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12월호 지속가능한 협업의 코드 빠개기 프란체스카 지노(Francesca Gino)

MANAGING PEOPLE

지속가능한 협업의 코드 빠개기

직원들이 함께 일하도록 훈련시키는 여섯 가지 방법

 

프란체스카 지노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내용요약

문제 

협업을 늘리고 또 유지하려는 노력이 미흡한 기업이 너무 많다.

 

원인 

협업을 잘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하는 리더들은 보통 조직원들을 설득하거나 협업에 최적화된 업무공간을 설계하는 데 초점을 둔다. 협업 역시 배우고 익혀야 하는 기술이라는 사실은 간과한다.

 

대안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자동차 부품업체 베바스토 등 여러 기업의 사례를 참고하라. 진정한 경청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교육을 제공하라. 예를 들어자기 주장을 내세우기보다 공감이 있는 토론을 하라’ ‘피드백을 불쾌하게 여기지 마라’ ‘잘 리드하고 잘 따르라’ ‘뜬구름잡기 대신 명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라’ ‘-윈 관계를 구축하라등이 있다.

 

 

 

 

 

“협업을 중요하게 여깁니까?” 많은 리더들이 이런 물음에 물으나마나 당연하다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런데, 질문을 바꿔 사내 협업을 증진시키는 전략이 성과를 냈는가 물으면 이번에는 사뭇 다른 반응이 돌아온다.

 

 

 

 

최근 대형 제약회사 임원과의 인터뷰에서어떤 변화도 오래가는 것 같지가 않고 당초 목표로 했던 결과를 내지도 않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들었다. 협업을 주제로 수십 명의 기업임원 대상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대부분큰 기대를 걸고 노력했지만, 협업이 잘 안되고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협업에 대한 좁은 시야가 문제다. 많은 기업 리더가 협업을 촉진해야 할 가치라고 본다. 훈련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한다. 칸막이 없는 개방형 사무실을 마련하거나 협업을 회사의 공식 목표로 삼는 등 많은 기업이 갖은 방법을 동원해 협업 정신을 고취하려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어느 정도 협업 기회가 늘어나거나 제도적 차원에서 회사가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효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예외 없이 깊이가 부족하거나 억지로 강제하는 문제가 있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이중 어느 것도 협업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았다.

 

심리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협업하는 사례를 찾아 분석한 결과, 각 사례를 관통하는 일정한 인식과 태도가 존재했다. 가령, 서로의 고생을 알아주는 분위기, 타인의 아이디어를 기꺼이 수용하는 개방성, 회사와 동료 모두를 생각하며 행동하는 자세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일이 드물다. 대개 그와 정반대로 아무도 믿지 않고 자신의 위치를 지키는 데에만 급급하다. 그래서 리더는 직원들이 자신이 아니라 주변에 신경을 쓰도록 장려해야 한다. 타인에게서 배울 점을 찾기보다 내 할 말과 내 할 일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불가능한 일처럼 보이지만, 성공한 기업들이 있다. 필자는 해당 기업들을 연구해 협업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여섯 가지 테크닉을 정리했다. 이 기술들을 통해 조직 내 위아래와 조화롭게 일하고 서로에게서 배우며, 이러한 전방위 협업과 학습을 저해하는 모든 심리적 장벽을 허물 수 있다. 이 방법을 활용해 조직 전체가 보다 전폭적으로 지속해서 함께 일할 수 있다. 이 기업들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다른 이의 의견을 듣고 고민하는 시간은 물론, 본인의 의견을 내놓을 자리를 마련하고, 제시된 의견들의 장단점을 가려서 다같이 추구해야 할 목표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는 사실을 두루 알렸다. 또한 이런 논의들을 뭉뚱그리는 것은 협업을 저해한다는 사실도 주지시켰다.

 

 

1 말하는 법이 아니라 듣는 법을 가르쳐라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PR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많은 회사원이 어떻게 해야 좋은 인상을 심어줄지 거듭 고민한다. 상사와 얘기할 때 내 의견을 어떻게 포장할지, 회의에서는 어떻게 전달해야 효과적일지, 어떻게 하면 부하직원을 잘 설득하거나 잘 따르도록 해줄지 생각한다. 말하기 코칭을 받고 PR전문가를 만나는 일 등에도 막대한 돈을 쓴다. 우리 업계의 치열한 경쟁문화를 생각하면 이해가 가지만,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연구결과, 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이 말할 때 경청하기보다 끼어들려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이런 경향은 더 두드러졌다.

