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6월호 행복을 주는 시간 애슐리 윌런스(Ashely Whillans)

행복을 주는 시간

돈은 왜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을까?

그렇다면 무엇이 행복을 가져다 줄까?

애슐리 윌런스

 

 

애덤은 유능한 직원이었다.(가명이지만 이야기는 진짜다.) 누구나 탐낼 만한 알짜 프로젝트를 맡아 달라는 제의를 받은 애덤은, 이 프로젝트가 승진과 연봉인상을 약속해 주리라 믿었다. 수락할지 말지 고민할 필요도 없어 보였다. 열심히 일해서 과제를 끝내주게 잘해내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야근과 주말특근을 감수해야 했다. 따라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희생해야만 했다. 프로젝트 기한도 직원 관리와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만큼이나 스트레스일 것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끝나면 두둑한 보상을 받고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할 수 있을 거라고 애덤은 생각했다.

 

 

하지만 애덤은 보상을 받을 수 없었다. 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지만 승진과 연봉인상은 애덤만큼 유능한 다른 프로젝트 책임자에게 돌아갔다. 좋은 성과로 칭찬을 받은 애덤은 계속해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퇴근길 꽉 막힌 도로에서 애덤은 지난 일을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동안 프로젝트에 쏟았던 시간을 헤아리면서,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달려왔을까 회의감에 휩싸였다. 애덤은 소중한 시간을 낭비했다는, 아니 잃어버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애덤의 생각이 틀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연구 결과를 보면, 설령 그가 승진을 하고 연봉이 올랐더라도 여전히 만족하지 못했을 거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노력의 결과가 어떻든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점점 강해진다. 부단히 노력해서 얻은 성취처럼,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리라고 믿는 것들이 종종 기대를 배신한다. 가족·친구와의 시간을 만회할 수도 없고, 자기만의 시간이 나중에 더 생기지도 않는다.

 

시간이 넉넉하다는 느낌, 시간 풍요time affluence’를 느끼는 미국인의 수가 역대 최저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가 많다. 우리 연구팀이 미국인 25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갤럽의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응답자의 80%가 하루 동안 하려고 했던 일을 다 끝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히기근이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가장 소중한 자원인 시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는 문화가 만연해 있는 셈이다.

 

시간 빈곤time poverty은 모든 경제적 계층에 걸쳐 존재하며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덜 행복하고 불안, 우울, 스트레스에 더 많이 시달린다. 기쁨을 덜 느끼고 덜 웃는다. 운동을 덜하고 덜 건강하다. 업무생산성이 낮고 이혼율이 높다. 우리 연구팀이 갤럽 설문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실직보다 시간 스트레스가 행복에 부정적 영향을 더 많이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 넓은 차원에서 보면, 시간 빈곤은 매해 기업이 부담하는 수십억 달러의 생산성 비용을 초래하는 직접적 원인이다. 이차적 비용은 이보다 몇 배나 더 많다. 공중보건 관계자들은 시간 빈곤을 비만이 증가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연구자들은 시간 스트레스가 유발하는 의료비용이 연간 4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역설적인 사실은, 오늘날 근무시간이 과거에 비해 늘어났다는 인식과 달리, 데이터를 보면 대다수 사람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자유재량 시간을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대체 왜 우리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낄까?

 

해답은 돈에 있는 듯하다. 대다수 사람들이 애덤처럼 돈을 벌기 위해 시간을 쓰는 함정에 빠진다. 장기적으로 돈이 우리에게 더 많은 행복을 안겨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퇴행적이다. 실제로는 돈으로 시간을 사는 사람이 가장 행복하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거듭 확인되고 있다. 우리 연구팀은 전 세계 성인 노동자 약 10만 명을 대상으로 상관연구, 종적연구, 실험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들은 자유시간을 얻기 위해 돈을 기꺼이 포기하는 사람들, 즉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하기 싫은 일을 아웃소싱하는 사람들이 더 만족스러운 사회적 관계를 맺고, 더 높은 직업만족도를 나타내고, 더 행복한 삶을 산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보여줬다.

 

올해는 돈 대신 시간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결심해 보자.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 심지어 우리의 뇌조차도 돈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고방식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 아티클에서 나는 오늘부터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똑똑한 전략 몇 가지를 소개하려 한다.

 

 

 

 

시간보다 돈을 더 소중히 여기는 이유

 

오늘날 시간 기근time famine현상을 설명하는 가장 뻔한 주장은 일상적인 잡일과 업무에 들이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거의 없다. 믿을 만한 몇몇 시간 일지time diary연구를 보면, 지난 50년 동안 미국 남성의 여가시간은 주당 6~9시간 증가했다. 여성의 경우 주당 4~8시간이 늘었다. OECD에 따르면 1950년 미국인의 평균 근무시간은 주당 37.8시간이었고, 2017년에는 평균 34.2시간이었다.

