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6월(합본호) 미투 운동, 일터를 바꾸다 M. 앤 맥페디언(M. Ann McFadyen)
제임스 캠벨 퀵(James Campbell Quick)
엘리자베스 C. 티펫(Elizabeth C. Tippett)
마이클 킴멜(Michael Kimmel)
빅토리아 A. 리프닉(Victoria A. Lipnic)
차이 R. 펠드블룸(Chai R. Feldblum)
수전 렙속(Suzanne Lebsock)
조앤 C. 윌리엄스(Joan C. Williams)

THE BIG IDEA

미투 운동, 일터를 바꾸다

전 세계에서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고발이 터져 나온다. 남녀 구성원들의 관계를 완전히 바꿀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단지 남성 혹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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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해야 할 일

 

남성들이 일터를 남학생 사교클럽이나 포르노영화 촬영장처럼 취급해도 되는 세계와 작별할 때가 왔다. 2017 10월 초 할리우드 영화 프로듀서 하비 와인스틴의 성범죄가 폭로된 이후, 100명에 가까운 거물급 인사들이 비슷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두 미디어, 기술, 호텔, 정치, 연예 등 업계에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들이다. 전체 미국인의 87%가 성희롱에 대한 불관용을 요구하는 지금, 우리는 직장 내 평등과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

 

이런 상황은 여성들뿐만 아니라 대다수 남성에게도 훨씬 좋은 일이다. 성희롱이 만연한 직장문화는 거기에 가담하기를 거부하는 남성에게까지 모욕감을 준다. 이런 문화에 겉도는 남성은 피해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성희롱이 일어났을 때 개입할지 말지, 경력에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개입해야 할지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도 상당수 남성은 전에 없이 많은 남성들이 성희롱으로 자리에서 쫓겨나는 모습을 보면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힘있는 임원과 유명인사들이 성추행으로 즉시 해고되자, 어떤 남성이라도 앙심을 품은 여성에게 고발 당해 신세를 망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투 운동(#MeToo·나도 고발한다)이 시작되면서 49%의 남성이 여성에 대한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한다. 남성들은 어제의 경솔하고 어리석은 짓 때문에 오늘의 커리어가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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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투 운동은 남녀 대립의 문제가 아니다. 와인스틴의 성범죄를 세상에 알린 언론인 가운데에는 미아 패로와 우디 앨런 사이에서 태어난 로넌 패로도 있다. 그렇다. 자신의 오랜 여자친구가 입양한 딸과 결혼하고, 또다른 딸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는 그 우디 앨런 말이다. 로넌 패로는성범죄는 내 가족과도 무관하지 않은 일이라면서, 개인적 경험이 와인스틴 사건을 보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시 말하지만 미투 운동은 남성과 여성의 싸움이 아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일터에서 맡은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훼방 놓는 일부 약탈적인 남성을 이대로 내버려둘지를 놓고 벌이는 싸움이다.

 

지난 10년 동안의 수많은 변화가 지금의 놀라운 순간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먼저 기술의 변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예전 같으면 뉴스나 정보 유출을 통제하는 게이트키퍼gatekeeper가 묻어버리고 말았을 이야기를 여성들이 직접 공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문화적 변화도 있었다. 성범죄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여성을꽃뱀으로 몰아세우던 케케묵은 고정관념은, 페미니스트들이슬럿 셰이밍slut shaming’[1]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부당하게 여성을 비난하는 이들을 역으로 공격하면서 힘을 잃었다. 그 못지않게 중요한 사실은 많은 여성이 언론계, 비즈니스계, 정계, 영화계 요직에 진출하면서 더 이상 폐쇄적인 남성 집단의 뜻에 무조건 따를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이제는 여성들이 알 프랭큰 민주당 상원의원을 사퇴시키거나 하비 와인스틴 사건을 세상에 알리는 일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이 모든 변화가 가져온 결과를 사회과학자들은 규범의단계적 확산norm cascade’이라고 부른다. 단계적 확산은 사회적 관습에 갑작스러운 변화를 일으키는 일련의 장기적 흐름을 뜻한다. 이런 변화는 돌이킬 수 없다. 지금의 직장 환경은 1년 전과는 매우 다르다. 간단히 말해 동료, 부하직원, 상사, 사업상 파트너를 성적으로 괴롭히는 사람은 밥줄이 위태로워질 것이다.

 

미투 운동이 일터를 어떻게 바꾸고 있나

 

가해자 해고가 보편화된 듯 보이지만, 이제 겨우 성희롱 문화가 안고 있는 문제의 표면만 건드렸을 뿐이다. 이 글을 함께 쓴 조앤 C. 윌리엄스가 이끄는 워크라이프 법률센터Center for WorkLife Law, 얼마 전 미국변호사협회의 의뢰를 받아 변호사들을 대상으로보이지 않으면 바꿀 수 없다: 법조계의 인종과 젠더 편견에 관하여(You Can’t Change What You Can’t See: Interrupting Racial & Gender Bias in the Legal Profession)’라는 제목의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업계에 성추행이 만연해 있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 연구에서 여성의 82%, 남성의 74%가 일터에서 성차별적 발언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여성의 28%, 남성의 8%가 일터에서 원하지 않는 성적이거나 연애적 관심 또는 신체 접촉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여성의 7%, 남성의 1% 미만이 직장에서 성적인 행위에 협조하면 특혜를 주겠다는 회유나, 협조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거라는 협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여성의 14%, 남성의 5%가 성희롱 때문에 일터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답했다. 부당한 대우는 승진 지연, 중요한 업무를 맡거나 지원받을 기회 감소, 자녀를 둔 직원에 대한 편견, 높은 이직 성향과 관련돼 있었다. 성차별적 발언을 제외하고 가장 심각한 3가지 유형의 성희롱은 소득 감소, 좌천, 고객과 사무실 자리 상실, 주요 보직에서의 자격 박탈과 관련돼 있었다.

 

이런 패턴은 비단 법조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얼마 전 오클라호마주립대, 미네소타대, 메인대가 공동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성희롱을 당한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이직할 확률이 6.5배 더 높았다. 연구대상으로 참여한 한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새 직장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끝이라고, 더 이상 여기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밥도 굶고 공과금을 못 내게 되더라도 나가야만 했어요.”

 

[1] 옷차림이나 행동거지, 연애 같은 사생활을 빌미로 여성을 비난해서 수치심을 안겨주는 행위

 

여성 중에서도 그날그날 먹고사는 저임금노동자와 불법이주노동자가 가장 취약했다. 시카고 소재 호텔의 객실청소노동자 약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49%가 몸을 드러낸 남성 투숙객과 마주친 적이 있었다. 야간 교대근무를 하는 건물관리인과 농장노동자는 질 나쁜 관리자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식당노동자는 삼중으로 성희롱을 당했다. 2014년 발표된유리바닥The Glass Floor’이라는 절묘한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39개 주의 식당노동자 68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성 응답자의 80%가량이 동료에게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80%가 손님을, 67%가 매니저를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했다. 성희롱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의 52%는 매주 이런 일을 겪었다. 여성 노동자들은 손님이 성희롱할 때가 특히 성가시다고 말했는데, 수입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팁을 포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2011년 고용기회평등위원회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EEOC에 성희롱 진정을 넣은 여성의 약 37%가 요식업계 종사자라는 사실은 별로 놀랍지도 않다.

 

세간에 알려진 사건들은 성희롱이 여성의 경력을 어떻게 망치는지 훨씬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배우 애슐리 저드와 미라 소르비노는 하비 와인스틴의 성적인 요구를 거부하고 나서 배역을 얻기가 더 어려워졌다. 폭스뉴스의 앵커 그레첸 카슨은, 아침뉴스쇼폭스와 친구들Fox & Friends’ 측에 적대적인 근무환경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다음 중요한 인터뷰에서 배제됐다. 또한 매주 출연하던 시사토크쇼오라일리 팩터The O’Reilly Factor’의 인기 코너 ‘컬처 워리어Culture Warrior’에서 하차 통보를 받았다. 미국 제9순회재판소 판사 알렉스 코진스키가 법원의 서기들을 성희롱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많은 여성이 해당 법원 서기직에 지원하는 일을 포기했다. 이 자리는 젊은 변호사들이 연방대법원으로 진출하기 위해 경력을 쌓는, 법조계에서 알아주는 알짜배기 직장이었다. 야심만만한 의회 직원이었던 로런 그린은, 자신의 상사인 블레이크 패런솔드 공화당 하원의원에게 성희롱을 당한 사실을 폭로한 뒤 정계에서 퇴출당했다. 현재 그린은 주택건설회사에서 임시직 보조로 일하고 있다.

 

성희롱 피해자 가운데 남성도 있다는 사실은 흔히 간과되곤 한다. 2016 EEOC에 성희롱 진정을 제출한 사람의 약 17%가 남성이었다. 여성에게 성희롱을 당한 남성도 일부 있지만, 상당수는 이성애자나 동성애자 남성에게 성희롱을 당했다. 1988년 미 연방대법원은, 석유 시추 플랫폼에서 일하던 한 잡역부가 8명으로 구성된 크루의 동료들에게 성희롱 당한 사건에 대해 피해자의 손을 들어줬다. 가해자들은 피해자가 남성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성희롱을 했다고 밝혔다. 얼마 전 여러 남성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오랫동안 지휘자로 활동해 왔던 제임스 레바인에게 1960년대 말부터 1980년대까지 자위행위를 비롯한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폭로한 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레바인을 정직 처분했다. 당시 피해자들의 나이는 16~20세였다.

 

이런 사건은 더 이상 혀를 끌끌 차는 것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과거에는 성희롱 소송에서 승소하기가 매우 어려웠지만, 성희롱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급변하면서 이런 양상은 바뀔지도 모른다. 이제는 여성의 78%가 성차별적 대우를 받는다면 공개적으로 말할 가능성이 전보다 더 높아졌다고 말한다. 남성의 77%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 여성을 보면 개입할 가능성이 전보다 더 높아졌다고 말한다. 상황이 이렇게 바뀐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이 여성의 말을 이전보다 더 잘 믿게 됐기 때문이다.

 

전방위적 변화

 

로이 무어 앨러배마 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성 4명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이 지지하고 나선 일은, 우리가 규범의 단계적 확산을 목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장 잘 보여준다.

 

매코널 의원은나는 이 여성들을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1991년 애니타 힐이 겪었던 상황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당시 힐은 연방대법관 후보 지명자였던 클래런스 토머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했다. 미국 전역의 시청자들이 청문회를 지켜보는 가운데, 힐은 상원의원들에게 굴욕적인 심문을 받았다. 토머스 밑에서 일했던 또 다른 직원이 같은 건물에서 토머스의 성추행 사실을 증언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지만 끝내 불려가지 않았다. 힐은 혼자서 남성으로만 구성된 위원회의 집요한 괴롭힘을 견뎌냈다. 청문회 이후 힐의 반대자들은 힐의 오클라호마대 교수 생활을 끊임없이 방해했고, 결국 종신교수직까지 포기하게 만들었다. 이 사건은 성희롱 혐의를 제기한 사람이 무릅써야 할 위험을 잘 보여줬다.

 

미국의 공영라디오방송 NPR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그동안 상황이 얼마나 급반전됐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5년 전만 해도 전체 미국인의 66%가 여성이 성희롱 사실을 폭로하면 대체로 무시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 비율이 26%에 그친다. 우리가 언제부터 여성의 말을 믿기 시작했을까? 무엇이 변했을까? 그리고 남성에게는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여성에 대한 불신, 아무리 좋게 봐도 여성에 대한 멸시라고밖에 할 수 없는 이런 태도의 근원은 앞서 말한 낡은 고정관념에서 찾을 수 있다. 여성은 본래 비이성적이고, 편협하고, 남을 잘 속이고,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고정관념 말이다.

 

이런 고정관념은 고대로부터 있었다. 구약성경 창세기에는 이브가 최초로 죄를 지은 뒤, 아담과 인류를 영원히 죄의 나락에 빠뜨렸다고 기록돼 있다. 창세기의 저자들은 유대 기독교의 역사를 따라 여러 세대에 걸쳐 여성의 간악함을 자세히 서술한다. 이 주제를 가장 생생하게 기술한 산문가 중에는, 1486년에 마녀에 관한 설화를 모아 <      마녀의 망치The Hammer of Witches      >라는 고전을 펴낸 독일의 두 수도사도 있다. 이들은여자란 우정의 방해자, 피할 수 없는 형벌, 필요악, 타고난 유혹의 마수, 매력적인 재앙, 집안의 위협, 달콤한 유해물, 백옥 같은 피부 아래 감춰진 자연의 사악함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적었다. 여기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아마도 여성을타고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한 대목일 것이다.

 

19세기에 이르러 여성에 대한 더 긍정적인 이미지들이 생겨났지만, 편협하고 문란한 거짓말쟁이라는 고정관념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학자들이 남긴 수많은 기록에 따르면, 이런 고정관념이 모든 계층의 여성들, 특히 아프리카계 미국 여성과 직장 상사에게 성관계를 강요받는 노동계급 여성에게 덧씌워졌다. 미성년 여성을 배척하고 모욕하는 구실로도 활용되면서 이들을쉬운상대로 취급하게끔 만들었다. 성인 남성과 가끔은 미성년 남성이 성인 여성이나 수많은 미성년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할 때, 이런 고정관념은여자가 원했다’ ‘먼저 꼬셨다’ ‘자업자득이다등등 가해자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논리를 제공했다.

 

여성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은 여전히 건재하다. 여성의 거짓말 때문에 남성이 신세를 망칠 수 있다는 공포의 밑바탕에는 이런 고정관념이 깔려 있다. 어떤 남성은 너무 겁을 먹은 나머지 여성 동료와 단둘이 만나거나 식사하는 자리까지 피하고 있다. 로이 무어가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을 때, 무어의 선거캠프는 그가마녀사냥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이런 대응방식은 성범죄 피해자들의 평판을 깎아내리는 고전적이면서도 강력한 수법이다.

 

성폭력 고발을 위한 미투 운동과 성폭력에 대응하기 위한 타임스업(Time’s Up·이제 그만) 운동은, 더 이상 여성들을 슬럿 셰이밍으로 침묵하게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구글의 한 관리자가 여성 엔지니어에게지금 당신의 엉덩이를 움켜잡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느라 힘들다라고 말하자, 엔지니어는 이 발언을 트위터에 올려 온 세상에 알렸다. 2017 10월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트위터를 통해 성희롱 피해자들에게 ‘me too’라고 답해 달라고 제안하자, 1200만 명의 여성이 ‘Me Too’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배우들은 예전처럼 성희롱이라는 곤란한 문제와 거리를 두는 대신, 2018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검은 옷을 갖춰 입고 나와 연대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분노를 실천으로 바꾸려면 해시태그 달기 운동을 넘어 직장 내 새로운 행동규범을 세워야 한다. 지금은 불안정한 시기이고, 따라서 자칫 상황이 크게 잘못될 수 있다. 한 여성이 로이 무어와 관련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며 워싱턴포스트에 접근했지만, 신문사가 감탄할 만큼 엄격한 검증을 통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는 사실을 밝혀내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해 보라. 그 여성의 목적은 워싱턴포스트에 거짓 정보를 흘리고 허위 사실을 보도하게 만들어서, 로이 무어에게 불리한 내용을 보도하는 모든 주류 언론의 신뢰성에 흠집을 내려는 것이었다. 아직까지는 모든 일이 잘 굴러가고 있다. 직장 환경의 실질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초기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합의 대신 해고다

 

지난날 유력인사에게 성희롱 혐의가 제기되면, 대부분의 기업은 조용히 합의금을 지불해서 문제를 잠재우고, 비밀유지 협약서를 통해 피해를 제한하려고 했다. 폭스사의 경우 회사나 소속 직원을 상대로 제기된 성희롱 혐의에 대해 적어도 7차례 합의금을 지급했다. 와인스틴은 8번에 걸쳐 합의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회사에서 쫓겨나는 쪽은 거액의 합의금을 받고 피해 사실을 인정받은 고소인이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경력이 끊기는 피해를 입었다.

 

지금은 조용한 합의가 점차 정당성을 잃고 있다. 유명인사들이 가차없이 해고되고 강제로 퇴임당하는 상황이야말로, 기업들이 그간의 전략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초범이면서 경미하거나 애매모호한 성희롱 행위를 수반한 경우, 혹은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해 이뤄졌지만 회사 기준을 위반한 경우 등 특정한 상황에 대해서는 합의금을 지급하는 관행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죄질이 나쁜 성희롱 문제를 합의로 해결하는 관행은 점차 이사들의 직무 태만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업 이사회는 금융사기와 해외부패방지법 위반에 대해서는 절대로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 그리고 앞으로 성희롱에 대해서도 퇴직수당 없이 해고하는 식의 강력한 조치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성희롱 가해자를 해고한 회사 대부분이 고도의 법무 및 인사 조직을 갖추고 있고, 고위경영진과 이사회 중 적어도 한쪽의 조언과 개입이 있었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이 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증거를 전부 공개했다고 짐작해서는 안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증거를 공개하지 않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해고된 직원이 명예훼손이나 부당해고 소송의 무기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대의를 위해 직원을 해고할 때는 보통 이런 전략을 취하며, 성희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쪽에서는 직원들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너무 빨리 해고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한다. 하지만 적법한 절차는 공공기관에만 해당될 뿐, 민간 조직에는 반드시 요구되지 않는다는 중요한 사실은 흔히 간과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공정한 절차를 밟자는 꽤 일리 있는 주장을 하고 있다. 기업은 심각한 위법 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은 모든 직원을 동일한 절차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대개는 혐의에 대해 조사하는 동안 해당 직원을 정직 처분한다. 다는 아니지만 많은 성희롱 사건이 이런 식으로 처리된다.

 

물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따져보는 일도 중요하다. 여성도 인간이고, 성별과 상관없이 인간은 때에 따라 거짓말을 한다. 그래서 진술의 신빙성을 평가할 때 항상 활용하는 표준 기법을 이 경우에도 적용해야 한다. 물론 이 방법에도 결함은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다. 다른 모든 상황에서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면 성희롱 사건에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진실을 밝히는 방법을 탐구하는 데 평생을 바친 저명한 증거학자 로저 파크Roger Park의 통찰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에게 위안을 준다. 파크는 이 글의 공동 필자인 윌리엄스의 동료이기도 하다. 성희롱에 대한 파크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잘못을 저지른 남성이 거짓말을 할 이유는 충분하다. 반면 여성이 없었던 일을 있다고 주장할 경우에 견뎌야 할 엄청난 시련을 생각하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 역사적으로도 피해자는실제성희롱 피해 사실을 주장할 때조차 커리어에 타격을 입었다.

