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6월(합본호) 놀라운 질문의 힘 레슬리 K. 존(Leslie K. John)
앨리슨 우드 브룩스(Alison Wood Brooks)

FEATURE MANAGING YOURSELF

놀라운 질문의 힘

질문에는 단순한 정보교환 이상의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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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Brief

문제

법조인과 언론인, 의료인 등 일부 직업은 질문하는 법을 훈련받는다. 그러나 회사 임원 대부분은 질문이 연마해야 할 기술이라고 여기지 않아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

 

기회

질문은 회사의 가치를 발굴할 강력한 도구다. 학습 의욕과 아이디어 교환을 고취하고 실적 개선과 혁신을 이끈다. 팀원 간 신뢰도 강화한다. 예상치 못한 함정과 위험을 적시해 비즈니스 리스크를 줄인다.

 

접근법

질문의 힘과 효능을 강화할 수 있는 몇 가지 기술이 있다. 후속 질문에 힘쓰고, 열린 질문을 던질 타이밍을 생각해 두라. 적정 순서에 따라 적절한 톤으로 질문하라. 집단 역학에도 주목하라. 

 
회사 임원들은 대개 다른 이들에게 정보를 물으며 하루를 보낸다. 팀장에게 업무 진전상태를 묻거나 팽팽한 협상 속에서 상대를 떠보는 일이 그 예다. 변호사와 기자, 의사같이 처음부터 질문의 중요성을 교육받은 직업과는 달리, 일반 회사 경영진 대부분은 질문이 갈고 닦아야 하는 기술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또는 자신이 어떻게 답해야 대화가 풍성해지는지 모른다.

 

이는 좋은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는 일이다. 질문은 회사의 잠자고 있던 역량을 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다. 질문으로 인해 아이디어 교류가 활발해지고 학습능률이 나아진다. 업무성과가 높아지고 혁신에도 탄력이 붙는다. 구성원간 친밀감과 신뢰가 강해진다. 예상치 못한 함정과 위험을 찾을 수 있어 사업에 수반되는 리스크를 줄인다.

 

 

질문하는 게 어렵지 않은 사람도 있다. 본래 호기심이 많고 감성지능과 사람을 읽는 능력이 발달한 덕에 적절한 질문이 절로 나오는 경우다. 그러나 대부분은 필요한 만큼 질문을 하지도 못하고, 질문조차 부적절한 방식으로 던질 때가 많다.

 

희망적이게도 질문을 자꾸 하면 감성지능이 나아져 더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선순환이 생긴다. 이 기사는 어떻게 질문을 설정하고 어떤 답을 고르냐에 따라 대화 성과가 달라지는지와 같은 행동과학 연구내용을 다루고 있다. 가장 좋은 질문 형태와 톤, 시퀀스, 프레임, 공유할 정보의 종류와 양 등 질문 과정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얻어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득이 되는 가이드를 담았다.

 

묻지도 얻지도 말라

 

“경청하라.” 데일 카네기는 1936년 출간한 저서카네기의 인간관계론(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 >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상대방이 대답하고 싶은 질문을 하라는 말도 남겼다. 카네기가 이런 조언을 한 지 8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질문에 서툰 사람이 넘친다. 하버드경영대학원 조교수 앨리슨 우드 브룩스Alison Wood Brooks는 수년 전대화를 연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다음과 같은 날카로운 결론을 내렸다. ‘사람들은 필요한 만큼 질문하지 않는다.’ 인터뷰와 첫 데이트, 회사 미팅 등에서 대화를 나눈 뒤 대다수가상대방이 나한테 질문을 더 많이 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상대방이 질문을 너무 안 했어요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왜 질문하지 않을까? 이유야 많다. 자기중심적이라서 일 수 있다. 자기 생각과 이야기, 신념을 전해 좋은 인상을 주는 데만 안달을 부린다.(질문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안 한다.) 또는 타인에게 관심이 없을 수 있다. 질문에 신경을 잘 안 쓴다. 아니면 괜히 지루한 답변만 돌아올 거라 여긴다. 자기 지식에 자부심이 넘쳐 상대가 무엇이라 답할지 훤하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다.(실제 그럴 때도 있으나 보통은 아니다.) 아니면 잘못된 질문을 해 무례를 저지르거나 무능해 보이면 어쩌나 걱정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우리 연구진은 좋은 질문이 크게 이롭다는 점을 모르는 게 가장 큰 장애물이라 믿는다. 질문의 장점을 알았다면 마침표 대신 물음표로 마무리한 문장이 훨씬 많았을 것이다.