 

이런 증거들은 시간 빈곤의 원인이 부와 재정적 불안이라는 점을 일러준다. 유럽, 아시아, 북미 내 다양한 문화권의 중간소득계층과 고소득계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들은, 소득이 더 높은 사람일수록 시간 압박을 더 심하게 느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일례로 호주인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는 심한 시간 스트레스와 높은 소득이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급여와 상관관계를 갖는 긴 근무시간은 이런 효과를 설명할 수 없었다. 더 부유한 사람들이 가사도우미를 고용하고 대중교통 대신 택시를 탈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시간 빈곤을 더 심하게 느낀다는 사실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품 이론을 안다면 훨씬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상품 이론에 따르면 가치 있어 보이는 자원은 희소성이 있다고 인식된다. 따라서 시간 대비 급여가 높을수록 시간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하고, 낭비된 시간을 더 아쉬워한다.

 

실제 보유한 재산의 규모와 상관없이 재정적 불안을 느끼는 사람도 시간 빈곤을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다. 현재 직장을 앞으로도 계속 다닐 수 있을지, 혹은 앞으로도 지금만큼 벌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사람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시간을 희생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와 시간 풍요가 서로 반비례 관계에 있는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끊임없이 분투한다. 우리 연구팀이 실시한 조사에서 돈을 더 벌기보다 시간을 더 갖고 싶다고 말한 응답자는 48%에 불과했다. 어린 자녀를 둔 풀타임 직장인처럼 가장 시간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조차 시간보다 돈을 선호했다. 매우 부유한 이들도 반드시 돈보다 시간을 우선시하지는 않았다.

 

우리가 조사한 백만장자 818명 가운데 거의 절반이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맡기는 데 돈을 써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성인 노동자 98명에게 행복을 극대화하는 데 쓸 수 있는 40달러가 갑자기 생긴다면 어떻게 쓸 것인지 물었을 때, 단 두 명만이 시간을 절약하는 데 쓰겠다고 답했다. 연인 관계에 있는 성인 300명에게 파트너의 웰빙을 극대화하기 위해 40달러를 쓸 수 있다면 어떻게 쓸지 물었을 때는 겨우 세 명만이 파트너의 시간을 절약하는 데 쓰겠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니다. 한 연구에서 응답자의 99%가 아웃소싱하고 싶은 잡일 한 가지를 댈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여러 추가연구 결과들을 보면, 겨우 17%의 응답자만이 실제로 돈을 지불하고 잡일을 남에게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주어진 시간을 더 잘 보내는 방법에 대해 생각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응답자 대다수가 취미생활 등 시간이 생기면 하고 싶은 많은 활동을 이야기했다. 이들 가운데 실제로 시간을 더 얻기 위해 돈을 지불한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말이다.

 

시간 빈곤과 불행을 줄이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요소는 경제적 측면이 아니라 심리적 측면이다. 부가 우리의 삶을 개선해 줄 거라는 잘못된 믿음이 문제다. 순자산이 1000만 달러에 이르는 사람들조차 지금보다 더 부자가 돼야 훨씬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예를 들면 직장인들이 일자리를 수락할지 말지 고민할 때, 흔히 현금 보상과 급여의 가치를 과대평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들은 급여, 보험, 퇴직연금과 같은 기타 경제적 혜택이 업무만족도를 결정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유연한 근무시간이 지닌 가치는 과소평가한다.

 

우리 연구팀은 직장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가 직장인 427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끝에, 돈보다 사회적 경험, 휴가를 낼 수 있는 기회 등 비금전적 혜택이 업무만족도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다른 조건을 모두 동일하게 놓고 분석했을 때 넉넉한 육아휴가, 유연근무제, 병가와 같은 혜택(평균 48000달러)이 연봉에

6만 달러를 추가로 받는 것보다 업무만족도에 더 큰 영향을 줬다. 이런 결과는 소득, 나이, 성별, 교육, 업계, 고용주 유형, 기업 규모, 기업 수익을 통제한 경우에도 바뀌지 않았다.

 

연구에 따르면, 일단 사람들이 기본적 욕구를 충족하고도 남을 정도의 돈을 벌기 시작하면 추가로 얻는 돈이 반드시 행복을 증진시키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런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선택을 반복한다.

