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8월(합본호) CEO의 시간 관리법 니틴 노리아(Nitin Nohria)
마이클 E. 포터(Michael E. Porter)

시간은 리더에게 가장 부족한 자원이다. 리더의 시간 배분은 매우 중대한 문제다.

TIME IS THE SCARCEST RESOURCE LEADERS HAVE. WHERE THEY ALLOCATE IT MATTERS­A LOT.

 

 

 

IN BRIEF

문제점

CEO가 맞닥뜨린 최대 난제 중 하나는, CEO의 시간을 요구하는 수많은 일을 관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CEO들이 실제로 어떻게 시간을 쓰는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 내용

필자들은 27개 대기업 CEO의 활동을 13주 동안 24시간 내내 추적하고, 그 결과를 CEO들과 함께 철저히 검토했다. 시간 추적 데이터는 시간 관리뿐만 아니라 CEO의 직무에 대해서도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연구 결과

리더는 언뜻 모순돼 보이는 이중적 요소를 동시에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직접적인 의사결정을 전략, 문화와 같은 간접적인 수단과 융합하고, 조직 안팎의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어젠다를 적극 추진하는 한편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건에 대응하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편 제약조건을 염두에 두고, 실질적인 의사결정과 자신의 모든 행동이 지닌 상징적 중요성을 동시에 주목하고, 공식적 권력과 CEO로서의 정당성을 결합할 수 있어야 한다.

 

 

 

경영학에서는 ‘CEO는 리더십의 전형(典型)’이라 말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독특한 직무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회사에서 가장 큰 권력을 행사하지만, CEO가 겪는 문제와 제약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글로벌 대기업 경영은 상당히 복잡한 일이다. 기능별 조직 어젠다, 사업부 어젠다, 여러 계층별 조직과 수많은 외부 이슈를 아우르는 조직의 관리업무 영역은 매우 방대하다. 또 주주, 고객, 직원, 이사회, 언론, 정부, 지역사회 단체 등 폭넓은 이해관계자들까지 관련돼 있다. CEO는 다른 임원과 달리 이들 모두를 상대해야 한다. 게다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조직의 안팎으로 얼굴 노릇을 해야 한다.

 

물론 CEO는 많은 도움과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자리다. 하지만 다른 조직구성원에 비해 훨씬 부족한 자원이 하나 있다. 바로 시간이다. CEO가 모든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시간이 늘 부족하다. 그런데도 CEO는 조직의 모든 업무에 책임을 져야 한다.

 

CEO가 시간을 배분하고 몸소 참석할 자리를 정하는 방식은, 자신의 업무 효율성뿐만 아니라 회사 의 실적 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CEO가 어디에, 어떻게 관여하는가에 따라 조직이 해야 할 일이 결정되고, 사람들은 우선순위 과제를 알아챈다. 또 리더로서 정통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CEO가 동료 들과 충분히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배타적이고 소 통에 소홀하다는 인상을 준다. 반면 직접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쏟으면 지나치게 꼼꼼한 관리자로 비칠 우려가 있고, 직원들의 자율 성을 해친다. CEO의 일정, 사실 모든 리더의 일정을 보면 리더가 조직을 이끄는 방식과 조직 전체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파하는 방식을 알 수 있다.

 

CEO가 시간을 배분하는 방법과 시간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이해하려면 실제 CEO들 의 시간 배분에 관한 데이터가 체계적으로 수집돼 야 하는데, 지금까지 이 부분이 빠져 있었다. 이에 대한 연구는 1973년 헨리 민츠버그가 5일 동안 비 영리단체 등 5개 조직의 CEO를 밀착 관찰한 것처럼 소수의 CEO를 대상으로 조사하거나, 단기간에 걸친 대규모 설문조사 결과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동료 교수인 라파엘라 사둔도, 2017년 일주일 동안 6개국의 다양한 회사 CEO 1114명을 대상으로 매일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기초해 이런 단기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다.

 

2006년 착수한 우리 연구는 복잡한 대기업 CEO 들의 시간 활용 방법을 장기간에 걸쳐 포괄적이고 상세하게 조사한 최초의 시도다. 현재 1분기 동안 여성 2명과 남성 25명 등 CEO 27명의 시간 배분 방 법을 추적했다. 주로 상장기업 CEO였으며, 연구기 간 동안 이들이 이끄는 기업의 연평균 수익은 131 억 달러였다. 이들은 모두신임 CEO 워크숍참가자였다. 신임 CEO 워크숍은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대기업 신임 CEO 대상 집중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은 10~12명으로 구성된 2개 그룹으로 나뉜다. 지금까지 300명이 넘는 CEO가 이 프로그램을 거쳤다.

 

본 연구에 참여한 CEO의 비서는 일주일, 하루 24시간 내내 CEO의 일정을 15분 단위로 코드화 하는 방법을 교육받고, 이 데이터를 CEO와 주기적으로 검토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 세트는 CEO가 어떤 활동, 주제, 업무와 관련해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보여준다. 업무 이 외의 활동까지 기록한 덕분에 CEO들이 일과 사생활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는지도 알 수 있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는 거의 6만 시간에 이르는 CEO의 일정 데이터를 수집하고 코드화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일정 추적 작업을 마친 데이터를 CEO 들과 함께 살펴보고, 그때까지 연구한 다른 CEO 들의 데이터를 익명화해 비교했다. 이런 집중검토 과정에서 CEO들은 종종 자신이 느끼는 시간 관리 압박, 그간의 실수, 배운 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수 있었다. 또 우리는 축적된 데이터를 신임 CEO 워크숍 참가자들과도 공유했다. 토론에서 CEO들 은 시간 관리가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라고 말 하곤 했다. 우리는 이들의 의견, 질문, 시간 배분 전략을 들으며 리더의 시간 관리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이 글에서 다음 3가지를 다루고자 한다. 첫째, 수집한 데이터를 기술적으로 분석할 것이다. CEO들은 얼마의 시간을 일하는데 쓰고, 얼마의 시간을 개인 활동에 쓸까? 얼마의 시간을 회의 에 쓰고, 얼마의 시간을 혼자 숙고하고 사색하는 데 쓸까? 이메일 의사소통과 직접 면담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회사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을 까,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을까? 고객과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많을까, 투자자와 함께 있는 시간 이 더 많을까? 우리는 이를 비롯한 다양한 질문의 답을 찾아볼 것이다.