 

1970년대 연구결과를 보면 대화는 주로 정보 교환(학습)과 이미지 관리(호감)라는 2가지를 목표로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대화로 2가지 모두 달성할 수 있다. 조교수 앨리슨을 비롯해 하버드대학원 동료 캐런 황Karen Huang, 마이클 여맨스Michael Yeomans, 줄리아 민슨Julia Minson, 프란체스카 지노Francesca Gino는 온라인 채팅이나 스피드 데이트[1]등에서 만난 참가자들이 서로 알아가면서 자연스레 주고받는 대화 내용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두 그룹으로 나눠 질문을 많이(15분간 최소 9개 이상) 하거나 적게(15분간 4개 이하) 해달라고 주문했다. 온라인 채팅에서 질문을 많이 한 그룹은 상당한 호감을 얻고 상대의 관심사를 잘 파악했다. 가령 독서와 요리, 운동 등 상대방이 선호하는 활동을 묻자 질문을 많이 했던 이들은 정답을 맞히는 경향을 보였다. 스피드 데이트에서도 마찬가지로 질문을 많이 한 사람들이 두 번째 만남에 성공했다. 사실 데이트마다 하나만 더 질문해도 다음에도 만나겠다는 사람을 ( 20번의 만남으로 구성된 스피드 데이트에서) 하나씩 더 늘릴 수 있었다.

 

질문은 질문 자체가 (어쩌면 특히) 사회적 규범에 어긋나는 상황일 때도 이점이 많은 강력한 수단이다. 예컨대 보통 면접자는 질문보다 답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런던경영대학원 교수 댄 케이블Dan Cable과 노스캐롤라이나대 버지니아 케이Virginia Kay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면접에서 자기선전을 과도하게 했다. 면접자들은 자기소개에 매진하느라 면접관과 회사, 업무에 대한 질문을 미처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런 질문이야말로 면접관의 관심과 호감을 산다. 또 자신이 앞으로 해당 기업에서 만족하며 일할 수 있는지도 가늠할 수 있다. 면접자는제가 놓치고 질문하지 않은 게 있습니까?”라는 질문으로 자신감을 드러내고 친밀감을 줄 수 있다. 해당 일자리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이다.

 

대다수는 질문이 학습 활성화와 단단한 인간관계로 이어진다는 점을 모른다. 앨리슨 조교수 연구에 따르면 대화 중 자신이 받은 질문 개수를 정확히 기억하면서도 정작 질문과 호감도 간 상관관계는 떠올리지 못했다. 참가자들이 직접 대화를 나누거나 다른 사람의 대화 기록을 읽는 4개 연구를 보면 질문하면서 서로 사이가 좋아진다는 점(또는 이미 좋아졌다는 점)을 대개 깨닫지 못했다.

[1] 다수의 이성 혹은 동성이 마주앉아 자리를 빠르게 바꿔가며 대화를 나누는 맞선으로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유행하고 있다.

‘신()’소크라테스식 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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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질문자가 되는 첫번째 비결은 질문을 더 많이 하는 것이다. 물론 무조건 질문을 많이 한다고 대화 수준이 높아지는 게 아니다. 대화 형태와 톤, 순서, 프레임 역시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강의하면서 학생들에게 짝을 지어 대화를 나누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학생들을 나눠 한 그룹에는 최대한 질문하지 말고 다른 그룹에는 최대한 많이 질문하라고 주문했다. 질문을 삼가야 하는 참가자끼리 대화를 나눈 경우, 흔히 아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평행놀이를 한 기분이라는 소감이 나왔다. 말을 주고받았지만 상호작용이 어려웠고 즐겁거나 생산적인 대화시간은 아니었다는 설명이었다. 최대한 질문을 많이 해야 하는 참가자끼리 대화를 하자 이 또한 지나치게 격식을 차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그러나 질문을 최대한 삼가야 하는 참가자와 최대한 많이 해야 하는 참가자가 만났을 때는 결과가 제각각이었다. 어떤 경우에는 질문자와 답변자 모두 매우 가까워졌다고 느꼈다. 질문자는 답변자를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고 답변자는 질문자가 자기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준다는 인상을 받았다. 어떤 참가자는 자신이 맡은 역할이 불편하거나 얼마나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해야 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럴 경우 대화를 취조처럼 느낄 수 있다.