 

 

돈보다 시간을 더 소중히 여겨야 하는 이유

 

경제적으로 빠듯한 생활을 이어가는 이들, 미래에 대해 재정적으로 불확실성을 느끼는 이들처럼 시간보다 돈을 선택할 때 더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는 점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하지만 이들보다 주머니 사정이 더 나은 사람들은 확실히 우선순위를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지, 행복한 사람이 시간과 돈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찾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리 연구팀은 응답자 수천 명에게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서술을 제시했다. 각 서술에 사용된 가상의 이름은 응답자의 성별에 따라 달리했다.

 

티나는 돈보다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긴다. 더 많은 시간을 얻을 수 있다면 돈을 기꺼이 포기할 의향이 있다. 티나는 근무시간을 늘려서 돈을 더 벌기보다, 덜 벌더라도 덜 일하고 싶어 한다.

 

매기는 시간보다 을 더 소중히 여긴다. 돈을 더 벌 수만 있다면 시간을 기꺼이 포기할 의향이 있다. 매기는 근무시간을 줄여서 더 많은 시간을 얻기보다, 더 일하더라도 더 벌고 싶어 한다.

 

 

그리고 응답자들에게 두 사람 중 누가 더 자신과 가까운지 물었다. 우리는 응답자의 대답만으로도 이들이 환승 시간이 긴 저렴한 경유 항공편과 훨씬 비싼 직항편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가사서비스 이용권과 상금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예측할 수 있었다.

 

또한 시간을 더 중시하는 티나와 같은 사람들은 연령대가 높고, 근무시간이 짧고, 봉사활동을 할 가능성이 더 크고, 시민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티나 같은 사람들이 10점 만점의 행복 척도에서 매기 같은 사람들보다 0.5점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런 차이는 사람들이 결혼으로 인해 증가하는 평균 행복도의 약 절반에 해당한다.

 

이런 사실과 수많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하면 다음과 같은 주장도 가능해진다.

 

시간은 행복을 가져온다.자신이 티나와 비슷하다고 응답한 이들의 전반적인 웰빙 수준이 더 높다는 사실은 소득, 교육수준, 나이, 혼인여부, 동거자녀 수, 주당 근무시간 등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대체로 시간을 우선시하는 이들의 성향이 바로 이런 차이를 만들어냈다.

 

우리 연구팀이 네덜란드, 덴마크, 미국, 캐나다에 거주하는 성인 노동자 6000여 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시간절약 서비스에 돈을 쓰는 사람들이 삶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시간절약 서비스를 구매한 덕분에 응답자들은 스트레스를 훨씬 잘 다스리고, 해치워야 할 일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비교적 소액으로 일회성 구매를 한 이들 역시 비슷한 효과를 느꼈다.

 

시간은 사회성을 증진한다.내가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엘리자베스 던Elizabeth Dunn교수와 함께 수행한 세 가지 연구 전반에 드러나는 사실은, 돈보다 시간을 더 중시하는 사람이 동료들과 훨씬 더 많이 어울린다는 점이다. 그중 한 연구를 보면, 시간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돈을 중요시하는 사람들보다 새로운 동료와 더 많이 소통했다. 이는 타인과의 일시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이 스트레스를 낮추고 행복도를 높이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한다는 다른 많은 연구를 고려할 때 중요한 부분이다.

 

미국인 약 4만 명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주말에 시간절약 서비스에 돈을 쓴 이들은 이런 서비스에 돈을 쓰지 않은 사람들보다 가족 및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이 약 30분 더 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이들이 하루 끝에 느끼는 행복도가 훨씬 높았다. 시간절약 서비스에 돈을 쓴 이들이 더 행복하다고 느낀 이유는 단지 사람들과 더 오래 어울릴 수 있어서가 아니라, 이런 상호작용이 더 큰 즐거움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우리 연구팀은 배타적 연인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인 4300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아홉 번의 연구를 통해, 돈보다 시간을 우선시하면 관계가 더 깊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시간절약 서비스에 돈을 쓴 응답자들은 연인과 즐거운 시간을 더 오래 보낼 수 있었다고 응답했고, 관계에 훨씬 더 만족감을 느꼈다. 커플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일 경우 경험적 소비(계획 세우기, 의사결정 하기, 외출을 수반하는 근사한 저녁식사)를 할 때보다 시간절약 서비스를 구매(테이크아웃 음식 주문)할 때 긍정적인 효과를 더 많이 얻었다. 시간절약 서비스는 비협조적인 배우자로 인해 발생하는 불행까지도 어느 정도 완화해줬다. 다시 말해 가사도우미를 고용하면 배우자의 말에 더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우는 것만큼이나 결혼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시간을 중시하면 더 보람 있는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은 사랑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을 가능성이 더 높다. 나는 엘리자베스 던과 수행한 또 다른 연구를 통해, 시간을 우선시하는 신규 대학 졸업자들이 내적 보상을 주는 직업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고, 결과적으로 졸업 1년 후 더 큰 행복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렇다고 이들이 근무시간이 짧은 직업을 선택했다는 뜻은 아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즐기는 일을 선택해서 행복감이 커지면, 스트레스가 주는 부정적인 영향을 덜 받고 생산성과 창의력이 훨씬 높아진다. 일을 그만둘 가능성도 더 낮아진다.