 

둘째, 수많은 업무 속에서 CEO가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이다. 리더 들을 관찰하며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시간을 배 분하는 방법에서 개인차가 심하다는 사실이었 다.(‘평균 너머 살펴보기참고) 이는 저마다 다른 사업과 경영 관행상의 차이를 어느 정도 반영한 다. 그러나 별 효용도 없는 회사 행사에 참여하는 것처럼, 많은 시간 배분 결정이 CEO 개인의 습관뿐만 아니라 조직의 전통적 규범과 문화를 반영한 다. 시간 추적 결과를 함께 검토하는 자리에서 모 든 CEO가 시간을 지금보다 훨씬 유용하게 활용할 방법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런 논의를 비롯 해 워크숍에 참가한 다른 CEO 수백명과 함께 우 리는, 어떤 리더든 시간 관리 방법을 개선할 수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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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셋째, 수집한 풍부한 데이터를 통해 CEO의 역 할 전반에 대해 고찰할 것이다. CEO는 언뜻 모순 되거나 이중적으로 보이는 다양한 차원의 영향력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데, 유능한 CEO는 이를 융합해야 한다. 직무에 대한 이처럼 폭넓은 시각을 이해하는 일은 CEO가 성공하는 데 반드시 필 요하며, 올바른 시간 관리에 대해서도 중요한 통찰을 제공해 준다.

 

우리 연구는 복잡한 대기업 CEO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지만, 연구 결과는 비영리단체 경영진을 비롯해 자신의 시간과 영향력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 할 방법을 찾는 모든 리더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CEO는 늘 업무 모드이고, 일은 해도해도 줄지 않는다. 우리가 조사한 리더들의 업무시간은 평일에 하루 평균 9.7시간이었다. 또 주말의 79%를 하루 평균 3.9시간 일했고, 휴가일의 70%를 하루 평균2.4시간 일했다. 이런 수치가 보여주듯 CEO의 일 은 끝이 없다.

 

CEO 업무의 절반가량은 본사에서 이뤄졌다 (47%). 나머지 절반은 다른 사업장 방문, 외부 이해 관계자 면담, 통근, 장소 이동, 집에 있는 시간이 차지했다. 이를 모두 종합해 보니, 우리가 조사한 CEO 들은 일주일에 평균 62.5시간을 일하고 있었다.

 

CEO의 일정은 왜 이토록 고될까? 본래 빡빡한 일정을 수반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회사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라면 누구나 회사에서 가장 높은 사람과 직접 접촉하고 싶어 한다. CEO가 많은 업 무를 위임하기는 하지만, 모든 업무에서 손을 뗄 수는 없는 일이다. 지시를 내리고, 조직을 조정하 고, 지원을 구하고, 좋은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를 모으려면 각각의 이해관계자와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내야 한다. 출장도 반드시 필요하다. 본 사에 앉아서는 글로벌회사는커녕 로컬회사도 운 영하기 어렵다. CEO는 부지런히 발을 움직여야 한다.

 

개인적 웰빙시간을 마련하라. 모든 시간을 일에 쏟을 수 있는 업무 특성을 고려할 때, CEO는 건강, 가족 및 친구와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일하는 시간을 제한해야 한다. 우리가 조사한 CEO 대 다수는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CEO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6.9시간이었고, 많은 이들이 비업무 시간의 약 9%를 규칙적인 운동에 할애하고 있었다(하루 약 45). 업무 강도를 유지하려면 CEO도 엘리트 운동선수처럼 훈련을 게을리해서는 안된 다. 즉 건강관리, 신체단련, 휴식시간을 따로 마련 해야 한다.

 

우리는 CEO가 하루 중 깨어 있지만 일하지 않는 25%의 시간(대략 하루 6시간)을 특히 눈여겨봤다. CEO들은 보통 이 시간의 절반가량을 가족 과 함께 보냈다. 그리고 많은 CEO가 가족과의 시 간을 갖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또 대부분이 단 몇 시간이라도 휴식을 취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하루 평균 2.1시간). 휴식시간에는 TV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사진 찍기 같은 취미생활을 즐기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CEO의 일은 정신적·육체적으로 부담이 된다.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활동은 CEO가 현실감각을 잃지 않고 동료를 비롯한 부하직원과 거리감 없이 더 잘 어울릴 수 있게 해준다. 또한 CEO는 전문성을 쇄신하고 개발하는 데도 시간을 할애 해야 한다. 우리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일정에 여유가 없을 때 가장 많이 희생되는 부분이 바로 이런 자기 계발 활동이다. 그리고 우리의 동료 톰 들롱이 말한 대로밖에서 카레이서처럼 질주하고 집에는 피트 스톱[1]처럼 들르지 않도록주의 해야 한다.

 

 

얼굴을 맞대고 일한다

 

회사 최고 자리에 있는 CEO는 주로 사람들과 직 접 만나 이야기한다. 우리가 조사한 CEO들은 전 체 업무시간의 61%를 면담에 할애했다. 15%는 전화 통화나 서신을 처리하는 일에 썼다. 나머지 24%는 전자매체를 통한 소통이 차지했다.

 

직접 면담은 CEO가 영향력을 행사하고, 일이 돌아가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진행해야 할 여러 안건을 추진하도록 업무를 위임할 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가까이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가 장 잘 지원하고 코칭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CEO가 면담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누가, 혹은 어떤 일이 중요한지 보여줄 수 있다. 사람 들은 CEO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유심히 이런 부분을 살핀다.

 

이메일의 유혹 피하기. 이론적으로 이메일을 활용하면 CEO가 대면 회의 빈도를 낮추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는 많은 CEO가 이메일을 비효율적이고 시간을 잡아먹는 주범 중 하나로 꼽지만, 멀리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메일은 일의 흐름을 끊고, 업무시간을 늘리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과 사색하는 시간을 침범하고, 깊이 있는 논의 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CEO는 자신이 참조로 들어간 이메일을 끊임없이 받는다. 메일을 받고도 아무 대응이 없으면 무례해 보일까 봐 답장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

 

CEO는 대다수 이메일이 자신이 신경 쓸 필요 가 없는 사안을 다루고 있으며, 많은 경우 비효 율성을 야기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반대로, CEO가 보내는 이메일이 불필요한 의사소통을 유 발하고 잘못된 규범을 낳을 수도 있다. 특히 늦은 밤, 주말, 공휴일에 보내는 이메일이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그 결과 조직 전체가 전자기기를 이용 한 소통을 남용하는 나쁜 버릇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CEO에게 보내야 하는 이메일, CEO가 답해야 하는 이메일에 대한 적절한 기준과 규범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규범은 다른 조직구성원들 에게도 필요하다. 이메일의 폭포 효과로 인해 귀 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개인 시간을 방해받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CEO가 디지털 산사태를 방지하는 방법 중 하나는, 이메일을 필터링하고 CEO가 읽기 전에 다른 관련자에게 전달해 줄 유능한 비서를 두는 것이다. 그래도 CEO가 전자 소통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스스로 잘 절제하는 방 법만 한 게 없다. 우리가 만난 CEO 중에는 이 주제 에 특히 관심을 보인 사람이 많았다. 성공적인 전자소통 사례도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몇몇 CEO는 대면회의를 화상회의로 대체했다. 특히 CEO가 회의 장소로 가거나, 직원들이 CEO 를 만나러 본사까지 오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이유가 컸다. 이런 식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일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CEO들은 대면 소통이 자기직무의 핵심이라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어젠다에 따라 움직인다

