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4월호 은퇴에도 끄떡없는 회사 만들기 매튜 피스첵(Matthew Piszczek)
피터 버그(Peter 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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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에도 끄떡없는 회사 만들기

 

 

은퇴를 앞둔 직원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전문기술, 인맥,

제도적 지식을 젊은 직원들에게 전수해야 한다.

피터 버그, 맷 피스첵

 

 

당신은 회사의 나이든 직원이 보유한 귀중한 기술을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가? 많은 이들이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 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이들의 회사는 잠재적 위험에 처해 있다.

 

 

 

 

글로벌 노동인력의 상당수가 은퇴할 나이에 다다랐다. 2017년 미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6500만 명이었다. 2020년에 그 수는 77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최대의 경제력을 보유한 독일의 인구는 고령화되는 동시에 감소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추세는 인력 계획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고령 노동자들이 대거 은퇴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은퇴 시기는 점점 예측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은퇴 시기를 늦추는 고령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해야 하거나, 일하고 싶거나, 둘 다일 수도 있다. 점차 고령화되고 예측하기 힘들어지는 노동인력에 대해 기업이 어떤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지 우리는 별로 아는 바가 없다. 특히 조직이 은퇴하는 고령직원의 지식과 기술 이전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미흡한 실정이다.

 

앨프리드 P. 슬론 재단Alfred P. Sloan foundation의 지원을 받아 실시한 이번 연구는 바로 이 문제를 다룬다. 연구는 조직들이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자사의 기술 구성을 어떻게 조정하고 있으며,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우리는 미국의 제조업체 4군데와 독일의 제조업체 4군데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연구논문을 쓰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현장관리자, 인사담당자, 구역관리자, 노동자대표 등 총 43명을 인터뷰하고, 고령 노동자로 구성된 8개 포커스그룹을 운영했다.

 

우리는 노동인구가 고령화되는 상황 속에서, 고령직원들이 은퇴하며 그들이 가진 기술도 손실될 위험이 커지고 있음이 당연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는 기업이 젊은 직원과 중간연령대 직원들을 훈련시키며 회사의 모든 노동인력을 모니터링하고, 기술의 유입과 유출에 맞춰 인력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 우리가 조사한 기업 중 단 한 곳만이 기술을 모니터링하고 인력을 조정하기 위한 공식적인 계획을 마련해 두고 있었다.

 

우리는 최고경영진과 일선 감독관이 고령화 이슈를 보는 관점이 매우 다르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미국과 독일의 관리자들은 대규모 은퇴가 노동자들의 기술 구성에 미칠 영향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미국 화학공장의 한 현장 매니저는 이렇게 말했다. “지식을 전수하는 건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쓰나미처럼 한꺼번에 은퇴하는 게 아니라 하나둘씩 나간다면 말이죠. 과연 사람들이 한꺼번에 나가는 일이 생길까요?” 독일 전자부품 공장의 한 현장 매니저에게 은퇴자 관리에 문제가 없는지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답했다. “, 문제없습니다. 앞으로 5, 10년이 지나도 별 문제 없을 겁니다.”

 

이런 정서가 지배적 이유는 무엇일까? 고위경영진은 전략적 관점에서 노동력의 양에 중점을 둔다. 우리가 인터뷰한 현장 관리자 대다수는 지난 몇 년 동안 경쟁압박 때문에 인력을 계속 줄여왔고, 기술자격 요건이 까다로워지긴 했지만 신입사원을 충원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은퇴를 조직이 적정수의 직원을 유지하는 방편 가운데 하나로 인식하고 있었다. 심지어 일반직원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미국 전자제품 공장에서 우리가 만든 포커스그룹에 참여한 한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회사가 제품을 만들고 돈을 버는 일을 참 잘하지만, 가장 수익성 좋은 제품은 감원(減員)이죠.”

 

하지만 일선 감독관들의 의견은 상당히 달랐다. 우리가 인터뷰한 감독관들은 은퇴와 노동인력 고령화 문제를 확실히 체감할 수 있고, 기술의 품질 저하가 특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고위경영진은 대개 인원수를 걱정했지만, 감독관들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리에 있는 특정 고숙련 직원의 손실을 우려하고 있었다. 이들은 소규모 팀 직원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팀원 중에 희귀한 기술이나 고급 기술을 보유한 직원 한두 명이 퇴직연령에 가까워질 때 더 큰 위기감을 느낀다.

