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4월호 LIFE’S WORK, 칼 립켄 주니어 인터뷰

 

칼 립켄 주니어

20여 년 동안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올스타 유격수와 3루수로 활약했던 립켄은 2632경기 연속 출장의 대기록을 세우며철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가 선수로 뛰던 전반기에 아버지 칼 립켄 시니어는 오리올스의 코치와 감독을 지냈고, 동생 빌리 립켄도 2루수로서 선수생활을 함께했다. 립켄은 2001년에 은퇴한 뒤 청소년 야구 조직과 자선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인터뷰어 앨리슨 비어드

 

 

 

HBR: 17세에 마이너리그에 드래프트(선발) 되었는데, 그런 변화가 힘들진 않았나요?

 

립켄:조금 두렵긴 했습니다. 저는 작은 물에서 놀던 큰 물고기였거든요. 그런데 전국의 대어가 다 모인 곳에 가니 제가 무척 작은 존재 같았습니다. 매일매일 자신감을 쌓아가야 했어요. 아버지께서는 예전에 선수들에게어디에 있든 자부심을 가지라라고 늘 말씀하셨죠. 어느 순간부터 저는 주변을 둘러보며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나도 이 선수만큼, 저 선수만큼 잘해.’ 하지만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기회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기까지는 1년 반 정도 걸렸습니다.

 

오리올스에서 뛴 두 번째 시즌에 팀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했죠. 팀이 그렇게 일찍 정상에 오른 뒤로 다시 그런 쾌거를 이루지 못할 때 심정은 어땠어요?잘하는 팀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하면 우승하는 날이 또 올 거라 예상합니다. 그런데 우승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그런 경험이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 나중에야 깨닫게 돼요. 1996년과 1997년에 우리 팀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까지 가는 성적을 냈습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기회를 놓친 일은 하나의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다른 팀으로 이적하고 싶은 적은 없었나요? 딱 한 번 있었습니다. 구단에서 아버지를 해임했을 때였죠. 아버지는 완전히 오리올스맨이었어요. 오리올스에서 마이너리그 감독으로 14년을 보냈고, 메이저리그로 올라가 코치를 거쳐 감독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었어요. 하지만 팀 전력이 좋아지자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뺏겼죠. 그러다가 팀 성적이 부진해지고 유능한 선수들을 대거 잃고 나서야 구단은 아버지에게 감독의 기회를 줬습니다. 당시 팀을 리빌딩하는 단계였지만 아무도 그런 상황을 인정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팀이 시즌 첫 여섯 경기에서 내리 패하자 아버지는 바로 해임됐죠. 그러고 나서 오리올스는 열다섯 경기를 더 졌습니다. 그해 저는 자유계약선수였는데, 사람들은 제가 오리올스에 남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어요. 저는 매우 화가 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제 자신을 성찰하며 내가 뛰고 싶은 팀은 어디인지 생각해 봤어요. 그곳은 여전히 오리올스였습니다.

 

 

팀 동료들의 멘토 역할도 했나요?사람들에게 할 일을 알려주는 것과 도움을 주는 건 별개 문제입니다. 도와준답시고 남을 비판하거나 기분 상하게 만들고 싶진 않죠. 그렇다면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됩니다. 상대와 계속 교감을 나누고 일대일로 해야 합니다. 그리고 시합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전하면서 그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는 취지를 그가 분명히 알게 해야 합니다. 가령 타격연습장이나 훈련실에 있을 때 기회를 잡아 이런 조언을 하는 거죠. “네가 힘들다는 거 알아. 진심이야. 하지만 노력이 빛을 발하려면 자기 자신을 강하게 밀어붙여야 돼.”

 

 

새로 들어오는 선수들에게는 어떻게 적응했나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유격수에겐 2루수가 중요한 동료인데, 저는 아주 다양한 파트너를 만났죠. 매번 그런 상황을 잘 헤쳐 나가야만 해요. 구단에서 왜 이 선수를 데려왔는지, 왜 저 선수와 계약하지 않았는지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면 과거 속에 살고 있는 꼴입니다. 현재에 충실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지금의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면서 이전의 파트너와 했을 때처럼 병살타를 잘 끌어낼 방법을 연구해야 합니다.

 

 

2632경기 연속 출장 대기록은 어떻게 세운 거죠?루 게릭 선수의 기록을 깨는 게 제 목표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팀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게 늘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죠. 그래서쉬어야겠다라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감독이 판단하기에 제가 뛸 수 있겠다 싶으면 저를 경기에 투입해 주길 바랐죠. 웃기는 얘기 하나 해드릴게요. 시즌 전체를 뛰면서 잘 마무리했고 여전히 힘이 남아 있는데 성적에는 뭔가 문제가 있다고 해보죠. 그렇다면 그것은 피곤하기 때문이 아니라는 게 확실합니다. 그러니 문제는 내 체력이 아니라 스윙이나 수비 플레이에 있겠구나 생각하고 거기서 진짜 해결책을 찾아 나서는 겁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실력이 향상되죠.

 

 

번역 허윤정 에디팅 조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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