 

CEO는 여러 조직단위, 업무 흐름, 수많은 의사결 정을 감독한다. 우리는 조사를 통해 CEO에게 명 확한 개인적 어젠다가 있어야 하며, 실제로 대다 수가 그렇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명확하 고 효과적인 어젠다는 CEO에게 주어진 제한된 시 간을 최적화해 준다. 어젠다가 없으면 목소리가 가장 큰 이해관계자의 요구가 주로 다뤄질 것이 고, 정작 중요한 일에는 손도 대지 못한다.

 

가까운 미래에 CEO가 직접 관여해야 하는 일부 터 우선순위를 정해야 좋은 어젠다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어젠다는 일차원적이지 않다. 어젠다는 전 반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과 해결해야 할 특정 문 제를 모두 포함한 매트릭스이며, 정해진 기간 안 에 달성할 목표와 구체적 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우 선순위 사안을 결합한 결과물이다.

 

우리는 각 CEO에게 일정 추적기간에 추진하던 어젠다가 무엇이며, 어느 정도 시간을 들였는지 물었다. 모두가 자신의 어젠다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는 CEO들이 상당한 시간을 어젠다를 추진하 는 활동에 할애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평균43%). 어떤 CEO는 이런 활동에 특별히 더 엄격한 모습을 보였다. 핵심 어젠다에 들이는 시간은 전 체 업무시간의 14~80% CEO마다 천차만별이었다. 우리가 만난 CEO 대부분이 어젠다에 더 많 은 시간을 쏟을수록 시간을 더 유용하게 쓰는 느낌 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체로 명확한 어젠다는 우선순위 과제 중 진 척이 더딘 부분을 해결하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 CEO가 직접 대응해야 하는 가운데서도 시간을 효 과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여러 업무를 동시에 추진하는 CEO에게 가장 중요한 도구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어젠다 추진하기. CEO의 최우선과제에 따라 시간을 배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우 리는 분기마다 CEO가 자신의 이전 분기 일정이 개인적 어젠다와 제대로 일치했는지 반드시 돌아 볼 것을 제안한다. 또 현재 상황을 반영해 어젠다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CEO가 사람들에게 개인적 어젠다를 명확하게 밝힐 때 얻는 이점이 있다. 비서와 경영진이 CEO 의 개인적 어젠다를 충분히 알고 이해하면, 그에 따라 업무를 조정할 수 있다.(‘유능한 임원 비서의 4가지 행동원칙참고) CEO가 맡기고 싶어 하는 업무의 목표와 우선순위를 책임지고 수행하는 데 도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벌어지는 사건 처리하기. 우리가 조사한 CEO들은 업무시간의 상당 부분을 지금 벌어지는 회사 안팎의 사건을 처리하는 데 할애하고 있었다 (평균 약 36%). 이런 문제를 언제, 어떻게 다루고, 얼마나 시간을 쏟아야 하는지 즉각 파악하기 어려워하는 CEO가 많다. 예를 들어 임원진 중 한 사람 이 갑자기 화난 얼굴로 회의실을 떠났다고 해보자. CEO는 곧바로 쫓아가서 별일인지 아닌지 알아봐야 할까? 아니면 그 사람이 우선 진정하기를 기다려야 할까? 처음에는 사소한 일처럼 보였던 문제 가 CEO가 간과하는 동안 큰 골칫거리로 확대되기 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CEO가 개입해서 문제가 예상보다 커지기도 한다. CEO가 현재 벌어지는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는 일이 상당히 중요하다.

 

때때로 CEO는 갑자기 발생한 전면적 위기를 수습해야 한다. 제품 결함이나 안전상의 결함,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 심각한 사이버 공격, 심지어 쓰나미와 테러 같은 외부 재난이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우리가 조사한 CEO 89%가 위기를 수습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을 쓰고 있었다. 우리가 추적한 기간동안의 평균을 보면 전체 업무시간의 1% 밖에 안되지만, 위기 수습에 들인 총 시간은 개인마다 차이가 컸다. 위기는 CEO 리더십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순간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위기에 대응하려면 CEO가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내고 직접 개입해야 한다. 이런 일은 남에게 위임할 수 없다. 이 시기에 CEO는 위기로 인해 피해를 본 이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지양하고, 모두 힘을 모으도록 독려하고, 조직이 이 난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사람들에게 불어넣어야 한다.

 

정례적 업무 제한하기. CEO의 전체 업무시간 가운데 놀랄 만큼 많은 부분이 정례적 업무에 쓰인다(평균 11%). 이런 활동은 검토 회의에서부터 이사회 회의, 실적 발표, 투자자의 날 행사에 이르기까지 CEO마다 제각기 달랐다.

 

운영검토 회의는 CEO의 주요 정례적 업무 중 하나다. 우리 조사 결과를 보면 운영검토 회의의 횟수, 빈도, 길이는 CEO마다 차이가 컸다. 그리 고 일부 CEO, 특히 최고운영책임자 경력이 있는 CEO들은 직속 부하직원에게 위임해도 될 검토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관행적 업무라고 부르는 유형의 업무 를 통제하는 CEO의 능력도 상당히 개인차가 컸 다. 관행적 업무에는 신입사원 환영사 같은 의례 적 업무가 포함된다. 이런 일은 중요한 상징적 역 할을 할 수 있고, 회사의 가치와 문화를 강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런 행사 중에 직접 참석해야 할 자리를 신중히 선택한다면, CEO는 조직과의 관계 기반을 잘 설정할 수 있다. 하지만 CEO는 이런 사 기진작 활동에 할애하는 총 시간이 감당할 수 없이 길어지지 않도록 절제해야 한다.

 

우리의 논의에 따르면, CEO는 관례적·관행적 업무 범주에 속하는 모든 활동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이 활동에 어떤 중요한 목적이 있는지 아니 면 단순히 회사 관례인지, 전임자가 시행했던 일 인지 아니면 자신이 이전 직무에서 하던 일이라 CEO가 된 뒤에도 습관처럼 하는 일인지 따져봐야 한다.

