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12월(합본호) 우리는 허위뉴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드니스-마리 오드웨이(Denise-Marie Ordway)

 

ARTICLE

우리는 허위뉴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최신 연구결과를 살펴보자

드니스-마리 오드웨이

 

 

 

 

위뉴스가 세계적 현상으로 확산되자 학계에서도 대응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학자들은 불량 정보가 온라인에서 확산되는 과정과 이유, 이런 확산을 막는 방법을 파악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지난 18개월 동안 연구자들은 학술저널을 통해 새로운 연구결과를 대량으로 쏟아내고, 허위뉴스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학계의 유명인사 16명은 2018 3월호사이언스 > ‘The Science of Fake News’라는 글을 게재해서 허위뉴스에 대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들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학자들과 함께 이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짧은 기간 동안 연구자들이 밝혀낸 사실은 다음 세 가지 중요한 질문의 답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첫째, 사람들은 오보를 얼마나 많이 소비하는가? 둘째, 사람들은 왜 이런 정보를 믿는가? 셋째, 잘못된 정보에 맞서 싸우는 최고의 방법은 무엇인가?

 

 

오보는 얼마나 멀리 갈까?

 

연구자들은 여전히 얼마나 많은 사람이 허위뉴스에 영향을 받고, 허위뉴스가 디지털 매체를 통해 얼마나 멀리 퍼지는지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금까지는 설문조사 데이터, 지리학 등 여러 자료를 토대로 추정했다.

 

예를 들면 2017 <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 >에 실린 한 논문에서는, 2016년 미 대선이 치러지기 직전 몇 개월 동안 미국 내에서 소비된 허위뉴스에 대해 살펴봤다. 미국의 성인 12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15%가 허위뉴스를 본 기억이 있으며, 8%가 그중 사실이라고 생각한 허위뉴스가 있다고 시인했다. 이 논문의 공동 저자인 헌트 앨콧Hunt Allcott뉴욕대 경제학 부교수와 매튜 젠스코Matthew Gentzkow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는, “2016년 대선기간 동안 미국 성인들이 평균 한 건 내지 여러 건의 허위뉴스를 읽고 기억했다고 추정했다.

 

올해 초 옥스퍼드대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내놓은 보고서는, 허위뉴스 사이트가 유럽에 끼친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테면 러시아가 얼마 전 있었던 프랑스 대선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 보고서에서 조사한 허위뉴스 사이트들을 본 프랑스 인터넷 사용자의 비율은 2017년 한 해 매달 1%가 안 됐다. 그러나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공유 게시물, 댓글 등을 통해 허위뉴스를 접하는 양상을 연구자들이 살펴본 결과, “사용자들이 표본 안에 소수의 허위뉴스 매체를 접한 횟수가 기성 뉴스 브랜드를 접한 횟수만큼 많거나, 그보다 더 많았다.”

 

프린스턴대 앤드루 게스Andrew Guess, 다트머스대 브렌든 나이한Brendan Nyhan, 엑서터대 제이슨 라이플러Jason Reifler가 공동 저술한 2018년 논문은, 2016년 미 대선을 전후로 허위뉴스를 적극 소비한 미국인들을 분석한 초기연구 가운데 하나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성인 4명 중 1(27.4%)이 도널드 트럼프나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는 허위뉴스 사이트의 기사를 클릭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6 10 7일부터 11 14일까지 미국인들은 허위뉴스 사이트 기사를 평균 5.45건 읽었다.

 

또 세 사람은 전체 미국인 가운데 소수집단이 허위뉴스를 집중적으로 소비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정보 편식이 심한 10%의 사람들이 허위뉴스의 출처를 방문한 횟수는 전체의 약 60%를 차지했다.

 

이 연구에서 얻을 수 있는 또 하나 중요하고 놀라운 사실은, “일반적으로 허위뉴스 소비가 하드뉴스hard news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라는 점이다. 하드뉴스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사람들이 허위뉴스 사이트에 가장 많이 방문하고 있으며, 정치적 식견이 높은 사람들이 이런 사이트를 덜 방문하는 것도 아니다.”

 

이런 결과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제기한다. 하드뉴스를 중독적으로 소비하는 이들이 허위뉴스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깜짝 놀랄 만한 헤드라인이나 충격적인 사진에 호기심이 동해서 허위뉴스를 클릭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허위뉴스 사이트에서 찾은 정보가 확실한 사실이나 과학적 증거에 기반하지 않았는데도 진짜라고 믿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왜 허위정보를 믿을까?

 

이미 수십 년 전에 학자들은, 인간이 자신의 신념을 재확인시켜 주는 정보를 추구하고 믿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런데 소셜미디어와 이를 이용하는 글로벌 인맥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등장했다. 사진, 소문 등 다양한 정보를 친구, 가족, 직장동료와 공유하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사람들은 경계심을 푼다. 허위뉴스에 속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시암 순다르S. Shyam Sundar펜실베이니아주립대 커뮤니케이션학 교수도 호주의 비영리 연구전문매체 < The Conversation >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설명한 적이 있다. 아니면 친구를 맺은 사람들의 콘텐츠, ‘좋아요를 누른 페이지 등 자신의 관심사와 정체성을 반영하는 개인 맞춤형 플랫폼에서 발견한 정보를 덜 의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순다르 교수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이렇게 정리했다. “뉴스 포털을 자기 입맛에 맞게 조정한 참가자들은 허위뉴스를 면밀히 살펴보는 경향이 덜하고, 이를 믿는 경향이 더 강했다.”