 

성과에 대한 부담감에 초조한 나머지 혹은 내 아이디어가 다른 사람보다 낫다는 확신 탓에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결국 불필요한 분쟁에 휘말리고 대화는 답보상태로 남으며 존재감이 미미한 직원은 소외된다. 팀 전체가 점점 성공에서 멀어지고 만다.

 

한편, 타인의 말에 성실하게 귀 기울일 때 우리의 자만심은 줄고, 상황은 물론 서로를 잘 이해할 여지가 생긴다. 또한 목표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다음 방법을 통해 경청의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다.

 

포괄적인 질문을 던져라.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는 이런 행동을 장려한다. 픽사에서는 직원이 조직의 관리자 역할을 하게 되면 여러 수업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데, 이 중에는 경청의 기술을 주제로 한 90분짜리 점심수업도 있다. 수업이 진행되는 콘퍼런스룸 벽에 붙은 포스터에는끝없이 궁금해하라’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라는 문구와 함께 픽사 캐릭터가 담겨 있다.

 

이 수업에서 참가자들은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한다등 타인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적극적 경청을 연습한다. 적극적 경청이란 대화를 가로채거나 일방적으로 주도하려는 충동을 누르고, 대화를 자기 이야기로 끌어가거나, 상대방에게 성급하게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듣는 방식으로, 상대가 하는 말이 시사하는 바에 집중한다. 실험참가자들은무엇을어떻게로 시작하는 서술형 질문을 함으로써 상대가 더 적극적으로 말하게 하고, 상황을 깊게 고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대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인상을 준다. 이와 대조적으로아니오로만 답이 돌아오는 질문으로는 대화가 끊길 수 있다. 가령, “비슷한 프로젝트를 했던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조언을 구해 봤나요?”라는 물음 대신프로젝트 관련해서 어떻게 조언을 구했나요?”라고 묻도록 참가자를 훈련시켰다.(어떻게 좋은 질문을 던질지는 2019 5–6월호 HBR ‘사일로를 넘어서는 리더십에서 다뤘다.)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 하는 말에 집중하라.이번 훈련에서는, 두 명의 코치가 나와 대화를 통해 적극적 경청과 적극적 경청이 아닌 경우의 두 가지 시나리오를 보여준다. 먼저 코치 한 명이몸이 계속 안 좋고 스케줄이 꽉 찼다. 가족을 보러 가기로 계획을 세웠지만, 할 게 너무 많아 제대로 해낼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한다. 적극적으로 듣지 않는 시나리오에서 청자 역할을 한 코치는그래도 너는 유럽에 가는 거잖아또는나는 2주 뒤 크로아티아에 간다. 진짜 기분 좋아라고 대꾸한다. 적극적 경청의 경우에는스트레스 엄청 받겠네. 여행 가면 일을 못해서 마음이 불편하고, 가족한테 안 가도 마음이 편치 못하겠네라고 공감한다. 그 다음 코치들은 참가자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공유하고 짝을 지어서 둘 중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방법으로 연습하라고 권한다. .

 

적극적으로자기점검을 하라.글로벌 차량장비제조업체 베바스토Webasto의 차량지붕시스템 부서는 직원들의 인식을 제고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지난 2013년 필립 슈람Philipp Schramm이 베바스토 최고재무책임자로 선임된 당시, 지붕시스템 부서의 재무성과는 하락하는 추세였다. 그러나 재무실적만 문제가 아니었다. 슈람은 당시를 회상하며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협업은 물론이고 신뢰와 존중은 눈 씻고 봐도 없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그래서 슈람은 2016년 다양한 훈련세션으로 구성한리더의 듣기Listen Like a Leader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일부 세션은 픽사 프로그램과 비슷한 점이 있었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교육기간 동안 자신의 성향을 평가하는 자기점검 시간을 마련한다. 소규모로 그룹을 짜 차례로 돌아가며 각자 언제 듣는 데 소홀했는지 이야기를 나눈 뒤, 각 사례에서 나타나는 공통적 경향을 추린다.