 

이런 사실이 성희롱 주장의 진실성을 어느 정도 보장해 준다. 많은 사람이 비슷한 진술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와인스틴의 성추행을 밝히는 데 나선 여성이 최소 42명이고, 뉴욕의 식당경영자 켄 프리드먼의 성추행을 밝히는 데 나선 여성이 10명에 이른다. 12명이 넘는 사람이 케빈 스페이시의 성추행 혐의를 제기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나섰다는 사실이 주장의 신빙성을 뒷받침해 준다. 성추행 사건의 처리 절차를 만들고 싶은 조직이라면 성희롱 표준 정책부터 세우면 좋다. 미국 인적자원관리협회Society for Human Resources에서 성희롱 표준정책 샘플을 제공하고 있고, 인터넷에서도 다양한 무료 샘플을 구할 수 있다. 그런 다음 사내 교육을 통해 어떤 행위가 용인되는지 직원들에게 명확히 알려줘야 한다. 이 부분은 회사마다 다르다. 최근 사건들을 감안해 세부적인 내용을 추가하고 싶은 회사도 있을 것이다. 놀랍게도 음란물 시청, 키스, 등 마사지, 알몸 노출이 직장에서 해서는 안 될 부적절한 행위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알렉스 코진스키의 사례를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한번은 코진스키가 법원 서기들과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영화 속에 반라로 등장하는 여성의풍만한가슴을 주제로 대화를 이끌어갔다고 한 참석자가 밝혔다. 당시 어떤 여성이 이런 대화에 불쾌감을 표시하자, 코진스키는 자신이 남자라서 어쩔 수 없다고 대답했다.

 

어떤 남성은 성희롱 관행을 일종의 특권처럼 유지하고 싶어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들의 남성성이 위태로워진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들이 말하는 남성성은 그저 유해하고 고루한 남성성일 뿐이다. 이제 그런 믿음을 버려야 한다.

 

오늘날의 일터

 

실제로 모든 여성과 대다수 남성이 남성성에 대한 유해한 해석에 반대한다. 남성이 남자답게 굴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사람들이 더 이상 성적 욕망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는 뜻도 아니다. 다만진짜 남자라면 상황을 고려하지 않거나, 상대의 허락을 받지 않고 무자비하게 성적 욕망을 드러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폐기하라고 일부 남성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업무관계는 업무로 한정돼야 한다. 이런 이유로 사내연애를 금지하는 조직도 있다. 사내연애 금지 정책이 없는 조직에 있다면, 상대가 원하지 않으면 로맨틱하거나 성적인 방향으로 관계를 이끌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라. 동료에게 데이트를 신청할지 말지 고민하는 일은 상당한 불안을 야기한다. 온종일 회사에 매여 있기 때문에 외부인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어서 동료들끼리 사귀게 되는 직장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타인이 무엇을 바라는지 안전하게 알아내려면 당사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 어떤 남성은 여성이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영 알아채기 어렵다고 말한다. CBS 간판 앵커 찰리 로즈와 뉴욕타임스 기자 글렌 스러시는, 여성들이 실제로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상대가 자신에게 호감이 있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이성적으로 호감이 가는 직장 동료가 있다면 이렇게 하면 된다. 지금껏 친구로 지내왔지만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은 여성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상대 여성이 계속 친구로 지내고 싶어할 경우, 그런 의사를 편하게 밝힐 수 있도록 너무 부담주지 않는 선에서 제안을 해야 한다. 밑져야 본전이다. 상대 여성이 거절하긴 했지만 속으로는 반기고 있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은 거절했다고 치자. 이후는 상대 여성에게 맡겨 두자. 그녀가 마음이 바뀌어 먼저 데이트를 제안해 올 때까지 기다리자.

 

각종 거래와 중요한 친분이 식사자리와 술자리를 통해 맺어진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직장 동료와 어울릴 때는 부적절한 행동을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로이 프라이스는 아마존의 프로듀서 아이사 해킷이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뒤 아마존 스튜디오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해킷에 따르면, 회사 파티에 가는 택시 안에서 프라이스는 해킷에게만족시켜 주겠다며 여러 차례 성관계를 제안했다. 파티에 도착한 후에는 다른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해킷의 귀에다 대고항문성교라고 큰소리로 말했다. 할리우드 평론가 넬리 안드리바는 와인스틴 사건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에, 프라이스의 행실은 앞으로 아마존이 여성 책임 프로듀서와 배우를 영입하는 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익명의 제보자의 입을 빌려 프라이스가완전히 배척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료에게 칭찬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그 옷 예쁘다그 옷을 입으니까 섹시하네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만일 그 여성이 진심으로 섹시해 보인다면? 이 점을 잊지 말자. 그 여성은 당신의 직장 동료이지 여자친구가 아니다. 상호 합의 아래 두 사람의 관계가 발전하지 않는 이상 한 사람의 동료로 대해야 한다.

 

그렇다고 유별나게 여성들과 거리를 두라는 말도 아니다. 그런 방식은 불필요하고, 부당하고, 위법적이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성에게 기회를 뺏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성과의 비공개 회의를 거부하려면 남성과도 비공개 회의를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비공개 회의에서 공유되는 모든 민감한 정보에 여성들만 접근할 수 없게 되며, 이는 미국 연방법 위반에 해당한다.

 

여성에 대한 성희롱 문제에 공감하는 남성들은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성희롱을 목격하면 나서서 이야기하라. 물론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너무 심각하지 않은 톤으로 가볍게 지적하면 된다. 한 무리의 남성들과 함께 있을 때 누군가가 지나가는 여성 동료를 보고, 섹시한데!”라고 말한다면, 그저 이렇게 대응하면 된다. “글쎄, 나는 저 친구를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아. 동료일 뿐이잖아. 저 친구도 우리가 동료로 봐주길 원할 것 같은데.”

 

여성들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동료 관계를 이성 관계로 발전시키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원하지 않으면 분명히 거절하라. 누군가 성적인 농담으로 당신을 불편하게 한다면듣기 좀 거북하군요라고 말하고 농담을 멈추게 하라. 업무 관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누군가의 무례한 행동에 면박을 주고 싶다면 조앤이 쓴 <      What Works for Women at Work      >를 참고하라. 불륜을 제안하는 직장 동료가 있다면나는 당신 아내를 잘 알아. 우린 친구니까. 당신은 유부남이야. 그런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어. 그러니 다시는 이런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라.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우리의 마지막 조언은 바로 이것이다. 성희롱 피해 사실을 신고하라. 1년 전이었다면 이렇게 전면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을 제안하는 일이 과연 가능했을지 모르겠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변화는 성관계, 성적 유혹, 성적 차이의 종말이 아니라, 여성들이 끊임없이 성적 대상으로 취급되는 현실에 굴복해야 했던 직장문화의 종말을 뜻한다. 사람들이 회사에 가는 이유는 보통 일을 하기 위해서다. 이제야 비로소 모두가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법이 정한 선은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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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으로 보도되는 많은 성희롱 사건이 범죄 행위를 수반한다. 성폭행과 기타 관련 범죄의 정의는 주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뉴욕 주는타인을 모멸하거나 학대할 목적 또는 행위자의 성적 욕구를 충족할 목적으로 타인의 성적인 부위나 기타 은밀한 부위를 강제로 만지는 행위를 법으로 금하고 있다. 이 규정은손으로 쥐거나 잡거나 꼬집는 행위를 포함한다라는 부가설명도 친절하게 달아 놨다. 이런 행위가 용인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리 놀랍거나 당황스러운 일이 아니다.

 

여성에게 일 이야기를 하자고 불러내서는 목욕 가운만 걸치고 나타나 신체 주요 부위를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은 여러분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찰리 로즈가 이랬다는 보도가 있으며, 하비 와인스틴은 더했다고 수많은 여성이 증언하고 있다. 그 밖의 많은 사람이 저런 짓을 저질렀다. 업무 관련 상황에서 자위행위를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불법인데도 배우 루이스 C. K.는 그렇게 했다. 취업 관련 이야기를 하는 도중 자신의 혀를 타인의 입 안에 밀어 넣는 짓을 해서는 절대로 안되지만, 여성 두 명의 주장에 따르면 마이클 오레스케즈 NPR 편집국장은 그랬다. 동료 직원에게 키스하고 혀로 핥는 짓을 해서는 안 되지만 배우 앤디 딕은 했다.

 

직장에서 타인이 자신의 사타구니에 손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남성은 없다. 여성도 마찬가지다. 이런 사실을 누군가가 말해준다고 해도 놀라거나 당황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남성들이 겁먹는 이유를 안다. 대부분의 성희롱은 성폭행을 수반하지 않는다. 하지만 직장에서 질 낮은 농담을 했거나, 동료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거나, 어쩌면 회사 연말 파티에서 남의 몸을 더듬었거나, 그런 행동을 한 누군가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요즘 들어 부쩍 성희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고용법은 성희롱 혐의로 피소된 남성의 권리를 전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냉철하고 균형 있는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성희롱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조건형. 미국 연방법은 직장 내 성상납을 불법으로 규정한다. 조건형 성희롱 소송에서 원고가 승소하려면, 원고보다 지위가 높은 피고가 성적인 행위를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직장생활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하거나, 요구에 응하면 승진, 연봉 인상, 기타 특혜를 보장해 주겠다고 회유했다는 사실을 원고가 증명해야 한다. 존 코니어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그의 성적 접근을 거부해서 해고됐다고 주장한 직원에게 수천 달러를 배상했다. 뉴욕매거진 보도에 따르면, 로저 에일스 폭스뉴스 전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직업적 특혜를 주겠다며 여성들에게 계속해서 성관계를 제안했다. 1989년에는 미국 공화당 전국위원회Republican National Committee와의 계약을 추진하던 한 여성에게거물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그들과 자야 한다라고 말했다. 1960년대에는 한 19세 여성을 붙잡고 강제로 키스한 뒤, 겁에 질린 여성에게비협조적인 여자는 여기서 일자리를 못 얻는다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50년 뒤 그레첸 카슨은, 에일스가 잠자리를 요구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자 자신을 좌천시키고 결국 해고했다고 말했다. 폭스 측은 에일스의 성희롱 사건에 합의금 2000만 달러를 지불했다. 그런데 폭스는오라일리 팩터의 메인 앵커 빌 오라일리가 자신을 상대로 제기된 성희롱 소송에 합의금으로 3200만 달러를 지불하자 오라일리와의 계약을 연장했다. 오라일리가 심각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서 거액의 합의금을 내놓을 리 없었을 텐데도 말이다.

 

혹시 자신이 조건형 성희롱을 하게 될까 봐 걱정하는 남성이 있다면, 가장 간단한 예방법으로 부하직원과 데이트를 안 하면 된다. 만일 데이트를 하게 된다면 사전에 당사자 간 합의가 반드시 있어야 하며, 일과 관련된 문제를 다룰 때 두 사람이 계속 연인관계로 남든 헤어지든 한 번도 사귄 적이 없는 직원을 대하듯 행동해야 한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절대로 부하직원과 사귀지 말아야 한다. 물론 이 원칙은 남녀 모두에게 적용된다.

 

적대적 근무환경형. 환경형 성희롱 혐의에 대한 법적 기준 역시 피고를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 환경형 성희롱이 성립하려면 그 행위가 원하지 않는 행위여야 하고, 분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적대적이라고 간주할 만한 근무환경이어야 하고, 원고 자신도 적대적인 환경이라고 느껴야 하고, 근무환경을 적대적으로 만드는 행위가 가혹하거나 만연해야 한다.

 

게다가 단 하나의심각한사건을 근거로 제기된 환경형 성희롱 소송에서 원고가 승소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거의 예외 없이 그 행위가만연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만 이길 수 있다. 그렇다면 얼마나 만연해야 할까?

 

상당히 만연해야 한다. 1993년 연방대법원 사건에서 원고 여성은 남자 상사가 자신에게여자 주제에 뭘 알아?” “매니저 자리에는 남자를 앉혀야 해” “멍청한 여자같은 발언을 하고, 다른 직원이 보는 앞에서 연봉 협상을호텔에서하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이 상사는 여성들에게 자기 바지 앞주머니에 있는 동전을 꺼내라고 하고, 물건을 바닥에 던진 뒤 주워 오라고 시키기도 했다. 원고가 피고의 행동에 항의하자, 피고는 농담이었다며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원고는 회사를 나와 소송을 제기하고, 승소했다. 원고는 피고의 행동이 원하지 않는 행동이었으며, 개인적 모욕감을 느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 법원은 분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적대적이라고 느낄 만한 근무환경이었고, 이런 적대감이 만연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처럼 대다수 남성이 예상하는 수준을 뛰어넘어야 성희롱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남성들은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근무환경이 적대적이었다는 점을 원고가 증명해야 한다는 요건이 추가적인 보호막 역할을 한다. 따라서 여성들은 직장 상사가 성적으로 접근할 때 원하지 않는 행위라는 점을 보여줘야 할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적대감을 느꼈다고 직접 말해야 한다. “이러시면 제가 불편합니다. 여기는 일하는 곳이잖아요정도면 충분하다.

 

직장 동료와 어울리고 데이트를 해도 괜찮다. 하지만보복 행위관련 법에 따르면, 동료가 어떤 제안을 거절했을 때 그 대가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성희롱 소송에서 원고가 성적 접근을 거절했거나 적대적 근무환경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고, 그 결과 보복을 당했다는 점을 증명하면 회사가 패소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진다.

 

우버는 성희롱 소송의 새로운 교과서적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사내 채팅방에서 수전 파울러의 매니저가 파울러에게 잠자리를 제안했다. 파울러는 이 대화의 스크린샷을 캡처해 인사부에 보냈다. 인사부는 파울러에게 다른 팀으로 옮기거나 그 팀에 계속 남는 두 가지 방안을 제안하면서, 팀에 계속 남을 경우 매니저가 파울러의 인사 고과를 낮게 주더라도 달리 도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 상사의 성적 제안을 거절했기 때문에 인사 고과를 통해 보복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파울러는 이 팀의 프로젝트가 적성에 잘 맞았기 때문에 다른 팀으로 옮기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그렇게 했다. 다행히 새로 옮긴 팀에서 자기에게 맞는 일을 찾았지만, 안타깝게도 성차별적 상황을 계속 겪어야 했다. 파울러는 이 일을 다시 인사부에 보고했다. 그러자 어느 날 상사가 파울러를 불러서, 계속 불만을 제기할 경우 해고될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 이런 행동도 보복에 해당하므로 불법이다.

 

 

THE AUTHORs

 

조앤 C. 윌리엄스, 수전 렙속

 

조앤 C. 윌리엄스(Joan C. Williams)는 캘리포니아대 헤이스팅스 법과대학 특훈교수이자, 학교 산하 워크라이프 법률센터의 창립자 겸 소장이다. 윌리엄스는 사회적 불평등 문제에 관한 선도적인 전문가다.

 

수전 렙속(Suzanne Lebsock)은 럿거스대 역사학과 운영위원회 명예교수로, 학교에 최고의 여성사 및 젠더사 대학원과정을 공동 설립했다.

 

직장 내 성희롱이 더 이상 묵과될 수 없는 지금 상황에서, 윌리엄스와 렙속은 이 같은 변화가 계속되기를 바란다. “여성이 모든 에너지를 일과 삶에 집중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어떨지 상상해 보세요.” 렙속이 말한다. “성희롱 문제를 넘어 임금 평등 같은 다른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세상 말입니다.” 두 사람은 모든 사람이 이 글을 읽기 바라지만, ‘이후의 길은 특별히 남성 독자를 염두에 두고 썼다. 현재 많은 남성이 변화에 불안해하며 길잡이가 될 만한 지침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윌리엄스와 렙속이 이 글을 집필한 이유다.

 

윌리엄스가 사회계급에 관해 쓴 글 가운데, 2016년 미국 대선일 밤 HBR.org에 업로드한 ‘미국 노동자계급에 관한 흔한 오해(What So Many People Don’t Get About the U.S. Working Class)’는 접속횟수 370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이 주제에 대한 후속 저작이 <      White Working Class: Overcoming Class Cluelessness in America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이며, <      Unbending Gender: Why Family and Work Conflict and What to Do About It      >(Oxford University Press, 2000)으로는 상을 받기도 했다. 또 헤더 부시(Heather Boushey)와 함께 작성한 보고서 <      -가정 갈등의 세 얼굴(The Three Faces of Work-Family Conflict)      >은 다방면에서 두루 읽히며 정책입안자, 기자, 활동가들에게 큰 영향을 줬다.

 

2014년 뉴욕타임스는 윌리엄스가 자신의 딸 레이철 뎀시(Rachel Dempsey)와 펴낸 여성을 위한 커리어 지침서, <      What Works for Women at Work      >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다. “사회학적 연구 결과를 일상의 언어로 솜씨 좋게 풀어낸 이 책은, 지침서의 형식을 빌려 야망 있는 여성들에게 솔직하고 거침없이 조언한다.” <      What Works for Women at Work      >가 성공을 거둔 뒤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와 비영리단체 린인재단(LeanIn.org)은 윌리엄스에게, 책에서 소개한 전략들을 공유할 수 있는 짧은 동영상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이 비디오는 지금까지 100만 번 가까이 다운로드 됐고, 버진항공의 기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도 제공되고 있다. 말 그대로 전 세계가 이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수전 렙속은 밴크로프트상을 수상한 <      The Free Women of Petersburg      >(W.W. Norton, 1984), 프랜시스 파크맨상을 수상한 <      A Murder in Virginia      >(W.W. Norton, 2003) 등을 썼다. 우드로 윌슨 국제학술센터, 래드클리프 고등연구소 등에서 여러 펠로십을 받았고, 노스캐롤라이나대와 워싱턴대에서 강의했다. 1992년에는 이른바천재들의 상으로 불리는 맥아더재단 펠로십을 받았다. 