 

 

 

유능한 임원 비서의 4가지 행동원칙

 

임원의 비서는 주의를 분산시키는 일과 불필요한 활동에서 CEO를 보호하고, 리더가 제한된 시간을 유용하게 쓰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노련한 비서가 능률과 효율을 극적으로 높여줄 수 있다는 말을 CEO들에게 자주 들었다.

 

이번 연구 결과도 그런 주장을 뒷받침해 준다. 하지만 비서는 상호 모순되는 압박을 자주 느끼고, 그 때문에 일정을 잘못 짜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이를테면 비서도 CEO에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모르지 않을 것이지만 실제로는 많은 비서가 CEO의 일정을 꽉꽉 채우는 것을 본연의 임무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들은 줄줄이 약속을 잡아서 CEO가 즉각적인 의사소통을 하거나 혼자 숙고할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없게 만든다. 게다가 CEO의 시간을 보호해 주는 것이 비서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데도 다른 사람, 특히 같은 조직원들의 부탁을 차마 뿌리치지 못한다. 그래서 불필요한 회의까지 CEO의 일정에 끼워 넣는다. 반대로 다른 비서는 CEO를 보호하려는 의욕에 넘쳐 일정을 지나치게 통제한 결과, CEO가 냉담하거나 다가가기 힘든 사람이라는 부정적 인상을 갖게 할 우려를 낳는다.

 

CEO의 시간 관리에 올바른 균형을 찾으려면 판단력과 감성지능을 겸비해야 한다. 뛰어난 소통기술도 필요하다. 비서는 CEO를 대변하고, 사람들의 눈에 비친 CEO의 인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비서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4가지 행동원칙을 알아냈다.

 

1. 리더의 어젠다를 파악하라. CEO는 자신의 최우선과제를 자세히 적은 어젠다가 있기 마련이며(이 어젠다는 분기마다 업데이트된다), 이 어젠다를 추진하는 활동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따라서 비서가 CEO의 어젠다를 내면화하고, 이를 기준으로 요청된 회의의 중요도를 분별해 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CEO는 비서가 자신의 개인적 어젠다를 이해하고, 반드시 이에 따라 일정을 짜도록 지시해야 한다.

 

2. 관련자 모두를 참여시켜라. 조직 내 관리자라면 누구나 회의가 너무 많다며 툴툴대기 마련이다. 한 가지 해결책은 회의를 소규모로 유지하고, 반드시 와야 할 사람만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훌륭한 CEO는 업무를 잘 위임할 줄 알고, 업무를 위임하려면 직속 부하직원과 관련된 관리자를 모두 불러야 한다. 안 그러면 회의가 끝난 뒤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을 다시 전달하고, 추가로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 유능한 비서는 애초부터 반드시 필요한 관련자를 회의에 불러서 이런 번거로움을 피한다.

 

3. 무계획적 여유시간의 가치를 인식하라. CEO의 일정은 지나치게 빡빡하다. CEO가 본사 복도를 걷다가 우연히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때의 장점이 있다.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사건에 대응할 여력도 필요하다. 리더의 하루 일과 중에 짬짬이 비는 시간을 마련해 둔다면, 비서가 여러 번 약속을 취소하고 일정을 다시 잡을 필요가 없다.

 

4. CEO의 개인 시간과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사수하라. 비서는 CEO의 장시간 근무, 출장, 스트레스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가족 및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 규칙적인 운동, 에너지를 충전하고 사색하는 기회는 CEO의 능률을 높이고 피로를 관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비서의 일정 관리는 CEO가 장기적 성공에 필요한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직속 부하임원에게 많이 의존한다

 

CEO의 직속 부하임원은 회사 안에서 가장 직급 이 높은 임원들이고, 그중에는 가장 노련한 관리 자도 있다. 이들은 사업의 핵심 요소를 아우르고, CEO에게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을 제공한 다. 경영진이 힘을 모으면 CEO가 회사를 통합하고 업무를 해내도록 돕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 연구에서 CEO는 내부 이해관계자들과 일하는 전체 시간 가운데 약 절반(46%)을 한 명 이상의 직속 부하임원과 사용했고, 21%는 오로지 직속 부하임원하고만 썼다. 직속 부하임원과 함께 보내는 총 시간은 내부 이해관계자들과 같이 있는 전체 시간 중 적게는 32%, 많게는 67%를 차지했다. 이러한 차이를 자세히 살펴본 결과, 우리는 직속 부하임원을 신뢰하는 CEO일수록 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각 경영진이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CEO의 전폭적 신뢰와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경영진 내부의 취약성은 CEO의 효율을 매우 낮춘다. CEO가 경영진이 처리했어야 할 일을 해결하고, 벌여 놓은 일을 수습 하느라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임 CEO 워크숍 참가자 중 서로 다른 그룹에 속 한 CEO들이 한데 모여 그동안 CEO로 지내면서 어땠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 가장 후회하는 부분이 직속 부하임원을 고를 때 선발 기준을 충분히 높게 잡지 않은 점이었다. 많은 CEO 가 자신이 갓 부임했을 때 눈앞의 상황에 집중하느라 앞날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게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직속 부하 임원이, 회사를 한 단계 성장시키려는 CEO의 목표 달성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경영진에게 업무를 더 많이 위임하는 CEO일수록 자신의 시간 활용에 대체로 만족하는 경향을 보 인다. 직접 관여하고, 후속조치를 취하고, 사람들에게 보고를 지시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기 때 문이다. CEO가 직속 부하임원과 자주 만나기 때문에, 그들에게 맡긴 일의 진척 상황을 쉽게 파악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른 관리자들과 계속 소통하기. 우리가 조사한 CEO들은 매우 많은 시간(내부 이해관계자와 함께하는 시간의 32%)을 회사의 상위 100대 리더와 함께 보내고 있었다(이 수는 100명보다 많거나 적 을 수 있다). 상위 리더의 대다수는 CEO의 직속 부하임원 바로 아래 직원이다. 우리는 이 차상위 리더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효율적으로 쓰이고 있다 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상위 100대 리더들은 보 통 조직에서 실행의 원동력 역할을 한다. CEO가 이들과 직접 접촉하면 조직을 정렬하고,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승계 계획의 중심에 서 있기도 하다. 상위 100 대 리더 가운데 몇몇은 회사 최고경영진을 대신할 후임자가 될 것이다. 이 직급의 직원들이 대개 한 세대 더 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중 누군가는 훗날 회사의 CEO 자리에 오를지 모른다. 그런 점 에서 이들을 개인적으로 알아 둔다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우리가 조사한 CEO들이 하급관리자와 보내는 시간은 이보다 더 적었고(평 균 14%), 평사원과 보내는 시간은 훨씬 더 적었다 (평균 6%). 그러나 유능한 CEO는 조직 안에서 인 간적인 면모를 끊임없이 드러낼 필요가 있었다. CEO가 다가가기 쉬운 사람이라는 인식을 유지하 고, 모든 직원과 의미 있는 교류를 하는 방법을 찾 아야 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 CEO는 회사에서 어 떤 일이 일어나는지 계속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 니라, 몸소 조직 가치의 모범을 보이고 직원들에 게 그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