 

그 다음 또 다른 세션에서 자기점검을 강화한다. 두 명이 교대로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역할을 맡으면서, 상대가 내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 상황을 체험해보는 연습을 했다. 먼저, 한 명이 상대방에게 직장 내 고민을 털어놓는다. 1차 라운드에서는 상대방이 듣는 둥 마는 둥 딴청을 피우고, 2차 라운드에서는 상대가 한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3차 라운드에서는 상대의 이야기를 재구성해 대답하는데, 이때 발화자의 감정이나 생각에 느슨한 반응을 보여야 한다. 1~3차에서 참가자 모두 말하는 입장과 듣는 입장을 번갈아 경험한다. 이런 세션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듣는 행위에서 그치지 않고 상대방의 목소리 톤과 몸짓, 감정, 생각, 나아가 대화 당시의 분위기도 하나하나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세션 마지막 단계에서 참가자들은 각 듣기 방법을 두고 어떤 장점이 있는지, 상대가 내 목소리에 집중할 때 어떤 심정이 드는지 논의한다.

 

침묵에 익숙해져라. 물론, 침묵에 익숙해지는 것과 대화 내내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 침묵은 고도의 집중과 존중의 또 다른 표현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자기 주장이 강한 사람에게 특히 어려운 과제다. 이런 부류의 사람은 보통 대화를 주도하고,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작은 사람이나 생각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넉넉해야 말할 수 있는 이에게는 좀처럼 발언권을 주지 않는다.

 

베바스토에서 이와 관련해 다른 세션을 진행했다. 사람들이 앉아서 대화를 단순히 듣기만 하는 실험이었다. 이 연습에서 참가자는 반대의사 표시로 눈을 굴리는 등 비언어적 요소로 부정적 반응을 보이지 말 것을 주문한다. 이 수업의 모토는내가 바로 메시지!”, 상대방과 이야기할 때마다 긍정적인 보디랭귀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리더의 듣기프로그램 덕분에 직원들간 소통이 더 매끄러워졌다는 후기가 많았다. 프로그램 매니저 제프 비티Jeff Beatty지금까지 누군가 걸리적거린다면 불도저처럼 치워버리는 게 리더십이라고 봤습니다. 리더십이란 공격성과 강제성을 수반한다고 생각했거든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수업을 듣고 나니 아내가 30년 동안 저를 어떻게 참았나 싶습니다.”

 

 

2 공감력을 향상시키는 훈련을 하라

 

가장 최근에 동료와 다툰 경험을 떠올려 보라. 상대가 무성의하거나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충돌했을 것이다.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이런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랑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 차이를 이해하려고 마음먹으면 훨씬 나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

 

협업 성공 사례들을 보면, 협업 당사자들은 협업에 참가한 모든 사람이 배경이나 직위와 무관하게 하나같이 똑똑하고 성의 있게, 혼신을 다해 일하고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상대가 나와 다른 의견을 제시할 때 그 이유를 고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결과적으로 생산적인 대화로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 아래서는 서로에 대해 섣부른 재단을 하기보다는 호기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또 상대의 의견을 자기 의견처럼 존중한다. 아래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방법들이다.

 

다른 사람의 사고를 확장하라.픽사는속속들이 알고 리드하라leading from the inside out라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도중에 발생한 문제를 두고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 A가 문제상황을 설명하면 나머지 참가자들이 질문을 던지는데, 이때 질문시간을 자신의 아이디어를 자랑할 기회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 그보다는 참가자 A가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파악하도록 도와주고, A는 물론 다른 참가자의 의견이나 문제 접근방법을 놓고 왈가왈부하지 않도록 한다. 예를 들어, A가 브레인스토밍 시간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지 않는 팀원 때문에 고민이라고 하면, 나머지 참가자들이행동이 어떻게 변화해왔죠?” 혹은그 팀원은 어떤 때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하죠?”라고 질문한다. 누군가가 질문하면서 은근슬쩍 자기 의견을 밀어넣는가 싶으면, 코치가 다르게 말해 달라고 조치를 취한다. 수업을 이끄는 메인코치 중 한 명인 픽사 리더십개발 매니저 제이미 울프Jamie Woolf단순한 방법이지만 꾸준히 적용하기가 어려워요라며의도적이든 무심코 흘러나왔든 누군가가 자기 주장을 내세우면 코치들이 저지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야 당사자가 테크닉의 올바른 적용법을 실천하고 다른 참가자들도 배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각자의 아이디어를 면밀히 검토하고 곱씹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반짝이는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고 팀원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믿음을 심어준다.