 

 

 

ARTICLE

침묵을 깨다

성희롱 문제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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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R. 펠드블룸, 빅토리아 A. 리프닉

 

리는 EEOC에서 일하며 모든 사람이 일터에서 안전을 보장받도록 돕고 있다. 그래서 성희롱이 만연한 문제라는 사실을 잘 안다. 성희롱은 모든 업계, 모든 사회경제적 계급, 모든 조직 계층에 침투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전체 여성의 60~70%가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성희롱을 당한다.

 

그에 비해 성희롱 피해 사실을 알리는 여성의 수는 안타까울 만큼 적다. 성희롱을 당한 직장인의 약 85% EEOC에 피해 사실을 고발하지 않고, 70%는 고용주에게 알리지 않는다.

 

이런 문화가 단 몇 개월 만에 바뀌어 점점 더 많은 여성이 피해를 알리고 있다. 영화계의 거물 하비 와인스틴이 성추행으로 고발된 이후, 수많은 여성과 남성이 몇 년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부모, , 친구, 동료가 소셜미디어에 자기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성희롱에 관한 정보를 찾느라 EEOC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사람의 수가 3배나 늘었다.

 

우리는 분명 티핑 포인트에 도달했다. 성희롱을 놓고 이야기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승리라고 할 수 있지만, 앞으로 취하게 될 조치들이 훨씬 중요하다. 보복을 두려워하거나 수치심을 느끼지 않고 성희롱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고, 말하지 않는 것을 오히려 이상하고 꺼림칙한 일로 여기게 된다면 우리는 다음 티핑 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다. 이 목표를 이루려면 리더들이 모든 직원에게 성희롱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헌신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로드맵이 있다. ‘직장 내 성희롱 연구 태스크포스Select Task Force on the Study of Harassment in the Workplace’ 공동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우리는, 이 글에서 성희롱을 근절하기 위해 고용주가 적용할 수 있는 5단계 원칙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권고안은 태스크포스에서 진행한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또 이 연구는 성희롱 목격자들이 태스크포스에서 한 증언을 통해 얻은 교훈, 태스크포스 내부 논의 내용, 사회학과 심리학, 경제학 문헌을 폭넓게 검토한 결과를 아우르고 있다. 2016년 이 모든 활동 결과를 보고서 형태로 발표했으며, 인터넷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5단계 원칙을 적용하는 고용주들에게 유용한 체크리스트도 포함돼 있다. 지금부터 이 원칙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1단계: 리더의 헌신적인 개입 의지를 보여준다

 

지금까지 우리는 성희롱을 단순히 사업에 소요되는 비용 정도로 취급하고, 성희롱 문제 처리비를 실제 예산에까지 반영하는 리더를 너무 많이 봐왔다. 이들은 인사부에서 하는 직원 교육이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지 아닌지에만 관심이 있다. 이런 상황을 바꿔야 한다. 조직의 리더는 일터에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명확히 밝히고, 성희롱 예방이 긴급한 사안이라는 점을 알려야 한다.

 

물론 이런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리더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직원들이 믿을 수 있어야 한다. 리더가 말로 전하는 가치와 감정이 취하는 조치에 반영돼야 한다. 그러려면 연설로 끝내는 대신 직접 성희롱 교육을 받고, 명확한 정책과 절차를 세운 뒤 효과를 테스트해 보고, 즉각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실시하고, 모든 위법행위에 신속하고 응당한 조치로 대응해야 한다.

 

리더는 직장에서 성희롱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위험요소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태스크포스는 다음 12가지 위험요소를 찾아냈다.

 

•동질적인 직원 구성

•사회적 고정관념이나 직장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 사내 소수집단

•문화적, 언어적 차이

•젊은 직원이 많은 조직

•높이 평가받는 일부 직원

•직원 사이에 존재하는 상당한 권력 차이

•고객서비스나 고객만족을 우선순위에 두는 조직

•단순하거나 강도가 낮은 업무

•물리적 고립

•분권적 관리

•술에 관대하거나 술을 권하는 문화

•일터 바깥에 형성된 저급한 사회담론

 

최근에 보도된 성희롱 관련 뉴스를 보면 이런 요소들이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구성원들 간 위계가 심각한 영화계, 언론계, 정계에서 수많은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다. 소매유통업계와 요식업계는 본사와 매장, 일선 직원과 관리자가 물리적으로나 조직구조상으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성희롱 문제가 잦다.

 

이런 위험요소가 하나 이상 있는 조직이라고 해서 꼭 성희롱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조직의 리더가 이런 위험요소를 평가하고 해결하는 일부터 시작한다면 성희롱을 예방하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다.

 

익명으로 조직의 풍토를 조사해서 직장 내 성희롱이 일어나고 있는지, 일어난다면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알아보는 방법도 좋다. 미 육군은 이미 조직풍토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군 인사들은 이런 조사가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한다. 특히 신임 지휘관이 부임했을 때 한 번 실시해서 기준점을 마련하고 1년 뒤 다시 한 번 실시하면, 그 사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미 연방정부도 조만간 육군의 선례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성희롱이 공론화되고 의회 내부에서도 이슈로 떠오르자, 2년마다 익명이나 비밀로 의회 의원과 직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이 의회에 제출됐다. 법안의 취지는 의회 내 성희롱 실태와, 성희롱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정기적으로 평가하자는 것이다.

 

2단계: 책임 있는 태도를 일관되게 보여준다

 

조사 과정에서 우리는, 기업이 성범죄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한 뒤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많은 직장인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기업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성희롱을 용인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는 셈이나 다름없다. 책임 있는 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부적절한 행동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일에 연루된 모든 사람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직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성희롱에 관여한 사람뿐만 아니라, 위법행위를 보고받거나 직접 목격했는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관리자까지 징계해야 한다.

 

동료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아무 처벌도 받지 않고 유유히 빠져나가는 상황을 다른 직원들도 모르지 않는다. 특히슈퍼스타 가해자의 경우가 이런 경향이 심하다. 슈퍼스타 가해자는 로펌의 유능한 변호사, 병원의 저명한 외과전문의, 영화계 유명한 감독 등 조직에서 대체 불가능한 능력자로 간주되는 사람을 이른다. 경영진은 가해자를 징계하거나 해고하는 대신, 피해자를 해고하거나 돈으로 회유하는 관행을 너무 오랫동안 고수해 왔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볼 때 슈퍼스타 가해자를 가만히 내버려두고 통제하지 않을 경우, 돌아오는 이득보다 재정과 평판 면에서 더 큰 손실을 입는다.

 

대부분의 고용주가 성희롱 고발에 법적으로 대응하거나 합의할 경우 초래되는 법적 비용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조직 전체에 미치는 재정적 손실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소송과 합의로 인해 발생하는 직접 비용보다 간접 비용이 훨씬 더 클 수 있다. 간접 비용에는 결근율 증가, 생산성 감소, 성희롱의 표적이 되는 직원과 이를 목격하는 직원에게 미치는 신체적, 정신적 악영향 등이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비용은 이직률의 증가다. 성희롱의 표적이 되는 직원만 이직률이 높아지는 게 아니다. 직장에서 성희롱이 용인된다는 사실이 불편한 다른 직원들까지 이탈할 수 있다.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면 잘못의 무게에 상응하는 징계 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아무리 심각한 사건이라도 솜방망이 처벌로 마무리하고, 고용주가 성희롱을 방지하는 데 무심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봤다. 그렇다고 모든 형태의 성적 괴롭힘에 해고로 대응하면, 사람들은 신고를 더 꺼리게 된다. 직원들은 단지 위법행위를 막고 싶을 뿐이지, 동료가 해고되는 일은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한쪽에서는 성희롱 고발을 당한 혐의자들이 모두 해고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EEOC 보고서가무관용 정책이라는 용어를 쓰는 데 주의를 당부한 이유다. 성희롱에 관용을 베풀지 말라는 말이, 반드시 가해자를 해고라는 일률적인 방식으로 징계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직원들은 중간관리자와 일선관리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관리자를 평가할 때, 해당 관리자의 팀이 핵심 목표를 달성했는지 아닌지와 함께 다른 부분도 평가해야 한다. 인사 고과를 매길 때 관리자가 서로 존중하는 팀 문화를 조성했는지, 성희롱 피해 신고자나 목격자가 나타났을 때 적절히 대응했는지도 주목해야 한다. 관리자가 조사를 실시하고 시정 조치를 취했는가? 피해 신고자나 목격자가 어떠한 보복도 당하지 않게 신경 썼는가?

 

인사부를 둔 조직이라면, 인사부 역시 책임 있는 태도로 사건에 임해야 한다. 때로 직원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인사부는 우리편이 아니야. 고용주를 보호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지.” 리더는 인사부 직원들에게 조직을 보호하고 싶다면 고발 사실을 감추려 들거나 고발한 이들을 탓하지 말고,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알려줘야 한다. 또 인사부가 성희롱 혐의를 제대로 조사할 수 있도록 경영진이 강력하게 지원해야 한다.

 

옳은 일을 한 직원의 공로를 인정해 주면 책임감을 강화할 수 있다. 상호 존중하는 팀 문화를 만들고, 고발에 책임감 있게 대응한 중간관리자와 일선관리자에게 보상하면, 조직의 리더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직원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다. 빠르고 전문성 있게 대응한 인사부 직원에 대한 보상도 많은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소통이 핵심이다. 조사결과 어떤 결론을 내렸고,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고발자에게 알려주는 편이 좋다. 미 연방 시민권법에는 고용주가 이렇게 행동하지 말라고 금지하는 어떠한 조항도 없다. 피해자에게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할까 봐 걱정하는 조직도 있다. 그러나 조사결과 성희롱이 있었다는 결론이 나오면 명예훼손 소송의 근거는 없어진다. 고용주가 해고된 가해자와 비밀유지 협약을 맺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계약은 조직의 강력한 성희롱 예방 의지를 전 직원에게 알릴 기회를 빼앗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3단계: 강력하고 포괄적인 정책을 발표한다

 

정책의 힘은 결코 약하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성희롱 예방책과 사후 처리절차가 마련되지 않는 일터에서 성희롱 신고가 가장 많이 들어온다.

 

우리는 EEOC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성희롱 예방책을 세울 때 다음 사항을 유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명확하고 단순한 언어로 설명하고 예시를 덧붙인다.

•고발자나 고발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직원, 목격자와 조사에 협조한 직원이 보복 당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보장한다.

•다양한 고발 창구를 제공하는 프로세스를 분명하게 기술한다.

•고용주가 고발 내용의 기밀을 최대한 유지하겠다고 약속한다.

•고발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 프로세스를 제시한다.

•고용주가 조사 결과 사실로 확인된 성희롱에 대해 즉각적이면서도 사건의 심각성에 상응하는 시정 조치를 취하고, 법적 조치에 들어갈 만큼 심각하지는 않지만 내버려둘 경우 성희롱으로 이어질 수 있는 행위에 대해 조치하겠다고 약속한다.

 

이상이 6가지 기본 요건이다. 모든 고용주가 자기 회사의 성희롱 예방책을 살펴보고, 이에 부합하는지 평가해야 한다. 아직 정책이 없는 조직이라면 지금이야말로 만들 적기다.

 

정책은 명확하고 단순한 언어로 표현하고, 직장에서 통용되는 모든 언어로 제공해야 한다. EEOC 4장 분량의 내부 성희롱 방지 정책을 마련해 전 직원에게 배포했다. 또 상세한 신고, 조사, 시정 조치 절차를 모든 경영진에게 제공하고, 사내 웹사이트를 통해 모든 직원이 열람할 수 있게 했다.

 

EECO의 절차는 미국 연방정부 기관의 조직구조에 따라 개발됐다. 다른 조직은 자체 특성에 맞게 절차를 수정해야겠지만, 기본 원칙은 어디나 같다.

 

4단계: 믿을 만하고 접근 가능한 고발 절차를 마련한다

 

성희롱 예방책을 효과적으로 시행하려면, 위법행위를 신고 및 조사하는 믿을 만한 절차가 마련돼 있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성희롱을 고발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좋다. 인사부의 도움을 받는 일은 당연히 가능해야 하고, 조직 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도 타당하고 인정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관리자들이 고발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필요한 스킬을 갖추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관리자는 고용주의 성희롱 예방 프로그램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이 분야의 전문가 프랜 세플러Fran Sepler EEOC 태스크포스에 이렇게 말했다. “만약 저에게 어떤 조직의 풍토를 개선하는 데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한정돼 있다면, 저는 그중 95%를 중간관리자에게 투자할 겁니다. 중간관리자야말로 조직과 직원의 일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중간관리자를 교육할 때 우리는 문제행동을 찾아내서 해결하는 방법만 가르치지 않습니다. 문제가 생겨서 중간관리자를 찾아오는 직원이 있을 때를 대비해, 경험에 근거한 대응법을 가르쳐 줍니다. 그 직원의 잘못인 양 말하지 않도록 가르칩니다. 올바른 정서적 대응법을 가르치고 피드백이 풍부한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해서, 사람들이 자기 의견을 거리낌없이 밝히고 문제를 제기한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데 익숙해지도록 합니다. 무엇보다 모니터링과 고발에 대한 대응이 적절히 이뤄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측정지표를 알려줍니다.”

 

고발을 접수하는 사람은 인사부든 다른 부서 소속이든 고발 사항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어쨌든 내용의 진위는 조사하기 전까지 알 수 없다. 접수된 내용을 섣불리 묵살하거나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고발 접수자는이렇게 나서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야기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문제를 조사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고발자와 가해 혐의자의 사생활은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 철저히 조사하다 보면 몇몇 사람에게 사건이 알려질 수밖에 없지만, 그 밖의 경우에는 당사자들의 신원을 철저히 비밀에 부쳐야 한다. 당사자가 사건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어한다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고용주가 먼저 비밀을 유지할 의무를 어길 수는 없다.

 

성희롱 문제 처리 시스템에는 시기적절한 대응과 공정한 조사가 포함돼야 한다. 신고와 조사에 필요한 자원을 예비해 두고, 모두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조사관은 조사에 필요한 훈련을 제대로 받고 중립을 지켜야 한다. 회사에 소속된 조사관이라면 이 점이 특히 중요하다. 외부인을 고용할 여력이 있다면 외부 조사관에게 맡기는 방법도 좋다. 가해 혐의자가 슈퍼스타인 경우에 특히 도움이 된다. 또 제대로 된 조사를 위해 전 과정을 문서화하고, 조사의 신뢰성을 가늠하는 지침을 이용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최종 결론을 모든 관련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성희롱 사건을 신고한 직원이 당사자든 목격자든, 신고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 직원들이 나서서 밝히기 꺼려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보복의 두려움이다. 성희롱에 관대한 문화에서는 안전을 보장하기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앞서서 밝히는 사람은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 보복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려면, 보복에 관여한 이들을 신속하게 징계해야 한다.

 

5단계: 조직 특성에 맞는 인터랙티브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많은 사람이 성희롱 방지 교육에 불만을 표한다. 고용주와 인사부는 대개 성희롱 예방 교육을 법에서 요구하기 때문에, 혹은 발생할지 모를 법적 책임에서 고용주를 보호하기 위해 해야 하는 조치로 여긴다. 직원들은 이런 교육이진짜 할 일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취급하고, 자신들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내몬다며 불쾌해 한다. 물론 정말 허술하게 설계된 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육 프로그램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성희롱 없는 일터를 조성하기 위해 직원들이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성희롱의 법적 기준을 이야기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는다는 점이다.

 

우리는 2016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자 유감스럽게도 이 보고서가 성희롱 방지 교육의 무용성을 주장한다고 오해하는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보고서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 지금까지 실시된 성희롱 방지 교육이 대체로 별 효과가 없었다는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교육 프로그램을 제대로 설계하고, 실행에 필요한 리더십과 책임감 있는 태도, 제도, 신고 및 조사 시스템을 마련한다면 확실히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성희롱을 근절하는 데 효과적인 교육방식은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준법교육compliance training’이다.

 

준법교육은 각 일터의 특성에 맞는 현실적 예시를 제시하고, 어떤 행동이 용인되지 않는지 분명하게 설명해주는 교육이다. 이를테면 자동차 정비기사나 트럭 운전사를 대상으로 교육하면서, 사무직이나 소매업의 예시를 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너무 비현실적이거나 극단적 예시로 상황을 희화화해서도 안 된다. 직원들이 교육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가능하면 웹 기반 교육보다는 직원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실시간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

 

준법교육이 법적 주장에 대응하기 위한 용도로 쓰이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법적인 문제에만 치중해서는 안 된다. 법적 처벌이 가능한지와 상관없이, 조직 차원에서 용인하지 않는 행동을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또 고용주는 교육을 실시한다고 해서 직원들의 생각이 반드시 바뀌리라고 기대해서도 안 된다. 그보다는 직원들의 행동방식을 바꾸는 데 목적을 둬야 한다. 즉 무례하다고 판단되는 행동을 막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직원들은 준법교육을 통해 원하지 않는 행위에 대처하는 법, 다양한 불만사항을 접수하는 접수자와 고용주가 피해 직원을 돕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들, 불만을 접수한 뒤 조직이 따르게 될 절차, 성희롱 피해자나 목격자가 보복 조치를 당했을 때 신고하는 방법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직장예절workplace civility’이다. 이 교육은 무례하거나, 부적절하거나, 모욕적인 행동이 애초에 발생하지 않는 조직풍토를 조성할 목적으로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직원들은 직장예절 교육을 통해 동료에게 예의를 갖추는 방법과 건전한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방법을 배운다. 원하지 않는 행위에 대해 피드백을 주는 방법, 그런 피드백을 받았을 때 대응하는 방법도 배운다. 한편 관리자는 불만사항을 처리하는 방법과 문제행동을 하는 직원에게 코칭을 제공하는 방법을 배운다.

 

세 번째는주변인 개입bystander intervention’이다. 많은 사람이 자기가 직접 성희롱을 당하지 않더라도, 주변에서 성희롱이 일어나면 불쾌함을 느낀다. 하지만 어떤 직원은 자기가 상관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직원은 이런 일에 적절히 대처하는 방법을 몰라서 당황한다. 그리고 거의 모두가 이런 일에 관여했을 때 보복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워한다.

 

주변인 개입 교육은 직원들이 성희롱을 목격했을 때 나서서 조치를 취하도록 북돋고,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자신감을 불어넣는 게 목적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개입하도록 권장하고 지지하는 문화가 조성돼 있지 않으면 직원들은 결코 나서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리더가 성희롱 없는 일터를 위한 연대의식을 고취하는 한편, 실제로 책임 있게 나선 이들이 보복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겠다고 확실하게 약속해야 한다.