 

또한 CEO는 평사원들과 직접 접촉해서 회사의 기본적인 부분을 파악하고, 직원들의 현실을 이해 할 수 있다. CEO 자리에 있으면 현실감각 없이 회 사를 경영하고, 직원들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보 지 못할 우려가 있다. 다양한 직급의 직원과 소통 하는 CEO는 직원들로부터 정통성과 신뢰를 구축 할 수 있다. 이는 직원들에게 의욕을 불어넣고 그 들의 지지를 얻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실제 돌아가는 상황 파악하기. 회사와 업계의 실황을 파악할 수 있는 믿을 만한 정보를 얻으려 면, 평사원 및 소식에 밝은 외부의 일선 이해관계 자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CEO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어떤 CEO는 회사 복도와 작 업 현장을 돌아다니고, 정기 점심회식, 불시 방문, 세심히 계획된 고객사 사업장 견학 등의 방법을 통해 일선직원들과 접촉한다. 어떤 CEO는 타운홀 미팅처럼 여러 사람을 한꺼번에 만나는 자리에서 단순히 슬라이드만 보여주는 대신, 다양한 직원과 진솔하고 열린 소통을 하려 한다. 하지만 우리가 수집한 데이터를 보면, 모든 CEO가 이런 활동에 시간을 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폭넓은 통합 메커니즘을 활용해 조직을 관리한다

 

CEO는 너무 많은 일에 직접 나서지 않도록 주의 해야 한다. CEO가 대부분의 결정을 직접 하거나 승인하는 일은 절대 불가능하다. 유능한 CEO는 잘 설계된 구조와 프로세스를 마련해 모든 조직구성원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 다. 이런 구조와 프로세스는 다른 사람의 업무를 알려주고 이를 지원, 보조, 통합하는 한편, 조직의 역량을 구축한다.

 

가장 강력한 통합 메커니즘에는 전략(우리가 조사한 CEO들은 업무시간의 평균 21%를 여기 에 할애하고 있었다), 기능별 조직 및 사업부 검토 (25%), 직원 개발 및 관계 형성(25%), 조직구조 및 문화와 비즈니스 니즈 간 일치화(16%), 인수·합병 (4%) 등이 있다.

 

전략 활용하기. CEO의 가장 강력한 수단은 조직단위별 전략과 회사 전체 전략을 확실하고 명확 하게 수립하는 것이다. 전략은 각 사업부와 조직전체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의사결정을 가지런히 정렬할 수 있게 해준다. 전략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면 CEO는 회사에 방향을 제시하고, 가치 제안 을 분명히 하고, 시장에서 경쟁하는 방법과 경쟁사와 차별화하는 방법을 규정할 수 있다. 또한 전략은 회사의 향후 계획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설득력 있는 전략을 조직 전체가 잘 이해한다면, 구성원들에게 동기와 의욕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 전략이 명확하지 않으면 CEO가 너무 많은 전략적 의사결정에 말려들게 될 것이다.

 

복잡한 대기업 CEO는 전략에 되도록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끊임없이 전략을 만들고, 다듬고, 전달하고, 강화해서 사람들이 전략에서 이탈하면 바로 알아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CEO는 변 화하는 환경에 따라 때때로 전략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자회사 매각, 인수, 합병 같은 포트폴리오 선택은 전략에서 매우 중요하다. CEO는 이에 관한 결정에 직접 관여해야 한다.

 

조직의 구조와 문화 정렬하기. 회사 전체에 걸 쳐 올바른 의사결정을 유도하려면 조직구조를 전략에 맞게 정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CEO는 조직단위 간 분쟁 조정에 끝없이 휘말리게 될 것이 다. 또 조직구조를 쉴 새 없이 바꿀 경우 CEO를 비롯한 여러 사람의 시간이 낭비될 수 있다.

 

조직의 가치, 신념, 규범을 아우르는 문화는 전략을 강화하고, 조직 전체의 업무 실행 방식에 영 향을 끼칠 수 있는 CEO의 또 다른 핵심 수단이다. CEO는 다양한 자리에서 기업문화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갖거나, 바람직한 행동을 직접 실천 해 보이거나, 바람직한 문화의 귀감을 보여주는 직원을 인정하고 보상하고 알리는 한편,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 시정 조치를 내리는 등 여러 방법으로 기업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 조직문화를 옹 호하고, 조직을 강화할 기회를 끝없이 찾는 것이 CEO의 임무다.

 

프로세스를 설계, 감시, 개선하기. CEO는 전략 이 제대로 실행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마케 팅 계획, 가격 책정, 제품 및 전략 개발 등의 업무를 실행하기 위한 엄격한 프로세스가 조직에 마련돼 있어야 한다. 좋은 프로세스는 조직 내 최고의 지 식을 한데 모으고, CEO가 결정을 거듭 번복하는 일이 없도록 해준다.

 

공식 리뷰회의는 회사가 달성해야 할 프로세스 측면의 성과를 내고 있는지 아닌지를 모니터링하 는 필수 작업이다. 비록 CEO의 전체 업무시간 중 4분의 1을 잡아먹는 일이긴 하지만, CEO는 리뷰를 통해 진척도를 추적하고, 정기적 피드백을 제 공하고, 높은 기준을 고수하고, 제때 진로를 수정 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새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다양한 업무 실행 프로세스를 강화하려면 리뷰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리뷰작업에 지나치게 참여하면 CEO가 회사 운영에 너무 깊이 관여하게 되고, 불필요한 세부사항까지 신경 쓰는 상황이 초래된다. 우리는 조사 과정에서 이 문제를 놓고 CEO들과 여러 이 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많은 CEO가 최고운영책임 자, 사업부 책임자 등 자신의 과거 직무에서 들였던 버릇을 버리기 어려워한다는 사실을 거듭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 수많은 리뷰작업의 주요 책임을 임원진이 지고, CEO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CEO도 있었다.

