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12월호 개방형 사무실의 진실 이선 번스타인
벤 웨이버(Ben Waber)

개방형 사무실의 진실

개방형 사무실 배치가 바람직한 상호작용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이유

 

이선 번스타인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벤 웨이버

휴머나이즈 대표

 

 

 

 

내용요약

문제

여러 기업이 개방형 사무실로 전환하고 있으며 협업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많은 경우에 효과적이지 못하다.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을 증가시키지 않거나, 또는 비생산적 방법으로 상호작용하게 만든다.

 

원인

직원 개개인들은 언제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할지 스스로 결정한다. 타인의 접근을 막아내거나 피하는 법을 배우고, 타인이 혼자 있고 싶어한다는 신호를 읽게 된다. 그래서 회사가 기대하는 종류의 협업을 달성하기가 어려워진다.

 

해결방법

사람들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센서, 디지털빵 부스러기를 수집하는 소프트웨어 등 신기술을 이용하여 특정그룹의 직원들이 실제로 어떻게 서로 상호작용하는지 알 수 있따. 이후 철저한 실험을 통해 원하는 종류의 상호작용을 달성하는 방법을 알 수 있다.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협업하기 쉬워졌다. 아니, 협업하기 쉬워 보인다. 사무실 공간에서 칸막이cubicle가 사라지고, 개방적이고 유연한 활동 기반의 공간으로 바뀌면서 사람들이 서로 더 잘 보이게 됐다. 디지털 메시지가 전화통화를 대체하면서 접근성도 좋아졌다. 슬랙Slack, 마이크로소프트 팀스Microsoft Teams 같은 기업용 소셜미디어가 휴게실에서 이루어지던 대화를 대체하면서 사람들 간 연결성도 높여줬다. Zoom, 고투미팅GoToMeeting, 웹엑스Webex같은 가상회의 소프트웨어가 실제 얼굴을 맞대고 이루어지던 대면회의를 대체하면서 언제 어디에서나 회의 참석이 가능해졌다. 협업의 아키텍처는 조명, 환기 등의 기술발전으로 고층 사무실 건물이 실현 가능해진 이래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지금처럼 협업이 효율적이었던 적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협업(collaboration)은 함께 일한다는 의미의 라틴어 ‘collaborare’에서 유래했으며, 두 명 혹은 그 이상의 개인 간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협업을 위한 사무공간 디자인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쉬워진 것처럼 보인다.

 

옴니채널omnichannel 협업을 위한 물리적, 기술적 구조가 보편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오히려 사무실 디자이너들의 기대나 경영자들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행동한다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연구 및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관찰했던 여러 회사의 사무실에서,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 디자인된 사무실 구조는 오히려 상호작용을 더욱 감소시켰다. 적어도 의미 있는 상호작용은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감소했다.

 

본 아티클에서 우리는 이러한 의도치 않은 결과에 대해 살펴보고, 여러분 회사의 직원들이 실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대한 조언을 주고자 한다. 이를 통해 직원들의 니즈에 가장 잘 맞는 공간과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

 

 

협업의 아키텍처와 해부학적 구조

 

직원들은 물리적 아키텍처에 둘러싸여 있다. 개인 사무실이거나 칸막이 자리거나 또는 개방형 자리일 수도 있다. 단층 사무실이거나 여러 층을 쓰는 사무실이거나 혹은 여러 개 건물을 쓸 수도 있다. 회사 전용 공간일 수도 있고 다른 회사와의 공유 공간이거나 홈 오피스일 수도 있다. 이런 물리적 아키텍처는 디지털 아키텍처와 짝을 이룬다. 이메일, 엔터프라이즈 소셜미디어, 모바일 메시징 등이다. 이렇게 물리적 및 디지털 아키텍처가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언제 상호작용할지는 지식노동자들이 개별적으로 그리고 집합적으로 결정한다. 동료직원들과의 거리가 가까운 개방적 공간에서도 상호작용을 피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 시선을 맞추지 않고, 화장실로 급히 자리를 뜨거나 산책하러 나갈 수도 있으며, 자신의 업무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아마도 헤드폰의 도움을 받아) ‘선택적 귀머거리가 되기도 한다. 다양한 상호작용 방법의 확산은 역설적으로 응답을 피하는 것도 더 쉽게 만들었다. 디지털 메시지는 쉽게 무시할 수 있는 게 그 단적인 예다.