 

얼마 전 EEOC는 고용주에게 서로 존중하는 일터를 조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교육 프로그램에는 관리자를 위해 설계된 모듈과 일선 직원을 위한 모듈이 포함돼 있다. 직원들은 이 실시간 인터랙티브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일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증거 기반 기술을 배울 수 있다.

 

모두가 나서야 할 일

 

우리는 모두 직장 내 성희롱을 끝장내기 위해 맡은 역할이 있다. 최고경영자부터 신입사원까지 조직의 모든 구성원은, 성희롱의 표적이 되는 동료를 적극 지원하고, 성희롱을 막는 데 가능한 한 모든 조치를 다 취해야 한다. 이를 위해 EEOC는 다른 조직과 손잡고 봉사 및 교육 캠페인을 시작할 계획이다.

 

조직문화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특정한 행동양식이 자리잡게 마련이고, 이런 양식을 문제시하거나 반대하는 사람은 고립되거나 위협을 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략적인 노력을 끈질기게 추진한다면 조직문화는 바뀔 수 있다. 미투 운동과 타임스업 캠페인은 개혁의 놀라운 기폭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보다 더 큰 변화를 원한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지속가능한 변화를 수반하는 현실적 로드맵을 제시한다.

 

지금은 다같이 힘을 모아 과거와는 다른 극적인 행동에 나설 때다. 고용주, 직원, 정부, 시민단체, 지역사회단체, 박애주의자, 미디어, 일반 시민 등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이 함께 노력한다면, 더 나은 미래, 다시는 누구도미투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성희롱에 연루되거나 성희롱을 신고하지 않는 관리자를 고위경영진이 비판적이고 공격적으로 대하자, 다른 직원들의 사기와 생산성이 높아졌습니다. 고위경영진이 주목하는 일은 모두가 주목합니다.”
준법컨설팅 연구기업프로그레시브 매니지먼트 리소스(Progressive Management Resources)’ 최고경영자이자 창립자 하이디 올긴(Heidi Olguin) 

 

“몇 년 전에 함께 일했던 어떤 조직에서 문의를 해온 적이 있습니다. 교육을 마친 관리자들 중 재교육이 필요한 사람을 위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이 있냐고요. 그게 왜 필요하냐고 물었더니, 많은 직원이 여전히 저속한 농담과 부적절한 발언을 하기 때문이라더군요.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건 좋았지만, 진짜 문제는 재교육이 아니라 의사결정자들이 이들의 행동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명확한 기준을 적용하지 못한 점에 있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      8 Fundamentals of a Civil Treatment Workplace      >의 저자 스티븐 M. 패스코프(Stephen M. Paskoff)
 

 

“고용주가 성희롱 예방 계획을 세우고 확고한 실행의지를 보이면 직장에서 성희롱은 빠르게 사라집니다. 나쁜 사람은 어디에나 있지만 나쁜 상황을 바로잡는 시스템도 분명히 있습니다. 고용주가 효과적인 성희롱 예방 계획을 세우려면명확한 신고절차와 보복에 대한 확실하고 강력한 대책 마련앞서 말한 정책의 실행과 전달이런 정책이 조직과 직원들의 일상업무에 끼치는 영향을 일러주는 정기적이고 상호역동적인 교육 실행 등의 조치를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고용컨설팅기업워런 앤드 어소시에이츠(Warren & Associates LLC)’ 대표 신디 워런(Sindy Warren)

 

“준법교육은 마음을 바꾸는 교육이 아닙니다. 일자리를 보전하기 위한 교육이죠.”
법무법인드웨인 모리스(Duane Morris LLP)’ 파트너이자 직장 내 성희롱 연구 태스크포스 위원 조너선 A. 시걸(Jonathan A. Segal) 

 

미국 로스앤젤레스 수도전력국 LADWP는 수많은 성희롱 혐의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 개인의 존엄성을 보호하고 직원들이 직장의 위법행위와 차별 방지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전략을 세웠다.

 

LADWP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직장 내 상호존중에 초점을 맞춘 8시간짜리 의무교육을 시행했다. 교육 프로그램에는 개인의 인종, 젠더, 문화적 차이에 대한 토론, 대인관계에서의 갈등 해결 방법, 직원과 리더의 역할과 기대, 고용 평등을 위한 법률, 정책, 절차에 대한 개요가 포함돼 있다.

•다음으로 전체 경영진과 관리자를 대상으로 의무교육을 실시했다. 이 교육은 고용법이 미치는 실제 영향에 초점을 맞추고, 부적절한 행동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도구를 제공했다.

LADWP는 위법행위에 재빨리 대응하고, 일대일 코칭과 추가 그룹교육을 실시할 ‘부트캠프 팀도 신설했다

 

LADWP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과 차별 관련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처음 3년은 내부에서 신고된 사건 수가 증가했다. 아마도 직원들이 자신의 권리와 신고 방법을 전보다 더 잘 알게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신고 건수가 70% 급감했고, 신고된 위법행위의 강도도 약해졌다. LADWP의 르넷 앤더슨Renette Anderson 고용기회평등서비스 국장은 “LADWP가 끈질기고 확고하게 직원 교육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덕이 크다라고 말했다. 

 

 

차이 R. 펠드블룸(Chai R. Feldblum)은 고용기회평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빅토리아 A. 리프닉(Victoria A. Lipnic)은 고용기회평등위원회 의장대행이다.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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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은 성희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직접 물어보자

직원 설문조사를 위한 실용 가이드

안드레아 S. 크레이머, 앨턴 B. 해리스

 

장에서 성희롱의 위험을 없애는 일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기업이라면, 이 문제를 종합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즉 성희롱을 성gender에 대한 편견부터 법적 조치가 가능한 폭행까지를, 서로 연관된 행동의 일부로 인식해야 한다. 이 모든 위법행위를 한꺼번에 다뤄야 한다. 성희롱은 이런 일련의 행동 중에서도덜 심각한위법행위가 발생하는 조직에서 일어날 확률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성과 관련한 부적절한 행동을 모조리 제거할 수 있는 만능 해결책은 없다. 직장마다 문화적 특성에 맞는 해결책이 최상의 방법이다. 따라서 가장 먼저 각 조직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직원들에게 직접 물어보라. 성별에 따라 차별적으로 기회가 주어진다고 생각하는가? 동료나 관리자가 서로 무례하게 구는가? 부적절한 성적 행위가 이뤄지는가? 직원들이 일터에서 불편하거나 위험하다고 느끼는가?

 

이런 질문의 답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세심하게 설계된 직원 설문조사를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글에서 직원 설문조사를 설계하는 중요한 원칙을 설명하고, 다른 조직이 참고할 만한 견본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 견본은 EEOC 2017년 성희롱에 대한 실행 가이드라인에 삽입될 설문조사를 설계하면서 제시한 권고안을 일부 반영한 것이다. 우리는 주요 기업들과 일하면서 얻은 통찰과, 미 전역에서 수백 차례 젠더 관련 워크숍 및 토론회를 진행하며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조언을 제공하려고 한다.

 

물론 조직의 풍토를 조사하는 편이 여러모로 유용하겠지만, 관리자와 리더가 조직에서 일어나는 부적절한 행동을 빠르고 철저히 해결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을 때에만 실시해야 한다. 설문조사를 마쳤으면 개선 조치를 통해 얻고자 하는 기대 효과를 정한다. 이 조사로 인해 조직이 뜻하지 않게 언론의 주목을 받거나, 조사 결과가 향후 제기되는 소송에서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위험보다는 예의 바르고 성적 비행과 편견이 없는 업무환경을 조성했을 때 얻는 이득이 훨씬 더 크다.

 

1단계: 직원과의 소통

 

직원들에게 일터의 공정성, 예절, 안전성 실태를 알아보는 작업을 시작한다고 알려야 한다. 직원들이 설문조사에 적극 참여하고, 솔직하게 대답하도록 북돋기 위해서다. 따라서 설문조사는 인사부가 아닌 제3자가 익명으로 진행해야 한다. 인사부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하면, 직원들은 조사내용이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는지 의심할 것이다. 또 제대로 익명성을 보장하지 않으면 솔직하게 응답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경영진이 성에 대한 편견과 성희롱이 없는 업무환경을 만드는 일을 우선시하고, 이 목표를 이루려는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직원들이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고위경영진이 성희롱을 근절하려는 노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이런 지지의 중요성을 모든 경영진에 전달하고, 이 사실을 주기적으로 전 직원에게 알려야만 직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설문조사를 통해 모두에게 더 좋은 정책이 만들어진다는 점도 알려야 한다. 이 부분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부적절한 성적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들이, 그저 여성은 약하기 때문에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의 노력으로만 비친다면 반발을 사게 될 것이다.

 

전 직원에게 보내는 첫 번째 메시지는 이런 식으로 작성하는 편이 좋다.

 

우리는 회사의 조직풍토를 더 잘 파악하고자 정보를 수집하며 기밀을 철저히 지킵니다. 우리의 목적은 예의 있고 부적절한 성적 행위가 용인되지 않는 일터에서, 모든 직원이 동등한 기회와 자원과 존중을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곧 실시될 설문조사는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첫 번째 과정입니다.

 

우리는 본 설문조사의 익명성을 철저히 보장하고자 외부 설문조사기관에 의뢰해 조사를 실시합니다. 여러분의 신원과 답변은 신중하게 보호될 것입니다.

 

관리자가 별도로 익명성을 보호하기 위한 절차를 자세히 설명해 줄 것입니다.

 

여러분이 받게 될 설문조사지는 성적 편견, 무례함, 부적절한 성적 행동, 조직 전반의 풍토 등 네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모든 부분이 중요하니 최대한 솔직하게 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집된 설문 데이터는 오직 외부 설문조사기관만 볼 것이며, 이 기관이 데이터 분석 결과를 경영진에게 보고한다는 점을 직원들에게 알려야 한다. 경영진이 보고서를 받은 뒤에는 직원들에게 다음 단계로 취할 조치와 일정을 알려야 한다.

 

설문조사가 익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응답자가 특정한 혐의를 제기할 경우, 기존의 내부 절차에 따라 별도로 신고하지 않는 이상 이를 조사하거나 해결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해야 한다. 따라서 직원들에게 필요하다면 절차대로 신고하라고 권고해야 한다.

 

2단계: 설문지 개발

 

이 글에서 제공하는 샘플 설문지를 사용하든 자체 설문지를 개발하든, 설문조사지는 반드시 해당 조직의 문화와 풍토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 특히 다음 사항을 유념해야 한다.

 

•직함, 나이, 근속연수, 직책, 근무지 등 응답자의 신원을 드러낼 수 있는 정보는 묻지 않는다.

•결혼 여부, 성적 취향, 자녀 유무, 과거 성범죄와 관련해 조사를 받거나 소송한 적이 있는지 등을 묻지 않는다. 구직 면접에 적합하지 않은 질문은 조직풍토 조사에도 부적합하다.

•설문조사의 목적에 벗어나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설문조사를 직원들의 개인적 경험, 기대, 향후 계획 등 광범위한 질문을 하기 위한 기회로 악용하지 말아야 한다.

•조사 내용을 간결하고 명료한 언어로 작성한다. 설문조사에 걸리는 시간이 10분을 넘지 말아야 한다. 진위형 질문, 객관식 질문, 주관식 질문을 모두 사용할 수 있지만, 경험상 척도를 사용한 방법이 가장 유용하다. 일련의 진술을 만든 다음 응답자가 각 진술에 동의하는 정도를 1(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7(매우 동의한다) 사이의 척도로

표시하는 방법이다. 특정 행동의 빈도를

알고자 할 때에는 1(매우 자주 그렇다) 4(전혀 그렇지 않다) 사이 척도를 사용한다.

 

3단계: 평가

 

직장의 풍토를 조사할 때에는 단순한 표 이상의 통계 평가가 필요 없다. 직원들이 직장에 성과 관련한 문제가 있다고 보는지,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인지 파악하기 위한 조사이기 때문이다.

 

설문조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설문조사는 부적절한 행동을 근절하고, 직원들을 성희롱에서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정책, 관행, 절차가 필요한지 아닌지를 파악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조사 결과를 보고 추가로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 경우에 따라 포커스그룹을 조직하거나, 개인 면담을 하거나, 원탁 토론을 주최할 수도 있다. 따뜻하고, 협력적이고, 생산적인 일터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적이기 때문에, 조직 전반의 풍토를 명확하게 파악한 이후에 실질적인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다음은 설문조사를 설계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견본이다.

 

조직풍토 조사 견본

귀하가 [회사명]에서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아래 설문을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과거에 일했던 조직에서 겪었던 일은 제외해 주십시오. 본 설문조사의 가치는 우리 조직의 문화를 명확히 파악하는 일과 직결돼 있으니, 가능한 한 모든 질문에 솔직하게 응답해 주십시오.

 

1. 다음 중 귀하의 성별을 가장 잘 묘사한 것은 무엇입니까?

•남성

•여성

•직접 기술하기 원함(작성해 주십시오)

•밝히고 싶지 않음 

 

 

성적 편견

2. 나는 조직에서 가치 있는 존재라고 느낀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3. 나는 내 직업적 성공 기회에 성별이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4. 동료들이 나를 존중하고 인정해 준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5. 관리자와 고위임원들이 나의 성별에 상관없이 내 의견을 개진하도록 북돋고 경청해 준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6. 경력에 도움이 되는 업무와 기회는 주로 남성에게 돌아간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무례함

7. 나의 동료들은 예의 바르고 친절하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8. 나는 직장에 떠도는 불쾌하고 부정적인 소문을 알고 있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9. 나는 직원들이 모욕적이고, 무례하고, 적대적인 대우를 받는 경우를 알고 있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10. 나는 직장에서 어떤 직원이 괴롭힘 당하는 경우를 알고 있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11. 모욕적이고, 무례하고, 적대적으로 행동하는 고위임원들은 불이익을 당한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12. 나는 개인적인 소통방식이나 외모에 대해 비난 받아왔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13. 모든 직원이 존중 받는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부적절한 성적 행동

 

14. 나는 직장 안이나 밖에서 동료가 원하지 않는 신체적 행위를 하는 것을 직접 겪거나 목격한 적이 있다.

 

(1) 매우 자주 그렇다.

 

(2) 꽤 자주 그렇다.

 

(3) 자주 그렇지는 않다.

 

(4) 전혀 그렇지 않다.

 

15. 나는 직장에서 모욕적이거나 부적절한 성적 농담, 비아냥, 놀림, 품평을 목격하거나 전해 들은 적이 있다.

 

(1) 매우 자주 그렇다.

 

(2) 꽤 자주 그렇다.

 

(3) 자주 그렇지는 않다.

 

(4) 전혀 그렇지 않다.

 

16. 나는 동료가 노골적인 음란물이나 성적 메시지를 이메일 같은 전자 매체로 전송하는 것을 목격하거나 전해 들은 적이 있다.

 

(1) 매우 자주 그렇다.

 

(2) 꽤 자주 그렇다.

 

(3) 자주 그렇지는 않다.

 

(4) 전혀 그렇지 않다.

 

17. 나는 동료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전화, 문자 메시지, 소셜미디어 콘텐츠 등을 받은 적이 있다.

 

(1) 매우 자주 그렇다.

 

(2) 꽤 자주 그렇다.

 

(3) 자주 그렇지는 않다.

 

(4) 전혀 그렇지 않다.

 

18. 나는 성에 대한 부적절한 질문을 직접 받거나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1) 매우 자주 그렇다.

 

(2) 꽤 자주 그렇다.

 

(3) 자주 그렇지는 않다.

 

(4) 전혀 그렇지 않다.

 

19. 나는 성희롱이라고 할 만한 행위를 당한 적이 있다.

 

(1) 매우 자주 그렇다.

 

(2) 꽤 자주 그렇다.

 

(3) 자주 그렇지는 않다.

 

(4) 전혀 그렇지 않다.

 

20. 관리자들이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용인하거나 눈감아 준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21. 나는 몇몇 사람의 부적절한 성적 행동 때문에 직장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22. 나는 과거나 미래의 성적 관계에 기반해서 특정인에게 경력에 유리한 기회가 돌아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23. 나는 동료의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거리낌 없이 신고할 수 있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24. 나는 상사의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거리낌 없이 신고할 수 있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조직 전반의 풍토

25. 직장에서 일어나는 부적절한 성적 행동 때문에 나의 업무생산성이 영향을 받고 있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26. 나는 직장에서 일어나는 부적절한 성적 행동 때문에 퇴사를 고려한 적이 있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27. 부적절한 성적 행동에 대해 고성과자와 다른 직원이 동등한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28. 나는 고객, 벤더, 공급업체 등 회사와 관련된 제3자의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직접 겪거나 본 적이 있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29.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예방 및 신고하는 조직의 정책과 프로세스가 이해하고 실행하기 쉽다.

 

(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 동의하지 않는다.

 

(3)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또는 잘 모르겠다).

 

(5) 약간 동의한다.

 

(6) 동의한다.

 

(7) 매우 동의한다. 

 

안드레아 S. 크레이머(Andrea S. Kramer)앨턴 B. 해리스(Alton B. Harris)는 각각 맥더모트 윌 앤드 에머리와 닉슨 피바디의 파트너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직장 내 성평등을 위해 30년 이상 힘써 왔으며, 동료이자 부부로서 <      Breaking Through Bias: Communication Techniques for Women to Succeed at Work      >(Bibliomotion, 2016)를 함께 썼다. 웹사이트(andieandal.com)나 트위터 계정(@AndieandAl)을 통해 두 사람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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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법

여성과 동맹을 맺으려는 남성을 위한 입문서

마이클 킴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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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 11월 초, 애니타 힐이 당시 연방대법관 후보 지명자였던 클래런스 토머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증언한 지 한 달이 지났을 무렵, 어머니가 저녁을 먹으러 오라고 부르셨다. 오래도록 즐겁게 식사를 한 뒤, 어머니는 힐의 사건이 남 일 같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어머니는 대학원 시절 멘토가 몸을 더듬은 다음날 학교를 떠났고, 그 후 30년이 넘도록 박사과정을 마치지 못했다.