 

CEO가 직속 부하직원들에게 리뷰업무를 제대로 위임하지 못하면 경영진의 자율성과 책임감이 훼손된다. 이는 CEO가 조직구성원을 최대한 활용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직원 역량 개발 및 관계 형성. 회사의 리더십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일은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한 CEO의 임무다. 우리는 CEO가 회사 리더들의 자 질을 개선하는 데 헌신하고 관여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저 인사부가 알아서 하도록 내 버려 둘 수 없는 일이다. 리더를 발탁하는 일은 기업문화를 형성하는 데도 중요하다. 사람들은 누가 채용되고, 승진하고, 해고되는지를 보고 CEO와 회사가 진정 가치를 두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CEO는 조직 내 인재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 야 한다. 이를 위해 사람들과 개인적 친분을 쌓아 야 한다. 우리가 연구한 CEO들은 전체 업무시간 의 4분의 1을 관계 형성에 중점을 둔 모임에 할애 한다. 사람들끼리 서로 신뢰하면 업무 위임이 더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더 수월하게 합의에 도달하고, 감시와 후속조치의 필요성이 줄어든다. 좋은 인간관계가 형성돼 있으면, 누군가의 지지가 필요 할 때 사람들이 자신의 의도를 선의로 받아들여 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솔직히 말해 이런 신뢰는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무엇보다 값진 자산이다.

 

CEO가 인맥을 통해 사회적 자본을 구축하기 위해 들이는 시간은 많은 이점을 가져다 주며, 이 는 현명하게 시간을 쓰는 방법이다.

 

 

회의가 끊이지 않는다

 

CEO는 서로 다른 의제로 줄줄이 소집된 회의에 끊임없이 참석한다. 수많은 다양한 회의에 들어가 야 한다는 것은 CEO 직무의 특성이다. 우리가 연 구한 리더들은 한 주에 평균적으로 길고 짧은 회의 37건에 참석하고, 전체 업무시간의 72%를 회의에 할애하고 있었다.

 

짧고 더 효율적으로 회의 진행하기. CEO는 반드시 직접 참석해야 할 회의와 위임해도 되는 회의 를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그저 자신이 CEO가 되기 전에 이참석했다는 이유로 여전히 참석하는 회의가 있다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CEO는 회의 길이에도 신경 써야 한다. 우리 연 구에 따르면, CEO가 참석하는 회의 중 32%가 평 균 1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시간보다 긴 회의는 38%, 1시간보다 짧은 회의는 30%를 차지했다. 우리는 회의 길이가 조직의 습관이나 개 인의 습관, 아니면 둘 다와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기본 회의시간(1시간 등)은 규범처럼 정해져 있었다.

 

‘기본’ 회의시간을 단축시킬 방법을 찾기 위한 검토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면 CEO의 효율 성이 대폭 개선될 수 있다. 시간 추적 데이터를 검 토할 때 CEO들은, 1시간짜리 회의를 30분이나 15 분만에 끝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회의를 간 소화하는 또 다른 방법은 회의 규범을 재설정하는 것이다. 모든 회의에는 반드시 명확한 의제가 있 어야 하고, 참석자들이 사전에 회의 준비를 철저 히 해서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일을 최소화해야 한 다. 유능한 CEO는 이런 회의 규범을 회사 전체에 전파한다.

 

어떤 CEO는 누군가가 1시간짜리 회의를 요청 했을 때 CEO나 비서가 30분만 내줄 경우 쌀쌀맞다는 인상을 주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우리는 회의 길이에 엄격해지는 것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CEO는 이렇게 말했다. “몇 시간을 요구하든 반으로 줄이세요.”

 

회의의 또 다른 중요한 속성은 바로 참석자의 수 와 구성이다. 가장 흔한 형태는 일대일 회의였다 (CEO의 전체 회의 중 평균 42%). 2~5명이 참석하는 회의가 그 뒤를 이었다(21%). 모든 CEO가 타운홀미팅, 임원 연수, 회사 전체 회의 등 50명 이상 의 대규모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지만 빈도는 낮았다(5%).

 

일대일 회의와 소규모 회의는 업무 위임, 관계 형성, 비밀 유지 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하 면 충분히 권할 만하다. , 리더는 회의 참석자를 잘 골라야 한다. CEO의 주요 역할 가운데 하나는 특정한 이슈, 결정 사항, 실행 안건에 대한 공통의 이해를 중심으로 다양한 내외부 이해관계자를 정렬하는 것이다. 회의에 적합한 참석자를 불러들이면 이런 조정을 성공적으로 잘해낼 수 있다. 회의 내용을 알아야 할 모두에게 알리기 위해, 반복적 이고 시간을 낭비하는 후속조치를 취할 필요도 없어진다.

 

 

접근성과 무계획적 여유시간 확보하기. 우리 가 조사한 CEO의 업무시간은 거의 대부분 일정 이 미리 정해져 있었다(평균 75%). 전체 회의 가운 데 CEO가 요청한 회의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51%).

 

물론 회의의 유형과 횟수를 통제하는 일은 중요 하다. 하지만 우리는 CEO가 마음 내키는대로 의 사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더 많이 마련 해 놓아야 한다는 점도 알게 됐다.(현재는 이런 시 간이 전체 업무시간의 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하면 당일에 들어온 회의 요청, 당장 하면 좋은 면담이나 회의,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을 처리할 수 있다.

 

우리가 조사한 CEO들이 즉석회의에 할애하는 시간은 3~61%까지 매우 다양했다. 시간 추적 결 과를 함께 검토하는 자리에서 즉석회의를 위한 여 유시간이 거의 없었던 CEO들은 대부분 이런 사실 에 놀라워했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곧바로 깨달았다.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여유시간과 접근성은 CEO 의 정통성을 높여준다. 리더의 일정이 늘 꽉 차 있거나, 비서가 리더의 시간을 빼앗는 일을 막겠다며 사람들의 회의 요청을 번번이 퇴짜 놓는다면 오 만하거나, 젠체하거나, 소통에 소홀하다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다. 이 부분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데 비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혼자만의 시간 내기. CEO가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마련해 두고 회의를 준 비할 여유를 갖는 일 역시 중요하다. 우리가 연구 한 CEO들은 평균적으로 전체 업무시간의 28%를 혼자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낮게는 10%, 높게는 48%까지 개인차가 매우 컸다. 유감스러운 사실은 이런 혼자만의 시간 가운데 상당 부분이 1시간 이하의 자투리 시간이었다는 점이다(59%). 그에 비해 2시간이 넘는 덩어리 시간은 너무 적었다(18%). CEO는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길게 잡아 두되 긴급한 사안, 특히 미결 서류를 처리하느라 이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개인 시간 부족은 우리가 조사한 CEO들 사이에서 흔한 문제였고, CEO들은 이 문제를 바로 인정했다.