 

직원들이 상호작용을 하고 싶어할 때에는 대면회의, 화상회의, 전화, 소셜미디어, 이메일, 메시지 중에서 원하는 채널을 선택한다. 의견 교환을 시작하려는 사람이 이를 얼마나 지속할지, 그리고 실시간으로 할지(회의 또는 잠깐 찾아가서 의견 나누는허들’) 아니면 순차적으로 할지(메시지 또는 포스트) 결정한다. 이메일, 슬랙, 문자메시지를 받은 상대방은 즉시 응답할지, 나중에 응답할지, 아니면 아예 응답하지 않을지 결정한다. 이런 식의 개별적 행동이 함께 모여 마치 개미집이나 벌집과 같은 협업의 해부학적 구조anatomy of collaboration를 이룬다. 이는 사람들이 업무를 하면서 유기적으로 생성되며, 조직의 문화를 결정하는 신념, 가정, 가치, 사고방식에 따라 모양이 잡힌다.

 

 

아키텍처는 관찰하기 쉽다. 사무실 설계도, 모델, 기술, 그리고 우리 주위의 공간을 보면 된다. 이에 비해 협업의 해부학적 구조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관찰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는 기술 발전으로 커뮤니케이션의 흐름을 감지하고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센서는 어디에나 있다. 의자에 부착된 센서는 직원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자리에 있는지 측정해준다. 사무실 층에 부착된 센서는 직원들이 언제 어떻게 이동하는지 알려준다. RFID 배지와 스마트폰에 부착된 센서는 직원들이 어디로 가는지 추적한다. (비디오카메라 형태의) 센서가 이들이 누구와 만나는지 보여준다. 파나소닉은 조명시스템에 와이파이가 장착된 센서를 부착해, 전체 건물과 개별 사무실에서 이루어지는 1 1 상호작용들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을 선보였다.

 

상호작용을 감지하는 또 다른 방법은 사람들이 회의를 예약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브라우저 창을 열고, 슬랙이나 팀스에 포스트하거나 전화를 걸 때 시스템에 저장되는 커뮤니케이션 메타데이터, 디지털 빵 부스러기digital breadcrumbs라고도 불리는 디지털 활동 기록을 수집하는 것이다. 회사가 전문분석 툴을 이용해 직원들의 집합적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점차 쉬워지고 있다. 직원들의 움직임과 상호작용에 접근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협업을 하는지 아니면 단지 같은 공간에 있을 뿐인지 구분할 수 있다. 직원들의 과거 행동을 분석하고 나면, 직원들의 개별적 및 집합적 향후 움직임을 예상할 수 있으며 사람들 간 의미 있는 충돌이 일어날 확률도 예측할 수 있다.

 

 

분석 결과 많은 이들이 의심하던 바가 사실로 드러났다. 협업의 아키텍처와 구조가 잘 맞지 않았다. 우리는 필자 중 한 명인 이선 번스타인의 제자이며 현재 베트남 풀브라이트대에 재학 중인 스티븐 터번Stephen Turban과 함께 포천 500대 기업 중 두 기업이 본사 사무실을 칸막이형에서 개방형 사무실로 변경하기 전과 후의 데이터를 수집해 추적했다. 첨단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대면회의와 모든 온라인상 상호작용을 조사했다. 우리는 최대한 대표성을 띠는 사무공간들을 선정했다. 새로운 공간으로 이사한 후의 움직임을 추적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적응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두었으며, 연구의 정확성을 위해서 관찰기간에 차이를 두었다. 첫 번째 회사에서는 사무실 이사 1개월 전부터 3주간, 그리고 이사 2개월 후 3주간 데이터를 수집했다. 두 번째 회사에서는 이사 3개월 전부터 8주간, 이사 두 달 후 8주간 데이터를 수집했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데이터 수집기간을 계절적 비즈니스 주기에 맞췄다. 예를 들어, 분기마다 동일한 주()차에 데이터를 수집했다. 분석 결과 개방형 사무실로 변경한 후 사람들간의 대면 상호작용이 약 70% 하락했으며, 온라인 상호작용이 증가해 이를 보충한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의 작품에서 그 답을 찾아볼 수 있다. 그는배우는 무대 앞에 관객과 자신을 분리시키는 커다란 벽이 있다고 상상해야 하며, 마치 무대 커튼이 올라가지 않은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이 가상의 벽을4의 벽fourth wall이라고 칭했다. 4의 벽은 배우가 관객을 의식하지 않고 연기할 수 있게 해주며,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관객)에 신경 쓰지 않고 통제할 수 있는 것(무대)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마치 농구선수가 농구골대를 향해 슛을 쏘면서 그 뒤에 보이는 환호 또는 야유하는 관객을 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소위 말하는군중 속의 고독과 같은 현상이다. 관객의 규모가 클 수록 제4의 벽의 중요성도 커진다.