 

연구를 통해 질문을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접근법을 몇 개 찾았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접근법이 가장 적절할지는 대화 참여자들의 목표에 좌우된다. 논의가 협조적인가(두 사람이 서로 친분을 쌓으려 하는가 또는 함께 완수할 일이 있는가), 경쟁을 전제로 한 대화인가(상대에게서 민감한 정보를 얻으려 하거나 각자 이익이 달렸거나), 아니면 둘 다인가 등이 있다.(‘목적이 중요하다참고) 다음은 참고할 만한 전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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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 질문에 힘써라. 모든 질문이 동등한 것은 아니다. 앨리슨 조교수는 연구인력에 따른 주관적 분류human coding와 머신러닝을 이용한 체계적 분류를 통해 질문을 4개로 유형화했다. 도입 질문introductory question(“잘 지내세요?”)과 투영 질문mirror question(“나는 잘 지내. 넌 어떠니?”), 반전 질문full-switch question(주제를 완전히 바꾸는 질문), 후속 질문follow-up questions(추가 정보를 요청하는 질문) 등이다. 일반적 대화에는 각 유형이 골고루 등장하지만, 그중 후속 질문에 유독 특별한 힘이 있는 듯하다. 후속 질문을 받으면 질문자가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경청하며 자신을 더 알고 싶어 한다고 여긴다. 후속 질문을 많이 던지는 사람과 교류한 당사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존중해 준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후속 질문에는 엄청난 생각이나 준비가 필요 없다는, 생각지도 못한 장점이 있다. 대화하다가 자연스레 후속 질문을 던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앨리슨 조교수 연구에 따르면 최대한 많이 질문하라고 주문받았을 때 가장 많이 등장한 질문 유형이 후속 질문이었다. 후속 질문을 던지라고 한 적이 없는데도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열린 질문이 필요한 타이밍 잡기.심문받는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떤 질문은또는아니오로만 답하도록 궁지로 몬다. 단순한 대답이 아니라 설명을 유도하는 열린 질문open-ended question은 이런 상황을 방지해 정보를 얻거나 새로 학습하려고 할 때 특히 유용하다. 열린 질문은 혁신의 원천이다.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던 기발한 답을 발굴할 수 있다.

 

설문지 설계 방식을 대대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보면 응답 제한이 얼마나 큰 손해를 가져오는지 알 수 있다. 일례로닫힌질문은 편견과 조작으로 이어졌다. 부모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내 아이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것을 객관식으로 물은 결과 응답자 약 60%스스로 생각하기를 골랐다. 하지만 같은 질문을 열린 형태로 묻자스스로 생각하기를 즉각 떠올린 부모는 5%에 불과했다.

 

물론 열린 질문에도 단점이 있다.이를테면 자기 패를 깊숙이 숨기고 있는 사람과 거래를 하거나 협상 테이블에서 팽팽한 줄다리기 중일 때 열린 질문을 하면 의중을 헤아리기 어려워진다. 상대가 정보를 의도적으로 생략해 물러서거나 거짓말할 틈을 준다. 이런 상황에서는 닫힌 질문이 더 효과적이다. 프레임을 제대로 짰다면 효과가 뛰어날 것이다. 가령 줄리아 민슨과 미국 유타대 에릭 반엡스Eric VanEpps, 조지타운대 제러미 입Jeremy Yip, 와튼스쿨 모리스 슈바이처Maurice Schweitzer등의 연구에 따르면 질문자가 긍정적으로 추측(“장비가 잘 작동하지요?”)할 때보다 부정적으로 추측(“조만간 새 장비를 대량 구매해야겠네요?”)할 때 사람들은 거짓말을 덜 하는 경향을 보였다.

 