 

힐이 용기를 내서 사건을 폭로했지만 1990년대에는 누구도 믿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상원 법사위원회는 힐을,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브룩이 썼듯이정신이 좀 나간 매춘부 같은 여자라고 비방했다. 지금 브룩은 이런 표현을 사용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성추행 사건에 대한 이와 같은 태도는 그 후 25년간 계속됐다. 여성들은 빌 코스비나 빌 클린턴 같은 유력한 남성의 성폭행 혐의를 공개할 때마다, 대개 증언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면서 여론의 재판정에 섰다.

 

그런데 이런 공적 서사의 바깥에서 어떤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내 어머니 같은 여성들이 고통스러운 자기 경험을 사적인 자리에서 털어놓기 시작한 것이다. 엄마가 자녀에게, 아내가 남편에게, 여성이 친구에게, 딸이 부모에게 이야기를 들려줬고, 이들의 말은 진실로 받아들여졌다.

 

사회문화 현상을 연구하는 사회과학자들은 흔히 변혁에는 3가지 요건이 따른다고 말한다. 먼저 구조적 전제 조건으로 장기적 제도 변화가 일어난다. 제도적 변화의 압력은 서서히 높아지며, 때로는 소리소문 없이 이뤄지기도 한다. 이번 경우에는 지난 25년간 조용히 진행돼 온 사적 대화들이 오늘날 성희롱에 대한 반발을 확산시켰다. 두 번째는 촉진 요인, 즉 변화를 급격히 가속하는 결정적인 사건이다. 이번 경우에는 2016년 미국의 연예 프로그램 액세스 할리우드Access Hollywood, 여성들에게 입을 맞추고 몸을 더듬었다고 떠벌리는 도널드 트럼프의 영상을 공개한 일이 촉진 요인의 하나로 작용했다. 이런 증거가 있는데도 트럼프가 지난 대선에서 승리하자, 많은 여성이 충격을 받고 분노했다.

 

마지막 요건은 하나의 폭발적인 사건에 불을 지피는 촉발성 사건이다. 이번 경우에는 로저 에일스, 빌 오라일리, 하비 와인스틴에 대한 연이은 폭로가 촉발성 사건 역할을 했다. 사람들이 여성의 성희롱 피해 경험담을 의심 없이 믿어준 건 어쩌면 이번이 처음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미투 운동이 시작됐다. 미투 운동은 대중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타임지는 자신의 경험을 공개한 여성들을 2017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시기에 접어들었다. 많은 사람, 특히 남성에게는 무섭고 불편한 시기다. 남성들은 자신이 취약하다고 느끼고, 허위 고발 아니, 어쩌면 실제 있었던 일을 고발당하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오래전에 한 행동이 새로운 기준에 따라 재평가되지 않을까 겁을 먹는다.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많은 남성이 성희롱과 관련한 논의에 참여하기보다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무대응이 반드시 옳은 방법은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남성은 말과 행동으로 여성을 도울 수 있다.

 

남성성을 연구하고, 성희롱 문제로 여러 회사와 함께 일하면서, 나는 남성이 직장의 성희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조치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게 됐다. 일터에서 성희롱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먼저 다음 4가지 질문을 생각해 봐야 한다. 왜 남성은 여성을 성희롱할까? 남성은 성희롱이 나쁘다는 사실을 모를까? 남성은 어떻게 처벌을 모면할까? 마지막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성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왜 남성은 여성을 성희롱할까?

 

이 질문의 답은 간단하다. 남성이 성희롱을 하는 이유는,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쪽에서 말하는 것처럼 욕정을 참을 수 없어서 성희롱을 저지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보통은 권력관계의 우위에 있는 경우, 여성에게 접근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와 관련돼 있다. 성희롱 하는 남성은 자신의 특권과 권위, 그리고 성희롱의 표적이 자기보다 힘 없고 취약한 위치에 있다는 점 때문에 대담하게 행동한다.

 

남성은 성희롱이 나쁘다는 사실을 모를까?

 

여성의 음부를 만지고, 엉덩이를 두드리고, 음담패설을 하거나 성관계를 강요하는 행위가 나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점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모두 알고 있다. 액세스 할리우드가 공개한 트럼프 영상에서 가장 인상적인 말은 “(여자들은)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지They let you do it”이다. 트럼프의 이 말은 사실내가 얼마나 유명인사인지 알겠지? 난 이런 짓을 해도 무사해라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그런데 어떤 남성은 여성을이쁜이’ ‘자기라고 부르면서 어깨를 주무르거나 저속한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듯하다. 특히 나이 많은 남성이 이 부류에 속한다. 겨우 두 세대 전만 해도 화이트칼라 직장인의 일터가 드라마매드맨Mad Men’의 주인공 돈 드레이퍼의 세계와 아주 비슷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놀랄 수밖에 없다. 문과 창문이 달린 사무실은 전부 남성들 차지였다. 여성들은 사무실 한가운데 놓인 비서 자리에 마치 엉성한 울타리를 이루듯이 모여 앉아 있었다. 이 여성들에게 성적으로 접근하는 일은 남성에게 일종의 특전으로 여겨졌다.

 

60대 남성들이 30년 전에 저지른 잘못으로 고발당했을 때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이들은 과거에 허용됐던 행동을 지금의 잣대로 평가받는다고 억울해 할지도 모른다. 이런 관점은 데이터에도 반영돼 있다. 얼마 전 이코노미스트지는똑같은 행동에 대해 젊은 응답자일수록 선을 넘는 행동이라고 보는 경향이 더 강했다라고 분석했다.

 

이런 사실이 성희롱을 저지른 젊은 남성의 죄를 면해 주거나, 고발당한 나이 많은 남성을 용서해야 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세대 문제와, 이것이 여성에 대한 남성의 태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추가로 논의될 필요가 있다.

 

남성은 어떻게 처벌을 모면할까?

 

답은묵인을 통한 동조. 액세스 할리우드 영상을 다시 떠올려보자. 당시 프로그램 진행자였던 빌 부시가 트럼프에게정말 역겹군요. 법을 어긴 건 말할 것도 없고!”라고 반응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아니면 버스 안에 같이 타고 있던 남자들이역겹군이라고 말했다면? 만일 하비 와인스틴의 동생 밥 와인스틴이 하비의 어깨를 붙잡고, 그만해! 이런 짓을 계속하면 회사에서 쫓겨날 줄 알아!”라고 소리쳤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성희롱이 끊이지 않는 데에는 3가지 요인이 작용한다. 동료 여성을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몇몇 남성들의 믿음, 여성들이 신고하거나 저항하지 않으리라는 추정, 다른 남성들도 이런 행동을 지지할 거라는 생각이다. 다른 남성의 나쁜 행동을 지적하지 않는 남성도 암묵적 지지자로 간주된다.

 

최근에 일어난 일들은 두 번째 요인이 힘을 잃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수많은 여성이 저항하기 시작했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중이고, 이런 움직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제는 세 번째 요인을 없앨 차례다. 남성들이 계속 입을 다문다면 가해자에게 동의한다는 신호, 그런 행동을 해도 괜찮다는 신호, 끼어들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남성들은 성희롱을 용인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한다. 따라서 남성들이 적극적이고 요령 있게 목소리를 내서, 그런 행동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지난 수십 년간 여러 기업과 성평등을 장려하기 위해 노력해 왔던 경험을 토대로 단언하자면, 압도적으로 많은 남성이 얼간이처럼 굴고 싶어하지 않는다. 즉 여성을 불편하게 하거나, 여성에게 모욕적인 말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런 사실이 성희롱 고발을 당할까 봐 걱정하는 남성들의 불안 심리를 조금 더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나쁜 행동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정확히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른다는 사실을 일러주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남성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방법이 분명이 있다. 아주 평범한 상황을 한번 생각해 보자.

 

애들라인이 회의에 참석했다. 그녀는 회의실 안 유일한 여성이다. 같은 회의에 참석한 롭이 성차별적 발언을 한다. 회의실은 일순간 정적에 휩싸인다. 모두의 관심이 애들라인에게 쏠린다. 과연 어떻게 반응할까? 받아칠까? 회의실의 다른 남성들은 눈을 말똥거리면서, 속으로어휴, 저 여자가 또 시작할 텐데…’라고 생각한다. 애들라인이 롭에게 화를 낸다면 회의실 분위기는 싸늘해질 것이다. 이제 애들라인은 한 소리를 해서 모두의 기분을 망칠지, 아니면 속으로 삼키고 혼자 불쾌해 할지 선택해야 한다.

 

회의가 끝난 뒤 애들라인의 동료 패브리스가 다가와아까 회의실에서 롭이 한 말은 내가 대신 사과할게라고 말한다. “나도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정말 안 좋았어.”

 

패브리스는 자신이 애들라인 편이 돼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애들라인에게 또다른 딜레마를 안겨줬다. 애들라인은 패브리스에게 친절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고맙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그럼 아까는 왜 가만히 있었어?”라고 해야 할까?

 

이런 상황에서 남성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했을까? 당연히 회의실에 있을 때 그런 말을 들으니 불쾌하다고 롭에게 말했어야 한다. 하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왜일까?

 

그럴 경우 남성 집단에게 무시당하고, 무리에서 쫓겨나명예 여성honorary women’ 취급을 받을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옳은 일에는 대가가 따르기도 한다는 사실은 남성들도 잘 알고 있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남성들은 그런 순간에 여성들을 배신하고, 도의를 져버리고, 난처한 듯이 꽁무니를 뺀다.

 

하지만 롭이 그 말을 뱉은 순간을 돌이켜 보자. 회의실에 있던 남성 중에 자기 신발만 내려다보거나, 어색하게 소리내 웃거나, 탁자에 놓인 종이를 괜히 뒤적이는 사람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이들도 롭의 말이 싫지만, 나서기에는 너무 겁이 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때야말로 나서야 한다. 회의가 끝나고 애들라인을 찾아가서 사과하지 말자. 그 대신 불편한 기색을 보인 다른 남자들 중 한 명에게 이렇게 말해 보자.

 

“저기, 마테오. 난 롭이 저런 말을 하는 게 싫어.”

 

“나도 그래.” 마테오가 말한다.

 

이제 본론을 이야기할 차례다. “다음에 롭이 또 그러면 내가 한마디 할거야. 그러면 너도 불쾌했다고 거들어줘야 해. 널 믿어도 되지?”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이렇다. 남성이 혼자 나섰을 때 감수해야 할 소외의 위험은, 아무 대응도 못했을 때 뒤늦게 몰려오는 자괴감을 압도할 만큼 무섭다. 하지만 남성 둘이서 성차별적 발언을 지적하면 더 많은 남성들이 끼어들어 맞장구 칠 기회가 생긴다. 그리고 여성에게 불쾌감과 고립감을 주는 행동을 즉시 중단시킬 수 있다.

 

내가 컨설팅했던 한 글로벌 보험회사는, 남성들에게 서로 지원할 수 있는 전략 개발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남성 동맹male allies’이라는 비공식적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눈여겨 볼 점은 남성들에게 여성을구해 주라고 부탁하는 대신, 다른 남성에게 문제를 제기할 임무를 부여했다는 점이다. 남성들은 이 교육을 통해 누군가의 아이가 아프거나 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서로 지지해 주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을 개발했다. 얼마 후 남성 직원들은 자기 경험과 가족,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에 대해 서로 터놓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나자 남직원의 직무만족도가 높아졌다. 이런 변화가 사내 성희롱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더 두고 봐야 한다. 하지만 남직원들끼리 공유한 이야기와 함께 개발한 규범이, 서로를 견제하고 앞장서 옳은 말을 하는 남성에게 지지를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수십 년간 성희롱을 기존 질서의 일부로 받아들여 왔지만, 이제는 여성들이 성희롱을 더 이상 걱정하지 않도록 상황을 바꿔야 한다. 직장 내 성평등을 말하고 추진하는 일은 여성만의 책임이 아니다. 남성이 같은 남성의 성차별적 행동을 지적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옳지 않은 행동이기 때문이지만, 직장에서 여성의 자신감과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성의 동맹이 된다는 것은 이런 뜻이다. 다같이 일어나 옳은 일을 해야 한다. 우리 남성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고, 대부분 잘할 수 있다. 남자들의 사교모임, 군대, 스포츠팀은 형제애, 팀워크, 동지애를 바탕으로 뭉쳐 왔다. 이제 남성들은 일터에서도 뭉쳐야 한다. 옳은 일을 하기 위해서.

 

 

마이클 킴멜(Michael Kimmel)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사회학과 젠더학 특훈교수로, 같은 대학에 남성과 남성성 연구센터(Center for the Study of Men and Masculinities)를 설립했다. 지은 책으로는 <      Angry White Men      >(Nation Books, 2013)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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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누가 어떻게 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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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젊은 여성 100명이 있다.

이들 중 31세까지 한 번이라도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뉴스에 나온 사건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하비 와인스틴, 로저 에일스, 찰리 로즈, 맷 라우어 등 유력인사들에게 제기된 혐의도 물론 충격이지만, 뒤이은 수많은 폭로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수천 명의 다른 여성들도 침묵을 깨고 자신의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경찰관, 건설노동자, 회계사, 유치원 교사 등 전 세계 모든 직업과 산업의 종사자가 성추행 당한다는 사실이 이제 명백히 드러났다.

 

, 그럼 다시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여성 100명 가운데 31세까지 한 번이라도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정답은 최소 46명이다.

 

이 수치가 놀라운가? 당신의 예상보다 낮은가, 높은가? 성희롱의 고약한 측면 중 하나는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는지, 누가 저지르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나는 실제 수치가 이보다 높으리라고 본다. 성희롱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기가 원래 쉽지 않고,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성희롱 신고율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그래도 성희롱에 관한 데이터세트가 있기는 하다.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했더니 46%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아래 도표의 수치와 통계는,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에 거주하는 남녀 약 1000명을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30대 후반까지 조사한 청소년개발연구Youth Development Study 결과를 기반으로 했다. 성희롱 관련 문항은 응답자들이 25~26, 29~30, 30~31세였을 때 응답한 설문지에 포함돼 있었다. 이 연구 프로젝트는 한 지역에서만 시행했다는 지리적 한계에도,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역대 가장 광범위한 종적 연구라는 데 의의가 있다.

 

성희롱은 얼마나 만연한가?

 

여성의 3분의 1 20대 중반에 적어도 한 번 이상 성희롱을 경험했고, 이 수치는 나이가 들수록 꾸준히 상승해서 나중에는 거의 50%에 이르렀다. 응답자들이 29~30, 30~31세였을 때 실시한 설문조사는, 응답자들에게 최근 1년 동안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는지를 물었다. 응답자들이 20대 후반이었을 때의 데이터나 전 생애 데이터까지 전부 수집한다면 이 비율은 분명히 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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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피해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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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들이 30~31세였을 때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최근 1년간 한 번 이상 성희롱을 당했는지를 물었다. 전체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이그렇다고 답했다. 정도가 심한 성희롱일수록 발생 빈도는 낮았다. 이를테면 원하지 않은 신체 접촉보다 음흉한 곁눈질이 훨씬 자주 나타났다. 그러나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모든 유형의 성희롱이 상당히 높은 비율로 발생했다.

 

권력 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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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 접하는 흔한 성희롱 시나리오는 상사와 부하직원이라는 명확한 조직 내 위계와 관련돼 있다. 따라서 성희롱이 보통은 수평적 관계에서 일어난다고 하면 매우 놀랄지도 모른다. 피해자보다 지위가 더 높지 않은 동료직원이 가해자인 경우 말이다. 성희롱은 여전히 권력에 기반을 둔 범죄이지만, 성희롱 가해자의 유형과 가해 방법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런 수평적 관계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발생 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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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성희롱은 절대 단발성 사건이 아니다. 성희롱이 규칙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은 더 넓은 성희롱 문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성희롱은 단순히 몇몇 암적인 존재가 권력을 남용한 결과가 아니다. 30~31세 여성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성희롱을 단 한 번 겪은 피해자보다 여러 번 당한 피해자가 더 많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양상은 모든 성희롱 유형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낮은 신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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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서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성희롱 폭로를 두고, 피해 여성들이 오랫동안 가만 있다가 이제 와서 밝히는 이유를 의심하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낸다. 응답자들이 29~30세였을 때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실제 피해자 가운데 극소수만이 신고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해 준다.

 

피해자가 타인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는 경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보다는 동료나 친구에게 이야기하는 경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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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설문조사가 실시된 해에 설문지 설계 방법이 변경되면서 성희롱 유형 목록도 약간 달라졌다.)

 

성희롱 신고율이 저조한 다양한 이유를 놓고 심도 있는 분석이 이뤄졌다. 그중 피해자가 가해 행동을 불쾌하게 느꼈는데도, 성희롱이라고 인식하지 못해서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가 놀라웠다. 30~31세에 성희롱을 당한 응답자 가운데, 가해 행동이 성희롱이라고 인지한 이들의 비율은 놀라울 정도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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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을 반복적으로 겪은 피해자들은, 어떤 행동을 그리 심각하거나 부적절하게 보지 않는 일이 많았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남성들에게서 이런 경향이 특히 두드러진다. 한편 여성들은 캣콜링[2]이나 다른 부적절한 말과 행동을 직장 밖에서도 자주 겪는다. 많은 사람이 이런 일을 직장 안에서 겪을 때 위법적인 차별행위로 인식하지 않는 이유인 듯싶다. 미투 운동이 전개되는 요즘에는 같은 행동을 두고 더 많은 사람이 성희롱으로 인식할지도 모르지만, 이를 확인하는 일은 연구자들의 몫이다. 성희롱으로 간주되는 행위와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일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듯 보이지만, 향후 몇 년간 데이터를 더 수집해서 분석하기 전에는 영구적 변화가 일어났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후속 설문조사를 진행해서, 역학관계가 확실히 변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지금의 특별한 순간들이 새로운 문화규범을 만들고 시스템의 변화를 불러온다면, 신고되지 않은 성희롱 사건 수가 급격히 줄고, 자신이 당한 일을 성희롱으로 인식하는 사람의 비율이 크게 늘 것이다. 조직이 변해야 한다. 피해자와 고용주 모두 성희롱으로 인해 치러야 할 대가가 크기 때문이다. 타임지는침묵을 깬 사람들silent breakers’ 2017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어쩌면 2018년에는변화를 만든 사람들change makers’이 이 영예를 안을지도 모른다.