 

개방형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일종의 제4의 벽을 만들며, 동료직원들도 그 벽을 존중한다. 누군가가 업무에 열중하고 있으면 아무도 그를 방해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꺼내면 동료직원은 불쾌한 표정으로 그를 쏘아보고, 그는 앞으로 다시는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 않게 된다. 특히 개방형 공간에서는 제4의 벽이 빠르게 퍼져나가 관행으로 자리잡는다.

 

 

근접성의 중요성

 

우리의 연구와 다른 여러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도출된 시사점은 팀 멤버들의 위치가 물리적 또는 디지털 상호작용 모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거리가 멀수록 커뮤니케이션이 줄어든다. 우리 필자들 중 한 명(벤 웨이버)이 참여했던 MIT 미디어랩의 연구에 따르면, 같은 회사 캠퍼스 내 서로 다른 두 명이 물리적으로 또는 디지털기기를 통해 상호작용할 확률은 두 명의 데스크 사이의 거리와 직접적으로 비례한다. 이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데이터로 검증되기 한참 전부터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던 사회학 이론이다. , 인접성 또는 근접성proximity이 사회적 상호작용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조직분석 소프트웨어 기업 휴머나이즈Humanyze가 수행했던 연구를 살펴보자. 한 소비재기업의 본사를 대상으로 팀 멤버들이 어떻게 서로 상호작용하는지 알아본 연구였다. 이에 따르면, 같은 팀 사람들은 같은 층에서 근무할 때 여섯 배 더 많이 상호작용했으며, 같은 팀이 아닌 사람들은 같은 층에서 근무할 때 아홉 배 더 많이 상호작용했다. 포천 500대 기업 중 하나이며 10여 개 사무실건물을 보유한 한 소매업기업의 메인 캠퍼스에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자리 간 거리가 500m 이상 떨어진 직원들 사이에서 일어난 커뮤니케이션은 전체에서 단 10%에 불과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사람들을 가까운 건물에 위치시키는 것만으로는 협업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상호작용을 늘리려면 같은 건물 안에, 이상적으로는 같은 층에서 근무해야 한다.

 

그리고 원격근무는 비용 효과적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디지털 채널을 이용한 협업마저도 상당히 저해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가 2008~2012년간 주요 IT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멀리 떨어진 직원들은 같은 공간에 위치한 팀 멤버들보다 업무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거의 80%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젝트의 17%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너무나도 당연한 시사점이 도출된다. 팀 멤버들이 서로 상호작용하여 프로젝트 성과를 제때 달성하게 하려면 원격근무하게 해서는 안 된다.

 

 

협업의 구조 개선

 

우리가 사무실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이후, 이 업무공간들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을 알려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 일부 사람들은 배치를 개선하면 협업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처럼 보였다. 건축가, 건물관리회사, 사무실시스템 제조사 등도 이런 시각을 뒷받침해 준다. , 직원 설문조사와 이전에 사용하던 공간의 활용도 데이터를 이용해서 개인의 니즈를 파악하고, 건물 사무실 공간을 유연하고 민첩하고 활동 기반의 공간으로 만들어 직원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자신의 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협업은 팀 스포츠다. 개인의 선호도를 맞추는 데 너무 집중한 사무실은 함께 일해야 하는 팀 전체 또는 팀 일부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개방형 사무실 디자인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개인적 니즈를 가장 잘 반영하는 공간을 선택해서 일하게 하면, 그들은 서로 멀리 떨어지게 될지 모른다.

 

리더들은 어떤 집합적 행동을 장려하고 또는 지양할지, 그리고 이를 어떤 방법으로 실행할지 결정해야 한다. 그러려면 사무실 배치와 관련 기술의 디자인뿐 아니라, 업무, 역할, 문화에 대한 디자인도 고려해야 한다.

 

만약 부동산 비용을 줄이는 것이 우선과제라면, 리더는 이를 스스로와 직원들에게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무실 디자인 변경은 협업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포천 50대 기업 중 한 부동산기업의 담당자가 설명하는 바가 대표적이다. “저는 경영진으로부터 같은 본사 사무실 공간을 재배치해서 추가로 직원 1000명의 자리를 만들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동일한 공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사무실 공간 디자인은 매우 빠르게 발전해왔다. (그래프빽빽한 공간으로의 회귀참고) 이는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회사는 이로 인한 비용절감을 주로 더 중요한 부분에 재투자한다.

