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8월(합본호) 직장에서 툴툴거리는 대신, 이렇게 해보라 피터 브레그먼(Peter Bregman)

Managing Yourself

직장에서 툴툴거리는 대신, 이렇게 해보라

피터 브레그먼

 

시계를 봤다. 오후 3 20분이었다. IT기업 잼보Jambo의 고위관리자 프랭크*가 전화기를 붙들고 상사 브랜든에 대해 투덜대는 걸 들어준 지 한 시간이 넘었다. 전에 잼보 CEO와 일한 적이 있어서 그곳에 아는 사람이 많은 편이지만, 지금은 내 클라이언트가 아니다. 다시 말해 내가 회사에 대한 불평을 유도한 것도, 피드백을 바란 것도 아니었다.

 

프랭크는 브랜든에게 불만이 가득했다. “사람이 너무 정신이 없어. 회의에 설렁설렁, 그것도 늦게 들어와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랍시고 내놓는데, 우리가 지금 세우는 계획하고는 전혀 맞지가 않아. 우리 안건을 완전히 무시한다니까. 우리가 하는 일을 하나하나 간섭하고 업무계획도 다시 짤 거야. 브랜든이 무시하는 일도 우리는 계속 해야한다고. 그게 다가 아냐. 완전 멍청이라니까. 자기가 되게 잘난 줄 알아. 어제는 회의에서….”

 

잼보 직원에게 들은 불만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번주 초에 나는 다른 잼보 직원들에게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중 몇몇은 심지어 이사회 임원이었다. 그들의 불만거리는 브랜든만이 아니었다. 서로에 대해서도 불평하고 있었다.

 

브랜든과도 직접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프랭크의 말처럼 그는 자신이 아주 강력한 리더라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브랜든도 프랭크와 다른 직원에게 불만이 한가득이었다. 이사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주 내가 잼보 직원들의 불평을 듣느라 보낸 시간을 모두 더해 봤다. 3시간 45분이었다. 달리 말하면, 잼보 직원들이 나에게 회사에 대해 불평하느라 쏟은 시간이 그만큼이었다.

 

안타깝게도 이런 현상은 흔한 일이다. 내 친구인 전설적 리더십 코치 마셜 골드스미스가 200명이 넘는 클라이언트를 인터뷰한 결과는, 믿기 힘들지만 그가 이미 읽었던 연구결과와 일치했다. “많은 직원이 한 달에 10시간 이상을 상사와 경영진에 대해 불평을 하거나 듣는 데 쓰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한 달에 20시간 이상을 쓰는 경우도 거의 3분의 1이나 됐다는 점이다.”

 

여기에 동료나 직원들에 대해 불평하는 시간은 포함되지도 않았다. 직장에서 하루를 보내며 한번 유심히 지켜보라. 믿기 어렵겠지만 이 통계가 꽤 정확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이런 불평 시간을 없애면 생산성이 얼마나 좋아질까?

 

왜 우리는 다른 사람에 대해 불평하는가

왜냐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리스크도 별로 없고, 하기 쉽기 때문이다.

 

불평이 생기는 과정을 보자. 누군가가 우리를 짜증나게 한다. 그들의 행동이 불만족스럽다. 화나고, 답답하고, 기분도 좋지 않다. 이런 느낌이 우리 몸에 에너지로 쌓이고, 말 그대로 신체적 불쾌감이 들기 시작한다.(그래서 느낌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는몸으로이런 감정을 느낀다.)

이때 누군가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으면 불쾌감이 해소되기 시작한다. 불평이 억눌린 에너지를 발산해 주기 때문이다. 우리가후련하다” “화가 풀린다고 말하는 이유다.(그러나 뒤에 말하겠지만, 이런 식의 감정 해소는 에너지를 분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으로 확산돼 불만을 더 키운다.)

게다가 우리에게 동조하는 사람에게 불평할 때(대체로 우리는 동조하는 듯한 사람에게 불평한다.), 우리는 위로, 우정, 동지애, 정당성을 얻게 되고, 나쁜 느낌이 상쇄되고, 기분이 좋아진다.

 

불평은 부정적/긍정적 에너지의 균형을 바꾸고, 적어도 잠시나마 기분이 나아지게 한다. 사실 불평은 꽤나 검증된 프로세스다. 중독적이기까지 하다.

 

여기서 문제가 시작된다. 사실 시간 허비를 넘어서는 문제다. 중독이란 게 늘 그렇듯, 파괴적이고 영원히 끝나지 않는 악순환에 갇히게 된다. 압박감의 해소, 기분이 나아진 듯한 느낌은 일시적일 뿐이다. 사실 불평을 하면 할수록 시간이 지나면서 좌절감만 커진다.

 

이유는 이렇다. 억눌린 에너지를 불평으로 해소할 때, 사실은 문제를 회피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불평을 촉발한 장본인에게는 절대 직접 말하지 않고 친구나 가족에게만 투덜댄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대화하지 않고 연합군을 찾을 뿐이다. 도움이 될 만한 행동이 무엇인지 알아보지 않고, 말 그대로 그저 화만 삭이고 있는 것이다.

 

불평은 왜 나쁜가

불평은 여러 쓸모없는 부작용을 일으킨다. 다시 말하지만 시간 허비 이상의 문제가 발생한다. 파벌이 생기고, 생산적 활동이 지연되거나 방해받고, 불만 세력이 커지고, 다른 사람을 짜증나게 하고, 신뢰를 깨뜨리고, 잠재적으로 불평하는 사람에게도 좋지 않은 이미지가 생긴다. 스스로 우리가 불평하고 있는 암덩어리가 되고, 부정적 영향이 조직문화에 서서히 퍼진다.