 

회사 안에서 갖는 혼자만의 시간을 다른 일로 빼앗기기 쉽다는 점을 고려할 때, 회사 밖에서의 개인 시간이 특히 유용할 수 있다. 장거리 출장으로 본사와 연락이 단절돼 있는 상황은 보통 중요한 사색시간을 제공해 주며, 많은 CEO가 이 부분에 동의한다. 이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출장갈때 수행원을 대동하지 않아야 한다.

 

수많은 외부 이해관계자를 상대한다

 

우리가 연구한 CEO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내부 이해관계자와 보내는 한편(평균 70%), 적지 않은 시간을 외부인과 보내고 있었다(평균 30%). 그 중 16%는 고객, 납품업체, 은행 관계자, 투자자, 컨설 턴트, 변호사, 홍보사, 기타 서비스업체 등 사업 파트너와 함께 보냈고, 5%는 이사회, 나머지 9%는 다른 이사회 활동, 산업 단체, 언론 및 정부 상대 활 동, 지역사회 및 자선 활동 등 기타 외부 활동에 할애하고 있었다.

 

외부 이해관계자는 내부 이해관계자 못지않게 어려운 상대다. 다들 CEO를 직접 만나고 싶어하고,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상대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기 일쑤다. 이런 일은 종종 근무시간 연장과 출장을 동반한다. 회사의 성공과 관련이 적은 외부 활동에 시간을 빼앗길 위험도 있다.

 

고객을 위한 시간 내기. 우리가 조사한 대다수 CEO, 자신이 고객에게 얼마나 적은 시간을 할 애하는지 깨닫고 당황스러워했다(평균 3%). 이 중 에는 고객보다 컨설턴트와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 는 사실을 알고 놀라는 이들도 있었다. 고객을 위 한 시간이 부족한 데는 CEO가 처리해야 할 내부 업무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이유도 있다. 고객 과 자주 접촉하는 사업 부문을 책임지던 사람이 회사 전체를 총괄하는 리더로 승진한 뒤, 고객 대면 시간이 감소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그럼에도 우리가 연구한 CEO들은 3%라는 시 간이 적어도 너무 적다고 생각했다. 고객은 회사 의 진보, 업계 동향, 경쟁사에 관한 독립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원천이다. B2B 업계에서는 고객사 CEO와의 만남이 상당히 중요하다. 같은 CEO끼리 대화하면서 매우 솔직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B2C 기업의 경우에도 고객과 접촉할 기회는 충분히 많다. 예를 들어 소매유통 기업 CEO가 회사 직원은 물론이고 단골고객과도 소통하려면 매장 방문, 특히 불시 방문을 꼭 해야 한다.

 

어떤 CEO는 고객을 위한 시간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둔다. 우리가 만난 한 금융서비스기업 CEO 는 하루에 고객 한 명과 직접 대면하겠다는 목표를 실천하려고 한다. 어떤 제조기업 CEO는 한 달에 이틀 시간을 내서 거래처를 방문한다. 다른 CEO 들도 출장길에 고객을 방문하려고 노력한다. 어떤 식으로든 이런 관행을 만들어 두는 것이 고객과의 시간을 가장 안정되게 확보하는 방법인 듯하다.

 

투자자와의 시간 제한하기. 우리가 만난 CEO 들은 평균적으로 전체 업무시간의 3%만을 투자 자와 보내고 있었다. 생각보다 적은 시간에 많은 CEO가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고객과의 시 간은 길면 길수록 좋지만 투자자의 경우에는 사정 이 다르다. 투자자와 너무 자주 만나면 시간을 낭 비하기 쉽고, 비즈니스 펀더멘털에 집중하기보다는 주가 관리에 더 신경을 쓰게 될 우려가 있다. CEO는 주요 바이사이드 투자자 몇 명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분기별 실적을 발표하고, 1년에 한 차례투자자의 날행사를 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거나 행동주의 투자자 때문에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 다. 우리가 조사한 CEO들은 대체로 부임 초기에 투자자 관계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한 뒤에 이런 요령을 차츰 깨닫기 시작하는 듯했다.

 

사업과 무관한 외부활동 제한하기. 사업과 직접 관계는 없지만 참여할 만한 가치가 있고, 지역공 동체 및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의미 있는 외부활동 에 CEO가 주의를 빼앗길 위험이 있다. 이런 활동 은 우리가 조사한 CEO들의 업무시간 가운데 평균 2%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CEO 가 지역사회 환원활동에 참여하고 재계의 외교관 역할을 할 필요도 있지만, 이런 자선활동과 업계 의 단체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시간을 신중히 제한 해야 한다. CEO의 참여가 중요할 수도 있다. 하지 만 이런 활동을 관리·감독하기 위해 CEO가 반드 시 나서야 할 필요는 없으며, 동기부여와 전문성을 개발할 기회를 요하는 직속 부하직원에게 위임 할 수도 있는 일이다.

 

이사회와 함께하는 시간 내기. 우리가 조사한 CEO들은 모두 이사회와 함께하는 시간의 중요성 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CEO의 전체 업무시간 가 운데 이사회와 소통하는 시간은 평균 5%, 분기 당 평균 41시간 정도였다. 그러나 여기서도 개인 차가 크게 나타났다. 어떤 CEO는 이사회와 6시간 밖에 함께 하지 않은 반면, 어떤 CEO는 무려 165 시간을 함께 했다.

 

CEO는 이사회가 자신의 상사이며, ‘상사 관리가 성공에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것은 이사회 회의, 위원회 회의, 임원 연수만 참석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CEO는 이사 한 명 한 명과 친분을 쌓는 시간을 내야 한다. 이사 개개인이 보유한 전문성과 통찰을 활용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보통 은 이사회 회의에서 각 이사가 어떤 부분에 도움 이 될지 분명히 드러나지 않지만, 위기가 닥치거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제를 다뤄야 할 때 이들 의 지식이 상당히 중요한 기여를 한다. CEO는 이사들에게 지속해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회의 가 없는 기간에는 뉴스레터와 업데이트를 통해 계 속 소통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나 시장 이 어려울 때 이사회와 이해와 목표를 공유하는 일 은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차원의 CEO 역할과 영향력

 

CEO의 시간활용 데이터를 보면, CEO의 역할이 과거에 문서화되거나 우리가 이해하던 수준보다 얼마나 더 복잡한지 알 수 있다. CEO는 실로 다양한 업무, 활동, 이해관계자를 신경 써야 한다.