 

‘말하지 않은 것을 들어라.필자가 연구한 기업 가운데 픽사와 비슷한 방법을 사용한 광고홍보사가 있다. 다만, 이 회사는 여기서 나아가 사람들이 말하지 않은 것에까지 관심을 두도록 훈련한다. 가령, 아이디어 발굴팀의 A가 이렇게 하면 고객 니즈를 충족하는 광고를 만들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하면, 나머지 동료들이 이때 A의 심경을 헤아려야 한다. 필자가 참관한 세션에서 참가자가 아이디어를 제시한 팀원에게목소리에 자신감이 없는데요. 지금 제안하신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그런 것처럼 들립니다. 아이디어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라고 묻는다.

 

팀원끼리 정보 공유보다 공감에 무게를 둘 때 토론의 만족감이 올라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대에게 공감의 제스처를 보내면 상대도 내 생각을 더 궁금해한다. 협업이 물 흐르듯 진행된다.

 

지금까지 얘기한경청하기공감하기는 협업 과정에서 참여자들에게 더 넓은 심리적 공간을 제공한다. 그런데 협업에서는 논쟁할 각오를 하고 과감하고 솔직하게 의견을 밝힐 필요도 있다. 이번에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세 가지 기술을 소개한다.

 

 

3 타인의 피드백을 더 편안하게 받아들이도록 만들어라

 

좋은 협업을 하려면 피드백 주고받기를 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권위를 이용해 타인에게 영향을 주려고 하기보다는, 변화가 마음에서 우러나오게끔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왜 피드백에 질색하는지 툭 터놓고 이야기하기.픽사 교육프로그램 중에는 새로 부임한 매니저를 대상으로 피드백을 자주, 효과적으로 제공하고 잘 받아들이도록 훈련하는 수업이 있다.(관련 내용을 더 알고 싶다면 2014 HBR 1–2월호 ‘Find the Coaching in Criticism’ 참고) 첫 단계에서 프로그램을 담당한 코치들은 왜 피드백에 대한 거부감이 만연한지 설명한다. 피드백을 주는 사람은 상대에게 되도록 상처주는 일을 피하고 싶다. 심지어 피드백이 상대에게 도움이 될 것을 아는 경우에도 피드백을 주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드백 받는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면더 나은 자신이 되고 싶다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주면 좋겠다라는 상반된 감정이 줄다리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피드백이 왜 껄끄러운지, 피드백의 어디가 어려운지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참가자들은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피드백은 구체적이고 직접적이되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픽사를 포함한 많은 기업의 경우, 직원을 대상으로 피드백 3대 원칙을 정해 두고 있다. 첫째, 상대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다가가야 하고 무엇을 말할지도 확실히 해야 한다. 둘째, 상대방의 어떤 행동은 괜찮았고 어떤 행동은 괜찮지 않았는지 밝혀라. 셋째, 해당 행동이 본인과 다른 팀원에게 미친 영향을 설명하라. 이 원칙대로 하면 피드백에 단골처럼 따라오는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할 수 있다. 픽사의 피드백 문제해결용 프로그램을 보면, 프로그램 참가자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했다고 생각했으나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아니었던 경우를 찾으라고 한 뒤, 앞의 3대 원칙에 입각해 수정한 피드백을 적게 한다. 그런 다음, 수정한 피드백을 다른 참가자에게 말하는 연습을 하고 소감을 나눈다.(비판적 피드백을 가지고 같은 방식으로 연습하는 시간도 있다.) 피드백을 받는 이들에게 수정한 피드백은 어떠했는지 묻기도 한다.

 

피드백에 피드백 주기.이 수업에서 한 참가자가 자신이 작성한 피드백을 읽으면, 나머지 참가자들은 해당 피드백을 어떻게 수정할지 말한다. 가령, 참가자 A마감기한을 자꾸 어긴다라고 하면 더 구체적으로 말하는 게 어떨지 제안하는 식이다. “지난 한 달 동안 마감기한을 세 번 놓쳤다로 고쳐보자는 의견을 낸다.