 

 

시간을 소중히 여기기가 쉽지 않은 이유

 

시간을 더 많이 누릴 수 있는 선택만 하면 시간 빈곤이 간단하게 해결된다는데 우리는 왜 여전히 스트레스를 받는 걸까?

 

나는 행복을 연구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내 모든 여가시간을 일과 돈벌이에 쏟는 대신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나는 해야 할 업무를 제때 처리하기 위해 항상 대기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출퇴근길에, 운동하면서, 해변에 나와 있으면서, 심지어 사파리 여행을 하는 동안 이메일이나 전화로 업무를 처리한다. 때로는 헬스장 탈의실에서 노트북을 켜고 업무를 보기도 한다. 그리고 고백하자면, 내 결혼식 피로연을 하는 사이에도 대놓고 한 시간 반 동안 일을 했다.

 

지난 몇 년간 시간과 돈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에 대해 연구하면서, 나는 시간 활용 선택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더 나은 선택은 결코 쉽지 않다. 어쩌면 우리의 본성에 맞지 않는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잘못된 생각에 이끌려 부를 좇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행동 요인. 시간보다 돈을 선택하는 편이 훨씬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만드는 다양한 인지 편향이 존재한다. 이를테면 미국인들은 바쁜 사람이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기분을 느끼고자 하는 욕망은 우리의 최선의 이익을 해칠 수 있는 강력한 동기요인이다.

 

내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물질적인 것을 위해 돈을 쓸 때보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돈을 쓸 때 죄책감을 더 많이 느낀다. 스스로 하기 싫어하는 일을 남에게 돈을 주고 부탁하면 자신이 게으른 사람인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느낌을 피하고 싶어서 시간을 위해 돈을 쓰지 않는 것이다.

 

또 우리는 어떤 경험을 즐기는 데 실제보다 많은 시간이 든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훨씬 효과적으로 쓸 수 있었던 자투리 여가시간을 흐지부지 보내고 만다. 동료와 어울리는 5, 혹은 러닝머신에서 운동하는 20분은 생각보다 훨씬 강력한 기분전환 효과를 낸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나중에 더 많은 시간이 생길 거라고 믿는, 이른바미래시간 착각의 오류future time slack’에 빠져 있다. 그래서 우리는 즐기는 시간을 뒤로 미루고 현재를 희생하는 결정을 내린다. 물론 나중에도 시간은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조직 요인.인사팀은 시간과 돈 사이에서 직원들이 내리는 결정이 그들과 별 상관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직적 요인이 시간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에 영향을 주고, 직원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를 가중하고, 사회적 연결감과 행복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가 많이 있다.

 

이를테면 지난 수십 년간 진행된 연구들은 금전적 인센티브가 사람들의 성과 향상 의욕을 높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는 많은 노동자들이 돈에 집착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뉴욕대 줄리아 허Julia Hur교수는 여섯 번의 연구를 통해, 성과급을 받는 직원이 돈에 대한 욕구를 더 강하게 느끼고 추가적인 보상을 얻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이들은 자기중심적으로 바뀌고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데 인색한 태도를 보였다.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알려진 활동들을 외면하게 된 것이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나와 줄리아, 그리고 나의 제자 앨리스 리Alice Lee–Yoon은 대중에게 공개된 데이터를 분석해서 성과 인센티브가 일 이외의 활동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우리는 성과급을 받는 직원들이 가족·친구와 어울리는 시간이 훨씬 적고 고객·동료와 어울리는 시간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이들의 근무시간이나 업계와 상관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우리가 수행한 추가 연구도 이런 결과를 뒷받침했다. 연구에 따르면, 성과급을 받는 직원들은 가족·친구보다 일과 관련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걸 훨씬 선호했다. 그 편이 더생산적이고 출세에 더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일과 관련된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더 즐기는 건 아니었다. 임금 수준이나 직무 유형에 관계없이, 성과급을 받는 직원들은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훨씬 행복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다.