 

한 미국 전자부품 공장의 감독관은 본사 외부의 시설에서 70살 넘은 고령직원 두 명을 관리하고 있었다. 이 직원들은 회사가 더 이상 생산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전략적으로 중요한 레거시 제품을 독점적으로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이들이 은퇴할 경우 대체인력을 구할 계획은 없었다. 그리고 모든 문서는 이들의 모국어인 러시아어로 적혀 있었다. “이 직원들이 언제 은퇴할지 모릅니다. 만일 내일이 된다면 저도 끝장이죠.” 감독관은 말했다. 한 독일 전자부품 공장의 감독관도 비슷한 걱정을 토로했다. “지식은 사라질 것이고, 회사 운영방식을 보면 과연 대체자를 구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감독관들은 결국 두 가지 장기적인 문제에 부딪친다. 첫째, 지난 수십 년간의 고용 동결과 계획적 감원으로 인해, 고숙련 고령인력이 떠난 빈자리를 대신할 젊은 직원이나 중간급 직원이 더 이상 없다. 둘째, 최고경영진이 기술의 관리보다 인원수 관리에 더 관심을 둔 탓에, 기술 공백을 메우기 위한 지식 전수와 직원 개발을 위한 제도적 지원책이 거의 없다. 대개 핵심 포지션에는 조직 고유의 지식과 기술을 보유한 인재가 필요했지만, 이런 인재를 외부 노동시장에서 구하기란 불가능했고 기술의 복잡성 때문에 자동화도 할 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게다가 관리자들은 나이차별을 우려해 은퇴 프로그램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한 미국 화학공장 감독관의 말이 이런 상황을 잘 보여준다. “거의 금기라고 할 수 있죠. 나이 이야기는 아무도 못 꺼냅니다.” 우리는 미국과 독일의 모든 조직에서 이런 문제가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문제는 노동인력이 점점 고령화되면서 더 흔해질 것이다. 우리는 기술인력이 부족해지면 대규모 빈자리가 생길 거라는 예상과 달리, 자격 미달의 직원이 대거 핵심 포지션을 채우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원을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한 기업은 결국 장기적으로 고용 동결과 린 경영을 택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리는 조직과 일선 관리자가 기술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적용하는 다양한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 전략을 발견했다.

 

시간 지연을 통한 기술 이전. 일반적인 관행은 기술 손실을 최대한 늦춰서 다른 직원에게 기술을 이전할 시간을 버는 방법이었다. 이를테면 미국과 독일의 일부 기업은 교대근무를 하던 몇몇 고령 노동자를 주간근무 자리로 보낸 뒤 다른 직원의 교육을 돕게 해서, 이들이 은퇴를 미루도록 유도했다. 독일의 어떤 회사들은 고령직원의 근무시간을 약간 단축시켰다. 우리는 미국에서 퇴직한 노동자를 고임금 계약직으로 재고용하는 사례를 많이 봤다. 이들을 대체할 인력을 금방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조직의 공식 프로젝트 혹은 감독자가 주도하는 비공식 프로젝트의 형태로 지식을 문서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곳도 일부 있었다.

 

이런 조치가 효과를 낸 경우도 있었지만 한계점도 많았다. 특별한 포지션은 대체자를 구할 수 없거나, 있더라도 수적으로 제한적이기 일쑤였다. 단축근무가 작업 편성과 항상 맞는 것도 아니며, 젊은 직원들에 대한 차별로 인식될 소지도 있었다. 은퇴자를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방법은 돈이 많이 들었고, 기술 문서화 작업은 업무 부담을 가중시켜 직원들의 반발을 사는 경우가 잦았다.

 

시간 지연을 통한 기술이전 전략에 관해서는 독일 기업이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독일의 노동인력이 조직화된 방식 덕분이다. 독일 노조대표들은 노동인력 고령화에 대한 조직의 대응방법을 개발하는 데 적극 참여하고 있었다. 반면 미국의 노조대표들은 노동인력 고령화를 우선 문제로 간주하지 않았다. 또 독일에는 협상 가능한 대안적 은퇴 경로가 많아서 노사 양측에 도움을 주고 있었다. 직원들이 종전의 풀타임 임금과 비슷한 임금을 받으면서 단축근무를 하는 부분은퇴, 2년 동안 풀타임으로 일한 후 2년은 쉬면서 계속 종전 임금의 80%를 받는블록모델형부분은퇴 등이 그 예다. 독일 회사들은 노동인력 고령화에 대응해 미국보다 유연한 근무형태도 제공했다. 직원들은 단축근무, 휴가일수 연장, 초과노동시간을 적립해 뒀다가 조기퇴직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노동시간계정제 등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이런 대안적 방법은 은퇴를 더 쉽게 예측할 수 있게 해주고, 노사 모두에 도움이 된다.