민감한 정보일 때는 아무리 정교하게 프레임을 짜도 직접 묻는 것 자체가 소용이 없을 때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설문조사 전략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필자 레슬리 K. Leslie K. John부교수와 알레산드로 악퀴스티Alessandro Acquisti, 카네기멜론대 조지 로웬스타인 George Loewenstein은 다른 일로 포장해 민감한 정보를 물으면 사람들이 더 솔직하게 털어놓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반사회적 행동의 윤리성을 측정한다며 소득 신고하면서 속인 적은 없는지, 친구가 음주 운전해도 모른 척했는지 등을 물었다. 연구진은 참여자에게 보기의 반사회적 행동들을 직접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를 구별하고 서로 다른 척도로 윤리성을 평가하라고 주문했다. 이들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밝혀내기 위해서였다. 이 전략은 조직 차원에서 종종 유용할 수 있다. 일례로 매니저가 기대 연봉같이 민감한 정보를 직원에게 직접 묻는 대신 설문조사를 통해 묻는 일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되도록 자제하기를 권한다. 무언가를 캐내고자 속임수를 쓴다는 인상을 주면 신뢰를 잃을 수 있다. 앞으로 정보를 공유할 가능성도 작아지며 사내 인간관계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적정 순서가 있다.최상의 질문 순서는 상황별로 다르다. 고도로 긴장된 분위기에서는 매너가 아닌 것 같아도 난감한 질문을 먼저 던지는 편이 상대방 마음을 열 수 있다. 레슬리 부교수 등 연구진은 공격성 높은 질문에서 낮은 질문으로 점차 강도를 줄일 때, 사람들이 민감한 이야기를 더 기꺼이 꺼냈다고 설명한다. 질문자가타인에게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상상을 한 적이 있나요?”라고 묻고전혀 아프지 않은데 회사에 병가를 낸 적이 있나요?”같이 상대적으로 덜 공격적인 질문을 뒤이어서 했더니 더 솔직하게 답변하는 경향을 보였다. 물론 첫 질문이 지나치게 민감한 영역을 건드린다면 상대에게 불쾌감만 남긴다. 질문 강도를 섬세하게 조정해야 한다.

 

친분을 쌓기 위해서라면 반대로 접근해야 한다. 덜 민감한 질문으로 시작해 강도를 점차 높이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고전적 연구 사례로는 심리학자 아서 애런Arthur Aron이 진행한 실험이 있다.(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 인기 섹션 ‘Modern Love’에 논평이 실려 유명세를 탄 연구다.) 애런 교수는 처음 만나는 이들을 모아 짝을 지어 준 뒤 질문 목록을 건넸다. 한 그룹에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질문에서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은?”같이 내밀한 질문 순으로 질문에 답하라고 주문했다. 반면 대조군에는 서로 교감해 달라고만 요청했다. 연구팀이 정한 차례를 따라 질문한 참가자들은 대조군에 비해 서로에게 더 호감을 보였다. 뚜렷한 효과에친밀감 유도the relationship closeness induction’라고 이름 붙이고 공식화했다. 연구원들은 이 같은 방법을 실험 참가자들 간 친밀감을 형성하려 할 때 사용한다.

 

좋은 대화자는 이전 대화에서 나온 질문이 앞으로 등장할 질문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 가령 남캘리포니아대 교수 노버트 스와츠Novert Schwarz와 동료 저자들은삶에 얼마나 만족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한 뒤결혼생활에 얼마나 만족하십니까라고 물으면 각 답변이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점을 발견했다. 삶에 만족한다고 했다면 결혼생활에도 만족한다고 응답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순서로 질문했더니 사람들은 삶의 만족과 결혼생활이 긴밀히관련 있어야 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같은 질문을 반대 순서로 묻자 답변들간 상관관계는 낮아졌다.

 

적절한 어조로 말하라.무겁고 딱딱한 어조로 질문할 때보다 일상 대화처럼 질문할 때 더 솔직한 답변이 나온다. 한 연구에서 레슬리 부교수 등은 온라인 설문조사 참가자들에게 민감한 질문을 던졌다. 한 그룹은 재미있고 부담 없게 단장한 웹사이트에서, 다른 그룹은 딱딱한 웹사이트에서 설문에 응했다.(대조군에는 중성적 느낌의 웹사이트를 제공했다.) 다른 웹사이트보다 부담 없게 꾸민 웹사이트를 이용할 때 참가자들은 민감한 정보를 솔직하게 밝혔다.

 

비상구 또는빠져나갈 구석이 있을 때 더 솔직하게 털어놨다. 가령 언제든 답변을 바꿀 수 있다고 하자(대개 이후 수정하지 않을지라도) 더 속내를 드러냈다. 회사에서 팀 등 여러 단위의 조직들이 브레인스토밍 세션을 효과적이라고 여기는 이유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흰 칠판을 보여주며 무엇이든 쓰고 지울 수 있고 평가도 유보하겠다고 하면 진심 어린 답변과 다른 자리에서는 하지 않을 이야기도 나왔다. 물론 즉흥적으로 접근하는 게 부적절한 상황도 있다. 그러나 대개는 과도하게 정중한 톤으로 말할 때 정보 공유를 꺼리는 경향이 나타났다.