 

피드백 수정 연습은 아주 중요하다. 싫은 마음을 다잡고 피드백을 주는데, 그 피드백 자체가 일반론에 불과하거나 너무 돌려 전달되는 사례가 꽤 있다. 울프에 따르면, “리더들이 중요한 회의를 앞두고 찾아와리허설 좀 더 해도 될까요? 한 입으로 두 말 하거나 듣기 좋은 말만 하고 끝날까봐 걱정되네요라며 미리 연습하고 싶다고 요청하곤 합니다. 몇 번 리허설을 하고 나면 자신감이 붙고 할 말을 더 명확하게 다듬는 등 제대로 준비하고 회의에 들어가죠”.

 

다른 아이디어에플러스되는 말하기.픽사에서는 브레인스토밍 시간에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나 작업물에 대해 자기 의견을 내놓을 때, 상대에게플러스되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섣부른 평가나 날이 선 표현은 삼가고 발전의 실마리를 제공해야 한다. 필자와의 인터뷰에 참가한 픽사 직원들의 말에 따르면, 이는 즉흥코미디의 3대 원칙에서 영감을 받았다. 첫째, 모두 받아들이기. ,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거부하지 말고 포용하라는 뜻이다. 둘째,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있는 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그래. 하지만 말야···”가 아니라맞아, 그리고···”로 물꼬를 열어야 한다. 셋째, 팀원이 현재 맡은 프로젝트나 애니메이션의 특정 장면의 개선작업을 뒷받침해 팀원이 인정받을 수 있게 한다.

 

현장 코칭 제공하기.픽사에서는 앞의플러스말하기 같은 테크닉들이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적용하는 일은 쉽지 않다. 때문에 픽사 코치들은 브레인스토밍 시간에 참여해 이러한 기술을 사용하도록 하고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난다면 서슴지 않고 지적한다. 누군가의 코멘트나 질문에협업정신이 결여됐다고 판단하면, 코치가 해당 인물에게 다르게 말해 달라고 부탁한다. 현장 코칭은 힘들다. 코치가 끼어들면 지적받은 사람들이 노골적으로 싫은 기색을 비칠 때가 있다. 코치들은 사람들의 성격을 파악하고 이에 맞춰 대처하도록 경험을 쌓아왔다. 이를테면, 어떤 디렉터를 상대로 할 때는 다른 말로 바꿔서 해달라고 말하는 대신, 방금 어떤 식으로 대화가 전개됐는지 설명해 달라고 한다. 대화 가운데 어떤 부분은 괜찮았고 어떤 부분은 영 아니었는지 묻는 것이다. “피드백을 받는 순간에는 기분이 나쁠 수 있습니다.” 제이미 울프는 말했다. “약을 복용할 때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때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피드백이 결국 자기 발전의 발판이자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4 리더십과 팔로십을 가르쳐라

 

‘어떤 리더가 진정 유능한 리더인가라 는 주제는 경영 이론과 실제 모두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잘 따라가는 것인가라는 문제 역시 중요한 테크닉인데도,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인터뷰 결과, 회사에서 협업의 달인이라고 할 만한 사람들은 우수한 리더일 뿐 아니라 탁월한 팔로어인 것으로 보인다. 이때 협업을 잘하는지 기준은 같이 일하거나 의견을 교환할 때 도움이 되는가,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가 등으로, 이들은 보통 그때그때 필요에 맞춰 리더와 팔로어 두 역할 사이를 막힘 없이 오간다. 다시 말해, 융통성이 뛰어나다.

 

2018년 태국 유소년축구단 소속 선수들과 코치가 동굴에 조난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동굴 안 수심이 빠르게 차오르는 가운데 수색 및 구조는 17일간 진행됐고, 점점 많은 사람이 현장에 투입됐다. 유압장비 엔지니어와 지질학자, 잠수부, 미 해군 특수부대,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전문가, 의사, 현지 정치인 등 다양했다.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펼치고 구조에 도움이 되려면 융통성이 필요했다. 예를 들어, 신참 엔지니어가 동굴이 있는 산 위에 대형 튜브를 설치해 빗물 유입을 줄이면 잠수 여건이 나아질 수 있다며 관련 계획을 내놓은 적이 있다. 선임 엔지니어들은 특이하다며 고개를 젓기보다 융통성 있게 그 계획을 평가해 나갔다. 가능성이 있다는 테스트 결과가 나오자 계획대로 대형 튜브를 설치했고, 동굴 내부의 수위 상승을 막을 수 있었다.