 

CEO의 역할을 살펴보면서, 우리는 CEO의 업무가 수반하는 6가지 차원의 영향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각 차원은 마치 음과 양처럼 모순적으로 보이거나 이중성을 띠고 있으며, 유능한 CEO가 되려면 이런 두 가지 측면을 잘 관리해야 한다.(‘6 가지 차원의 CEO 영향력 관리하기참고)

 

첫째, CEO는 분명 수많은 이슈와 결정사항에 직접 영향력을 끼친다. CEO가 수행하는 여러 검토 회의와 일대일 회의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CEO의 시간과 지식이 본질적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간접적인 영향력도 행사 해야 한다. 좋은 CEO는 자기 업무에 확실히 책임 을 지면서도, 조직 전체에 걸쳐 철저한 분석과 조정을 가능케 하는 전략, 문화, 효과적인 조직 프로세스를 통해 다른 구성원들에게 업무를 위임한다. CEO는 직접적 영향력과 간접적 영향력을 융합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둘째, CEO의 업무 중 대다수는 내부 이해관계자 및 관리업무와 관련돼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 가 수집한 데이터를 보면, CEO에게 주어진 이러한 업무량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 만 CEO의 임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수많은 외부 이해관계자를 상대하고, 이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회사 안팎에서 얼굴 노릇까지 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CEO는 상당히 특수한 직무라고 할 수 있다. 유능한 CEO는 외부의 관점을 조직 업무에 반영해서, 자신의 내부적 역할과 외부적 역할을 연계한다. 또한 CEO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회사의 업무와 가치관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셋째, CEO 업무의 많은 부분은 본래 선행(先行) 적이다. 문제 예측, 사실 수집, 분석, 올바르고 시 기적절한 선택 등을 포함한다. 이런 경우 CEO는 어젠다를 설정하고 추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계획에 없고 예상하지 못한 사건과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는 일도 CEO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업무 가운데 하나다. 이때 CEO가 내리는 결정, CEO의 직접 개입 여부는 조직 안팎으로 상당히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런 시기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회사와 CEO 리더십의 성패가 결정될 수도 있다.

 

넷째, CEO는 조직 위계상의 위치와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 덕분에 상당히 많은 수단을 동 원할 수 있지만, 이런 수단을 사용하는 데 따르는 여러 제약과 복잡성에 부딪치기도 한다. 이런 제 약과 복잡성은 보통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CEO 는 자신의 결재를 기다리는 결정사항을 마음대로 뒤집을 수 없다. 임원진과 이사회의 지지와 동의 없이 변화를 가속할 수도 없다. CEO는 변화를 추 진하는 데 필요한 집단이나 인물을 파악한 뒤, 이 들을 규합할 수 있는 리더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 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수 단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과, 자신이 헤쳐가야 할 제약조건을 세심하게 살피는 한편 이해관계자들 의 지지를 얻어내는 것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반발이 일어나 결국 CEO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다섯째, CEO는 대개 전략적 우선순위, 예산 목 표, 인재 선발 등의 결정에 관여하며 실질적 영향 력을 행사한다. 하지만 위대한 CEO의 가장 큰 영향력은 상징적이기도 하다. 이런 영향력은 CEO 의 행동에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나온다. CEO가 하는 일과 하지 않는 일, 이를테면 CEO의 옷차림, 자동차 기종, 주차 장소, 먹는 곳, 대화 상 대와 방법 등 일상의 하나하나가 은연중에 회사와 이해관계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한다. CEO 가 하는 모든 일은 조직이 중점을 두는 일, 조직의 행동 규범, 조직의 문화와 가치관에 영향을 준다. CEO의 선택이 발휘하는 상징적 효과는 이들의 특정 행동 너머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여섯째, CEO는 상당한 공식적 권력과 권한을 지니고 있으며, 우리가 앞서 설명한 여러 방식으로 이를 행사한다. 그러나 권력, 권한, 능력, 심지어 성과만으로는 CEO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유능한 CEO는 공식적 권력 및 권한과 정통성을 결합한다. 직원들이 CEO를 인간으로서, 또 리더 로서 신뢰할 때 CEO는 정통성을 얻는다. CEO가 정통성을 확보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그 중 하나는 회사와 직원들에게 가치, 윤리, 공정함, 이타적 헌신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통성은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것 이상의 동기를 직원들에게 불어넣어 주며, 보기 드문 조직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따라서 CEO의 시간 배분은 단순히 회의와 의사결정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아니다. CEO 개인이 조직 및 직원들과 관계를 맺는 훨씬 광범위한 방법을 반영하는 문제다.

 

6가지 차원의 영향력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CEO는 자신의 업무에서 덜 직접적이고, 덜 상명 하달적이고, 덜 실재적이고, 더 인간적인 측면을 간과하기 쉽다. 이 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CEO, 자신이 지닌 수단 중 가장 강력한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몇 가지를 포기하는 셈이나 다름없다.

 

좋은 리더가 중요한 이유

 

리더의 조직 경영을 돕기 위해 수많은 개념, 도구, 지표가 개발돼 왔다. 하지만 우리는 복잡한 대기 업 CEO들이 실제로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 하면서 리더십의 정의, 수많은 구성요소와 차원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CEO는 상당히 도전적인 직무이며, 유능한 CEO가 되는 일 은 결코 만만치 않다.

 

 

CEO의 성공은 직원, 고객, 지역사회, 부의 창출, 경제, 심지어 사회의 변화 경로에까지 대단히 긍정 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CEO라는 직무 의 규모와 범위가 점점 커지고, 조직의 복잡성이 증 가하고, 기술이 발전하고, 경쟁이 심화되고, CEO 의 책임이 강화되면서, CEO 노릇 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하는 오늘 날과 미래의 리더들이, 우리가 이 글에서 소개한 아이디어를 통해 CEO라는 직무를 더 폭넓게 이해하고, CEO의 가장 중요한 자원인시간을 최대한 활 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1]자동차 경주 중에 재급유, 타이어 교체, 기계장치 조정 등을 위해 도중 정차하는 곳

 

 

 

마이클 E. 포터는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다.

니틴 노리아는 하버드경영대학원 학장이다.

 

번역: 장효선 / 에디팅: 조영주

 

 

6가지 차원의 CEO 영향력 관리하기

CEO 6가지 차원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각각의 차원은 음과 양처럼 모순을 수반하거나 이중성을 띤다. 이런 이중성을 동시에 잘 관리하는 것이 유능한 CEO의 특징이다. 이번 연구 결과도 그런 주장을 뒷받침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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