 

만약 협업 촉진이 진정한 목표라면, 올바른 종류의 상호작용을 증가시키고 비효율적 상호작용은 감소시켜야 한다. 이때 상충관계를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 현재의 상호작용 패턴을 이해하고 어떻게 바꾸고 싶은지 고민해야 한다. MIT 연구원들은 한 독일 대형 은행에서 센서와 디지털데이터를 이용해 상호작용을 추적했으며, 그 결과 팀 내부 응집력이 다른 팀간의 응집력보다 생산성 및 직원만족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경우에는, 다른 팀간 상호작용을 증가시키면 성과는 낮아졌다. 그래서 팀들을 각각 서로 다른 방으로 이동시켰다. 또 다른 한 에너지 대기업은 휴머나이즈 기술을 이용해 상호작용을 추적해본 후, 업무 프로세스의 상호의존도가 높은 부서들 간 커뮤니케이션을 증가시키고 그 외의 부서들 간 커뮤니케이션은 줄이기로 결정했다. 그에 따라 일부 직원은 신규 건물에 함께 위치하도록 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다른 사무실로 이전시켰다.

 

직원들이 업무 집중을 위해 방해받지 않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주의를 분산시키는 요인들은 상당한 비효율을 초래한다. 그런 경우에 협업의 기회를 증가시키면, 협업으로 인한 이익은 발생하지 않으면서 주의 분산으로 인한 비용만이 가중될 수 있다.

 

 

실제 실험 시행

 

특정 그룹을 위한 최적의 사무실 디자인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철저한 실험을 해보는 것이다. , 상호작용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고, 개선방법을 위한 가설을 수립하고, 대조군과 비교하여 가설을 실험해 본다. 일본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모리빌딩Mori Building은 본사 팀들 간의 생산적인 협업을 보다 증진시키기 위해 2016년 초 실험을 진행했다. 사무실 아키텍처는 개방형이었다. 그러나 휴머나이즈의 도움을 받아 웨어러블 센서를 이용해 대면 상호작용을 추적해 본 결과, 직원들이 대부분 자신의 팀원들과만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팀 자리에서만 시간을 보냈고, 전체 공간의 약 20%를 차지하는 개방형 공간으로는 거의 나서지 않았다.

 

그래서 모리빌딩의 빌딩환경개발 부서는 아키텍처가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해봤다. 인테리어디자인팀, 부동산컨설팅팀, 영업팀 등 팀별로 자리가 배치돼 있던 한 층을 선정했다. 대조군을 위해서 일부 공간은 그대로 두었고, 나머지 일부 공간은 자리를 지정해 주지 않고 직원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꿨다. 이후 직원들간 대면 상호작용을 측정해보자 분명한 결과가 도출됐다. 팀들 간 상호작용은 증가했으나, 팀 내에서의 상호작용은 크게 감소했으며, 혼자 일하는 시간이 1.26배 증가했다.

 

회사 측은 처음에는 이 결과를 보고 환호했다. 팀 간 상호작용의 증가는 직원들이 관리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다른 이들에게 가서 이슈를 해결하고 업무를 처리한다는 의미였다. 데이터에 따르면 관리자가커뮤니케이션의 보틀넥(병목구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록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혼자 일하는 데 쓰는 시간이 길어진 이유는 30분 이상의 긴 회의가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직원들은 회의 대신 직접 서로 서로를 찾아가서 필요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여기에는 맹점이 있었다. 관리자는 커뮤니케이션 장애물이 아니라 품질을 통제하는 게이트키퍼이기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직원들이 관리자를 거치지 않고 하는 일이 늘어나자 점차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6개월 뒤 생산성은 하락했으며 고객 불만은 증가했다. 회의시간 감소는 효과적인 것처럼 보였지만, 돌이켜보면 혼자서 일했던 이들이 회의에 더 많이 참석해서 지침을 받았더라면 더 나은 성과를 더 효율적으로 냈을 것으로 보였다. 반면 회의에 참석해서 어떻게 이슈를 처리할지에 대한 지침을 받아 업무를 했던 직원들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즉흥적으로 찾아오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그래서 결국 아래층의 커피숍으로 대피하기 시작했다.) 결국 모리빌딩은 팀별 고정좌석제로 돌아갔고 개방형 공간을 줄였다.