 

헤더 맥러플린(Heather McLaughlin)은 오클라호마주립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2] catcalling, 지나가는 여성에게 추파를 던지거나 휘파람을 부는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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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리스크 풍속도에 적응하기

여론의 재판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법이 아니다. 결과가 공정해 보이는지가 더 중요하다

엘리자베스 C. 티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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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고용주가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은 명확했다. 지체 없이 조사하라, 합리적으로 대응하라, 조용히 징계하라.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기업이 져야 할 리스크는 주로 법적 리스크였다. 상황이 안 좋으면 소송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아무리 골치 아픈 소송이라도 어떻게든 대처할 수 있다.

 

이런 방법이 효과가 있는 듯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소송을 줄이려는 고용주의 노력과, 고용인이 기대하는 공정하고 올바른 결과 사이에 균열이 발생했다.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공개하기 꺼리고, 관련자가 조용히 징계를 받을 때에는 분노를 틀어막을 수 있었다. 성희롱 사건은 알음알음 알려지거나 가십거리로만 다뤄졌다. 고용주들은 이런 상황을 안전한 것으로 오해하고 은밀히 대응하기를 계속했다. 가해자가 처벌을 피하고 조직에 계속 남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최근 몇 달 사이에 이런 수순이 꼬이기 시작했다. 많은 고용주가 예상하지 못한 전개였다. 언론은 회사 중역들이 과거에 내린 결정을 이제와 비판하며 뒷북을 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성희롱 피해 주장이 절차와 규칙이 없고 공소시효도 없는 여론의 재판정에서 다뤄지고 있다. 부정적인 트윗 몇 개가 한 회사의 이미지에 안팎으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지금은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어떤 면에서는 실제로 위험하다. 성추행 추문으로 인해 나빠진 평판은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고 회복하기도 쉽지 않다. 무대응은 고려할 가치도 없다. 대중의 감시를 피할 수 있다 해도 처리해야 할 내부 리스크와 비용이 남는다.

 

이런 새로운 환경에서 경영자는 성희롱뿐만 아니라 인종, 종교, 국적에 따른 괴롭힘에 조직이 대응하는 방식을 재검토하고, 직장 내 성평등이라는 더 큰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지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다음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직원과 고객 모두 조직이 직원을 대하는 방식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이 새로운 현실에 맞춰 조직이 변해야 한다.

 

새로운 기대가 낡은 정책에 도전하다

 

사회학자 로런 에덜먼Lauren Edelman, 프랭크 도빈Frank Dobbin, 에린 켈리Erin Kelly의 연구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문제에 대처하는 정석playbook이 만들어진 시기는 성희롱이 고발된 시기보다 여러모로 앞서 있다. 1964년 미국 시민권법 제7Title VII of the Civil Rights Act이 통과된 뒤 정부기관들은 인종, 성별, 국적, 종교에 따른 차별을 막기 위해 내부의 정책과 절차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는 이런 관행이 민간 부문에까지 확산됐다.

 

이미 1979년부터 HR 전문가들은 조직 전반에 걸쳐 차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비밀보고 절차를 개발해 내부적으로 홍보하고, 성희롱 예방 교육 프로그램과 고발에 대한 신속한 대응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종용했다. 아직 이런 절차에 관한 확실한 법적 근거도 마련되지 않은 때였다.

 

성희롱을 차별의 한 형태로 인정하지 않던 연방대법원은, 1986년 메리터 저축은행 대 빈슨 사건Meritor Savings Bank vs. Vinson을 계기로 입장을 철회했다. 그 후 정책, 절차, 교육을 모두 아우른 준법교본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이 교본이 법정에서 고용주를 보호해 주리라는 보장은 충분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리고 1998년 파라거 대 보카라턴 시 사건Faragher vs. City of Boca Raton은 고용주가 성희롱을 방지하거나 해결하고자 합리적인 조치를 취했다면 경우에 따라 법적 책임을 면해줘서, 성희롱 고발로 인해 많은 비용이 발생할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이론상으로는 법원이 파라거 사건에 내린 판결이 효과적인 예방 관행을 권장하는 결과를 불러왔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정반대였다. 로런 에덜먼의 연구에 따르면, 법원은 고용주의 조사과정과 시정조치가 미심쩍은 경우에도 고용주를 믿어주는 경향을 보였다. 그 결과 고용주는 자체 프로그램을 평가하거나 접근법을 혁신적으로 개선해야 할 이유를 별로 느끼지 못했고, 성희롱 방지 프로그램은 법적 보호를 위한 요식행위로 전락했다.

 

새로운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할까?

 

지금껏 성희롱 신고 프로세스, 예방 교육, 성문화된 정책은 전부 요식적이고, 심지어 지루한 것으로 인식되곤 했다. 그런데 품행은 의심스럽지만 업계에서 독보적 능력을 인정받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회사 브랜드에 타격을 줄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채용, 교육, 징계 관행 등 준법 인프라의 모든 면면이 회의적인 관점으로 재검토됐다.

 

지금이야말로 모든 조직이 성희롱 문제를 처리하던 방법을 재점검해야 할 중요한 시기다. 조직이 장려하는 문화, 규범, 행동 기준을 파악하고 확립하는 한편, 이 기준을 어길 경우 반드시 징계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면 직원들의 더 큰 신뢰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위기가 닥쳤을 때 조직이 더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기존 조치가 안고 있는 리스크를 하나하나 짚어 보고, 더 가치 중심적인 접근방식을 택할 때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살펴보자.

 

리스크: 직원들이 내부고발 절차가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부고발 절차는 성희롱 신고가 들어왔을 때 인사부가 실시하는 공식 조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관련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도 포함된다. 힘 있는 관리자나 부서가 인사팀과 법무팀의 권고를 번번이 거부한다면 직원들도 이를 알아챌 것이다. 인사팀장은 자신의 제한적인 영향력을 승산 있는 싸움에서 발휘하기로 하고 더 이상 종용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준법시스템 전반의 신뢰성과 효과가 약해질 것이다.

 

내부고발 절차에 대한 신뢰 부족은, 여러 직원이 성폭력을 당했다고 이야기하는데 회사는 신고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최근의 몇몇 사건을 설명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방송사 NBC는 간판 앵커 맷 라우어의 해고를 발표하면서 그 주까지 어떠한 공식 고발도 없었다고 밝혔지만, 직원들은 버라이어티지를 통해 회사가 이 사건에 무관심했다고 주장했다. NBC와 버라이어티의 주장이 모두 사실일 수 있다. 직원들이 시스템을 믿지 못하면, 그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공식 고발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경력에 흠이 된다고 느끼면, 직원들은 더 이상 성희롱을 신고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십중팔구는 이 문제를 친구, 동료와 사적으로 이야기할 것이다. 결국 성범죄는 해결하기 어려운공공연한 비밀로 남을 것이다. 아니면 피해 직원들이 언론에 제보하기로 결심할지도 모른다.

 

기회: 지금이 내부고발 절차를 비롯해 관련한 의사결정에 대한 직원 설문조사를 실시할 적기다. 조사 결과 불만족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면, 직원들의 참여 아래 더 개선된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좋다.

 

또 데이터에 기반해 조직의 조사 및 징계 프로세스를 다른 기업의 프로세스와 비교분석 해야 한다. 윤리경영컨설팅 업체 컨버센트Convercent와 네벡스 글로벌Navex Global, 조직이 자사의 신고율, 피해사실 입증률, 징벌적 징계와 업계 평균을 비교해 벤치마킹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한다. 만약 모든 기업이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면 업계 평균으로 시스템의 오류를 찾아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벤치마킹은 시스템의 개선점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리스크: 여성과 다른 소수자 집단은 채용, 승진, 보상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성희롱을 금지한 시민권법 제7편은 노동자들이 동등한 기회를 누릴 권리를 폭넓게 보호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기회에는 멘토링, 인맥 형성, 클라이언트 접근권 같은 비공식적 기회도 포함돼 있다. 조직의 최상부를 주로 백인 남성이 점유하고 있는 조직이 여성과 다른 소수자 집단에 이런 비공식적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차별 소송의 빌미를 제공하기 쉽다.

 

2010년 제약회사 노바티스의 여성 영업사원 5600명은, “남직원들이 여성을 밀어내고 서로의 뒤를 봐주는 폐쇄적인 남성집단때문에 여성들이 승진을 못하고 조직 하부에 머물러 있다고 주장하면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또 중요한 교육 프로그램에서 여성들이 높은 비율로 배제됐다고 강조했다. 노바티스는 배심원들이 참여하는 배심재판에서 패소해, 원고 측에 합의금으로 17500만 달러를 지급했다.

 

그러나폐쇄적인 남성집단이 있어야만 차별적 환경이 조성되는 건 아니다. 모든 여성과 거리를 두면 성희롱 고발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믿는 남성이라면,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 무심코 동료를 성희롱할까 봐 두려워 여성에게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행위는 정당방위가 아니다. 오히려 남성들에게 여성을 차별하려는 동기가 있음을 증명할 뿐이다.

 

기회: 성희롱은 조직에 형평성 및 권력과 관련된 더 큰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이런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우리 회사는 채용, 승진, 보상에서 모든 직원을 동등하게 대우하는가? 회사가 기회를 차별적으로 주는지 알고 싶다면, 내부 고용 관련 통계자료를 살펴보자. 차별이 존재한다면 태스크포스와 위원회를 통해 문제를 정확히 찾아내고, 자원을 동원해 해결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조직의 다양성 증진 업무를 전담할 직원을 고용하는 것도 천천히 차이를 줄여갈 수 있는 검증된 방법이다. 또 다양성 관련 통계자료를 정기적으로 검토하면, 성희롱 고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발생하는 차별 행위를 파악할 수 있다.

 

리스크: 개인정보 보호 정책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공개할 때 많은 고용주가 침묵을 지킨다. 피의자가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소송을 제기할까 봐 조사결과와 징계조치를 공개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고용주가 대외적으로 침묵을 지키면 무책임하거나 무관심하게 비칠 수 있다.

 

직장에서 노동자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적 권리는 정해진 것이 아니다. 권리의 범위는 고용주의 약속과 조치에 근거해 직원들이 거는 기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사무실 캐비닛에 개인 자물쇠를 걸도록 허용하면, 직원들은 이 캐비닛에 개인정보 보호권이 있다고 믿을 가능성이 크다. 마찬가지로 회사의 관행과 정책으로 미뤄 볼 때 인사부가 위법행위에 대한 조사결과를 절대 발설하지 않을 것 같다면, 고용주는 악의를 가진 사람이 개인정보 보호 관련 소송을 제기했을 때 불리한 입장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기회: 고용주가 직원들에게 회사 이메일이 개인 소유가 아니라는 점을 습관처럼 고지하듯이, 위법행위나 관련 징계조치에 관한 문서자료에도 개인정보 보호권이 없다는 점을 고지해야 한다. 그 결과 회사는 공정한 절차를 따를 것이며, 비윤리적 행동을 한 직원은 실제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상호책임성을 일러줄 수 있다.

 

리스크: 기존의 성희롱 예방 프로그램이 아무 효과가 없다. 성희롱 예방 교육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라는 증거는 의외로 적다. 사회과학자 비키 매글리Vicki Magley가 말했듯이, 훈련의 효과성에 대한 연구 대부분이 실제 기업에서 쓰는 교육 프로그램 대신 연구자들이 개발한 모의 교육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게다가 교육 프로그램이 정보를 잘 전달한다는 증거는 있지만, 사람들의 태도나 행동을 개선한다는 증거는 매우 미약하다. 2016 EEOC는 성교육 예방 교육에 관한 실증적 문헌을 검토한 뒤교육이 성희롱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인지 아닌지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

 

우선 교육 프로그램의 콘텐츠가 시대에 뒤처져 있다는 점이 문제다. 나는 얼마 전 74개 성희롱 방지 프로그램의 콘텐츠를 살펴보는 연구 프로젝트를 마쳤다. 대부분의 교육자료가 최근에 개발됐지만, 시기적 기준으로 볼 때 1980, 90년대에 만들어진 자료도 있었다.

 

이런 상황은 마치 제대로 업데이트가 안 된 소프트웨어를 보는 듯하다. 개발자가 기본 아키텍처를 전혀 손대지 않은 상태로 새로운 패치만 이리저리 덧대 놓은 소프트웨어 말이다. 최근에 만든 교육자료라고 해도 오래된 콘텐츠를 대거 끌어오거나, 1990년대 중반에 쓰던 정형화된 양식을 따르는 경우가 많았다.

 

기회: 고용주는 교육자료를 최신화하고, 조직의 문화와 니즈에 맞는 내부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회사에서 존경받는 리더들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할 수 있다. 아니면 외부 교육전문가에게 더 혁신적이고 흥미로운 교육콘텐츠를 개발해 달라고 의뢰할 수도 있다. 성희롱 방지 교육프로그램을 제대로 개선하고 싶은 기업은,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내부에서 공유해야 한다.

 

리스크: 기존의 성희롱 관련 정책에 의미 있는 지침이 부족하다. 2003년 비키 슐츠Vicki Schultz 법학 교수가 기업의 성희롱 관련 정책을 검토한 결과, 기업들은 최대한 많은 내용을 금지 목록에 넣는 방식을 따르고 있었다. 표준조항은 1980년 제정된 정부 규정에 크게 기대어 다양한 성적 행동을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었다. 1980년이라면 연방대법원이 성희롱을 차별의 한 형태로 규정하기 6년 전이다. 성희롱 예방 교육 콘텐츠처럼, 성희롱 관련 정책도 시대에 뒤쳐진 낡은 자료에 새로운 내용을 계속 덧댄 경우가 많았다.

 

모든 것을 금지하는 방법이 가장 안전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나치게 엄격한 정책에는 보이지 않는 대가가 따른다. 성희롱 관련 정책에 수많은 금지 행동이 포함돼 있는데, 정작 회사가 작은 위반행위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불만을 제기한 직원은 회사에 배신감을 느끼고, 잘못을 저지른 직원은 반성은커녕 되려 뻔뻔하게 나올지 모른다. 회사가 어느 선까지 봐줄지 아무도 모르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실제로 작동하는 불문율이 성문화된 정책, 고충 처리 절차, 조직문화를 약화시킬 것이다.

 

난해한 법률용어로 써 놓은 정책도 직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좋은 정책은 바람직한 행동을 쉬운 말로 전달할 뿐만 아니라, 이 정책이 중요한 이유도 잘 설명해 준다.

 

기회: 성희롱 관련 법은 사실 좁은 범위를 다루고 있다. 성희롱은 정도가 심하거나 상습적으로 일어난 행위여야만 성립한다. 또 피해자의 성별, 국적 같은 개인적 특성 때문이거나, 그에 기반해 발생한 행위여야 한다. 이는 곧 기업이 조직의 관행, 가치관, 문화에 맞게 성희롱 관련 정책을 개발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가졌다는 뜻이다. 정책을 개발하려면 우선 회사의 성희롱 관련 이력을 검토하는 일부터 시작하면 좋다. 개입해야 할 위법행위가 발생했을 때, 회사는 이 행동이 옳지 않은 이유와 일터에 미치는 영향을 직원들에게 어떻게 설명해 왔는가?

 

과거의 관행이 회사의 가치 및 포부와 일치하고 최소한의 법적 요건을 충족한다면, 이력을 검토한 결과가 조직의 특성에 더 알맞은 새로운 정책을 만드는 작업에 길잡이가 돼 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정책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로, 승진에 필요한 비공식적 기회에서 누구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

 

기회가 리스크를 압도할 때

 

물론 성희롱 관련 정책을 바꾸는 일도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쏟아져 나오는 폭로는 우리가 관심의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는 점을 일러준다. 이 순간을 직장에서 흔히 저지르는 나쁜 행동을 바로잡고, 모두에게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모두에게 이로운 일터를 조성할 때 누릴 수 있는 폭넓은 혜택 말고도, 일관되게 공정성을 수호하는 태도는 위기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작년 8월 구글의 엔지니어였던 제임스 다모어James Damore, 기술업계에 여성 비율이 낮은 이유가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라는 내용의 글을 공유하면서 구글이 대중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미리 밝혀 두자면, 나는 몇 년 전 한 법무법인에서 일할 때 구글을 변호한 적이 있다.) 구글은 다모어를 해고하고, CEO는 성명을 통해 다모어의 입장이 구글의 기본 가치를 위배한다고 밝혔다.

 

우버의 성희롱 추문이나 최근 하비 와인스틴 같은 인물의 추문과 달리, 다모어 때문에 벌어진 소동은 구글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지 않았다. 구글이 그간 공정성 문제에 데이터 중심적이고, 투명하고, 조직문화와 일치하는 방법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이다. 다모어 사태는 오히려 구글 직원과 대중에게 구글의 폭넓은 가치관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 다른 기업들도 이런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

 

엘리자베스 C. 티펫(Elizabeth C. Tippett)은 오리건대 법학대학원 부교수다. 주요 연구분야는 고용 관행, 기업 윤리, 의사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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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은 막을 수 있다

고위험 직원을 관리해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라

제임스 캠벨 퀵, M. 앤 맥페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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즘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성희롱 관련 뉴스는 직장문화를 새로 정립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모든 조직이 새로운 절차와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리더와 관리자는 기존 방식을 더 이상 고수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전에 무엇이 문제인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이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성희롱은 직장 내 문제행동의 한 형태이며, 오랜 역사를 가진 고질적 현상이다. 연구에 따르면 70%가 넘는 여성이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했다. 하지만 많은 성희롱 사건이 신고되지 않고 묻힌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성희롱의 법적 정의가 제대로 이해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성희롱의 대중적 정의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성희롱의 법적 정의와 다른 대중적 정의는 시간이 지나면서 변해 왔다. 특히 성희롱의 성립 요건에 대한 남성과 여성의 시각은 매우 다르다.

 

EEOC도 이런 상황을 답답해 한다. EEOC 40여 년 전부터 성희롱을 차별의 한 형태로 인정해 왔다. 기업 10곳 중 7곳은 성희롱을 근절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도 2016 EEOC는 직장 내 성희롱이 끝없이 반복되는 문제라고 판단하고 이렇게 질문했다. “왜 이렇게 많은 일터에서 성희롱이 끊이지 않을까? 성희롱을 예방하면 무엇을 해야 할까? 지난 30년 동안 우리가 놓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쉬운 해결책은 없지만 성희롱을 막을 수 있다는 증거는 있다. 하지만 EEOC가 권고한 성희롱 교육 지침을 바꿀 필요가 있다. 색다른 접근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 방법을 연구해 왔다.