 

융통성이란 다른 사람에게 주도권을 넘기는 것이니만큼 선뜻 발휘하기가 쉽지는 않다. 다음의 간단한 연습들을 통해 융통성을 보일 수 있다.

 

자기 인식을 강화해라.필자는 수업에 들어오는 학생들에게 의사결정능력, 사교성, 솔직함 등 세 가지 측면에서 다른 학생들과 비교해 자신을 평가해 보라고 한다. 그 다음, 세 가지 점수의 평균을 내게 한다. 대개 평균 점수는 50%를 웃돌고, 보통 70~80% 정도가 나온다. 이는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과장됐는지 잘 보여주는 예시다. 사실, 응답자 대다수가 세 가지 모두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기란 불가능하다. 우리 자신에 대한 과대 평가는 타인에게 주도권을 양보할 때 걸림돌로 작용한다. 객관적 자기 인식을 세우기 위해 스스로의 능력을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권한 넘기는 법 배우기.이는 리더뿐 아니라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이에게 중요하다. 이를테면, 태국 유소년축구팀 동굴조난 사건처럼 여러 전문가가 함께하는 프로젝트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픽사에서는 새로 매니저로 부임한 이를 대상으로 권한 넘기는 법을 연습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권한을 타인에게 넘기는 게 어려운 이유와 왜 사람들이 자꾸마이크로매니징을 하게 되는지를 토론한다. 원래 주도권을 포기하기란 어려운 데다가, 결과에 대한 책임감도 느끼고, 또 주어진 바를제대로해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권한을 내어줘 다른 사람들의 발전을 돕는 장기적 목표보다는 단기성과를 내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타인에게 권한을 양보하면 여러 장점이 있다. 구성원의 참여 및 성장을 도울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내 시간을 확보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타당한 이유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당장 일을 빨리 끝내는 데 무게를 둔다. 픽사의 코치들은 권한을 양보하지 않아 실패한 사례를 설명해 주면서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아울러 4사분면 차트로 구성된능력의지 모델skill–will model을 소개해서 능력과 의지의 정도를 바탕으로 누구에게 어떤 권한을 얼마만큼 넘겨야 하는가 강의한다.

 

 

5 뜬구름 잡지 않고 명확하게 말하라

 

모든 협업에는 항상 아이디어를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하는 타이밍도 있지만, 리더가 아닐지라도 누군가가 교통정리를 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해야 할 타이밍도 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지나치게 돌려서 모호하게 말하는 일이 잦다. 목표가 무엇인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한다면 의견이 더 큰 힘을 받을 수 있다. 또 진정성 있는 주장이라는 인상을 준다.

 

필자가 연구한 픽사와 대형제약회사에서 진행한 소통프로그램 가운데 역할극 수업이 있었다. 역할극 수업에서 참가자들은 팀원에게 해야 하는 말을 생각하고내가 말하는 목적이 무엇이지?” 하고 자문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어떻게 메시지를 전달할지 연습할 시간을 줬다. 참가자 A가 메시지를 전달하고 나면, 나머지 팀원들은 방금 들은 A의 이야기를 명확성과 목적성에 기반해 평가했다. 팀원들이 대화의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응하면, A에게 실패 이유를 분석하고 목표에 맞으면서도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말해 보라고 했다. 이를테면, “마케팅팀 프로젝트 상황을 보니, 마감에 맞추려면 지원을 늘리고 신경을 더 써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면 다음과 같이 바꿀 수 있다. “마케팅팀의 B C가 맡은 프로젝트를 보니 지원금 5000달러가 추가로 필요하고 두 명이 더 투입돼야 이달 말 마감까지 완성할 수 있겠다. 내가 보기에 우리 둘이 가서 도와줘야 할 듯하다. 우리 클라이언트와 계속 일하려면 마감일을 맞추는 게 중요하지 않은가.”