 

집단 역학에 주목하라.대화의 역학관계는 11 대담인가, 그룹 대화인가에 따라 매우 달라진다. 주변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답변할 마음이 변하는 데다 그룹 멤버끼리 주고받는 영향도 크다. 한 연구에서 레슬리 부교수와 동료 저자들은 참가자에게 주머니 사정(“수표가 부도 처리된 적 있습니까?”)과 성적 취향(“성인이 된 뒤 미성년자에게 성적으로 끌린 경험이 있습니까?”)을 포함한 민감한 내용을 잇달아 물었다. 한 그룹에는 다른 참가자 모두 금기시되는 내용을 기꺼이 답했다고 말한 반면, 다른 그룹에는 다들 말하기 꺼렸다고 전했다. 그 결과 다른 참가자들도 솔직히 답했다고 들은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약 27% 더 많이 민감한 내용을 솔직히 답했다. 미팅이나 여타 그룹 모임에서 폐쇄적인 사람이 몇 명만 있어도 질문을 통해 정보를 캐기가 어렵다. 그런데 반대 역시 마찬가지다. 한 명이 마음을 열면 그룹 모두 마음을 여는 경향이 있다.

 

집단 역학관계는 사람들이 질문자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도 영향을 끼친다. 앨리슨 부교수 연구에 따르면 보통은 대화 당사자 모두 질문받기를 즐겼고, 답변자보다 질문자에게 더 호감을 보였다. 하지만 같은 대화를 지켜본 제3의 관찰자는 질문자보다 답변자에게 더 호감을 보냈다. 당연한 결과다. 질문을 가장 많이 던지는 사람이 자기 생각과 속내를 가장 적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모든 대화를 듣는 제3자 입장에서 질문자는 방어적이거나 회피적이거나 인상이 흐릿하지만, 답변자는 매력적이거나 존재감 있어 보이거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다.

 

최고의 대답은

 

대화는 파트너와 호흡을 맞춰 추는 춤이다. 시간을 들여 서로 밀고 당기는 춤이다. 질문 방식에 따라 신뢰를 쌓고 많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 질문 방식에 따라 답변 방식도 달라진다.

 

대답은 정보 비공개privacy와 공개transparency라는 하나의 줄 어디에 발을 디딜지 선택하는 일이다. “물어봤으니 대답해야 할까?” “대답한다면 얼마나 털어놔야 할까?” “솔직하게 답했다가 나만 초라해지거나 전략적으로 불리해지면 어떡하지?” 스펙트럼 양끝(완전 비공개와 완전 공개)에는 각기 다른 장단점이 있다. 정보를 비공개로 유지하면 자유롭게 실험하고 배울 마음이 생긴다. 협상 시 민감한 정보(마땅한 대안이 없다든지 등)를 밝히지 않으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동시에 솔직한 정보 공개는 의미 있는 관계 구축에 필수다. 심지어 협상할 때도 정보를 공개하면 괜찮은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 한 집단에는 상대적으로 중요치 않지만 다른 집단에는 중요한 사항을 가려낼 수 있다. 양 측 모두 이익을 거둘 토대를 다질 수 있다.

 

비밀 유지에는 대가가 따른다. 버지니아대 줄리 레인Julie Lane과 대니얼 바그너Daniel Wegner는 숨기는 비밀이 있는 상태에서 타인과 교류할 때 원치 않는데도 비밀을 계속 떠올린다고 지적했다. 미국 컬럼비아대 마이클 슬레피언Michael Slepian과 전진석Jinseok Chun, 말리아 메이슨Malia Mason (타인과 교류하지 않을 때도) 비밀 때문에 인지능력이 고갈되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흐려진다는 점을 밝혔다. 심지어 장기적으로 건강과 행복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조직 생활 시 지나칠 정도로 정보를 숨기려 애쓰다 보면 정보를 활짝 드러내는 데서 오는 장점은 소홀히 여길 때가 있다. 동료가 이직한 뒤에 돈독하게 지낼 수 있었다며 뒤늦게 아쉬워하는 일이 얼마나 잦은가? 왜 계약이 끝난 뒤 긴장을 풀린 협상가들이 담소를 나누는 시점에서 좋은 거래 이야기가 나올까?

 

대답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먼저 공개할 정보와 비공개 정보를 구분하고 대화에 임해야 한다.