 

노동자들이 시간의 금전적 가치를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정책 역시 시간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시급 노동자는 시간을 돈으로 생각하고 시간 낭비, 시간절약, 시간을 수익성 있게 활용하는 법에 더 많이 관심을 두는 경향이 있다. 버클리대 다나 카니Dana Carney교수와 스탠퍼드대 제프 페퍼Jeff Pfeffer교수는 실험을 통해, 직장인들에게 자신의 시급을 계산해 보라고 지시하기만 해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크게 상승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앤더슨경영대학원 샌퍼드 드보Sanford DeVoe교수와 그의 대학원 제자였던 줄리언 하우스Julian House는 이와 관련된 또 다른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사람들에게 자신의 시간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 보도록 지시했을 때 사람들이 더 성급해졌으며, 여가시간을 즐기는 능력과 남을 자발적으로 도우려는 욕구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엘리자베스 던과 나도 사람들에게 같은 요구를 하는 실험을 했다. 참가자들은 환경을 생각해서 시간을 2초 더 들여 재활용품을 분리 배출하는 경향이 감소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인간의 뇌와 기업의 조직이 시간 대신 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지 몰라도, 몇 가지 행동을 매일 실천하다 보면 사고방식이 바뀔 수 있다. 아래 소개하는 간단한 전략들은 시간 빈곤을 완화하고, 시간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 개인적 활동

 

시간을 계획하라.여가시간과 관련해 우리가 갖고 있는 예비자료들은 인간이 본래 즉흥적인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여가시간을 빡빡하게 계획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주말 시간을 따로 계획하는 대신 운에 맡긴다. 그리고 결국 대부분의 시간을 낭비하고 만다. 사실 우리는 미리 계획을 짜서 시간이 흐르는 대로 내버려두지 않을 때 더 행복을 느낀다.

 

더 능동적으로 움직여라.자원봉사, 친목활동, 운동 같은 개인적 취미활동은 사람들을 크게 변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우리는 연구를 통해 능동적 여가활동이 TV 시청이나 단순한 휴식 같은 수동적 여가활동보다 시간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데 훨씬 좋은 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나는 마스트리흐트대 폴 스미츠Paul Smeets교수, 암스테르담자유대 르네 베커스Rene Bekkers교수, 하버드경영대학원 마이클 노턴Michael Norton교수와 함께 네덜란드에서 백만장자와 평균 37500달러의 순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을 비교하는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우리는 백만장자들이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단순히 백만장자가 돈이 더 많기 때문이 아니었다. 백만장자들이 하루 동안 능동적 여가활동에 할애하는 시간은 대조군에 비해 30분 더 길었고, 수동적 여가활동에 할애하는 시간은 40분 더 짧았다.

 

식사시간을 늘려라. 나는 얼마 전 파리 IESEG경영대학원의 로맹 카다리오Romain Cadario교수와 함께 프랑스와 미국의 성인 총 12000명의 저녁식사 습관을 조사했다. 그 결과 프랑스인의 평균 저녁식사 시간이 미국인에 비해 훨씬 긴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은 식사를 즐기는 데보다 메뉴를 고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프랑스인들이 음식을 즐기는 시간이 더 길었기 때문에 식사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았고, 결과적으로 스트레스도 적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남을 도와라.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낯선 상대와 가벼운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면 행복감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봉사활동은 행복감 증진과 연관돼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 풍요를 증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봉사활동이 시간을 잡아먹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앞뒤가 안 맞는 말 같지만, 실제로는 남을 위해 쓸 때 시간을 통제하고 있다는 기분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다.

 

경외감을 체험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라.경외감은 태평양처럼 거대하고 광활한 풍경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으로, 시간 풍요를 더 많이 느끼게 해준다. 경치 좋은 곳에서 하이킹을 하거나, 열대지방에서 휴가를 즐기거나,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기만 해도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이유다.

 

더 긴 휴가를 즐겨라.뻔한 이야기지만 미국인들이 특히 휴가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 아마도 지위가 낮은 사람은 회사를 쉬거나 휴가를 갈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중요한 사람은 너무 바빠서 그럴 겨를이 없다는 인식과 관련돼 있는 듯하다. 하지만 내 제자인 한네 콜린스Hanne Collins와 함께 수행한 초기 연구에 따르면, 휴가일수가 긴 직원일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았다. 이런 결과는 나이, 성별, 혼인여부, 현재 노동시간을 통제했을 때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그런데 조사에 참여한 직장인의 15%는 지난 1년 동안 휴가를 떠나지 못했으며, 40%만이 유급휴가를 다녀왔다고 응답했다.