 

한 대형 소프트웨어 회사도 비슷한 실험을 통해서 대면 상호작용의 90%가 사람들의 데스크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3%만이 공동영역에서 이뤄졌고, 나머지는 회의실에서 이뤄졌다. 회사는 팀들 간 상호작용을 증가시키기 위해 자율선택 좌석제를 시행하려고 계획하고 있었지만, 그러면 협업을 크게 방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깨닫고 계획을 취소했다.

 

실험에는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나 많은 회사들이 실험으로 얻는 이익이 비용보다 훨씬 크다고 느낀다. 휴머나이즈의 또 다른 고객인 영국의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런던 본사 사무실의 대대적 공간 개편을 구상하고 있는데, 이런 경우라면 디자인실험을 해보는 것이 분명히 좋다. 이 회사 임원들은 새로운 사무실 형태를 고민하고 있었고, 작은 공간 하나를 시범적으로 선정했다. 회사는 이 공간을사무공간 성과 허브라고 이름 지었다. 회사는 아키텍처 및 행동과학 분야의 학계 전문가들을 초대해서 이 공간의 디자인실험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조만간 이 시범공간에 두 개 팀을 순환근무 시키게 된다. 첫 번째는 2019년 첫 9개월간 진행됐으며, 두 번째는 현재 계획 중에 있다. 웨어러블 기기와 키넥트Kinect센서, 설문조사, 전통적 성과관리 시스템 등을 통해 대조군 대비 직원들의 걸음수, 심박수, 혈압, 호흡수, 폐 기능, 자세, 웰빙, 협업, 성과 등을 측정한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조명, 온도, 향기, 공기의 질, 음향, 인체공학, 디자인 등 시범공간의 모든 측면을 조정해 데이터를 도출하고, 직원들의 업무적 또는 생리적 니즈에 공간을 맞춤으로써 사람들의 업무효율 및 상호작용을 증진시키고자 한다.

 

 

미국의 한 대형 금융기관은 여러 지점 사무실에서 수십 가지의 바닥 디자인을 시험해봤다. 회사의 목표에 가장 잘 맞는 협업 및 집중적 업무 패턴을 조성한 디자인 하나를 선택해서 전체 지점에 확대 적용했다. 비용이 적게 든 것은 아니었다. 수백만 달러가 소요됐다. 그러나 실험을 해보지 않고 디자인을 선정했다가 나중에 비효율적 디자인으로 수억 달러를 낭비하는 것보다는 훨씬 이익이었다.

 

마케팅 및 영업에서 A/B테스트를 매우 자주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처럼, 사무실 디자인에도 신속한 실험이 중요하다. 이 방법을 도입하기 전에 한 대형 에너지기업은 신규 사무실 구축 계획에 7년이라는 시간과 1000만 달러라는 비용을 디자인 및 컨설팅 비용에 쏟아부었다. 이제는 다르다. 이제는 회사가 직원들의 어떤 행동을 촉진하고 싶은지를 계량화한 후, 그에 맞게 기존의 사무실 한 개 층을 시범적으로 바꿔서 실제로 그런 행동들이 촉진되는지를 측정한다. 이 과정은 6개월에 약 50만 달러의 비용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조직원들의 모든 움직임을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오랫동안 실험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모리빌딩의 사례처럼, 실험 초기에 나온 결과를 너무 믿으면 잘못된 시사점 도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험하면서 데이터를 수집할 때는 사생활보호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이메일도 그렇고, 특히 센서로 수집하는 메타데이터는 사생활에 민감하다. 정보 축적에 법적 문제가 없는지 해당 국가 및 지역의 법률과 규정에 따라 검토해 봐야 할 뿐 아니라, 윤리적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 회사는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솔직하게 밝혀야 하며, 누가 이런 정보에 대한 소유권을 갖는지에 대한 직원들의 감정적 반응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이 정보의 소유권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직원들에게 있을 수도 있고 데이터를 수집, 정리, 처리, 저장하는 회사에게 갈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우려나 리스크를 무시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회사는 직원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고 회사 명성에도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HBR.org에서 ‘The Happy Tracked Employee’ 참고) 데이터를 목적에 따라 제한적으로만 사용하고 직원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사용한다고 투명하게 밝히는 회사는 직원들과의 협업을 통해 더 나은 사무실 디자인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작은 변화, 큰 차이

 