 

통찰을 얻고자 우리는 공공기관이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예전부터 활용해 오던 3단계 생애사적 예방관리 모델을 살펴보기로 했다. 우리는 이와 비슷한 데이터 기반 접근법으로 직장 내 성희롱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본다. 기업을 위해 개발한 이 모델은 공중보건 모델에서 많은 부분을 빌려왔다.

 

이 모델의 핵심은 고위험 직원에게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조직에는 고위험 직원이 얼마 안 된다.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직 구성원의 1~3%가 일탈적이고, 문제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할 여지가 있다고 추정된다. 채용 과정에서 성희롱 가해자를 가려내기는 어렵지만, 직원 중에 고위험 직원을 파악해서 다른 사람에게 실제로 위협을 가하기 전에 조치를 취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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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처럼 최악의 성희롱 사건이 난데없이 일어나는 경우는 드물다. 거의 언제나 일련의 사건이나 조건이 앞서 발생한다. 그 사건이나 조건이 무엇인지 이해해야만 위법 행위의 싹을 잘라 없앨 수 있다.

 

이 모델은 고위험 직원이 성희롱 가해자가 될 때 흔히 거치는 3단계 과정을 보여준다. 다음은 각 단계에서 일어나는 상황이다.

 

1단계: 1단계에서는 조직이 성희롱 위험 요인이나 성희롱이 일어나기 쉬운 환경을 갖고 있다. 남직원의 비율이 여직원에 비해 매우 높거나, 관리·감독직을 남성이 거의 독차지한 일터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조건에서 성희롱이 꼭 일어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가능성은 높아진다. 위법행위를 섣불리 저지르지 못하는 조직문화 속의 남성도, 권력과 영향력이 통제나 감시를 받지 않는 경우에는 위법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

 

2단계: 2단계에서는 성적 함의가 담긴 말과 대화처럼 수위가 낮은 성희롱을 볼 수 있다. 이런 대화는 보통 성적인 내용은 아니지만, 이면에 여성을 깔보거나 비하하는 적대적 뉘앙스가 담겨 있다. 저속한 이야기나 누군가에게농담으로 들릴 만한 발언도, 수위 높은 성희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

 

3단계: 3단계에서는 강간 같은 본격적인 성범죄가 일어난다. 이런 사건은 연방법원에서 다루게 될 가능성이 높고, 사건 당사자와 조직이 에너지와 시간과 돈을 소진하게 된다. 무시하거나 제쳐 둘 수 있는 사안이 결코 아니다.

 

직원들의 행동이 이 단계에 이르도록 내버려 둔다면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 특히 미국 내 조직은 관련자뿐만 아니라 회사도 직장 내 성희롱에 책임을 질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보다 더 위험부담이 크다. 어떤 경우든 이직, 결근, 병가, 성과 저하, 소송 등 직접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의욕 저하, 사기 저하, 불만 팽배 같은 문제와 더불어, 업무관계의 질을 떨어뜨리는 불신, 무례, 적의 같은 간접비용이 발생한다. 많은 사람이 대가를 치르게 된다. 성희롱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 주변인, 고객, 공급업체, 하청업체 등 다른 이해당사자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성희롱 방지, 어떻게 할까?

 

우리가 개발한 모델은 단계마다 대처 방안을 제공한다. 이 방안을 체계적으로 적용하면 성희롱을 줄이거나 근절할 수 있다. 물론 1단계에서 조치를 취하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고, 위법행위를 유발할 수 있는 조건 자체를 없앨 수 있다.

 

성희롱의 1단계 예방책은 내부 정책의 뼈대를 만드는 일이다. 이는 다른 모든 대처 방안의 토대가 된다. 모든 형태의 성희롱을 금지하는 정책을 명시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하고, 이 정책은 준법 메커니즘과 명확하게 연계돼야 한다. 인사부는 행동수칙을 위반한 사례나 직원들의 직장 내 성희롱 이력 등 조기경고 신호를 체계적으로 감시해야 한다. 1단계 예방책은 조직의 모든 직급을 대상으로 한 종합 교육과 훈련을 포함하지만, 특히 일선관리자의 교육이 중요하다. EEOC의 말처럼 중간관리자와 일선관리자를 제대로 교육한다면, 조직에 가장 가치 있는 성희롱 예방 수단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모든 조직구성원이 존중받고, 권력이 남용되지 않는 문화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모든 관리자는 부하직원들이 동료와 어떻게 지내는지 관찰하고, 바로잡아야 할 행동을 보면 주의를 줘야 한다.

 

2단계 예방책의 목표는 누군가에게 심각한 해를 끼치기 전에 수위가 낮은 성희롱을 저지하는 것이다. 2단계에서는 무례하고 약자를 괴롭히는 행동이 있는지 파악하고, 이를 없애는 일에 중점을 둔다. 이런 부정적 행동이 대개 결근, 지각, 사고발생, 안전수칙 위반 비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동료와 부하직원에 대한 관리자 보고서와 데이터를 모니터링해서, 무례한 대우를 받는 직원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상적으로는 직원, 관리자, 하청업자, 고객, 주변인 등 조직과 관련된 모든 사람이,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목격했을 때 거리낌 없이 신고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은 이런 환경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 인사부, 법무부, 직원복지부에 적어도 3개의 안전한 성희롱 신고 채널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성희롱을 판단, 평가, 분류할 수 있는 훈련받은 전문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가해자에게 직접 피드백을 주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내부의 행동수칙 위반을 질책하는 한편, 저지른 잘못을 사과하고 교정할 기회를 줘야 한다. 대인관계 커뮤니케이션 관련 개인 교육을 통해 타인을 존중하는 법과 서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명확히 하는 법을 알려주면, 수위가 낮은 성희롱 사건은 보통 시정할 수 있다. EEOC는 주변인 개입 교육도 성희롱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연구자료를 검토해본 결과 타당한 의견이었다. EEOC는 조직 전체에 예절교육을 시행하는 것도 성희롱 근절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1단계와 2단계 예방책이 실패하고 수위가 높은 성희롱이 발생한 경우 3단계 중재 조치가 필요하다. 회사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초래된 고통이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즉각 대응하는 한편, 관련된 모든 사람을 공정하게 대해야 한다. 우리는 다음 4단계 조치를 권한다.

 

•억제: 성희롱에 관여한 위험인물을 저지한다.

•보호: 피해자와 목격자, 피해자와 가까운 동료 등 사건에 노출된 다른 이들을 돕는다.

•용서: 여기서 용서는 가해자의 책임을 면해 주거나 사건을 묻어버리라는 뜻이 아니다. 성희롱이 일어나는 걸 지켜본 사람들을 용서하라는 뜻이다. 킴 캐머런Kim Cameron 미시간대 교수는 자신의 책에서, 일터에서 발생한 피해와 손상을 회복하는 데 용서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를 설득력 있게 설명했다.

•회복: 조직 차원에서 비극적인 사건을 딛고 회복해야 한다.

 

성범죄자는 타인의 삶을 짓밟고 오랫동안 고통을 준다. 하지만 직장 내 성희롱은 개별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이것은 직장보건 문제다. 오히려 일반적으로 누적된 사건의 결과이며, 따라서 예측과 예방이 가능하다. 직장 내 성희롱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다. 적절한 감시와 예방 메커니즘을 마련한다면 충분히 없앨 수 있다.

 

제임스 캠벨 퀵(James Campbell Quick)은 알링턴 텍사스대의 특훈교수이자 존 앤드 주디 굴스비-재클린 A. 포우스(John and Judy Goolsby–Jacqualyn A. Fouse) 석좌교수다. 맨체스터경영대학원 교수이기도 하다.

 

M. 앤 맥페디언(M. Ann McFadyen)은 알링턴 텍사스대 경영대학원 전략경영 부교수다.

 

ARTICLE

미투 운동 이후의 일터에 관한 Q&A

HBR 전문가와 함께하는 질의응답 시간

HBR 필진

 

즘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여론재판 때문에 많은 사람이 걱정에 빠졌다. 충분히 그럴 만하다. 조앤 윌리엄스와 수전 렙속이 시리즈 기사의 제일 앞에 쓴이후의 길에서도 밝혔듯이, 미투 운동이 시작되고 직장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이제 해야 할 일의 강렬한 결론이 그 변화를 잘 요약해 준다. 성희롱을 당했다면 피해 사실을 신고하라. 두 사람은 “1년 전이었다면 이렇게 전면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을 제안하는 게 가능했을지 모르겠다라고 적고 있다.

 

지난 몇 주 동안 HBR은 미국의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ProPublica와 함께 달라진 직장환경 속에서 직원으로서, 또 관리자로서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모아봤다.

 

성희롱을 목격한 독자, 직접 성희롱을 당한 독자, 성희롱 예방 교육을 받은 독자, 교육받은 적이 없는 독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질문을 보내 왔다. 이들은 성희롱을 멈추는 방법, 경력에 손상을 줄이는 방법, 소기업에서 발생하는 성희롱을 해결하는 방법, 성희롱에 대해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방법을 궁금해 했다.

 

이런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우리는 HBR의 법률, 경영, 사회, 비즈니스, 정부 관련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전문가들은 성희롱 문제에 관해 회사의 내부 정책을 살펴보고, 동맹과 인맥을 구축하고, 본인과 동료들이 피해를 당했을 때 당당히 맞서라고 조언한다.

 

지금 성희롱을 당하는 사람이 있는데 도와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골치 아픈 소송에 말려들거나 경력에 피해가 가는 건 바라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메리 C. 젠틸러Mary C. Gentile 박사는 버지니아대 다든경영대학원에서 실무교수로 재직 중이다. 아스펜연구소 비즈니스·사회 프로그램의 수석고문이기도 하다. 지은 책으로는 <      지금, 상사가 부당한 일을 지시했습니까?-회사에서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는 법      >이 있다.

 

우선 현재 일어나고 있는 성희롱을 멈추고 싶은 자신의 바람과 의지를 확인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가치관을 파악하고 평가하면 결심을 굳힐 수 있습니다. 그 다음 할 일은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본인이 성희롱을 당하는 경우와 타인이 당하는 경우에 취해야 할 전략이 다를 겁니다. 그리고 지금 주신 정보만으로는 성희롱이 얼마나 심각하고 폭넓게 이뤄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회사에 아마 성희롱 관련 내부 정책과 전략이 있을 겁니다. 법적 조언은 변호사에게 맡기시기 바라며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 대신 저는 사내 정책과 법적 절차에 해당되지 않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성희롱 피해자의 지원군이 돼 주세요. 당신이 함께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세요. 동원할 수 있는 조직적, 법적 자원이 있다면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피해자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성희롱 현장에서 가해자의 행동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을 함께 연습해 보세요.

 

만일 성희롱이 특정 인물에게 국한되지 않고 조직 전반에 퍼져 있다면, 구성원들이 서로 존중하고 프로답게 행동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직원 친목모임에 가입하거나 새로 조직해 보세요. 바람직한 행동을 보면 공개적으로 칭찬하세요. 아니면 직원들에게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자신이나 동료가 성희롱을 당했을 때 효과적으로 문제를 지적할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는 행동 기반 교육을 시행해 달라고 회사에 요구하세요. 직원들이 문제에 자신감을 갖고 요령 있게 대처하게 되면, 은근슬쩍 자행되던 성희롱은 사라질 겁니다. 가해자는 더 이상 침묵으로 동조하는 이들에게 기댈 수 없을 겁니다.

 

믿을 만한 동료나 관리자에게 바람직한 행동을 강화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세요. 고위임원들이 직접 경험해서 얻은 교훈을 직원들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본인이나 타인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한 사람에게 어떻게 대응했을 때 효과가 있었는지 이야기하는 거죠.

 

저는 성희롱을 한 직원을 해고한 적이 있습니다. 그 밖에 또 뭘 해야 할까요?

 

조너선 시걸은 법무법인 드웨인 모리스의 고용, 노동, 수당, 이민 업무 담당 파트너다.

 

연방법원 판사들을 대상으로 성희롱과 다른 편견에 대해 교육하고 있으며, EEOC의 직장 내 성희롱 연구 태스크포스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우선 성희롱에 무조건 해고로 대응해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는 행위의 심각성에 상응하는 대응을 즉각 실시하고,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신중히 접근해야 합니다. 하지만 성희롱한 직원을 해고했다고 해서 고용주의 의무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고용주는 아무도 보복당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설사 강력한 성희롱 정책이 마련돼 있다고 해도, 직원들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아무도 신고하지 않을 겁니다. 따라서 고발한 직원이나 가해자를 해고하면서 마무리된 조사에 협조했던 직원이 보복을 당하지 않게 보호하는 일은, 이들뿐만 아니라 내부고발 절차의 신뢰성과 문화적 생존력을 보호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고용주는 최소한 다음 두 가지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첫째, 고용주는 고발한 직원이나 조사에 협조한 직원에 대한 어떤 형태의 보복에도 관여하거나 용납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합니다. 또한 보복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사항을 즉시 보고하도록 당부해야 합니다. 둘째, 이들 직원이 실제로 보복을 당하거나 보복이라고 인지한 일이 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그런 혐의나 증거가 있으면 조사해야 합니다. 경영진은 불법적 보복으로 간주할 수 있는 행위의 범위가 매우 넓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고발한 직원을 승진에서 배제하는 등 불리한 인사 결정을 내리는 것만 보복이 아닙니다. 그 직원에게 힘에 부치거나 하찮은 업무를 배정하는 등 고용 조건을 바꾸는 일도 보복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리더는 문제를 제기하거나 조사에 협조한 직원에게 보복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앞으로 이 회사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여성을 위해 제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신고 내용을 인터넷에 올려야 할까요?

 

 

젠틸러: 개인적으로 빚을 진 듯여성을 위해 제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라고 표현해서, 자신의 잠재적 선택을 부담스러운 과제처럼 말하고 있군요. 마치 남이 시킨 일처럼 말이죠. 어쩌면 죄책감에서 비롯된 표현일 수도 있겠습니다. 자신의 포부를 담아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 싶은가?”라고 질문해 보면, 더 좋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신고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면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개인정보 보호 문제, 공개한 정보가 사건의 진위를 파악하는 데 과연 충분한가 하는 문제도 당연히 제기될 겁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다른 길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독자분이 이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면, 잠재적 사원들에게 그냥 오지 말라고 경고하기보다는 앞장서서 긍정적인 변화를 추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직원들이 성희롱 문제에 자신감을 갖고 요령 있게 대처하게 되면, 은근슬쩍 자행되던 성적 괴롭힘은 사라질 겁니다. 가해자는 더 이상 침묵으로 동조하는 이들에게 기댈 수 없을 겁니다.

 

독자분이 문제의 조직을 이미 떠났더라도 여전히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직자들이 면접 때 하면 좋은 질문 목록을 만들어서 공유해 보세요. 회사의 승진자 기록에 대해, 특히 여성, 소수집단, 성 소수자 기록에 대해 물으면 좋겠죠. 공식적·비공식적 성과 피드백 관행, 지속적인 학습과 리더십 개발에 회사가 얼마나 노력하는지도 질문할 수 있겠고요. 면접관에게 최근 회사가실수를 통해 새롭게 얻은 교훈이나 개선점이 있는지 물어보면, 이 회사가 얼마나 개방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에게 앞서 소개한 내부 전략들을 활용하도록 권장하고, 이들이 직접 성희롱을 당하거나 그런 사람을 알고 있다면 조직 차원이나 법적 차원에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힘이 될 겁니다.

 

앞으로 추천서나 평판 조회와 관련해 제가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제 경력에 걸림돌이 안 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엘리자베스 C. 티펫은 오리건대 법학대학원 부교수다. 주요 연구분야는 고용관행, 기업윤리, 의사결정이다.

 

성희롱이나 차별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직원이 회사를 옮기려고 할 때, 현 고용주가 미래의 고용주에게 해당 직원의 평판을 부정적으로 말해서 보복하는 행위는 불법입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직원이 스스로 경력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두는 게 가장 좋겠죠. 회사 안팎에서 독자분의 업무를 잘 알고 능력을 인정해 주는 사람과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보세요. 고객, 비공식 멘토, 다른 부서 동료, 자원봉사하고 있는 비영리단체의 직원, 다른 부서 관리자와 인맥을 쌓는 겁니다. 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할수록 보복을 덜 두려워하게 됩니다. 앙심을 품고 있는 사람에게 굳이 추천서를 부탁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저는 어떤 기업의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채용과 성희롱 관행을 알고 있습니다. 제 권리와 의무에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이 있을까요?

 

시걸: 저는 변호사로서 윤리규범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따라서 제 답변을 절대 법률상담으로 여기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독자분께 드릴 수 있는 선택지는

3가지입니다. 첫째, 말씀하신 관행이 성희롱을 수반하는 경우, 피해직원이 가해자에게 그 행동이 불편하다는 점을 알리고 싶어할 수 있습니다. 물론 피해자가 그렇게 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OO님이 이런 행동을 하면 불쾌합니다. 하지 마세요라고 말한다고 해보죠.

듣는 사람이알려줘서 고마워요. 다음부터는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면 좋겠죠. 둘째, 내부에서 고발을 하는 방법으로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고발자는 고발을 접수하는 사람 중에서 가장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상대를 선택해야 합니다. 대개 고발 절차에는 고발 접수자가 여러 명 지정돼 있고, 반드시 그래야 합니다. 셋째, 조직 외부에 도움을 청하는 방법입니다.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변호사를 고용해서 대신 서신을 작성할 수도 있고, 해당 정부기관에 고소할 수도 있습니다. 일차로 정부기관에 행정소송을 해야 한다고 법에 명시돼 있지 않는 경우에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성희롱 문제에 미국 연방법은 행정소송부터 제기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주법과 지방법은 행정소송을 거치지 않고 법원에 바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선택지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하나입니다. 바로 직원이 차별이나 성희롱에 대해 선한 의지로 문제를 제기한 경우, 누구도 보복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비윤리적이라고 판단한 행위를 문제삼은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조치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고용주가 조직의 행동수칙, 내부고발자에 관한 정책이나 절차를 통해 보호 방안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이런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법적 의무는 없지만, 그러는 편이 고용주에게도 이익이 됩니다. 윤리적인 문제 제기가 고용주에게 늘 도움이 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고용주도 직원들이 보복을 당할까 봐 겁먹지 않고 윤리적 문제를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합니다. 이렇게 제기된 문제 중에는 고용주에게 도움이 되는 게 분명히 있고, 윤리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관행을 시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 한 동료가 성희롱 혐의로 해고됐습니다. 인사부는 관련자의 신원 정보, 문제의 행동, 발생 장소 같은 사건의 경위를 비밀에 부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직원들은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한 동료가 작업장에서 저를 보기만 하면 그 사건에 대해 말하려고 합니다. 오늘 알게 된 사실인데, 그 성희롱 고발자가 향수를 뿌리거나 화장을 하는 등 일터에 어울리지 않는 부적절한 복장을 하고 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제가 궁금한 건 이겁니다. 동료나 부하직원이 이런 복장을 하고 일하러 왔다면 어느 시점에 지적을 해야 할까요?