 

 

6 ‘윈-대화법을 훈련해라

 

필자의 수업에 들어오는 학생들에게 두 명씩 짝을 지어 오렌지를 어떻게 나눌지 고민해보라는 과제를 줄 때가 있다. 각 학생은 상대방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이 왜 오렌지를 필요로 하는지를 듣는다. 한 명은 과즙 때문에 오렌지가 필요하고, 다른 한 명은 머핀을 구울 때 오렌지 껍질을 넣어야 한다. 상대방이 오렌지를 원하는 이유를 알아내지 못하면 싸움이 벌어질 수 있는데, 실제로도 대개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싸운다. 오렌지를 절반으로 잘라 각자 똑같이 나누는, 최고의 결말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모습으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다. 오렌지를 통째로 가질 수 없다면 아예 실험을 포기하는 학생들도 있다.

 

극히 소수만이 최상의 해결책에 도달한다. 여기서 최상의 해결책이란 한 명이 껍질을 갖고, 다른 한 명을 즙을 짜가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합의에 이르렀을까? 간단하다. 서로 무엇이 필요한지 알려 했다.

 

이는 함께 성공하는관계 구축에 핵심적이다. 필자가 성공한 협업 케이스를 연구한 결과, 사람들이 각자 원하는 바를 솔직하게 공개했고 원만한 합의에 이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이처럼 투명성이 확보되면, 참가자 각자가 생각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무엇인지 파악해 결국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필자가 연구한 많은 기업이 임직원에게대책을 위한 특별 훈련을 실시하고 있었다. 위의 오렌지 협상 사례와 같이 각자 자신만 아는 내용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않는 지극히 현실적인 여건을 가정하고, 협상을 통해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라고 요구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런 다음 코치들은 참가자들에게 상대가 원하는 바를 제대로 파악하고 좋은 성과를 내는 데 유용한 질문과 경청 같은 테크닉을 제안한다. 때로는 참가자들의 대화를 녹화하고, 토론 중 자신이 이야기한 시간이 얼마나 될지를 맞혀 보라고 한다.

 

내 할 말을 하는 시간(나의 걱정거리와 니즈 표현하기)과 상대의 말을 듣는 시간(질문하기 및 내가 상대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알려주기) 사이의 균형을 맞춤으로써, 모두에게 이로운 해결책을 선보일 수 있다. 이처럼 다같이 잘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면 서로에 대한 차이를 극복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앞서 소개한 여섯 가지 테크닉은 상호 보완적인 데다 상호 의존적인 만큼 직원 모두가 배우고 꾸준히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자신의 이야기만 주야장천 한다면 서로가 잘되는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 공감하려는 노력이 없는데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란 쉽지 않다. 상대방의 말에 고개만 끄덕이고 그 의견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표현하지 않은 경우에도 비생산적 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세심한 균형 잡기가 필요하다.

 

이 여섯 가지 테크닉을 이용하면 조직 내 긍정적인 분위기도 조성할 수 있다. 테크닉 훈련을 같이 받으면서 팀원들 사이에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는 분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 상호 존중이야말로 협업에 필요한 열정과 에너지, 적극적 정보 공유, 배움의 자세, 새 기회에 대한 포용성을 촉발하는 힘이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반드시 리더의 솔선수범에 의해 조성돼야 한다. 많은 경우에, 심지어 직원 존중과 대우를 강조하는계몽경영enlightened management을 하려는 리더조차도, 존중받고 존중하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꾸준히 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조직 내 협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고민인 리더가 있다면 스스로에게 간단한 질문을 던져 볼 수 있다. ‘사내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 오늘 나는 무슨 일을 했나?’ 자신의 실책을 꾸준히 고치고,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열과 성의를 다해 이들을 뒷받침할 때, 직설적이되 존중하는 태도로 반론을 제기할 때, 지속가능한 협업이 가능하다. 리더는 여섯 가지 테크닉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함으로써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협업이 자연스레 자리잡도록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번역 노이재 에디팅 이미영

 

 

프란체스카 지노(Francesca Gino)는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조직행동연구가다. 저서로는긍정적 일탈주의자 >(한국경제신문, 2018), < 결심의 기술 >(책 읽는 수요일, 2013), < How We Can Stick to the Plan > 등이 있다. 트위터 @francescag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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