 

어떤 정보를 공유해야 하나.무엇을 얼마나 드러낼지에 일정한 법칙은 없다. 정보 공개의 힘은 매우 커서 이로 인해 유대감이 생긴 사이에서는 어떤 사실이 드러나든 더는 중요치 않다. 심지어 이미지에 손상을 주는 정보가 대화 상대와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레슬리 부교수가 하버드경영대학원 동료 케이트 바라즈Kate Barasz, 마이클 노턴Michael Norton과 진행한 연구를 보면, 사람들은직장에서 문책당한 경험이 있는가?” 같은 질문에 답해 불리한 이야기를 하기보다 대답을 안 하는 편이 타격이 작으리라 여긴다. 잘못 짚었다. 실험 참가자에게 인사 담당자라 생각하고 모든 조건이 같으나 답변 방식만 상이한 두 후보 가운데 한 명을 고르라 하자 거의 90%가 질문에곧이곧대로대답하는 후보를 선택했다. 대화하기에 앞서 답변을 거부했을 때 손해가 이득보다 크지는 않을지 숙고해야 할 것이다.

 

숨길 정보를 정하라. 물론 비밀을 감춰야 조직과 개인에게 이득이 될 때가 종종 있다. 연구진은 협상 방법 강의를 하면서 거짓말 없이 난감한 질문에 대처하는 전략을 가르친 바 있다. 아예 피하거나 준비한 답변 중 비슷한 것을 골라 답하면 감추고 싶은 정보를 지키고 대화 상대와 친밀감을 쌓을 수 있다. 특히 유창하게 말할 때 효과가 두드러졌다. 하버드공공정책대학원 토드 로저스Todd Rogers가 주도한 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선거에 출마한 여러 후보자가 질문에 답하거나 질문을 회피하는 두 종류의 영상을 시청했다. 참가자들은 답변했지만 말솜씨가 좋지 않은 후보보다 답변을 회피한 달변가를 더 선호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답변을 피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을 때에 한했다. 누군가가 캐묻는다면 질문으로 되돌려주거나 농담으로 모면하는 전략 역시 효과적이다. 답변할 차례에 이 방법을 잘 동원하면 대화를 다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무엇이든 질문하라.” 20세기 최고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남긴 명언이다. 창의적 인재와 기업 혁신은 기존에 없는 새로운 정보를 찾아 헤맬 때 나온다. 질문과 깊은 고민을 담은 대답은 매끄럽고 효율적인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고 친분과 신뢰를 더 굳건히 다질 수 있게 한다. 다 함께 새로운 발견을 할 수도 있다. 이 사실 전부를 이번 연구에 기록했다. 연구진은 질문과 답변의 힘이 좋은 성과를 내는 데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질문은 경이와 호기심, 기뻐할 수 있는 능력에서 탄생한다. 우리 인간은 대화의 힘으로부분의 합보다 큰 전체를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끝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다. 삶과 일에 열의를 갖고 몰입하려면 질문과 답변이 내면에 주는 즐거움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영업 부문에서 질문의 힘

 

질문이 매출을 올리는 일보다 중요한 기업은 몇 없다. 스타트업 공(Gong.io) B2B 영업의 일환으로 (전화나 온라인 플랫폼 등으로) 대화를 나눈 기업 50만 곳을 조사한 결과, 실적이 가장 높은 영업사원들은 자신의 동료들과 다른 방식으로 질문을 던졌다.

 

최근 자료를 보면 과거 사례와 마찬가지로 영업사원의 질문 수와 대화율(다음 미팅 확정과 거래 성사율) 사이에는 큰 상관관계가 있었다. 심지어 성별과 콜 유형(데모, 제안, 협상 등)을 통제한 이후에도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지점이 있었다. 질문이 14개를 넘어서자 대화율이 떨어졌다. 질문 11~14개를 던질 때 가장 좋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최고 영업사원은 판촉전화를 할 때 통화 중간중간 나눠 질문했다. 취조가 아닌 대화 같은 느낌을 주는 데 성공했다. 반면 저성과 사원은 통화 처음 반을 몰아세우듯 많은 질문을 던지는 데 썼다. ‘오늘의 할 일목록을 지워 나가듯 질문한다는 인상을 줬다.

 

또 최고 영업사원은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말을 줄이고 고객에게 귀 기울였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한다. 공에서 제시한 자료를 보면 최고 영업사원은 본능적으로 다음과 같은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설득하겠다며 말하기보다 질문을 던지는 편이 거래 성사율이 높다. 

 

 

 

번역: 노이재 / 에디팅: 최한나

 

 

앨리슨 우드 브룩스 & 레슬리 K.
앨리슨 우드 브룩스(Alison Wood Brooks)와 레슬리 K. (Leslie K. John)은 각각 하버드경영대학원 조교수와 부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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