 

더 나쁜 것은, 애초에 불평하기 시작할 때 느낀 불쾌감이 점점 더 파괴성이 커지고 신경을 긁는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자. 누군가 회의에서 소리를 지른다. 다른 회의에서 (여기서는 아무도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당신은 방금 전 소리 지른 사람에 대해 불평한다. 이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심각성을 느끼고 같이 흥분하기 시작한다. 당신이 짧게 순간적으로 분출한 감정은 다른 사람의 지지에 고무돼 이내 정당한 분노로 바뀌고 더욱 격렬해져서, 처음에 느낀 불쾌한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된다.

 

다시 말해 에너지가 잦아들면서 확산된다. 불평거리에 대해 생각하느라 소비하는 시간이 몇 시간이 되었다가, 며칠이 되었다가, 급기야는 몇 주가 된다. 불평거리를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의 수도 크게 늘어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불평으로 개선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사실 이게 가장 큰 문제다. 불평은 격렬한 행위지만 그 결과는 무위일 뿐이다. 행동을 대체할 뿐이다. 불평하는 대신 그 에너지를 굳이 잠재우려 하지 않고 그대로 느끼게 둔다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는감정적 용기가 필요하다. 감정을 제대로 쏟으면, 에너지가 엉뚱한 방향으로 새나가지 않을 수 있다.

 

당신이 지금 가진 불편한 감정, 불평으로 이어지는 감정을 생산적 활동으로 돌리라는 말이다.

 

불평 대신 무엇을 하면 좋은가

가서 불평하라. 불평을 유발한 바로 그 사람에게 가서 직접, 생각을 정리해서 불평하라.

 

회의에서 소리지른 그 사람에게 말하라. 그 사람이 듣지 않거든 그의 상사에게 말하라. 이 아이디어가 별로인가? 그럼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잠깐만요, 우리 서로 존중합시다라고 말하라. 그 순간에 기회를 놓쳤다면 그 후 다시 만나서서로 존중하면서 대화했으면 합니다라고 말하라.

 

당연히 감정적 용기가 필요하다. 무섭고, 리스크도 큰 일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감정적 용기를 키울 가치가 있다. 무서운 만큼 생산성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이런 행동은 애초에 문제가 된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게다가 당신도 부정적 기운을 내뿜는 사람이 아닌 리더가 될 수 있다.

 

이 경로를 택하고 싶다면 불평하고 싶은 충동을 누르고 그 순간을 행동을 취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라. 그 순간을 놓쳤다면 그 직후에 하면 된다.

 

1.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거나 어처구니없는 순간을 주목한다.(예컨대 누군가 회의에서 소리를 지른다.)

 

2. 숨을 고르고 어떤 감정이 드는지 느껴보라. 그래야만 감정에 압도당하거나 이성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당신이 현실감각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느끼기만 할 뿐 반응하지 않는다.)

 

3. 지금 일어난 일은 충분히 불평거리가 된다는 사실을 인식한다.(소리를 지르고 회의에서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행위는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4. 상황을 진정시키고, 누군가에게 행동을 바꾸라고 요구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상황을 개선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한다.(“서로 존중하면서 대화합시다.”)

 

5. 생각대로 행동한다.(실제로서로 존중하면서 대화합시다라고 말한다.)

 

불평하는 것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훨씬 생산적이고 가치가 있다.

 

하지만 잠깐, 당신은내가 불평하는 이유는 이런 상황에 무력하기 때문이잖아라고 생각하며 멈칫할지도 모른다. 이 사람은 내 상사잖아.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고 어떻게 말해?

 

당신이 옳을 수 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무력하기 때문에 불평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갖고 있다. 심지어 상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상사에게 한마디 하는 리스크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 당신은화가 많이 나신 건 잘 알겠습니다. 저도 기분이 몹시 좋지 않네요. 조금 진정하고 말씀하시면 어떨까요?”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상사가 더 화가 날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단 한마디로 상사의 존중, 리더와 조직의 방향 전환을 이뤄낼 수도 있다. 게다가 몇 주 동안이나 불평했을 일을 생산적 활동으로 바꾸기까지 할 수 있다.

 

나는 누군가 이런 상황에서 용기를 내 조심스럽고, 감정을 배려하면서도, 진심 어리게, 직접 말을 해서 모두의 존경을 받는 경우를 몇 번 봤다.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대개 문제 인물의 반응을 보고 깜짝 놀라곤 했다. 자신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열린 마음으로 피드백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물론 항상 그런 건 아니었다. 그래도 대부분 그랬다.

 

불평, 불평으로 이어지는 감정 다 경계해야 한다. 무언가 잘못된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당신은 그걸 바로잡을 수 있는 힘이 있다.

 

잼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프랭크는 불평에서 행동으로 태도를 바꿔서, 브랜든에게 그가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직접 말했다. 처음에 브랜든은 변명하며 스스로를 방어하려 했지만 곧 여러 질문을 했고, 자신이 팀을 어떻게 대하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방법이 늘 통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놀랄 만한 효과가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 사생활을 위해 이름과 상세 정보를 사실과 다르게 표기했습니다.

 

번역: 송채영 / 에디팅: 조영주

피터 브레그먼(Peter Bregman)은 경영컨설팅회사 브레그먼 파트너스의 CEO. 고위급 임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조직의 가장 중요한 일에 단체행동을 하도록 독려하는 일을 돕고 있다. 베스트셀러 < 18 >의 저자로 < Leading with Emotional Courage >의 출간을 앞두고 있으며, 브레그먼 리더십 팟캐스트의 호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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