 

허위진술을 반복해서 노출시키면 사람들이 그 진술을 믿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리사 파지오Lisa Fazio밴더빌트대 심리학 조교수가 주도한 실험연구에 따르면, 특정 주제에 관한 거짓정보에 반복해서 노출된 사람은 기존에 알던 정보보다 이 거짓정보를 더 신뢰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스코틀랜드에서 남성들이 입는 짧은 주름치마의 이름을 물었을 때킬트라고 올바르게 대답한 연구 참가자들에게, “스코틀랜드에서 입는 짧은 주름치마를사리라고 한다는 허위진술을 여러 번 읽게 하자, 이 진술을 믿는 참가자가 증가했다.

 

<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에 곧 게재될 또 다른 논문도 비슷한 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가짜 헤드라인에 노출된 적이 있는 독자들이 이 헤드라인을 다시 봤을 때 사실이라고 믿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사실 여부가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단서를 단 헤드라인이라 해도 전에 본 적이 있다면 독자들은 계속 믿는다.

 

허위뉴스를 진짜로 믿게 되면 이 정보를 거리낌 없이 다른 이들과 공유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허위뉴스의 확산을 막을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허위정보의 확산을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미국 내 몇몇 지방당국은 뉴스 리터러시 교육프로그램을 적극 권장해서, 시민들이 온라인 콘텐츠의 질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러나 이런 프로그램이 장기적으로 사람들의 뉴스 소비행태를 개선해 줄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팩트체킹이나 불량정보 정정 조치의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는 엇갈리고 있다.

 

나이한 교수와 라이플러 교수는 정보 정정 조치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10년에 발표해 널리 인용됐던 논문 ‘When Corrections Fail: The Persistence of Political Misperceptions’에서 두 사람은, 사람들이 사실에 입각한 정보를 마주했을 때 오히려 허위정보에 대한 믿음을 더 굳게 고수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정치적 보수주의자들은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짜 정보를 접하고 나서, 오히려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고 더 강하게 믿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이를 부분적으로 반박하는 최신 연구도 있다. 오하이오주립대 토머스 우드Thomas Wood와 조지워싱턴대 이선 포터Ethan Porter는 조만간 < Political Behavior >에 발표할 논문에서, ‘역효과가 일어나는 경우가 드물다고 주장한다. “사실에 입각해 어떤 정치인의 주장이 틀렸음을 알려주는 정보를 접했을 때, 설령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더라도 올바른 정보를 받아들이고 부정확한 주장과 거리를 두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

 

나이한과 라이플러는 2015년에 새로운 연구를 위해 다시 한 번 뭉쳤다. 이번에는 독감백신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활동을 살펴보기로 했다. 전국을 대표하는 표본을 추출해 실시한 설문실험에서, 백신이 독감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설명이 백신의 안전성에 관한 오해를 푸는 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새 정보가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백신의 부작용을 가장 많이 걱정하는 설문조사 참가자들 중에서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사람의 비율이 46%에서 28%로 급감했다.

 

이는 홍역, 볼거리, 풍진 혼합백신에 관한 오해를 바로잡는 활동을 살펴본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이 연구도 나이한과 라이플러가 공동으로 수행했는데, 두 사람은 논문에서허위정보를 정정하려는 노력 덕분에 혼합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믿음은 줄었다. 하지만 백신에 가장 호감이 덜한 부모들 중에서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의향을 보인 사람은 여전히 적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허위정보의 확산을 부추긴 기법이 허위정보의 확산을 방지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적어도 트위터에서는 소셜네트워크 속 관계가 불량정보의 유통을 막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논문이 얼마 전 < Political Communication >에 실렸다. 코넬대의 드루 B. 마골린Drew B. Margolin이 주도한 이 연구는, 잘못된 사실을 주장한 트위터 이용자들이 친구와 자신을 팔로하는 다른 사람의 지적을 훨씬 더 잘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아직 모르는 사실

 

허위뉴스에 대한 새로운 관심 덕분에 수많은 연구가 이뤄졌지만, 허위뉴스 현상의 많은 부분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우선 새로운 연구가 대체로 미국 정치, 그중에서 특히 선거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 교육, 건강, 인간 관계 등 다른 많은 주제도 소셜네트워크에서 논의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나쁜 정보를 몰아내려면 사람들이 이런 주제에 관한 정보와 정치 후보자 및 선거에 관한 정보에 다르게 반응하는지 알아봐야 한다. 더불어 비즈니스 상품, 교육 트렌드 등 특정 주제와 관련된 오해를 정정하는 일이 다른 주제에 관한 오해를 정정하는 일보다 특별히 더 까다로운지도 밝혀낸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The Science of Fake News’에서 16명의 학자가 지적했듯이, 허위뉴스 문제의 해결책을 찾으려면 좀 더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

 

사회과학자와 법학자도 포함된 이 그룹은, 플랫폼 기반의 허위정보 탐지와 개입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구글, 페이스북 등 온라인 플랫폼들이 자사의 정보 필터링 방식을 연구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업계와 학계의 관점에서 볼 때, 과학적 협력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있다.” 16인의 학자는 이렇게 썼다. “그러나 허위뉴스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수행하려면 이들 플랫폼만이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플랫폼은 이런 데이터를 제공할 윤리적·사회적 책임이 있으며, 그 책임은 시장의 힘을 초월한다.

 

 

드니스-마리 오드웨이(Denise-Marie Ordway) ‘Journalist’s Resource’ 편집장이다. ‘Journalist’s Resource’는 언론계와 학계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하버드대 쇼렌스타인 미디어·정치·공공정책센터에서 추진 중인 프로젝트다. ‘Journalist’s Resource’, 언론인들이 과학적 증거와 상호 심사를 거친 양질의 연구자료를 더 잘 활용해서 저널리즘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일차 목표로 삼는다.

페이스북 트위터

2018 11-12월(합본호) 다른 아티클 보기

목록보기

무료 열람 가능 아티클 수 0/1 회원가입 | 서비스상품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