 정보를 이용해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는 신뢰부족 문제로 종종 정보 공유를 꺼린다. 블록체인은 분산된 원장에 거래기록을 보관해 투명성을 확보해 소비자와 기업이 서로 신뢰를 쌓는 데 일조한다. 우리는 단골기업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때 소비자가 그 보답으로 기꺼이 자기 정보를 공유하는 사례를 다수 확인했다. 많은 소비자가 실질적 혜택이 온다면 자신에 대한 정보를 망설임 없이 줄 의향을 보였다. 이는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고 관심을 두고 개인정보와 교환 가치가 있다고 여길 서비스를 선보인다면 브랜드사가 개인정보에 훨씬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마케터와 광고주가 어떻게 소비자 정보를 사용하는지 투명하게 볼 수 있어 소비자는 걱정을 덜 수 있다. 광고주가 어떻게 소비자의 정보를 이용하는지가 투명해지고 소비자는 광고주에게 어떻게 자신의 정보를 사용해야 할지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이는 버라이존과 AT&T 같은 통신사업자들도 IT기술 기반의 애드테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 주어 향후 이들이 기존의 페이스북과 아마존 같은 기업과 경쟁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러나 아직 애드테크 생태계에 블록체인을 실제로 활용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큰 걸림돌 중 하나가 거래 속도다. 블록체인은 전 세계 분포한채굴자(블록 생성자)’가 거래를 검증하는 구조라 분산이라는 내재적 속성이 있어, 거래 승인에 보통 10~30초가 걸린다. 현재의 블록체인 기술은 밀리초(1000분의 1)로 발생하는 애드테크 거래를 승인하기에 느리다. 따라서 애드테크 벤더는 여러 광고 거래를 하나의 블록으로 묶어 단일한 거래를 생성하는 식으로 갈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투명성은 불가피하게 감소한다. 현 상황으로는, 브랜드들은 블록체인을 실시간이 아니라 광고가 집행된 후 거래를 검증하고 승인하기 위한 용도로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보다 월등히 개선된 방식인 것은 사실이다.

 

처리속도가 느리다는 한계가 있지만, 블록체인은 데이터 기반 마케팅 비즈니스 지형도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번역: 노이재 / 에디팅: 조진서

아닌디야 고즈(Anindya Ghose)는 하인즈 릴 석좌교수이자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비즈니스분석프로그램 디렉터다. 저서로는 모바일 마케팅 전략을 다룬 책 < TAP - 모바일 비즈니스에서 승자가 되는 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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