 

 

2. 시간 구매

 

돈을 이용해 행복을 증진하는 방법을 고려할 때, 사람들은 흔히 하와이로 떠나는 휴가처럼 긍정적인 경험에 돈을 쓰는 일을 생각한다. 하지만 일상에서 부정적인 경험을 제거하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이런 일을 어려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돈으로 부정적인 경험을 줄이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하려고 한다.

 

잡일을 아웃소싱하라.공유경제 부문에서 소비자리뷰 업체 앤지스리스트Angie’s List, 의류대여 업체 렌트더런웨이Rent the Runway Unlimited, 심부름대행서비스 업체 태스크래빗TaskRabbit, 소비자가 하기 싫어하는 일을 저렴한 가격으로 남에게 위탁함으로써 시간을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제는 강아지 산책, 가구 조립, 옷 고르기, 운동하러 가는 자녀를 차로 데려다 주기, 집안 정리정돈, 매표소 앞에서 줄서기 같은 일을 대신해 줄 사람을 고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가 사치스럽거나 비싸다고 느끼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큰 결심을 해야 하는 일이다. 돈을 우선시하는 사고방식 때문이다. 사실 쇼핑, 청소, 빨래 등에 드는 시간을 아껴주는 서비스에 돈을 쓰면 스트레스가 줄고 행복감이 커진다. 이런 효과는 저소득층도 예외가 아니다. , 내가 진행 중인 연구에 따르면, 지나친 아웃소싱은 일정에 대한 통제력을 잃은 기분을 느끼게 만들어 만족감을 오히려 떨어뜨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아웃소싱하고 싶은지 파악하라.우리는 대개 어떤 잡일에서 싫어하는 부분과 좋아하는 부분이 있다. 엘리자베스 던과 내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조이Joy와 함께 수행한 연구 결과를 예로 들자면, 소비자들은 음식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때보다 블루에이프런Blue Apron, 헬로프레시HelloFresh같은 식재료 정기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때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 우리는 그 이유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요리는 좋아하지만, 메뉴를 정하고 마트에 가서 적당량의 식재료를 사오는 과정을 귀찮아 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바로 이 점이 앞서 말한 요점으로 연결된다. 자신이 가장 꺼리는 일, 혹은 어떤 일에서 특별히 꺼리는 부분을 아웃소싱하는 데 집중하라. 그러면 일상생활에서 좋아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물건을 살 때 가격비교에 집착하지 마라. 최저가 상품을 찾는 데 시간을 들이는 것이, 그렇게 해서 돈을 아끼는 것보다 더 손해인 경우가 많다. 주유비를 아끼려고 더 멀리 떨어진 주유소를 찾아가거나, 같은 옷을 더 좋은 가격에 사기 위해 여러 가게를 돌아다니는 일은 헛수고일 가능성이 높다. 돈이 가장 덜 드는 방식으로 여행 계획을 짜는 것도 마찬가지다. 경유 항공권은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 특히 연결편 항공기를 놓치거나 출발이 지연되기라도 하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그렇게 해서 결과적으로 절약되는 돈이 얼마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오로지 가격만 고려하는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 더 많은 시간을 얻을 수 있다면 돈을 조금 더 쓰는 것도 괜찮다.

 

양질의 시간을 구매하라.잡일을 아웃소싱해서 생기는 여유시간은 가족·친구와 함께 하는 활동처럼 행복감을 높여줄 수 있는 일에 할애해야 한다. 남는 시간에 소파 위에서만 빈둥대지 말라. 그리고 시간절약 서비스를 구매하기 전에 이렇게 자문해보라. “이 돈을 쓰면 내가 시간을 더 긍정적인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대답이아니오라면 구매 결정을 재고하는 편이 좋다.

 

 

3. 업무활동

 