 

다세대 팀 구성.우리가 조사한 기업에서 젊은 직원이 기술을 습득하는 데 특히 효과적인 방법은 비공식적인 다세대 팀을 구성하는 것이었다. 다세대 팀의 젊은 직원은 고령직원들에게 직접 업무를 배울 수 있고, 고령직원들은 조직이 자신의 기술을 가치 있게 여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구역 관리자들 중 압도적 다수가 다세대 팀을 운영해서 긍정적인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이 방법의 가장 큰 문제는 필요한 자원을 준비하는 것, 그리고 이에 맞게 업무를 디자인하는 것이었다. 직원 훈련이라는 목적을 위해 다세대 팀 구성에 필요한 인건비를 상부에 요구할 수 있는 감독관은 거의 없었다. 사실 우리가 본 다세대 팀은 작업 편성 결과 뜻하지 않게 구성됐거나, 감독관의 비공식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구성된 경우뿐이었다. 모든 직종이 이런 전략을 지원하는 게 아니었다. 다세대 팀 구성 전략이 시간 지연을 통한 기술 이전보다 장기적으로 훨씬 성공적인데도, 우리가 조사한 기업에서 정식으로 채택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지속적인 기술 현황 추적.노동인력 고령화와 기술의 구성을 가장 잘 관리한 조직은 이 두 가지 이슈의 추이를 확실히 추적한 조직이었다. 직원들이 취득한 자격증이나 수료한 교육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는 기업은 많았지만, 나이를 중심으로 기술 구성을 직접 추적하는 공식 프로그램을 갖춘 기업은 미국의 한 전자제품 제조업체가 유일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감독관은 팀에서 각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인지, 각 역할이 조직의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지, 현재 직원이 회사를 떠날 경우 대체자를 구할 수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평가했다. 각 포지션은 그 일에 투입할 인력을 교육하는 일이 얼마나 시급한지에 따라 점수를 매겼다. 그런 다음 평가 결과를 기준으로 자원을 재배분했다.

 

이런 공식 프로그램이 실행될 수 있었던 이유는 시설 현장책임자가 일선 감독관에게 기술구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만일 지구상에서 단 한 명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높은 점수를 매길 겁니다.” 현장책임자는 말했다. “그렇게 하면 직원교육 계획을 당장 세우라는 일종의 압박을 가할 수 있죠.”

 

경영진도 이 방법대로 기술 구성에 위협이 될 만한 요소가 문제가 되기 전에 지속적으로 추적해야 한다. 최고경영진은 퇴직 대상자가 누구이고, 이들이 퇴직할 경우 어떤 지식과 기술이 사라지고, 이런 요인이 조직의 기술 유입 및 유출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너무 오랫동안 기업들은 기술에 대한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고용을 제한하고 직원 계발에 제약을 가해 왔다. 이런 만연한 관행은 종식돼야 한다.

 

우리는 노동인력 고령화에 기업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됐지만,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 우리의 다음 과제는 국가별로 조직 차원의 대응을 제한하는 또다른 요인이 있는지 탐구하는 것이다. 고령 노동자의 비율이 증가할수록 고령화가 조직의 기술 유입 및 유출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관행이 가장 효과적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이해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피터 버그(Peter Berg)는 미시간주립대 인적자원·노사관계 대학원 교수이자 동 대학원의 아카데믹 프로그램 부소장이다. 주요 연구 관심사는 노동인력 고령화가 공공정책 및 경영 관행에 끼치는 영향, -생활 양립을 위한 근로유연성 관련 정책 및 관행, 국가별 노동시간 비교 등이다.

 

매튜 피스첵(Matthew Piszczek)은 웨인주립대 마이크일리치경영대학원 경영학 조교수로, 인적자원관리 이슈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고령화 및 일-생활 양립 관련 정책의 채택과 그 영향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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