 

데이비드 G. 스미스David G. Smith 박사는 미 해군대United States Naval War College 국가안보학 및 사회학 교수다. <      Athena Rising: How and Why Men Should Mentor Women      >을 공동 저술했다.

 

제일 먼저 그 여성의 복장이 당사자나 타인에게 문제가 되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분명히 대부분의 조직에는 업무 복장에 관한 공식적이거나 비공식적 정책과 기준이 있습니다. 그 여성의 복장이 공식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누군가가 지적을 해야겠죠. 하지만 많은 경우 여성들은 그들과 관계 없거나, 그들의 업무와 관계 없는 남성적 기준에 따라 평가됩니다. 그 여성은 아마 일터에서 자신이 전문성을 갖춘 유능한 사람으로 느껴질 만한 복장을 선택했을 겁니다. 여성은 자신의 여성성을 강조하는 행동이나 복장을 했을 때, 업무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 피드백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남성적인 복장을 하고 출근하면 여성스럽지 못하다는 부정적 피드백을 받습니다. 전형적인 딜레마 상황이죠. 그 여성의 복장이 회사 정책을 위반하지 않는다면, 독자분이 그런 복장에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를 먼저 자문해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동료가 성희롱 조사 끝에 해고됐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정말 좋은 직장 동료였어요. 저는 그가 매우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새 직장을 찾을 때 신원보증인이 돼도 괜찮을까요?

 

시걸: 다른 사람의 신원보증인이 되기 전에, 지금 다니는 회사의 신원보증 정책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어떤 직원은개인적신원보증이라면서 제한 규정을 회피하려고 합니다. 이럴 경우개인적으로법적 책임을 지게 될 수 있습니다.

 

보통은 고용주나 고용인 누구도 실질적 신원보증을 제공할 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실질적 신원보증을 할 때 허위 진술을 한다면, 해당 고용주나 고용인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습니다. 독자분의 경우에는 신원보증인이 해당 직원의 위법행위를 말하지 않아서 잠재적 고용주가 알고자 했을 중요한 사실을 누락하면, 그 누락이 허위 진술에 해당합니다. 그 직원이 새 직장에서 성희롱에 연루된다면, 현 고용주는 해당 직원의 성희롱 이력을 빼고 좋은 평판만 제공한 전 고용주나 신원보증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60개 국가가 서명한 국제노동자권리장전(정확한 명칭은 몰라요), 어떤 노동자도 정당한 사유 없이 해고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은 여기에 서명하지 않았죠. 그래서 미국에서는 상사의 성적 요구를 거절했다는 비도덕적 사유로도 직원을 해고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바꾸려는 논의는 왜 없는 거죠?

 

차이 R. 펠드블룸은 EEOC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말씀대로 미 연방법에는 고용주가정당한 사유여야만 직원을 해고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습니다. 미국의 대다수 노동자는 기본적으로임의 고용상태입니다. ‘임의at will’라는 말은 고용주가 정당한 사유 없이도 직원을 해고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원칙에는 일부 예외가 있고, 노동자는 개인적으로나 계약을 통해 단체에 가입해서 더 나은 보호를 보장받을 수 있지만, 보통은 고용주 마음대로 고용과 해고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고용주가 해고의 근거로 제시할 수 없는 사유를 규정한 연방법과 주법이 있습니다. 미 연방법은 인종, 성별, 국적, 피부색, 종교, 나이, 장애, 유전 정보 등을 근거로 직원을 해고하거나 특정한 고용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상사의 성적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는 일은 연방 성차별법의 명백한 위반이고, 고용주는 이 일로 소송을 당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국제노동자권리장전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연방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거죠.

 

성희롱을 직접 당했거나 목격했다면 가장 먼저 인사부에 알려야 할까요?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도 설명해 주세요.

 

패티 맥코드Patty McCord는 패티 맥코드 컨설팅의 창립자이며, 넷플릭스에서 최고인재책임자로 일했다.

 

성희롱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1차 조치는, 그 순간 맞대응을 하는 겁니다. 부적절한 행위의 예를 들어 보죠. 누군가 말하다가 독자분의 몸을 훑어본다면대화 중에는 제 눈을 봐 주시겠어요? 다른 곳을 보니까 좀 불편합니다라고 대응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상대방은, 저도 모르게 그만. 죄송합니다라고 대답할 테죠. 그리고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을 겁니다. 이런 대응법은 아주 효과적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대응할 용기를 못 내는 이유는 충분히 연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너무 어려운 일이죠. 너무 불편하고요. 너무 어색하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위계를 고려해야 하기도 합니다. 만약 관리자급 남성이 계속 이렇게 행동하고 모든 여직원이 그 행동에 위협을 느낀다면, 가해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이제 누구에게 말하든 그 사람이 진지하게 들어줄 거라고 믿어야 합니다. 인사부에 믿을 만한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불만사항을 진지하게 듣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면 더없이 좋겠죠. 인사부를 찾아가도 됩니다. 아니면 경영진에게 도움을 청해도 좋습니다. 인사부가 경영진 산하에 있으니까요. 제가 걱정하는 상황은, 미투 운동 이후에 성희롱 이슈를 인사부의 문제로 인식하는 겁니다. 결코 인사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관리자 중 한 명을 찾아가 상황을 설명하세요. 관리자들은 직원을 동등하고 공정하게 대우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지 못한 점에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성희롱은 위법행위입니다. 법에서 금지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법에 따라 경영진이라면 누구나 위법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할 책임이 있습니다. 아니, 사실은 경영진만의 문제가 아니죠. 우리 모두 서로에게 책임을 져야 합니다. 물론 인사부는 후속조치에 대한 법적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사부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거죠. 우리 모두가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저는 소규모 자영업체에서 일합니다. 여기에는 인사부가 없어요.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캐런 파이어스톤Karen Firestone은 가족, 개인,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투자자문을 해주는 오리우스 자산관리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다. 지은 책으로 <      Even the Odds: Sensible Risk-Taking in Business, Investing, and Life      >(Bibliomotion, 2016)가 있다.

 

회사에 성희롱 정책을 의논할 담당자가 없다면, 성별을 떠나 관리자 중 가장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말해 보세요. 사내 품행에 관한 문의사항을 담당하는 책임자라도 좋습니다. 그리고 성문화된 성희롱 관련 사내 정책이 있는지도 물어보세요. 그런 정책이 있더라도 불만을 제기하는 방법을 명시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문의만 해도 관리자에게 성희롱 문제의 존재를 알릴 수 있습니다. 아무리 작은 회사라 해도 말이죠.

 

관리자가 다 남성이고, 성적 위법행위를 누구에게 알려야 할지 모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경우에도 고위관리자 가운데 가장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말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이 문제를 동료에게 털어놓은 적이 있고, 압박감 속에서 이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면, 동료가 참석할 수 있는 회의 자리를 마련하세요. 사건의 경위를 글로 써서 이야기 하기로 한 임원의 이메일로 보내면 기록이 남을 겁니다. 소기업 경영진도 성희롱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고, 직원을 존중해주면 좋겠습니다.

 

제가 얼마 전 57개 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성희롱을 근절하고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인사부가 필요하지는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죠. 하지만 리더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첫째, 유해한 직장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요인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임원 대다수가 남성인 조직, 수직적 위계 질서를 지닌 조직, 과거 성희롱 혐의를 묵인한 적이 있는 조직에 이런 문화가 조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성희롱의 성립 요건, 용인되지 않는 행위, 위법행위를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했을 때 취해야 할 조치를 분명히 밝힌 내부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셋째, 조직에 이 원칙이 실행되도록 책임질 사람을 지정해야 합니다. 저는 회사 직원들에게 불만사항이 있으면 저나 제 직속부하에게 반드시 알리라고 이야기합니다. 불만사항이 접수되면 저는 모든 관련자와 면담을 해서,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고 전체 상황을 파악할 때까지 가해 혐의자에게 휴직을 권고할 겁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만일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 외부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해야겠죠.

 

마지막으로, 최고경영진에 여성이 포함돼 있으면 직장 내 성희롱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그래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

 

인사부와 법무팀이 성희롱 고발에 대해 조치를 취할 의지나 역량이 없다면, 직원들의 적극적 신고를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까요?

 

앨튼 B. 해리스와 안드레아 S. 크레이머는 각각 닉슨 피바디와 맥더모트 윌 앤드 에머리의 파트너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직장 내 성평등을 위해 30년 이상 힘써 왔으며, 동료이자 부부로서 <      Breaking Through Bias: Communication Techniques for Women to Succeed at Work      >(Bibliomotion, 2016)를 함께 썼다.

 

회사가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갖고 있어도, 성희롱 불만 접수와 혐의 조사를 인사부나 법무팀에 맡기는 게 늘 최선책은 아닙니다. 인사부와 법무팀은 아주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사건을 철저하고 소신껏 조사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직원들 중에는 고발자나 가해 혐의자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거나, 사건 관련자들의 향후 성과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직원들이 거리낌 없이 성희롱을 신고하도록 만들려면, 우선 회사와 관련 없는 제3자에게 조사를 맡겨야 합니다. 독립적인 조사관이 모든 성희롱 신고를 접수하고, 사건을 지체 없이 철저하고 공정하게 조사하고, 비밀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조사결과를 가감 없이 고위경영진에 보고할 수 있게 하는 거죠.

 

독립적인 조사관을 두는 것 말고도 고위경영진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직원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려면, 고위경영진이 부적절한 성적 행동이 일어나지 않는 일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직원들이 이를 신뢰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그러니까 고위경영진이 가해자의 지위에 관계없이 징계를 내리고, 고발자가 보복 당하지 않게 보호하고, 고발자의 경력에 피해가 가지 않을 거라고 직원들이 믿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죠. 그런 점에서 고위경영진은 이에 대한 의지를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 경영진이 직장 내 성희롱과 차별을 단순히 기업 리스크로 보지 않고, 성희롱과 차별이 없는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리스와 크레이머: 기업 경영진은 성희롱 혐의가 조직의 평판에 미치는 위험을 당연히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조직의 문화적 풍토입니다. 성적 편견, 무례함, 부적절한 성적 행동이 만연한 일터는, 성희롱이 일어날 확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이직률이 높고, 고위경영진 중 여성의 비율이 적고, 혁신과 창의성이 부족할 공산이 큽니다. 야심만만한 여성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직장 풍토가 가져올 손실을 고위경영진에 제대로 이해시키면, 이런 풍토를 바꾸는 데 앞장설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방어와 공격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성희롱을 단순히 비즈니스 리스크로만 다루는 것은 고비용을 초래하는 방어 전략입니다. 반면에 직장문화를 정확히 진단하고 성적 편견, 무례함, 원하지 않는 성적 행위를 근절하는 조치는 비용면에서 효율적인 공격 전략입니다.

 

직원이 조직 외부인에게 성희롱 당하는 장면을 관리자가 목격했는데,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훨씬 힘 있는 사람이라면 피해 직원을 어떻게 도와야 할까요? 예를 들어 B사를 방문한 A사의 CEO B사 임원 앞에서 B사의 직원을 성희롱한다면 말입니다. 이상적 세계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고, 설사 일어나더라도 사건을 목격한 B사 임원이 직원을 방어할 테죠. 하지만 권력 역학상 실제로 그렇게 나서기는 쉽지 않습니다. B사 임원은 A CEO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

 

시걸: 이 질문은 주변인의 역할과 의무에 대해 교육받은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B사 임원이 A CEO의 무례한 행동을 목격했다면 그 즉시 잘못을 지적해서 CEO의 행위를 중단시키고, 그 행위를 암묵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그런 다음 A CEO와 단둘이 있을 때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안 그럴 경우 어떤 조치를 내릴지 명확히 알려줘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피해직원에게 지금까지의 상황을 알려주고, 회사가 직원의 편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줘야 합니다.

 

만일 목격자가 임원보다 직위가 낮다면, 가해자인 CEO와의 권력 차이 때문에 즉시 지적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목격자는 B사의 임원에게 이 사건을 보고해서, 임원이 A CEO에게 입장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성희롱 피해 당사자는 아니지만 사건을 목격하거나, 전해 듣거나, 다른 식으로 알게 된 사람도 성희롱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이런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불법 성희롱이 아니라성희롱이라는 용어를 쓰는 이유는, ‘법에 저촉될 만큼 심각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용납할 수 없고 부적절한 행위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어떤 직원이 음담패설을 했다고 해도, 늘 성희롱 문제로 다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인사부가 성희롱 교육을 실시할 때 성적 동의와 성희롱을 보통 어떻게 구분하라고 하나요? 저는 1991년부터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런 교육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해리스와 크레이머: 동의는 성희롱 성립에 핵심 요건이라고 할 수 있죠. 직장 내 성적 행위는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경우가 아니라면 성희롱이 아닙니다. EEOC요청하지 않은 성적 접근, 요청하지 않았으나 받아들일 의향이 있는 성적 접근, 불쾌하지만 참을 수 있는 성적 접근, 단호하게 거부하는 성적 접근을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1991년 이후 인사부 교육프로그램은 이런 구분에서 장족의 발전을 했습니다. 일례로 캘리포니아 주는, 주정부 기금을 받는 모든 고등교육기관이 성적 행위의 상호동의 여부를 판단하는적극적 동의 기준affirmative consent standard’을 채택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적극적 동의는 반드시성적 행위에 참여하겠다는 긍정적이고, 의식적이고, 자발적인 동의를 수반해야 합니다. 침묵했거나,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거나, 거부하지 못했다고 해서 동의했다고 추정할 수 없습니다.

 

이제 대부분의 인사부 교육프로그램이 직장에서 일어나는 성적 풍자와 접근, 권유, 접촉 이전에 명시적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상대방도 원하는 줄 알았다라는 말은 원하지 않는 성적 행위를 결코 정당화하지 못합니다.

 

성희롱 예방 교육이 강사가 남성일 때 더 효과적인가요, 아니면 여성일 때 더 효과적인가요?

 

스미스: 직장환경을 바꾸는 데 더 중요한 요인은 강사의 성별보다 성희롱 교육의 방법, 콘텐츠, 대상자입니다. 하지만 강사의 성별과 관련해 모두가 알아둬야 할 사회적 영향과 프로세스도 많습니다. 첫째, 강사가 유능하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육콘텐츠에 따라 처음에는 여성 강사가 단순히 성별 때문에 능력이나 자격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여성과 남성 모두 이런 무의식적 편견에 취약합니다. 여성 강사는 기본적으로 이 점을 잘 알고 있고,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과도한 열정을 보일지도 모릅니다. 둘째, 연구에 따르면 성희롱 교육 강사가 여성일 때 고정관념이 활성화돼서, 여성이 능력과 자격이 부족하다는 무의식적 편견이 더 강조됩니다. 반면에 강사가 남성일 때는 교육받는 남성들이 여성에 대해 더 호의적 태도를 보입니다. 최근의 한 연구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는데, 다양성을 존중하는 행동을 강조하는 여성은 반감을 산다고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비치기 때문이라죠.

 

여성을 보호하고 남성을 교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요? 저는 남성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스미스: 저는 우리가 포용과 연대라는 더 큰 문화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많은 난제 중 하나는, 남성들이 거리낌 없이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고 남성의 정체성에 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직장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직장에서 일어나는 성차별적 행위를 해결하는 데 남성은 더 소극적 반응을 보입니다. 자신이 나설 자리가 아니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또한 남성은 다른 남성의 성차별 수용도를 과대평가하고, 성차별적 행위에 침묵합니다. 그런 행위를 불쾌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자기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저희 연구팀이 이성간 멘토링 관계를 연구하면서회피하는 남성 증후군reluctant male syndrome’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 이 증후군은 남성이 여성과 함께 일하고, 여성에게 멘토링해 주기를 피하는 여러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이를테면 어떤 남성은 직장에서 여성과 직업적 관계를 맺는 일에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여성을 꺼린다고 합니다. 자라면서 남성은 어머니, 여자 형제, 아내, 여자친구, 딸을 대하는 전형적인 방식을 보고 배우지만, 직장에서 여성과 이성적 감정 없이 직업적 관계를 맺는 방법은 잘 모릅니다. 이로 인한 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어떤 남성은 정의의 사도라도 되는 양 그럴듯한 태도로 여성을 대하지만, 이런 방식은 오히려 여성 동료를 방해하거나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자신의 취약성을 안심하고 드러낼 수 있는 곳에서는, 남성들이 이런 걱정과 문제를 서로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겁니다. 조직은 이런 자리와 기회를 마련해서, 남성들이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주제를 놓고 서로 대화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어떤 남성은 여성들이 직장에서 겪는 문제를, 아내나 딸처럼 자신에게 중요한 여성과 연관 지어 생각할 때야 비로소 자각하게 됩니다. 많은 남성이 집과 사적인 장소에서는 든든하고 강력한 동맹처럼 굴지만, 회사와 공적인 장소에 그렇게 행동하려면 약간의 도움이나 격려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어떤 남성은 비즈니스나 리더십 목표 때문에 이런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고위경영진과 이사회 내의 성비가 균형을 이루면, 기업의 수익과 장기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이미 증명됐습니다. 또한 남성 리더와 관리자들은, 적대적인 근무환경이 광범위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만 이해해도 이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 충분하지 않다면 이런 정보는 어떨까요? 성비가 균형을 이룬 조직에서 여성과 함께 일하고, 여성에게 멘토링해주는 남성은 더 다양한 인맥을 구축하고, 더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으며, 대인관계 기술도 훨씬 더 좋아집니다.

 

회사가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갖고 있어도, 성희롱 불만 접수와 혐의 조사를 인사부나 법무팀에 맡기는 것이 늘 최선책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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