업무를 하면서 시간을 버는 일이 쉽지 않아 보이겠지만, 일상의 업무방식을 변화시키는 방법은 의외로 많다.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라.매주 한 번쯤은 대중교통이나 우버를 이용해 출근하는 방안을 고려해 보자. 꽉 막힌 도로에서 운전석에 앉아 시간을 버리는 대신 독서 같은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다. 업무 중에도 이 방식을 적용하면 일을 일찍 마치고 귀가해서 가족·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일주일에 한 시간만 벌어도 1년으로 따지면 엄청난 시간을 버는 셈이다.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하라.시간 빈곤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빡빡한 마감 기한이다.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솔루션은 기한을 늘려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하버드경영대학원 박사과정생 윤재원, 오하이오주립대 피셔칼리지 그랜트 도넬리Grant Donnelly 교수와 함께 수천 명의 직원과 관리자를 대상으로 열 가지 연구를 실시한 결과, 시간에 쫓기는 직원들은 마감을 늦출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이런 부탁을 하기 꺼려했다. 특히 여성 직원이 마감을 미뤄 달라고 요청할 경우 능력과 의욕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까 봐 걱정했다. 우리 자료가 증명하듯이 늘 그런 것은 아니며, 관리자들의 부정적 반응이 직원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심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직원들이 시간 압박을 받을 때 더 많은 시간적 여유를 요구하지 못하면 최상의 결과물을 내놓을 수 없고, 결국 자기 자신과 관리자를 실망시키게 된다. 직원들이 절대 일어나지 않길 바랐던 일이 일어나는 셈이다. 따라서 마감 기한을 조정할 여지가 있다면 반드시 기한 연장을 요구해야 한다. 관리자는 아마 대수롭지 않게 시간을 내어줄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기한이 연장되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점이다. 그리고 관리자는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일을 제대로 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요구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

 

거절하는 법을 배우되 시간을 핑계삼지 마라. 일터에서, 또 일상에서 부탁을 거절함으로써 시간 압박을 피하는 전략이 솔깃하게 들릴 수도 있다. 바쁘다는 핑계를 대서 거절하는 전략은 그보다 더 솔깃할지 모른다. 그러나 시간을 핑계로 삼은 결과 뒤따르는 사회적 대가가 너무 크다. 나는 그랜트 도넬리 교수, 마이클 노턴 교수, 하버드경영대학원 박사과정생 앤 윌슨Anne Wilson과 함께 실시한 최근 연구를 통해,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자주 대는 사람들에 대한 호감과 신뢰도가 낮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시간은 개인이 제어할 수 있는 요인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하루에 주어진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24시간이니 말이다. 우리의 연구는 돈 문제를 이유로 들거나, 아예 변명하지 않고 요청을 거절하는 사람들이 훨씬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점을 보여줬다. 실제로 시간이 부족해서 요청을 거절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가족이나 갑작스럽게 잡힌 출장 일정처럼 개인이 제어할 수 없는 일을 이유로 드는 것이 좋다.

 

 

 

 

 

고용주가 할 수 있는 일

 

인사팀은 직원들이 시간을 더 요령 있게 쓰도록 돕고, 회사가 직원의 시간 풍요를 도모한다는 점을 잠재적 직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인재 영입과 보유를 상당히 개선할 수 있다.

 

직원들에게 돈 대신 시간으로 보상하라.이 접근법이 고용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내 연구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연구를 통해서도 밝혀졌다.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직원이 업무몰입도, 창의력, 생산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주어진 휴가를 다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시간절약 보상과 물질적 보상 가운데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대부분 후자를 선택한다.

 

나는 얼마 전 성과인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207개 기업의 자료를 입수했다.(20만 명이 넘는 미국의 직장인이 이들 회사에 재직 중이다.) 전체 조사대상 조직의 37%가 보상포인트로 가사서비스 같은 시간절약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했다. 전 직원의 3.2%만 보상포인트를 시간절약 서비스로 교환한 반면, 67%는 아마존 서적 구매와 같은 물질적 보상으로 교환했다.(16.5%는 보상포인트를 체험활동에 사용하고, 13.3%는 기부했다.)

 

직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한하면 이런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 스탠퍼드대 한 연구진이 의사들에게 시간절약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보상으로 지급하는 예비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쿠폰을 받은 의사들은워라밸이 개선되고,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덜 하게 됐다. 따라서 시간절약 보상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은 조직은 사용방법을 선택할 수 없도록 하는 게 좋다.

 