협업 최적화를 위해서 사무실 공간을 전면적으로 개조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작은 변화로도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잠재적 영향을 시험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모리빌딩은 현재 본사 사무실의 테이블 크기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 조사의 1차 결론에 따르면, 많은 신규 사무공간들이 개인별 데스크 대신 도입하고 있는 대형 테이블은 값비싼 디너테이블만큼이나 사람들 사이의 긴밀한 대화를 촉진하는 데 효과적이다. , 거의 효과가 없다는 얘기다. 한 제조사는 가구에 대한 작은 변화가 큰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본사 사무실의 주요 업무공간에는 두 종류의 회의공간이 있었다. 한 종류는 완전 개방형이었고, 다른 한 종류는 양쪽에 이동식 화이트보드로 가려진 공간이었다. 화이트보드 회의실에서 이뤄진 상호작용이 개방형 공간보다 50% 이상 많았다. 화이트보드를 추가하는 데에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다.

 

최선의 방안이 물리적 구조변경 없이도 가능한 경우도 있다. 모리빌딩의 실험에 따르면, 특정 개인 및 팀 간의 구체적 상호작용을 촉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계획된 이벤트는 사무실 공간을 변경하는 것보다 더 정확하고 가치 있는 변화를 가져왔다. 이런 이벤트에는 내부 워크숍, 해커톤, 또는 심지어 바비큐파티 등도 포함된다. 센서를 통해 상호작용을 측정해서 바람직한 패턴이 나타나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만 하면 된다. 한 중형 규모의 IT기업은 신규채용 인력들이 입사 첫주에 회사에 잘 적응하게 하기 위해서 쿠키가 든 병을 그들의 데스크에 올려두고 그 위치가 표시된 지도를 로비에 붙여뒀다. 직원들이 신입직원들 자리에 한 번씩 들르도록 한 것이다. 휴머나이즈는 커피머신의 위치가 상호작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발견했다. 팀이 내부적으로 집중해야 한다면 커피머신을 팀 자리의 가운데에 둬야 한다. 만약 두 팀이 서로 협업해야 한다면, 커피머신을 두 팀 사이에 둬야 한다.

 

이런 식의 아키텍처에 대한소프트웨어적 접근법은 저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낸다. 이제 필요한 것은 부동산 전문가팀, HR, 그리고 그 공간을 실제 사용하게 될 사람들 간 협업이다. 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게 하려면 최고인사담당자나 최고총무담당자 등 한 명의 임원이 인사팀과 부동산팀(시설팀) 모두를 감독하게 해야 한다.

 

최적의 물리적 또는 디지털 사무실 아키텍처에 정답은 없다. 사람들간의 상호작용 증가가 반드시 더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상호작용의 감소도 마찬가지다. 적합한 사람들이 적합한 시간에 적합한 몰입 수준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

 

사무실 아키텍처와 협업에 대한 일반적 가정은 대부분 현재 시점에 맞지 않거나 잘못됐다. 개방형 사무실 디자인은 대면 상호작용을 장려하기 위한 의도로 이뤄지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허가를 주는 셈이다. 개방형 사무실과 자유공간에서 발생하는우연한 충돌은 생산성에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개방형 사무실이나 디지털채널을 통한공존copresence은 많은 경우 생산적 협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IT기술 발전 덕분에 우리는 직원들이 실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가정들을 쉽게 실험해 보고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어떤 이론을 입증하거나 반증하기 위해 필요한 실제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할 수 있는 시대다. 대규모 분석을 위해서는 인사팀, 부동산팀, 재무팀이 마케팅 및 운영까지 반영한 실험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사무공간을 물리적으로 또 가상적으로 디자인하는 일은 일회적인 일이 아니라 지속적인 업무가 될 것이다. 또 협업의 아키텍처와 해부학적 구조를 개선해 일터가 행복해지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번역 한지은 에디팅 조진서

 

 

이선 번스타인(Ethan Bernstein)은 하버드경영대학원 조직행동부문의 경영학 교수이며, < The Impact of the ‘Open’ Workspace on Human Collaboration >(Royal Society, 2018 7)의 공동저자다. 트위터: @ethanbernstein

 

벤 웨이버(Ben Waber) MIT 미디어랩의 객원과학자다. 또한 업무가 어떻게 그리고 어디에서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조직분석컨설팅 기업인 휴머나이즈(Humanyze)의 공동창립자이며, < People Analytics: How Social Sensing Technology Will Transform Business and What It Tells Us About the Future of Work >(FT Press, 2013)의 저자다. 트위터: @bwa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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