시간 기반 보상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라.또 다른 전략은 돈을 우선시하는 사고방식을 자극해 시간절약의 금전적 가치를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한 인사팀 리더가 나에게 이런 제안을 들려준 적이 있다. “임금이 더 낮지만 휴가가 더 많은 자리에 지원자를 더욱 많이 끌어들이려면 총 보상 패키지total compensation package를 제시해야 합니다. 급여뿐만 아니라 의료, 보육, 대중교통 보조금, 휴가, 병가의 가치까지 모두 산정해서 합산한 결과를 보여주는 거죠. 이렇게 하면 직원들이 실질적으로 받는 보수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비금전적 보상을 금전으로 환산하면 이에 대한 직원의 관심이 높아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나는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미국인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여덟 가지 연구를 수행했다. 잠재적 직원들에게 거의 동일한 일자리 두 개(연봉 10만 달러에 2주 휴가, 또는 연봉 9만 달러에 3주 휴가)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을 때, 예상대로 75%의 압도적 다수가 연봉이 더 높은 자리를 선택했다. 하지만 같은 선택지를 주면서 휴가를 금전적 가치로 환산한 결과를 보여주자, 연봉이 더 높은 자리를 선택한 직원의 비율이 50%로 크게 낮아졌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잠재적 직원들에게 연봉이 똑같이 10만 달러인 두 개의 일자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일자리A는 네 가지 혜택을 주고, 일자리B는 세 가지 혜택만 제공했다. 예상대로 통제조건에서 응답자의 80% 이상이 일자리A를 선택했다. 하지만 일자리B가 제공하는 혜택의 금전적 가치를 알려주고 일자리A가 제공하는 혜택의 금전적 가치는 알려주지 않았을 때, 놀랍게도 응답자의 50%가 연봉이 같으면서도 더 적은 혜택을 제공하는 일자리B를 선택했다.(, 초봉이 낮은 일자리의 경우에는 시간적 혜택의 금전적 가치를 강조해도 아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결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꾸준히 증명됐다.)

 

앞서 언급한 연구들에서 혜택을 금전적으로 환산했을 때 조직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보더라도, 시간의 금전적 가치를 마케팅하는 것은 중요한 인재 유치 전략이 될 수 있다. 구직자들은 이런 조직이 직원을 진심으로 대하고, 직원의 워라밸을 더 배려한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이 전략은 조직에다양성 증가라는 또 다른 긍정적 효과를 안겨줄 수 있다. 여성은 힘 있는 자리에 오를 만한 능력을 충분히 갖췄는데도 그런 자리를 덜 원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간단하고 비용이 들지 않는 전략을 실행하는 기업은 더 가족 친화적인 이미지를 구축해서, 더 많은 여성 지원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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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경영대학원 레슬리 펄로Leslie Perlow 교수가시간 기근time famine’이라는 용어를 대중화한 지 거의 20년이 돼 간다. 그 이후로 우리는 시간 빈곤의 심리학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이제는 우리 각자가 이 교훈을 실천할 때다. 하버드경영대학원 마이클 포터 교수와 니틴 노리아 학장이 얼마 전 HBR에 기고한 아티클에서도 밝혔듯이, “시간은 리더에게 가장 부족한 자원이며리더의 시간 배분은 매우 중대한 문제. 나는 시간을 최적으로 배분했는지 아닌지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 중 하나가 시간에 부여한 금전적 가치라고 주장하고 싶다.

 

시간은 어떻게 쓰이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소모되고 허비되고 사라지기 십상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돈보다 시간을 소홀히 한다. 어쩌다 생긴 자투리시간을 어떻게 쓸지 신중하게 계획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는 매일 커피 한 잔을 사는 데 돈을 쓰는 것을 걱정하지만, 수많은 자투리시간을 우리의 행복을 위해 쓰지 않고 허비하는 데 대해서는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 미래에 보람 있는 활동을 하거나, 가족과 휴가를 떠날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방법을 신중하게 계획하는 사람도 드물다.

 

올해는 시간을 돈과 일처럼 신중하게 다루기로 결심해 보자. 돈을 쓰기 전에 이 구매가 시간 활용에 도움을 주는지 생각해 보자. 일과 관련된 결정을 내리기 전에 그 결정이 가족과의 시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 얼마나 좋을지 생각해 보자. 나중에 더 많은 시간이 있을 거란 생각은 착각이라는 사실을 되새기자.

 

당신이 관리자라면 성과에 대한 보상과 인센티브가 직원들에게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 생각해 보자. 직원들이 프로젝트 마감 기한을 늘려 달라고 주저 없이 요청하고, 꽉 막힌 도로에서 허비하는 시간을 줄이고, 저렴한 경유 항공편 때문에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고, 스트레스를 낮추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있는지 자문해 보자. 관리자의 행복과 건강, 나아가 조직의 건강이 그날그날 관리자가 시간과 돈 사이에서 적절히 절충하고 직원들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내가 지난 몇 년간 수많은 국가에서 수집한 자료들이 증명하고 있다.

 

우리가 경제적 이득을 최우선시한 덕분에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지만 그에 따른 대가도 있었다. 관리자, 직원 할 것 없이 모두가 더 많은 시간, 더 양질의 시간을 얻기 위해 돈을 포기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시간은 귀중한 자원이다. 시간의 가치를 재고한다면어떻게 개인과 사회의 웰빙을 최대한 증진할 수 있을까?’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얻고, 우리 모두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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